레트로 벨트 스트롤의 핵심과 닌자 거북이


1986년 출시된 열혈경파 쿠니오군. 이 게임은 열혈 시리즈의 시작으로 불리지만, 한편으로는 벨트 스크롤 액션(Belt Scolling/Belt Scroller)의 시초로도 꼽힙니다.

이후 더블 드래곤, 파이널 파이트 등으로 이어진 게임 장르는 맨손으로 때려 부순다는 비뎀업 게임 특유의 호쾌한 액션과 타격감, 몰려드는 적을 상대하는 게임 플레이로 벨트 스크롤 액션은 부흥기를 맞았습니다. 삼국지 장수들을 등장시킨 천지를 먹다, D&D를 기반으로 제작된 던전 앤 드래곤 타워 오브 둠과 섀도 오버 미스타라는 이러한 장르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게임들입니다. 게임 자체에 IP 요소를 잘 녹여내고 격투 명가로 불리던 캡콤의 만듦새 덕에 인기도 높았죠.

수년간 게임 시리즈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돌연변이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 TMNT) 시리즈 역시 게임화 초창기 아케이드부터 패미콤으로 이어진 벨트 스크롤 시리즈가 가장 높은 평가와 함께 최고의 작품들로 꼽히고 있습니다. 몰려드는 풋 클랜의 졸개들을 무찌르는 동시에 숙적 슈레더와의 대결을 만화적 요소를 살리며 그릴 만한 장르로 벨트 스크롤만 한 게 없었으니까요. 또, 단순히 IP 게임을 넘어 벨트 스크롤 초창기를 장식한 명작으로 꼽히기도 하고요. 그래서 대전, 3D 액션 등 여러 TMNT 게임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고전적인 2D 벨트 스크롤 게임으로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자, 이쯤 되면 이번 닌자 거북이: 슈레더의 복수(이하 슈레더의 복수)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대충은 아셨으리라 봅니다. 벨트 스크롤이란 장르, 또 TMNT라는 IP 기반 게임의 그간 아쉬움을 채울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출시 전 영상으로 보여준 게임 플레이가 워낙 수준 높게 그려지기도 했고요.

대개 이렇게 기대가 크면 본문에는 그 아쉬움을 먼저 적기 마련인데요. 슈레더의 복수는 기대 그대로 TMNT의 IP는 충분히 살리면서 꼼수 없이 정면으로 승부한 벨트 스크롤 장르의 만듦새로 기대 이상의 게임플레이를 그렸습니다.


게임명: 닌자 거북이: 슈레더의 복수
장르명: 액션
출시일: 2022. 06. 16.
리뷰판: 1.0.0.131
개발사: 트리뷰트 게임즈
서비스: 닷에뷰
플랫폼: PC/PS/Xbox/NSW
플레이: PC

관련 링크: 메타크리틱 페이지 / 오픈크리틱 페이지


찐친, 넷친, 모르는 사람 일단 다 모여봐

고전적인 벨트 스크롤의 시대가 저물며 비뎀업 액션은 무쌍이 대신하고 2D 그래픽을 활용한 사이드 뷰 액션은 맵 디자인이 자유로운 매트로배니아로, 비교적 쉽게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형식은 로그라이트 등이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오락실을 기반으로 한 아케이드 시장이 줄어들며 벨트 스크롤 액션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벨트 스크롤 액션은 필드 자체는 막혔지만, 여러 필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오픈 월드 방식을 더했습니다. 때로는 성장 요소를 더하거나 장비 파밍 등을 포함한 RPG 요소로 게임의 볼륨 확대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플레이의 변화는 게임을 더 오래 잡고 있도록 만드는 힘이 됩니다. 대신 오락실에서, 혹은 친구들과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별다른 설명 없이 함께 플레이한다는 재미는 이어지지 못했죠.

슈레더의 복수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기본적인 플레이 구성 자체는 정해진 순서대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고전적인 게임 진행을 그렸죠. 파워 레벨이라는 성장 개념이 있긴 하지만, 그게 크게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구현했죠.

▲ 맨해튼과 디멘션X를 배경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진행 자체는 일직선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런 고전적인 게임 진행은 곧 슈레더의 복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와 이어집니다. 성장 개념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그저 다른 플레이어 게임 중 자유롭게 합류해도 진행에 문제가 없죠. 스테이지 진행 중 분기나 게임 플레이 판도를 뒤바꿀 숨겨진 요소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라 처음 하는 플레이어도 그저 눈 앞에 펼쳐진 지역 그대로 따라 적들을 잡으면서 전진하면 됩니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수 차례 엔딩을 본 플레이어, 그리고 이제 막 패드를 잡고 슈레더의 복수에 뛰어드는 플레이어가 함께 게임을 즐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죠. 솔로 플레이에서는 게임이 꽤 어렵게 그려지는데 멀티 플레이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플레이어의 협동이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다인 플레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고전적인 벨트 스크롤 구성을 위해 신경쓴 부분도 많습니다. 우선 로컬과 온라인, 그리고 플랫폼까지 가리지 않는 다양한 파티 구성입니다. 많은 비뎀업 액션이 온라인을 통한 멀티, 혹은 기기 하나나 내부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끼리의 로컬 멀티를 구분하고 있는데 반해 슈레더의 복수는 이러한 제한이 없습니다. 직접 파티를 구성해 다른 온라인 플레이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파티에 참여할 때도 패드만 여러 개 있다면 같이 플레이하는 친구와 온라인 플레이어가 함께 멀티를 할 수도 있고요.

파티 참여 자체도 간단하고 크로스 플레이도 원하는 대로 활성화하거나 끌 수 있어 별 다른 고민 없이 자유로운 멀티가 가능합니다. 초기 4인으로 예고됐던 멀티 플레이도 정식 출시와 함께 6인으로 확대됐는데 로비 형태로 게임을 구성하는 방식이었다면 이걸 제대로 채워 플레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빈 자리가 있는 파티라면 혼자서, 혹은 로컬 멀티가 가능한 여럿이 쉽게 참여 가능하니 그 부분에서의 스트레스가 없죠. 게임 플레이 자체가 그런 멀티를 무리 없도록 구성된 점도 크고요.

▲ 별다른 제약 없이 쉽게 파티에 참여할 수 있고

▲ 로컬과 온라인 멀티가 한 번에 가능한 것도 편합니다

하지만 IP도, 게임에 대한 기대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크다 보니 멀티 플레이 역시 국내보다는 해외 게이머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핑은 빨간색으로 3, 400이 찍히기 일쑤죠. 이러면 보통은 지연 탓에 능동적인 게임 플레이가 쉽지 않은데 그걸 롤백 넷코드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대전 격투에서 많이 쓰이는 롤백 넷코드는 물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어 지연이 생기는 플레이어들의 입력과 그에 대한 반응 격차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구현 자체가 어려운 것이 흠이지 잘만 구축된다면 높은 핑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대전 격투 게임보다는 입력 지연이 주는 문제가 적다고는 하지만, 6명이 한꺼번에 펼치는 복잡한 전투에서 같은 적을 공격하거나 적의 공격 타이밍과 나, 혹은 동료의 공격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게임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슈레더의 복수는 그 부분에서 롤백 넷코드로 문제를 굉장히 잘 해결했습니다. 실제로 핑은 숫자일 뿐 딜레이 넷코드 형태처럼 입력 반응이 늦어진다거나 하는 부분 없이 로컬 플레이처럼 능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 높은 지연 시간에 6명 모여서 때로 싸우는 데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게임 디자인과 시스템,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까지 온라인 멀티 플레이에 무리 없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죠. 또 그럴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어 둔 셈입니다. 그리고 이 멀티 플레이가 고전 벨트 스크롤, 아케이드 게임이 강조하던 재미 중 하나였고요.



싱글-난이도-멀티-싱글로 매끄럽게 유도되는 벨트 스크롤

온라인 플레이에서의 지연을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넉넉한 프레임이 구현되어야 합니다. 입력 즉시 반응하고 행동까지 하는, 1프레임 액션이 있어서는 안 되겠죠.

슈레더의 복수에서 캐릭터의 반응은 이렇게 입력에 따른 움직임 프레임을 꽤 넉넉하게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공격 버튼을 누르면 몸을 움직여 공격을 취하는 액션, 그리고 실제 적이 맞을 때까지 이루어지는 공격 모션, 그리고 여기서 다시 공격을 눌러 이어지는 연타 공격과 공격을 중단하면 다시 기본 동작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모션까지 꽤 세밀하면서도 넉넉하게 구현되어 있죠.

앞서 설명한 멀티 플레이에서의 지연 감소 측면으로 본다면 이러한 움직임이 플레이어의 입력을 예측하고, 반응하도록 하는 넷코드 구현을 돕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마냥 쉬울 수 있는 게임 플레이에서의 난이도 조절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죠.

슈레더의 복수는 RPG식 성장 요소 대신 플레이어의 조작 실력이 더 중요한 고전적 벨트 스크롤을 구현했다고 했죠. 이게 액션의 단순화를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더 다양합니다.

▲ 보스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스킬들

우선 뒤나 앞으로 구르는 공중 뒤돌기는 회피기로 꽤 좋은 성능을 뽐내고 적에 근접하면 이루어지는 잡기는 적 방향으로 던져 다수를 처리하거나 헐크가 로키를 패대기치듯 잡은 적을 공격 무기처럼 쓸 수 있죠. 카메라 방향으로 던지면 즉사기로 쓸 수 있고요. 공중에서 속도를 늦춰 여러 번 공격하는 섬머솔트 슬라이스, 점프와 공격키를 동시에 눌러 일반적인 공격보다 빠르게 공중 공격을 수행하는 라이징 공격 등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적을 상대하는 기술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특히 슈퍼 공격은 회피와 함께 게임 난이도를 급격히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요. 적을 공격하며 쌓이는 닌자 파워를 소모해 캐릭터마다 저마다 다른 형태로 공격하는 슈퍼 공격은 일정 시간 무적 판정을 가지고 점프 시, 혹은 회피 시 사용하는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해량 역시 일반 공격과는 비교도 안 되고요.

슈퍼 공격, 회피, 그리고 다양하게 대응 가능한 기술로 낮아진 게임 난이도를 이 공격 딜레이로 조절하는 식이죠.

여타 벨트 스크롤과 달리 꽤 길게 주어지는 공격 모션 탓에 무작정 공격 버튼만 누르면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에게 공격당하기 쉽습니다. 또 회피도 효율은 높지만, 앞뒤로만 가능한데 회피 거리 이상의 긴 사거리를 가진 횡공격이나 종으로 이루어지는 공격 등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 연계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딜레이가 있어 타이밍 생각 없이 공격만 하면 회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즉, 혼자 플레이한다면 꽤 생각할 게 많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대응 방법이 한정된, 원코인 클리어를 어렵게 만드는 고전 아케이드식의 불합리함은 아닙니다. 일단 딜레이가 있는 공격의 경우 적들도 그런 딜레이와 패턴이 있기에 멀티 플레이 동료들이 그 틈을 메워줄 수 있죠. 또 닌자 파워를 채울 만큼 공격할 여유가 없다면 아군이 공격을 받아내는 사이 도발 모션을 안전하게 취하면 닌자 파워 게이지를 한 칸 바로 채울 수도 있습니다. 싱글 플레이에서의 어려움을 멀티 플레이의 많은 장점이 채워주는 셈입니다.

싱글 플레이에서의 이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게임의 유일한 성장 요소라 할 수 있는 파워 레벨은 최대 10까지 올릴 수 있는데 레벨에 따라 공격력, 생명력이 오르거나 추가 생명, 혹은 슈퍼 공격이 해금됩니다. 이 레벨을 올리는 방법이 적을 처치하며 얻는 포인트인데 플레이어 수가 적을수록 같은 스테이지에서 적을 더 많이 무찌를 수 있고 레벨 올리기도 쉬워지죠.

▲ 기본적으로 적 쓰러트려 얻는 점수로 올리는 파워 레벨

이렇게 올린 파워 레벨은 게임을 전부 클리어한 후 초기화되는 게 아니라 멀티 플레이어에서도 이어집니다. 싱글 플레이로 빠르게 레벨을 올려 멀티 플레이에서 더 다양한 기술로 적을 처치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16개의 스테이지에는 각각 다양한 챌린지가 존재합니다. 슈퍼 공격으로 적 쓰러트리기 같은 간단한 것도 있지만, 함정에 빠지지 않기나 피해 없이 클리어 같이 방심하면 놓칠 것들도 있죠. 6명의 플레이어가 화면을 가득 채우면 난이도 자체는 쉬워지겠지만, 신중한 플레이가 필요한 챌린지는 달성하기 어렵죠. 이런 챌린지가 싱글 플레이에서의 반복 요소가 되는 셈입니다.

이 외에도 수집 요소로 포인트를 올리기도 하고, 캐릭터마다 파워 레벨이 따로 메겨지기에 여러 캐릭터 파워 레벨을 올리기 위한 반복도 필요하고요. 멀티 플레이에서는 유일하게 최고 레벨 찍은 미켈란젤로를 다른 유저가 먼저 픽했다면 플레이할 수 없으니까요.

하나하나 따로 떼어놓고 보면, 쉽기도, 어렵기도 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반복 플레이를 유도한 플레이가 싱글 플레이에서 강점을 가지고 그렇게 올린 파워 레벨과 해금된 기술은 게임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대신 그저 쉽게만 만들 수는 없으니 페널티와 딜레이가 존재하는 데 이게 멀티 플레이를 통해 게임을 쉽게 만드는 동시에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하는 거죠. 멀티 플레이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체력을 나눠주거나 일정 시간 안에 쓰러진 동료를 부활시킬 수도 있어 스테이지 진행을 쉽게, 또 함께한다는 재미로 전하고 있고요.

▲ 파워 레벨 올리면 쓸 수 있는 슈퍼 공격도 다양해집니다

슈레더의 복수는 아케이드 벨트 스크롤 게임의 장르 자체를 흔들 새로운 무언가 없이 장르만의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멀티 플레이와 싱글 플레이 각각에 장단점을 매끄럽게 녹여냈습니다. 실로 영리한 게임 디자인이라 할 수 있죠.


벨트 스크롤도 좋고, 닌자 거북이도 좋고

벨트 스크롤의 장점만큼이나 TMNT의 특성도 매력적으로 드러납니다. ‘돌연변이 닌자 거북’이라는 가사를 반복하는 옛 TV 시리즈 번안 주제곡. 그 원곡 노래와 함께 TV 노이즈가 자글자글 낀 오프닝을 시작으로 도트가 튀는 픽셀 그래픽은 80~90년대 아케이드 게임은 물론 만화 분위기도 함께 살리고 있습니다. 픽셀 그래픽이라도 다양한 액션에 연출 자체가 너무나 매끄럽게 구현돼 감성만 옛것이다 뿐이지 플레이 자체가 낡았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이 매력적인 고전 감성의 그래픽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게임 플레이 중에는 역대 TMNT를 적절하게 사용한 게 더 흥미롭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슈레더, 크랭과 그의 엑소수트, 그리고 얼빵한 멧돼지와 코뿔소 듀오 비밥과 록스테디들도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핵심 악당들이 스테이지에 2번씩 보스로 나와도 16개의 스테이지를 모두 채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TMNT 악당들이 출연했죠.

돌연변이 악어 레더헤드나 캡틴 조락스, 미치광이 돌연변이 파리 박스터 스톡만 등 다양한 TMNT 시리즈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게임에서는 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묘하게 닌자 거북이를 비틀었던 애니메이션 속 펑크 프로그도 만날 수 있고요.


▲ 케이시 존스도 있으니 잊지 말라고! 클리어 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다양하게 구현된 풋 솔져는 슈레더의 복수를 고전 아케이드 게임의 연장선으로 보이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풋 클랜의 졸개인 녀석들은 가장 일반적인 보라색 닌자복 외에도 하늘색, 분홍색, 붉은색, 검은색 등 저마다 다른 색의 옷을 입고 그에 맞는 공격 모션과 패턴을 보여줍니다.

공격 중 경직 무적인 녀석들도 있고 닌자 거북이의 공격을 피하거나 일반 공격은 방어하고 잡기를 푸는 등 그 특징도 다양합니다. 보통은 맨손이지만 무기에 따라 원거리, 점프 공격, 돌진 공격 등 그 패턴도 다양해 플레이의 다양성을 더하는 역할도 하고요.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도 풋 솔져의 역할인데 점거한 채널6 스튜디오에서는 열심히 기사를 쓰기도 하고 쇼핑몰에서는 피자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한다든가 양손에 가득 물건을 사 들고 들뜬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합니다. 물론 거북이들에게 호되게 당할 운명이지만요.

▲ 닌자 거북이 상대 말고도 열일하는 풋 솔져

반대로 캐릭터의 특징이 실제 게임플레이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플레이어블 캐릭터마다 사거리, 속도, 힘이 다 다른데 이게 게임에서 꽤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긴 봉을 사용하는 도나텔로는 무기 특징에 맞게 사거리도 길어 공격 범위가 짧은 적을 상대로 보다 안전하게 피해를 줄 수 있죠. 반면 쌍절곤을 사용하는 미켈란젤로는 사거리 자체는 정말 짧지만, 속도가 빨라 기본 공격 4회 콤보가 80프레임 정도로 끝납니다. 속도가 가장 느린 사부 스플린터의 콤보는 100프레임 정도가 필요하고 첫 공격까지의 딜레이도 큰 편이죠. 공격뿐만 아니라 이동 속도도 차이가 꽤 나고요.

단순히 공격 형태, 특수 기술의 모션만이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기본 능력의 변주도 저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고 플레이하는 맛을 살립니다. 닌자 거북이 잘 모르는 사람이야 안대 색상만 다르다 생각할 테지만, 사실 거북이들마다 성격도 다르고 사고를 일으키는 정도도 다르니까요.

▲ 이동 속도도

▲ 공격 속도도 다릅니다



벨트 스크롤 액션과 닌자 거북이 게임. 슈레더의 복수는 다시 이뤄진 둘의 결합 자체도 훌륭하지만, 고전적인 아케이드에 충실하면서도 IP 게임으로서의 틈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만 기대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됐고요.

아케이드 기반 벨트 스크롤 게임과 비교하면 16개 스테이지, 2시간 이상으로 크다 할 수 있지만, 오늘날 게임들과 비교하면 1회 플레이의 볼륨은 아쉽습니다. 비교적 간단한 패턴의 보스 등 조금은 단순하다 싶고요. 하지만 근래 복잡한 시스템으로 가득한 액션 게임이 주지 못하는 호쾌함과 그 뒤에서 세밀하게 짜 맞춰 돌아가는 게임 플레이 역학은 경쾌한 음악과 함께 패드를 잡은 누구든 빠져들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플레이한 뒤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고요.

코와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