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서 직업간 밸런스는 끝없는 논쟁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딜링 능력이 있으며 무력화와 사거리, 체방, 기동성 등도 중요도가 낮긴 해도 엄연한 밸런스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밸런스의 일환으로 보기는 애매하지만, 아예 무시하지도 못하는 것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고점과 저점의 차이, 파티 선호도, 내실 의존도, 세팅비가 있다. 항상 일관되지 않고 밸런스 패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세팅비는 상당히 난감한 항목이다. 거래가 가능한 RPG의 특성상 직업별 세팅비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다만 현재 직업별 세팅비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큰 편이다. 비싸다고 평가받는 직업의 경우 다른 직업 몇 개는 더 육성할 수준의 세팅비가 소모되고 있다.

결국 자본의 부족으로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세팅을 한다고 해도 타 직업보다 강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의 만족감을 받기도 어렵다. 이는 하위 구간도 마찬가지라 서브 캐릭터를 어떤 직업으로 육성할 것인지도 세팅비가 일조하는 경향이 짙은 상황이다.


▲ 직업에 따라 세팅비의 차이가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 왜 차이가 발생할까? 세팅비가 비싸지는 원인

그렇다면 세팅비의 차이가 왜 발생할까? 특정 직업만 독특한 스펙업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업이 같은 방식으로 스펙을 올릴 수 있음에도 세팅비가 몇 배나 차이 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가장 먼저 보석이 있다. 보석은 최대 11개를 장착할 수 있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직업이 11개를 사용한다. 물론 변신 직업처럼 2개만 사용해도 효율이 매우 높아 나머지 9개를 장착할 의미가 없는 직업도 있으며, 서포터처럼 직접 딜링 능력이 떨어져 멸화 보석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특별 케이스를 가성비가 좋다고 여기지, 11개를 사용하는 직업이 가성비가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멸화 보석의 비중이다. 8레벨 이전까지는 멸화와 홍염의 가격 차이가 없지만, 9레벨부터 다소 차이가 발생하며 10레벨은 2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고레벨 멸화의 상승 수치가 높은데 10레벨은 합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결국 멸화 보석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은 적게 사용하는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팅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 스킬별 딜 비중이 비슷한 직업은 멸화 7~8개를 사용하며, 딜 비중이 주력 스킬이 몰려있는 직업은 3~4개만 활용한다. 9~10레벨 멸화 보석의 가격을 감안하면 실제 세팅비는 3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 똑같은 10레벨 보석 11개여도 멸화를 몇 개 사용하느냐에 따라 최종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각인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직업 각인을 제외한 공용 각인은 모든 직업이 각인서와 장신구를 얻을 수 있는데, 해당 각인을 사용하는 직업의 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결투의 대가나 바리케이드, 슈퍼 차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직업이 적은 각인과 원한, 예리한 둔기, 저주받은 인형처럼 대부분의 직업이 활용 가능한 각인의 값어치는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주력 각인이 모두 인기 있는 공용 각인이면서 대체 각인조차 없는 경우 세팅비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직업 각인은 대체로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일부 직업은 직업 각인을 2개 모두 활용하기도 하므로 가격 부담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 비인기 각인을 주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의 세팅비 차이가 크다


나머지 하나는 전투 특성의 의존도다. 특정 직업의 경우 특화나 신속 값이 낮을 경우 사이클이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특화 일정 수치 이상일 경우 스킬 몇 개에 아이덴티티가 찬다거나, 신속 일정 수치 이상이어야만 버프 내로 스킬 사용이 가능하거나 하는 등이다.

숫자 하나 차이로 사이클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렵기도 하며, 높으면 높을수록 사이클이 더 편해지거나 여유가 생기는 이점이 있으므로 장신구 품질 및 팔찌 옵션에 연연하게 된다.

문제는 장신구의 품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가격이 크게 비싸진다는 점이다. 모든 직업이 고품질 장신구를 사용하면 성능이 오르는 것은 동일하지만, 의존도가 높다면 가성비를 챙기기 위해 낮은 품질의 장신구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장신구 품질 및 팔찌 의존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부담이 커진다



■ 부담이 너무 커요! 세팅비 격차 해결책은?

세팅비 문제를 해결할 방법 중 하나는 가성비 세팅이다. 다만 기존 빌드에서 단순히 품질을 내리고 각인을 변경하고 보석 레벨을 낮추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엔드 세팅이라 불리는 빌드는 해당 품질과 각인, 보석 레벨이 갖춰져야만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성비를 챙기려 하다가는 이도 저도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가성비 빌드를 따로 찾아보거나 직접 개발하는 등 별도의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가성비 빌드를 잘 구상한다면 단점도 있겠지만 가격 이외의 해당 빌드만의 장점도 있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만 가성비 세팅을 완성한 이후가 미묘해진다. 계속 육성을 하고 골드를 모으다 보면 언젠가 엔드급 세팅으로 변경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성비 세팅에서 엔드급 세팅으로 넘어갈 때 기존 세팅에서 살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세팅 변경 비용 문제가 가성비 세팅을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나가게끔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세팅 변경비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성비 세팅은 결국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세팅 변경비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양한 가성비 세팅이 중간다리 역할을 해줄 수도 있으며, 다양한 빌드 개발로 인해 세팅의 다양화로 엔드급 세팅의 가격이 낮아지는 데 일조할 수도 있다.


▲ 나쁜 세팅과 가성비 세팅은 한 끗 차이기 때문에 많은 조사 후 구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외에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보석의 효율이다. 10레벨 멸화와 홍염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멸화의 9레벨 및 10레벨 효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또한 9레벨 이전까지와 달리 10레벨 보석이 되면 더 이상 변환이 불가능한 것도 한몫한다.

멸화의 단계별 수치를 홍염처럼 일정하게 변경하거나 10레벨 보석의 변환이 가능해진다면 멸화 보석 개수에 따른 세팅비 차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현재는 홍염과 달리 멸화만 고레벨 보너스가 있는 형태다


각인의 경우 대체 각인의 추가와 직업 각인의 분리가 방법이 될 수 있다. 대체 각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선택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세팅비가 낮아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소서리스의 경우 속전속결 각인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신규 직업임에도 세팅비 문제가 다소 잡힌 상태로 출시가 되었다.

직업 각인의 분리는 일부 직업의 경우 반드시 필요하다. 직업 각인 장신구의 가격이 공용 각인 장신구에 비해 매우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을 감안하면, 직업 각인을 2개 모두 사용하는 것은 세팅비가 매우 비싸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전투 특성 의존도의 경우 장신구 품질 업그레이드나 장신구 특성 변경 기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아무래도 직업 각인이 분리되는 형태가 이상적이다


다만 위와 같은 방법들은 사이드 이펙트가 클 수 있기에 조심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현재 모험가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가 변경되기 때문이다. 보석이나 장신구가 개편된다면 결과적으로 이득을 보는 모험가도 있겠지만 크게 손해를 보는 모험가도 있을 수밖에 없다. 순식간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소프트 리셋에 가까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한 득템의 즐거움도 다른 형태로 줄 필요가 있다. 세팅비가 비싼 직업이 있다는 것은, 해당 직업이 사용할 장신구나 각인 등이 비싸다는 뜻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이 이루어질 경우 값비싼 아이템을 득템하는 즐거움이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득템이 필요할 것이다.


▲ 별다른 대책 없이 세팅비만 해결하려 한다면 다양한 사이드 이펙트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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