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미디어토닉에서 개발한 파티 게임 '폴가이즈'가 무료 플레이로 전환됐습니다. 2020년 8월에 출시한 폴가이즈는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았었는데요. 당시 코로나 사태가 심해지면서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이때 온라인으로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인 폴가이즈는 이러한 분위기에 제격인 게임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출시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스팀에서 700만 장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PS플러스 게임 역사상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게임, 스트리밍 채널인 트위치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꺾고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과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었죠. 이후 2021년 3월에 에픽게임즈의 인수 소식이 공개되면서 현재의 무료화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에픽게임즈에 인수됐던 초기에는 스팀에서도 폴가이즈를 구매하고 즐길 수 있었지만, 무료화가 이뤄진 현재 PC 버전은 오직 에픽게임즈 혹은 미디어토닉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즐길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무료화라는 재단장에 성공한 폴가이즈는 초창기와 비교해서 게임 내에 어떤 변화가 이뤄졌을까요? 약 2년간의 서비스를 진행해온 폴가이즈의 개발 비화, 각종 콜라보 사례 등을 살펴보며, 다시 즐겨도 재밌을지 한 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폴가이의 정체, 180cm 체격의 외계인?

▲ 이미지 출처 - 폴가이즈 공식 트위터

폴가이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당시, 게임 내 주인공인 폴가이의 정체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얼핏 보면 사람이 인형탈을 쓴 것처럼 보이지만 또 그렇다기엔 인형의 구조 특성상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없는지라 궁금증만 커지는 상황이었죠.

워낙 인기를 끌던 게임인지라 폴가이를 대상으로 한 2차 창작 역시 활발하게 나왔었는데요. 굉장히 익스트림 스포츠를 쉬지 않고 뛰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귀엽고 아기자기한 모습보단 근육질의 마초스러운 모습의 폴가이가 인기를 끌었고 평소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자주 소통하던 미디어토닉 역시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었습니다.

이에 미디어토닉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 이미지를 공개했는데 폴가이의 키가 183cm 정도의 꽤 큰 체격을 가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지 속 폴가이의 눈은 130cm 정도에 있었는데 친절하게도 안에 사람이 들어 있다면 140cm 정도의 체격이라고 비교 이미지까지 함께 넣어줬죠. 당시 반응은 단순히 아기자기한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커서 놀랍다 정도였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폴가이즈 공식 트위터

그리고 폴가이의 설정에 종지부를 찍을 또 다른 이미지 한 장이 공개되니, 해부학처럼 보이는 이미지에는 굉장히 징그러운 모습의 폴가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폴가이의 정체는 알고 보니 평범한 사람이 탈을 쓴 게 아니라 그냥 외계인이었고 뭔가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모습에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었죠. 폴가이즈는 전체 이용가 게임이었는데 이미지를 보는 순간 데드 스페이스에 나올 법한 괴물이 탄생하고 만 것입니다.

사실 해당 이미지는 폴가이즈의 개발 초기 과정에서 한 컨셉 아티스트가 그린 아트워크로 개발사에서는 꼭꼭 숨겨둔 비밀 자료였지만, 팬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재미 삼아 공개했던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폴가이의 정체는 그로테스크한 괴물로 비쳤고 이에 미디어토닉은 서둘러 폴가이의 실제 해부도와 60cm 정도의 몸 크기를 가졌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었죠.

공개한 해부도가 워낙 충격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일까요. 뒤이어 해명 이미지가 공개됐지만, 게이머들의 2차 창작은 그칠 줄 몰랐고 해부도를 본뜬 피규어와 움짤 등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2등신 체형을 가진 또 다른 게임 캐릭터에도 불똥이 튀어 별별 해괴한 이미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디어토닉은 폴가이를 60cm 정도의 크기라고 공식 설정을 밝혔지만, 이후 크리스마스 CV에서 폴가이를 성인 남성 정도의 크기로 묘사해 여전히 폴가이의 정체는 미스터리로 남게 됐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폴가이즈 공식 트위터



소닉부터 어몽어스, 어쌔신크리드까지, 다양한 콜라보 진행

폴가이즈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콜라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흥행에 성공한 폴가이즈는 출시 이후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이뤄왔는데요. 이는 폴가이의 단순한 디자인도 한몫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나름의 색이 뚜렷했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와의 콜라보에도 굉장히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죠.

현재까지 진행한 컬래버레이션만 해도 약 13종에 이르는데요. '소닉', '메탈기어 솔리드'처럼 같은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치킨계의 거장인 'KFC', 1세대 버츄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와 콜라보를 이루며, 다양한 시도를 선보여왔습니다. 게임업계에서 다른 게임과의 컬래버레이션 사례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비슷한 장르가 아니어도 적당히 컨셉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거나 서로의 영향력 확장에 득이 될 때 콜라보 이벤트가 진행됐죠.

▲ 키즈나 아이와 콜라보를 할 줄이야...

다만, 폴가이즈의 컬래버레이션이 초창기에 주목받을 수 있던 이유는 인디 개발사에 가까웠던 미디어토닉의 규모와 대형 개발사에서 먼저 콜라보 요청을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폴가이즈의 인기에 편승해 홍보 효과를 누리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이를 통해 폴가이즈 역시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으니 서로 상부상조한 사례로 볼 수 있죠. 게이머로서도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캐릭터를 꾸밀 수 있으니 현재까지도 꾸준한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는 중입니다.

올해 6월에는 유비소프트의 간판급 게임 중 하나인 '어쌔신크리드'와 Xbox 진영의 큰형님 '헤일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해당 콜라보 의상은 시즌 패스를 통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콜라보는 현재도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다



그래서 다시 해도 재미있을까?

▲ 가장 떨리는 순간

폴가이즈는 60명의 사람이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겨루는 게임으로 배틀로얄과 파티 게임이 결합한 독특한 게임 플레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조작 방식과 함께 승리 규칙 또한 직관적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죠.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게임의 깊이가 얇아 금방 지루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는 대다수의 파티 게임이 가진 단점 중 하나인데요. 이러한 단점을 없애고자 폴가이즈는 배틀로얄을 결합해 반복적인 플레이에 변수를 주고 승리 욕구를 자극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완벽하진 않아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이탈하는 유저들이 늘어났으며, 서비스 과정에서 각종 핵과 버그 등이 꾸준히 나타나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서비스 약 2년 차에 돌입한 현재는 어떨까요? 무료화 전환 이후에 직접 해본 폴가이즈는 여전히 쉽고 빠른 재미를 선사해줬습니다. 폴가이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누구나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별다른 정보 없이 바로 시작한 게임에서 2등을 달성할 수 있었으며, 이후 게임 플레이에서도 비교적 쉽게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폴가이즈의 게임 플레이가 단순한 덕분입니다. 캐릭터의 조작에서 중요한 것은 점프와 슬라이딩뿐, 적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붙잡기를 제외한다면 점프와 슬라이딩만으로 모든 맵을 대처할 수 있습니다. 맵 구조 역시 초창기와 비교한다면 규모가 더욱 커지고 화려하게 바뀌었을 뿐 룰이 크게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떨어지면 탈락, 제한된 등수와 시간 내에 결승점 도착 등 간단한 승리 규칙을 내세웠고 이를 방해하는 함정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2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속에서도 파티 게임의 정체성을 꿋꿋하게 유지했다고 볼 수 있을듯합니다. 서비스를 지속하면서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유지하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 말입니다.

▲ 내 앞에 딱 한 명만 더 있었다면...

한편, 변화 없는 게임 플레이에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초창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맵도 꽤 추가됐고 다양한 코스튬이 등장했지만, 이 역시 몇 번 해보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초창기에 폴가이즈의 게임 플레이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금도 여전히 게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무료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훨씬 유료라는 허물을 벗은 진입 장벽의 완화와 더욱 높아진 접근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젠 돈 주고 사지 않아도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시즌 패스와 코스튬 등의 BM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주변 지인들에게 부담 없이 게임을 권할 수 있죠. 평소 게임에 큰 관심이 없거나 잘 못하던 사람도 파티 게임인 폴가이즈라면 비교적 쉽고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어 보입니다.

출시 초기에도 재밌게 게임을 즐겼거나 혹은 생각은 있었지만, 굳이 사서 해볼 필요를 못 느꼈던 분이라면 무료화로 재단장한 폴가이즈를 한 번 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초창기와 비교하면 확실히 게임의 버그와 최적화에서 크나큰 발전을 이뤄냈고 새로운 장애물과 맵 역시 지인들과 같이 즐기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단순하면서 원초적인 재미는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