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F 팬과 격투 게이머들을 위한 새로운 놀이터


드디어 왔습니다. 격투 게이머로서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던 게임이에요. 한국의 유명 IP로 만들어진 격투 게임. 몇 차례 다른 장르로 시도했다가 큰 쓴맛을 보기도 했던 '던전앤파이터'가 격투 게임에 도전합니다. 2020년 던파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이후로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관심을 받았고, 테스트에도 호평이었죠. 무엇보다도 넥슨이 직접 단독 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2D 격투 게임 명가라고 할 수 있는 아크시스템웍스와 개성 있는 격투 게임을 제작했던 에이팅의 작품. 그리고 네오플과 넥슨이 함께 참여하는 게임이죠. 뭐 사실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6월 28일 던전앤파이터가 격투 게임의 행보를 시작합니다.

게임명: DNF 듀얼 (DNF Duel)
장르명: 대전 격투
출시일: 2022. 6. 28.
리뷰판: 데이원 패치 버전
개발사: EIGHTING, 아크시스템웍스
서비스: 넥슨, 네오플
플랫폼: PC, PS
플레이: PC

관련 링크: 메타크리틱 페이지 / 오픈크리틱 페이지


원작 IP의 존중, 스토리도 세계관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가장 먼저 눈에 띌 그래픽을 짚어 봅시다. 사실상 그래픽 면에서는 크게 나무랄 것도 없을 정도로, DNF 듀얼은 훌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던전앤파이터 원작에서 보여줬던 개성들을 잘 포착해서 구현한 수준입니다. 예외로 런처의 경우는 메카닉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안경을 가지고 나왔다는 점이 좀 다른 정도죠. 캐릭터들은 전체적으로 1차 각성을 기준으로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장들 역시 아라드 대륙의 곳곳부터 시작해 천계, 그리고 해상열차와 젤바까지 구현되어 있습니다. 지난 100레벨 시즌을 열심히 했던 유저라면 균열에서 봤던 구조물들이 있는 반가운 전장도 볼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기술 역시 대부분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갖고 있습니다. 인챈트리스의 경우는 인형을 사용하는 컨셉이 충실히 구현되어 있고, 쿠노이치의 인술 등도 잘 구현되어 있고요. 그리고 원작에서 보여줬던 이펙트가 격투 게임에 맞춰져서 좀 더 화려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그 절정은 각성기라고 할 수 있고, 각성기 연출은 아크시스템웍스가 보여준 애니메이션 특유의 연출을 잘 구현해둔 모습이고 리뷰(PC)버전을 기준으로 프레임 저하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대전 감각 자체는 쾌적했습니다.

캐릭터들의 공격 모션과 더불어 이펙트, 그리고 타격 사운드까지 크게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금상첨화로 성우들의 대사와 연기도 잘 녹음되어 있고, 무엇보다 한국어 더빙이 기본 베이스가 되는 격투 게임은 처음이네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새롭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BGM역시 던전앤파이터 원작의 BGM을 리믹스한 느낌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색다른 던전앤파이터'라는 느낌을 잘 살리고 있죠.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 하나를 제외한 캐릭터들의 스토리는 아쉽게도 별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나름대로 배경 스토리와 성격을 가진 캐릭터들의 개성 자체는 드러나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캐릭터가 천편일률적인 흐름을 갖고 있고, 텍스트 어드벤처 형식에 약간의 연출을 얹는 정도입니다. 원작의 주요 NPC 중 모델링이 구현됐다고 할 만한 건 결국 네메르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일러스트로 표정 변화를 보여주는 정도입니다.

사실 격투 게임에서 스토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좀 어불성설이긴 한데,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시도라고 할 부분들이 있는데다가 던전앤파이터가 워낙에 깊은 스토리와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기대해볼 수 있었기에 아쉽습니다. 대신 풀 더빙이라서 나름대로 몰입 자체는 좀 되는 편이고, 아예 떡밥이나 전개도 없이 만난다! 싸운다! 하는 막 나가는 전개 수준은 아닙니다.

또한 DNF 세계관 설정에 맞는 플레인, 그리고 게이트와 지금은 사라진 길잃은 전사를 다루면서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세계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설정이 마련됐습니다. 현 던파의 아라드가 아니라, '또 다른 플레인의 아라드'를 구현해놓은 셈이지요. 더 큰 이야기를 구현하여 펼칠 가능성 자체는 만들어두었지만, 사실상 모든 스토리가 하나로 귀결되고 별다른 반전 요소도 안 보이는 만큼 '원작을 존중해서 세계관 파괴 없이 적당히 구현해두었다' 정도입니다.

▲ 가짜 성직자(불) vs 트루 성직자(신성하고 완벽함) 같은 구도도 나오긴 합니다.

▲ 주요 인물인 네메르 씬에서는 급격한 프레임 저하도 보이긴 합니다.



초심자도 입문과 적응은 쉽다. - Easy to Learn

▲ 돌아보니 UI가 '던전앤파이터' 치고는 많이 심심하다는 게 좀 아쉽긴 하네요.

격투 게임들은 그동안 신규 유저 유치 및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입력 방법의 단순화겠죠. 아무래도 스킬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보다, 커맨드를 입력하는 방식은 난이도가 적지 않고 느립니다. 그래서 이를 줄이기 위해 쉬운 조작법들을 넣고, 자동적인 시스템들도 마련해 두곤 했죠.

DNF 듀얼 역시 이런 흐름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조작 자체는 매우 단순하게 방향키+버튼 조합으로만 해도 기술을 발동시킬 수 있도록 해두었죠. 거기에 전통적인 커맨드 조작에는 약간의 이득을 주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만, 이득 자체가 엄청나게 큰 수준은 아닙니다. 물론 초 고수전에 돌입하면 다를 수 있지만, 그전에 뉴비들이 정착하고 중수 수준까지 이르는 곳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정도의 이득입니다.

조작도 방향키와 함께 버튼을 누르는 정도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라 매우 쉽습니다. 난해한 커맨드(반바퀴, 혹은 360도 등)의 커맨드가 없다는 것도 기존 게임과 크게 차별화되죠. 캐릭터 대부분은 기술이 236. 214, 623(승룡) 커맨드, 그리고 원 버튼 정도가 끝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음입력(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떼면 발동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캐릭터도 있어서, 캐릭터마다 난이도가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인 조작은 대부분 같습니다. 이러한 스킬들은 방향+스킬 사용 키로 간단히 사용할 수도 있고요.

▲ 콤보도 제법 만만한 것도 잘 나옵니다. 굳이 커맨드로 안내를 하지 않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

▲ 어려워 보여도 조작법 자체는 생각보다 쉽고, 화려한 콤보가 가능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초보들을 크게 신경을 쓴 부분이 보입니다. 대부분의 개틀링 역시 약(X,A,□)-강(Y, B, △)-스킬(S)-마나스킬(MS) 와 같은 공식에 방향키를 조합해 거의 모든 콤보를 사용할 수 있고, 캐릭터마다 있는 특수기 한두 개 정도가 곁들어지면 콤보 루트가 이어지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점프 캔슬이라는 기교를 사용하지 않고, 공중 가드는 없는데다가 공중 대시나 이단 점프를 쓰는 캐릭터도 적습니다. 캐릭터들이 '사용'하기는 쉽게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회피는 발동부터 무적은 아니고, 장풍 무적은 꽤 시간이 길지만 타격에서의 빈틈이 꽤 큰 편입니다. 탈출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기습용으로도 약점이 확실하지만, 예측해서 쓴다면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죠. 여기에 잡기 발동은 매우 빠른 편이라 보고 반응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가까워서 확실한 심리전이 될 수 있습니다.

공중 가드가 없고 공중 대시, 이단 점프 등이 없는 대신에 캐릭터 대부분이 공중 제어기 혹은 공중 발동기를 갖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중단-하단 심리전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죠. 계속 수비적으로 하기에는 가드 게이지가 있고 가드 브레이크 개념도 있는 데다가 기술마다 캔슬 타이밍을 약간은 조절을 할 수 있어서 '엇박자'를 기반으로 한 심리전도 유효합니다. 물론 가드만 하다가도 가드 캔슬을 이용해 적을 한순간에 밀어내고 답답한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죠.

이렇게 기본을 살펴보면 쉬운 조작과 확실한 가드-공격-잡기의 심리전 구조가 눈에 띕니다. 추가로 캐릭터마다 갖고 있는 각성 패시브와 특징들이 합쳐져서 다양한 대전 양상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고, 이를 익히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고 시스템적으로도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 22(↓↓)입력이나 모으기 입력도 없이 대부분의 캐릭터가 커맨드가 비슷합니다. 조작은 쉽다는 뜻이죠.



입문은 쉽다고 했지, 맛도 달다고는 안했다 - Difficult to Master

▲ 튜토리얼 8번 콤보가...'기본'이라구?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배우기는 쉬울 뿐이지, 한 걸음 깊게 파고 들어가 보면 DNF 듀얼은 생각보다 아주 맵습니다. 튜토리얼 이후 간단한 콤보를 익히는 과정만 들어가도 "이게 초보들 보고 하라고 한 기본적인 콤보가 맞나?"싶을 정도의 난이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단 캐릭터마다 콤보에 들어가면서 사용해야 하는 기술들의 타이밍을 잘 재야 하며, 궤도에 따라서 먼저 쓰거나 늦게 쓰거나 하는 타이밍도 유동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특히나 중간마다 대시 관성을 섞거나 거리 조절을 하고, 칼 타이밍에 맞추지 않으면 빗나가는 일도 허다합니다. 기본기와 기본기 사이의 캔슬 타이밍으로 잡아내는 개틀링도 생각보다 빡빡한 캐릭터들이 많기도 하고요. 콤보만 해도 이 정도인데, 더 깊이 들어가면 기본기 캔슬 타이밍으로 서로를 낚아채는 프레임트랩 플레이가 매우 다채롭습니다. 일찍 캔슬할 수도 있고, 살짝 늦게 캔슬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단순히 기본기들뿐 아니라 MP스킬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패턴을 많이 만들고, 상대의 패턴을 빨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고난도 심리전에 상황에 꽤 빠르게 입성하죠.

▲ 잡기 모션이 있긴 한데 보고 반응하는건 정말 힘든 수준. GBVS보다 훨씬 유예가 짧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방어-공격-잡기의 심리전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도 공통 중단기가 없고, 공중 가드가 없는 대신 공중 제어기 혹은 공중 기술이 캐릭터마다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공중 공격인 중단기들이 다채로운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단-중단의 다채로운 가드 심리전이 들어가죠. 여기에 잡기 프레임은 매우 빠른데다가 리뷰 빌드 기준으로 캐릭터마다 잡기 범위도 미묘하게 다르게 되어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즉, 익히기는 쉽지만 이를 응용해서 발생하는 심리전과 콤보 난도는 상당히 높은 매운 게임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컨버전'은 HP를 희생하는 대신 마나를 회복하고 기술을 캔슬하는 아주 강력한 수단이지만 리스크가 꽤 큽니다. 이를 활용해서 더 많은 콤보와 심리전이 발생하게 되죠. 그만큼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격투 게임의 정수는 충분히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고 연습해야겠다는 마음 가짐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초보의 영역을 벗어난 수준입니다. 이정도면 게임에 정착한 중수급 이상으로 봐야 하겠지만, 이 시점이 생각보다 빠릅니다. 이 게임은 콤보 난이도가 마냥 쉽지는 않지만 하루종일 콤보만 깎는 콤보 지향적인 게임은 아니고, 넓은 범위와 파격적인 판정 및 기술들로 접근부터 깊이있는 심리전을 펼치는 게임이라고 느껴집니다.

캐릭터마다 기본기의 성능이 크게 다르고, 히트맨처럼 각성 패시브에 따라서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지는 예도 있기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은 게임이기도 하죠. 가드 캔슬이 비록 적의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곤 하지만 마나 100이나 사용하는 무시 못할 페널티도 있다는 점은, 그만큼 이 게임에서 '공격'을 권장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이렇게 리버설로 녹화를 해주고 설정하면

▲ 프레임 트랩과 이에 따른 콤보 위력 같은 부분을 체크/연습은 됩니다.

이렇게 심화된 시스템과 연구할 게 많은데,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트레이닝 모드가 정말 형편없다고 할 정도죠. 기술 및 후상황의 유불리는 알려주지 않고, 트레이닝 더미의 가드 도중 반격 혹은 리버설 반격은 따로 '녹화'를 해서 설정을 해줘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공격 사이에 틈을 확인한다든가, 큰 빈틈이 있는 기술들을 다 확인할 수 있긴 합니다.

기능상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좀 불편한 느낌이 강합니다. 확률적으로 이어서 할 행동도 몇 개 없다 보니...그나마 상대 연습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세부적인 기술의 정보를 보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는 매우 번거롭죠. 나중에야 프레임 표가 플레이어들에게 연구돼서 공유되겠지만, 최소한 유불리의 상황 정도는 잘 알려주고 리버설 액션이나 가드 액션 정도는 녹화가 아닌 쉬운 방법으로 선택해 편의성을 늘려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트레이닝은 그만큼 격투 게임 유저들이 아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기도 하니까요.


리뷰판에서는 온라인 플레이가 지원되지 않아서 온라인 대전 환경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만, 롤백 넷 코드의 적용으로 아마 대전 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워낙에 유명 IP이기도 해서, 기존 시리즈의 팬들이 얼마나 유입되고 잘 적응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이 유입 비율에 따라서 초반 흥행과 서버 문제가 달라질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온라인 모드에서는 랭크 매치와 함께 친구들끼리 부담 없이 대전을 펼쳐볼 '플레이어 매치'가 있고, 자신의 랭킹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끝입니다. 플레이어 매치는 CBT에서 진행했던 대로, 방을 열고 ID를 적고 참가하거나 검색해서 참가하는 형태입니다. CBT에서는 생각보다 대전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방 찾기가 힘들어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는데, 정식 서버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네요.

※ 추후 온라인 서버 상태 내용이 추가되며 선정 점수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6.29 19:50 내용추가) 현세대 격투 게임에서는 메인 플레이가 온라인 플레이입니다. 당연히 사람과의 대전이 중요하고, 오프라인 플레이는 현장감이 있긴 하지만 가장 많은 매칭이 일어나는 건 아무래도 온라인이죠. 초반 유입이 가장 중요한 만큼, 초반의 서버 불안정 및 대전 환경이 좋지 않은건 큰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게다가 테스트 버전에서는 온라인 플레이 환경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평가 요소가 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런칭 이후 스팀 서버와 환경의 추이를 지켜본 결과 리뷰 점수의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편입니다. 롤 백 넷코드를 도입한 건 좋지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을 정도고 예고한 대회 콘텐츠들을 미뤄야 할 정도면 심각합니다. 아쉽게도 대전 게임에서 대전 환경이 불안하고 몇 가지 버그들도 존재하기에, 이를 수정해야만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대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부디 빨리 해결되어 각종 초반 대회들을 유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DNF 듀얼은 원작 구현은 충분히 잘 되어 있고, 격투 게임으로서의 시스템도 충분히 깊으면서도 초보 지향적인 시스템도 충분히 탑재했습니다. 실제로 튜토리얼상 콤보는 꽤 난도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보다는 할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콤보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고 타이밍이 다소 빡빡합니다. 이는 '격투 게임' 고수 기준으로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개발사인 에이팅 특유의 감성과 아크시스템웍스 특유의 격투 게임 감성이 둘 다 살아 있으므로, 2D 격투 게임을 오래 즐긴 유저들이라면 오히려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초보 유저들도 시스템을 배우고 익숙해지는 것 자체는 쉽고, 점차 콤보 루트가 연구되고 안정적인 콤보가 보급되기 시작하고 데이터가 풀리면 훨씬 더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원작 일러스트 재탕은 좀...

그렇기 때문에 원작 구현과 시스템, 그래픽, 격투 게임으로서의 정체성과 초보 지향, 사운드 등 '격투' 만을 위해서는 사실 크게 지적할만한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를 보조해야 할 트레이닝은 많이 불편하다는 점은 치명적입니다. 추후 개선이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튜토리얼/연습형 싱글 콘텐츠가 개선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고요.

일단 초반 캐릭터 수는 제 개인적으로는 좀 적다고 느꼈지만, 격투 게임 런칭 시점에서는 모자라진 않다고 봅니다. 여기서 추가로 스토리가 좀 부실하다거나, 스토리 연출 스킵 기능도 제한적이고 급격히 프레임이 떨어지기도 하는 불안정한 문제까지 있어서 좀 아쉽고요. 콜렉션 자체도 기존 DNF의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꽤 있는 재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DNF 듀얼만의 수집 요소는 다소 적은 게 아쉽습니다.

원작과의 연동을 고려해서 DNF 특전과 초반 대회 유치 등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해서 격투 게임 유저와 팬층에게 잘 알리려는 시도 자체는 이 게임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고 고심이 많았다는 흔적이 보여서 다행입니다. 게임 자체는 흥미로운 시스템과 박진감 넘치는 대전을 펼칠 수 있고, 시원시원한 맛도 있으니 매력 자체는 확실히 갖췄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도 격투 게임은 격투 게임입니다. 개인의 수련과 연습, 경험이 쌓이고 쌓이는 PvP 대전이며 남 탓을 할 수 없는 만큼 스트레스도 심하죠. 그렇지만 반대로 꾸준한 수련과 연습을 통해서 강자를 이겨내고 기가 막힌 콤보를 넣으면 그만큼 쾌감도 끝내줍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사실 DNF 듀얼이 매콤하긴 하지만 던파 결투장보다는 순한 맛이라고 생각되네요.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IP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가 새롭게 '격투 게임'으로 등장한 것에는 기쁘고, 던전앤파이터 팬들도 부담없이 접근하면서 격투 게이머들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포지션이니 부담없이 추천해볼 만한 격투 게임입니다.

▲ 천계에 나타난 용족, 당연히 기겁하는 설정도 원작과 그대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