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그래픽카드 가격이 내려오고 있어!! 하지만... (사진 출처: 엔비디아)

작년부터 게이머를 괴롭힌 그래픽카드 대란의 기세가 꺾이는가 싶더니, 또 말썽이다. 기존 그래픽카드 대란의 주범이 가격이었다면, 이번엔 채굴 작업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를 신제품으로 둔갑하여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여러 외신들의 제보다.

올해 2분기까지 안정화가 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던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예상외로 빠르게 잠잠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 세계적으로 특정 가상 화폐의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 하드웨어 팬들 사이에서도 작업장을 갖추고 있는 유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채굴 환경은 대중화가 되어 있었으며 가치의 폭락에 따라 기기들을 처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때문에 "중고 글카는 믿거(믿고 거른다)"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래픽카드를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할 경우, 기계가 작동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넘는 것을 고사하고 보통 24시간 작동하게끔 설정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고 제조사 정책에 따라 A/S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다만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유저 입장에서도 채굴 여부에 대한 구분이 힘들기 때문에 속 편하게 웃돈을 주고 신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시장가 대비 압도적으로 저렴한 중고 제품만 피하면 될 줄 알았지만 해외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굴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물리적인 칩을 비롯하여 내부적인 캐시 및 메모리 등에 채굴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외신에 의하면 이렇게 조작된 그래픽카드의 경우, 작업 당시 우회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이러한 기록들로부터 자유롭게 채굴한 후 겉포장만 보완 혹은 변경하여 새 제품인 양 판매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국내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도 새 제품을 구매했는데 사용 흔적이 보인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외 일각에서는 여태 묶여있던 RTX 30시리즈 그래픽카드들이 대거 풀리면서 그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재고 처리 및 가격 안정을 명목으로 차세대 그래픽카드인 40 시리즈의 발매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채굴 그래픽카드의 경우 A/S와 관련된 큰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계획이 있는 유저라면 각별히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출처: Wccftech, Hassan Mujtaba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