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게임 입문자에게 있어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조작 기기 선택이다. 아마도 DNF 듀얼(이하 던파 듀얼)을 구매한 플랫폼에 맞춰 스팀 유저는 키보드, 콘솔 유저는 패드를 고민 없이 선택할 것이다. 혹시나 격투게임을 먼저 접한 주변 사람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름조차 생소한 조이스틱이나 히트박스 같은 기기에 눈길이 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기마다 특성은 다르고, 그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선뜻 특정 기기를 구매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각 조작 수단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체감하는 것이 다르므로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아래 소개할 기기별 장/단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기기를 선택하면 더욱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 어느덧 출시된 던파 듀얼, 어떤 기기로 즐기는 것이 좋을까



■ PC 이용자에게 친숙한 국민 기기(?) 키보드

PC를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키보드와 마우스는 반드시 조작해야 하는 기기다. PC 보급률이 높은 국내에서는 과장을 약간 보태 국민 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키보드는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기 중 하나로, 이는 PC로 던파 듀얼을 플레이하고자 하는 유저에게 가장 먼저 와닿는 장점이다. 또한, 격투게임은 대전 중 사용하는 키가 방향키 4개를 포함해 10~12개 정도다. 덕분에 키보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로운 키 세팅이 가능하다. 게다가 키보드는 다른 기기보다 정교한 조작이 가능해 다른 기기와 달리 엉뚱한 조작으로 게임에서 패배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마냥 좋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격투게임은 장르 특성상 여러 키를 동시에 입력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만약 자신이 보유 중인 키보드가 키 동시입력 제한이 있다면, 위에서 설명했던 자유로운 키 세팅과 정교한 조작이라는 두 가지 장점이 사라진다.

그리고 키보드는 어디까지나 PC에 사용할 것을 전제로 제작된 기기다. 만약 자신이 실력 향상에 욕심이 생겨 콘솔 버전을 플레이하고자 한다면, Gamo2 K28와 같은 콘솔 기기에 대응되는 키보드형 컨트롤러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 어지간한 격투게임용 주변기기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이를 선뜻 구매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키보드는 버튼을 물 흐르듯이 누르는 슬라이드 입력 등 특정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수많은 눈치싸움이 난무하는 상위권 유저 간의 대결에서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 PC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는 키보드, 접근성이 높아 격투게임 입문용 기기로도 좋다

▲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콘솔 기기에서 플레이하려면 K28 컨트롤러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 비교적 낮은 가격과 압도적인 휴대성! 내구도는 다소 낮은 게임패드

게임패드는 과거 콘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사용한다는 인식을 가진 기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러 게임이 PC와 콘솔로 동시에 발매되면서 사실상 어떤 플랫폼에서든 사용 가능한 기기가 되었다. 게임패드는 다른 기기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해 비용 면에서 부담이 적다. 평소 격투게임 외에도 RPG나 싱글 FPS 등을 즐긴다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할만하다.

일반적으로 PC나 콘솔 주변 기기는 본체와 선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 반경 내에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은 무선으로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순간 사실상 사라진다. 모니터 앞에 의자를 두고 앉는 대신 원하는 자세로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꽤 매력적이다.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휴대성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 PS4용 컨트롤러인 듀얼쇼크 4를 기준으로 게임패드의 가로 길이는 16.2cm, 무게는 210g 정도다. 키보드나 조이스틱 등 다른 기기의 길이가 30cm을 훌쩍 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압도적인 차이다.

그러나 게임패드로 세밀한 조작을 하려면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는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조작을 해야 하는 격투게임에서는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게임패드는 사용하는 버튼이 많을수록 조작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던파 듀얼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6버튼을 오른쪽에 몰아서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잡기나 컨버전 버튼을 추가로 배치한다면 조작에 집중해야 할 왼손으로 추가 조작해야 할 요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장점으로 소개했던 무선 사용은 배터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결국은 충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무선만으로 게임을 즐기려 한다면 충전 시간이 한창 즐기던 게임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셈이다.

가격이 낮은 만큼 내구도도 낮고, 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은 처음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게임패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다른 주변기기와 달리 소모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예비용 패드를 준비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 휴대성이 돋보이는 게임패드, 허벅지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부피가 작다



■ 오락실 좀 다녀 본 세대에게 익숙한 감각, 조이스틱

조이스틱은 오락실을 자주 다녔던 세대에게 익숙한 기기로, 방향키 조작에 해당하는 레버를 왼손, 버튼을 오른쪽에 배치한 격투게임 특화 기기다. 원래는 조이스틱도 게임패드처럼 콘솔 유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구분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따라서,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격투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조이스틱 사용도 괜찮은 선택이다.

그러나 조이스틱을 처음 조작하면 키보드, 게임패드와는 또 다른 이질적인 느낌에 적응하기 위해 당분간 고생해야 한다. 주변에서 쉽다고 한 236, 214 등의 커맨드도 처음에는 엇나가는 것이 일상이다. 다행히도 던파 듀얼은 스킬 버튼과 방향을 조합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어 이러한 단점이 부각되는 것을 많이 완화했다.

새로운 기기 조작에 적응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의지로 해결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문제도 꽤 많다. 첫 번째는 비싼 가격이다. 실제로 격투게임에 입문하기 위한 유저들 중 일부는 조이스틱의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하기도 한다.

고심 끝에 산 조이스틱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면 가장 좋겠지만, 조이스틱은 제조사마다 사용하는 레버와 버튼이 제각각이다. 이것이 불만족스럽다면, 레버나 버튼을 교체하는 데 추가로 유지보수 비용이 든다. 가장 좋은 것은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쳐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기기를 구매하는 것이다.

게다가 오락실에 다녀봤거나 관련 영상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조이스틱은 기본적으로 조작 시 소음이 상당히 크다. 이는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주변 사람과 마찰을 빚을 수 있으니 이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보관이나 운반이 어려운 점도 난감한 요소다.

▲ 오락실 감성이 물씬 풍기는 조이스틱, 비싼 가격과 소음 등은 감수해야 한다



■ 키보드와 유사하지만 다른 히트박스

히트박스는 키보드와 유사한 입력 체계를 가진 컨트롤러로, 버튼을 눌러 이동 방향을 정한다. 조작 방식만 놓고 보면 키보드나 다름없기 때문에 키보드를 격투게임을 하던 유저들이 조이스틱 대신 주로 선택하는 기기다.

히트박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위 방향키가 있는 것이다. 이는 격투게임에서 어려운 축에 속하는 1회전 입력을 하기 쉽게 개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커맨드 체계가 간단한 던파 듀얼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히트박스도 비싼 가격, 큰 부피와 운반하기 힘든 무게, 소음 문제 등 조이스틱과 같은 단점을 공유한다. 게다가 위쪽 화살표를 일반적인 키보드 배치와 완전히 반대로 놓았기 때문에, 히트박스를 사용하려면 키보드와 다른 조작법을 따로 익히고 적응하는 데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조작 방법 자체는 키보드와 유사한 히트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