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개발 실무 이야기와 사례를 소개하는 CEDEC 2022(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 컨퍼런스, 이하 세덱) 행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다. 개최 일자는 오는 8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으로 결정됐다.

행사 개최일까지 약 두 달여를 앞둔 상황에서, 세덱 2022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모든 강연의 강연 정보와 일정이 공개됐다. 수강 등록 방법과 주목할만한 알짜 강연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이번 세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추가 정보들까지 미리 정리해보았다.



어렵게만 보이는 CEDEC, 어떻게 참여할까?

CEDEC은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 및 연구 업무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컨퍼런스다. 직종이나 나이, 법인이나 개인의 구분을 따지지 않고 '게임 제작'에 관여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세션을 통해 게임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최신 기술들을 접하고, 여러 이벤트를 통해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현직 개발자를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강연을 수강하기 위해선 '수강 패스'를 구입해야만 한다. 물론, 일부 세션은 패스 구입 없이도 들을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세덱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강 패스는 총 2종류로, 모든 강연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레귤러 패스',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부 강연만 수강할 수 있는 '라이트 패스'가 있다. 두 패스의 가격 차이가 크므로, 자신의 수강 스타일이 어떤지, 원하는 강연이 포함되어 있는지 미리 체크하고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션의 '제1회장', '제2회장', '제11회장', '제12회장', '제13회장'에서 진행되는 세션 일부는 강연과 동시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여기에 포함되는 강연들은 수강 패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 레귤러 패스는 학생 할인을 적용해도 20만 원 가량인 반면, 라이트 패스는 조기 등록 시 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세덱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공개된 세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세션 목록'과 '타임 테이블' 항목을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세션, 그리고 개발자를 찾아 해당 세션을 청취하는 방식이다. 일부 방송은 세션이 모두 마무리된 후 세덱 공식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공유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하므로 가능한 시간표의 일정을 참고하여 정시에 시청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생방송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면,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 후 세덱 공식 유튜브 페이지, 혹은 세덱 디지털 라이브러리(cedil, 이하 세딜) 페이지를 통해 지난 강연 정보를 다시 확인할 수도 있다. 세딜에 개시되는 자료에는 해당 강연자가 강연에 활용한 PPT 파일, 영상, 이미지 자료가 모두 공개되므로 생방송을 통해 청취할 때보다 더 깊이 있는 정보 활용이 가능하다.

수강 신청 페이지는 오는 7월 1일부터 개설되며, 등록 기한은 8월 29일까지다. 라이브로 전송되는 강연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려면 세션 개시 전인 8월 22일 전까지 수강 등록을 마쳐야 한다.

▲ 수강 패스를 구매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강연에 주목하자



CEDEC 2022, 어떤 강연을 들을 수 있을까?

올해 세덱에는 현직에서 활동 중인 여러 게임 업계 인사들의 강연이 100개 이상 준비됐다. 하지만 모든 강연에 참가할 수 있는 레귤러 티켓을 구매하는 것은 기업 단위의 참가나 단체 참여가 아니라면 일반 유저에게 있어서는 사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사에서는 세덱 강연 청취의 의사가 있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라이트 패스' 강연, 그리고 패스 구매 없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강연들을 추려보았다. 특히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트 패스로 수강할 수 있는 강연으로 총 11개 강연이 소개되고 있으며,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강연은 아래와 같다.



◆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시리즈 첫 도전, 3D 액션과 현실의 융합을 실현한 아트 디렉션
- 강연 일정 : 8월 24일 오후 1시 30분 ~ 2시 30분, 제8회장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개발사 HAL 연구소의 개발진이 진행하는 비주얼 아트 강연도 준비됐다. 시리즈 최초로 시도된 3D 액션 게임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속 현실 세계의 융합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아트 디렉션 기술을 적용했고, 이 과정에서 마주했던 장애물과 극복법을 강연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가 시리즈 본연의 재미를 잘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므로, 그 개발 과정의 포스트모템을 들어볼 수 있는 유익한 강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그란 투리스모7'의 렌더링 기술 해설
- 강연 일정 : 8월 23일 오후 2시 50분 ~ 3시 50분, 제5회장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의 개발사 '폴리포니 디지털'도 세덱 강연에 나선다. 해당 세션에서는 그란 투리스모7의 포토리얼리스틱 렌더링을 실현하기 위해 사용된 테크닉을 알아볼 수 있을 예정이다. 특히 PS5에서 실현할 수 있게된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멀티 플랫폼에서 실시간 날씨 변화를 위한 날씨 시뮬레이션과 렌더링, 그리고 노면이나 잔디 등의 재질 표현을 위한 셰이더 테크닉이 주로 다뤄진다.

해당 요소들은 레이싱 게임에서 화면 면적을 많이 차지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이며, 개발자들이 특히 힘을 쏟아 넣는 부분이기도 하다. 폴리포니 디지털의 그래픽팀 리드 엔지니어 스즈키 켄타로는 해당 강연이 일반적인 렌더링 기술 개발 과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첨단 렌더링 기술과 그래픽 표현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연구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엘든 링의 대량 캐릭터 모델을 제작한 팀의 '장인의 고집' 분석
- 강연 일정 : 8월 24일 오후 4시 10분 ~ 5시 10분, 제8회장

프롬 소프트웨어의 3D 그래픽 개발자가 진행하는 '엘든 링' 강연도 이번 세덱의 알짜 강연 중 하나다. 엘든 링의 캐릭터 모델 제작에는 기술적인 효율화를 위한 신기술들이 많이 반영됐으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마무리 작업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다. 어떤 방법으로 모델을 제작하더라도, 결국 어떤 모습으로 마무리할지 결정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역량에 달렸기 때문이다. 세덱에서 진행되는 이번 강연에서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게임 속 각 캐릭터를 만들었는지, 그곳엔 어떤 분석이 반영됐는지 생생한 노하우를 들어볼 수 있을 예정이다.




또 하나의 볼거리, 'CEDEC 어워드 2022'

세덱 어워드는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의 진보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기술, 및 개발자를 기리며 표창함으로써 개발 기술의 보급, 계몽과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는 연례 행사다. 유저 앙케이트를 통해 우수상 수상자를 정하고, 추후 세덱 강연 수강자들의 투표를 통해 '최우수상' 수상자를 결정하고 있다.

올해에도 엔지니어링, 게임 디자인, 사운드, 비주얼 아트의 네 개 부문에서 공적을 보인 여러 게임사와 기술, 게임들이 우수상 수상작이자, 노미네이션 리스트에 포함됐다. 올해 일본에서 게임 업계의 진보에 현저한 공적을 세운 작품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몇몇 주요 수상작들을 정리해보았다.




세덱 어워드 2022 '게임 디자인' 부문 우수상

# 게임 프리크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개발팀 - 오픈월드에서 실현한 포켓몬을 잡는 경험


포켓몬의 게임 경험을 기존의 '배틀' 중심에서 '컬렉션' 중심으로 전환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컬렉션 중심의 경험을 위해 적용된 오픈 월드 베이스의 맵이 '자유롭게 무엇을 해도 좋다'는 게임성과 잘 융합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와이소시리어스 '니디 걸 오버도즈' 개발팀 - 가상 소녀를 표현한 문학적 게임 디자인


스트리머 소녀를 키운다는 독특한 테마를 게임 내 SNS나 동영상 스트리밍 등의 인터랙션을 통해 그려낸 시도가 현대의 인터넷 문화에 친숙하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됐다. 이외에도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높고 게임 시스템, UI, 사운드, 일러스트를 높은 품질로 적용한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프롬 소프트웨어 '엘든 링' 개발팀 - 소울 시리즈와 오픈월드를 융합한 고급 게임 디자인


전통적인 소울 시리즈의 재미가 오픈월드와 융합되어 더욱 확장됐다. 오픈월드가 되면서 자유도와 선택지가 늘어나게 되는데, 소울 시리즈 특유의 레벨 디자인은 매우 훌륭하게 완성됐다. 앞으로 계속해서 등장할 오픈 월드와 기존 게임의 융합에 있어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플래그쉽 타이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덱 어워드 2022 '사운드' 부문 우수상

# 캡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사운드 개발팀 - 세계에 통용되는 AAA 시리즈의 존재감을 더해주는 사운드 연출


해외 AAA급 타이틀이 보여주는 강점들을 도입하면서도, 캡콤이 직접 쌓아올린 사운드 노하우와 시리즈를 계승해온 독특한 호러 사운드의 표현, 여기에 3D 사운드의 시도를 더해 모든 유저에게 최적의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려 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 사이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사운드 개발팀 - 레이스의 현장감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사운드 연출


레이스의 현장감과 긴장감,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여러 번 플레이하고 싶게 만드는 사운드 연출이 적용됐다. 효과적으로 공간을 표현한 점, 발소리나 환성의 패턴을 여러 가지 준비하여 활기를 더하면서도 플레이어가 쉽게 질리지 않도록 효과음을 연출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 호요버스 '원신' HOYO-MiX팀 - 문화의 벽을 넘어서는 음악 공동 제작과 온라인 스트리밍


광대한 오픈 월드 세계관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극복하고, 각 스테이지에 맞추어 세계 각국의 악기를 이용해 제작한 악곡을 수록했다. 온라인 콘서트나 악곡 제작 과정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등, 사운드를 활용하여 게임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덱 어워드 2022 '비주얼 아트' 부문 우수상

# 게릴라게임즈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개발팀 - 전작을 넘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표현


전작에 이어, 매우 완성도가 높은 게임 그래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배경은 잔디 하나하나까지 세부 표현이 적용됐으며, 지역마다 배치된 식생이 지역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 잠수 요소와 함께 적용된 물의 표현도 훌륭하다. 실제 생물처럼 움직이는 기계들의 움직임, 그리고 캐릭터의 행동과 얼굴 표현 역시 크게 진화했다.


# 에픽게임즈 '매트릭스 어웨이큰' 개발팀 - 차세대 그래픽 품질 기준을 세상에 보여준 테크 데모


가정용 콘솔로 누구나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 테크 데모였다. 언리얼 엔진5의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그래픽과 이를 마음껏 살린 실시간 시네마틱 연출로 차세대 게임 그래픽의 기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포티셰 프로덕션 '아케인' 개발팀 - 면밀한 세계관 위에 구축된 압도적인 비주얼 퀄리티


극장 상영 영화 급의 치밀한 표현으로 게임의 세계관을 애니메이션 형태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예술적인 비주얼뿐만 아니라, 구성이 풍부한 연출, 여러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 모두에 틈이 없고, 눈 깜짝할 사이에 360분 분량에 달하는 전편을 단번에 보게 하는 작품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 업계 최신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CEDEC 2022, 8월 23일 온라인 개최

세덱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협회(CESA)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고려하여, 올해 행사 역시 온라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세덱이라는 행사가 가지는 커뮤니티의 역할, 그리고 실제로 대면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치를 포기할 수 없기에, 항상 오프라인 개최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ESA가 진행하는 온라인 컨퍼런스 '세덱'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게 됐다. 초반에는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의 온라인 개최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더해 올해는 더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컨퍼런스가 될 예정이다.

2022년 세덱의 테마는 'Change the Games'으로 결정됐다. COVID-19의 영향이 장기화하면서 지금까지의 상식들이 모두 바뀌었고, 이 모든 상황이 진정된 후에도 이전의 생활 양식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테마에는 시대의 흐름에 그저 따라가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게임 체인저'가 되어 세계라는 하나의 게임을 변화시키자는 의미가 담겼다.

본 행사까지 남아있는 두 달여간의 기간 동안 라이트 패스로 수강할 수 있는 강연의 수, 그리고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공개 강연이 더 많이 소개될 예정이다. 국내의 개발자, 게이머들도 세덱을 통해 지금 현 시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 업계의 최신 노하우들을 보고, 배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