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스마트폰 월간 판매량 추이 (13년 9월 ~ 22년 5월,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월간 마켓 펄스)

다수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 세계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 대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의 본격화로 인해 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2020년 5월 바로 뒤를 잇는 최저치다.

스마트폰 관련 통계를 전문으로 하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발생되는 최신형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시장을 이끄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부품 부족 현상을 시작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중국 대도시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수요가 크게 낮아졌다"라고 분석했다. 물가가 상승하면 불필요한 소비부터 줄이는데, 최신형 스마트폰과 생계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금리 상승과 달러의 강세까지 겹치며 전 세계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하드웨어 팬들을 즐겁게 해줄 삼성의 갤럭시 폴드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14 시리즈가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하다.

▲ 오 멋있다! 그러나 '에이수스 로그 6 폰'과 주변기기가 필요할 만큼 고사양의 모바일 게임이 있던가?

이 와중에 눈에 띄는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었다. 접었다 폈다 하는 스마트폰은 이제 익숙하다. 2018년 6월 처음 선보이더니 벌써 시리즈의 6번을 담당하고 있는 게이밍 전용의 에이수스 로그 폰 6와 120mm 망원 렌즈를 가져다 붙인, 그러니까 스마트폰 후면의 1/3이 카메라인 샤오미 12S 울트라가 그 주인공이다.

'ASUS ROG Phone 6'는 에이수스의 프리미엄 게이밍 브랜드인 ROG(Republic Of Gamers) 브랜드에서 출시한 게이밍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제품답게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로 나누어져 있으며, 모두 1080 x 2448px의 해상도와 165Hz 주사율의 6.78인치 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장점부터 말해보자. 스마트폰을 사용함에 있어 높은 주사율은 의외로 일상생활에까지 쾌적함을 선사한다. 높은 주사율의 스마트폰을 만져보면 "어, 생각보다 부드러운데?"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다가 친구의 것 혹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사용하면 눈이 퍽퍽해지는 역체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만족도가 높다.

기존에는 무게와 크기 부문으로 많은 공격을 받았었지만, 이번 최신 제품의 무게와 액정 크기는 각각 239g, 6.78인치로 아이폰 13 Pro Max와 거의 비슷하다. 칩셋은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Gen 1이 탑재되어 있으며 최신형 스마트폰 대비 최대 3배가량 차이 나는 18GB LPDDR5의 메모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하드웨어 팬들을 사로잡는 요소들은 호환되는 액세서리. ROG Cetra True 무선 이어버드와 AeroActive 쿨러, Kunai 게임 패드를 보면 일단 사용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는다.

하지만 이러한 고사양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장애물들이 많다. 제아무리 게이밍이 최적화된 성능이라 한들 아직까지 이러한 시스템을 요구할 만한 게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보다 쾌적한 환경을 희망하는 헤비한 모바일 게이머라 한들, 그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꺾어야 될 대상은 오히려 기성 핸드폰이 아닌, 앱플레이어라는 생각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22.07.06 기준) 최신 기기인 아이폰 13 프로와 갤럭시 S22에서도 120Hz의 주사율 정도는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듯, 아직 로그 폰 시리즈는 국내에서 정식 출시되지 않고 있다.

▲ 게이밍 셋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비주얼

▲ 현재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겐 기성 폰이, 헤비 유저에겐 앱플레이어가 더 잘 먹힌다.
특히 대작 게임사의 경우엔 전용 앱플레이어도 지원한다 (사진: 엔씨소프트 퍼플)

▲ 1인치의 소니 IMX989 센서를 탑재하여 DSLR 급의 촬영이 가능한 '샤오미 울트라 12S' 그러나 크기가..

또 하나의 독특한 스마트폰은 1인치 크기에 5,000만 화소를 자랑하는, 소니 IMX989 센서가 탑재된 '샤오미 12S 울트라'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카메라 회사가 협업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이번 제품에 탑재된 센서는 기존 부품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오직 스마트폰 용도로 개발된 센서라고 한다.

이 또한 새로운 발상이며, 특히 샤오미라는 기업을 생각했을 때 "샤오미는 가성비"라는 프레임을 벗기 위한 좋은 시도라고 볼 수도 있겠다. 다만 글로벌 측면으로야 어느 정도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글쎄.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이 카메라 성능 하나만을 바라보고 선택하기에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충분할 뿐만 아니라 그 외 성능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며 가격도 100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글로벌 시장의 회복, 공급망의 균형이 개선되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안정화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기성 스마트폰에만 해당되는 얘기일 뿐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국내 일상에서 아직까지 본 적이 없으니까. 그뿐만 아니라 주춤하고 있는 소비심리가 안정화될 즈음에는 앞에서 언급한 삼성의 갤럭시, 애플의 아이폰 14 등의 차세대기가 하반기에 공개될 것이다.

하드웨어 팬으로서 육각형의 최신 스마트폰이 뿜어내는 압도적인 성능도 궁금하지만 언제 한번은 이러한 특정 분야에 초점이 맞은, 뾰족한 제품도 한번 체험해 보고 싶은 바람이다. 유명 패션쇼에 나오는 온갖 기기묘묘한 옷들을 보면서 "누가 저걸 입겠어 ㅋㅋㅋ"라며 욕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시제품들이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거쳐 흔히들 입는 일상복이 되거나 거대한 유행의 시작에 주춧돌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실패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도는 늘 중요하며 박수받을만하다.

기술 박람회에 가보면 가끔은 와 이런 기능이? 싶기도 하고 때로는 실소를 자아내는 도전적인 제품들도 있지만,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되어버린 현대에 예상치 못한 기술을 담은 새로운 스마트폰의 등장은 그래서 늘 반갑다. 이런 기술과 도전이 모이다 보면 어느새 또 한 단계 더 도약한 새로운 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 세상에서 가장 얇은 카메라! 라고 마케팅을 했다면 잘먹혔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