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2의 두 번째 베타 테스트가 지난 2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10월 5일 무료 플레이로 선보이기 전 오버워치 2를 앞서 해볼 수 있는 마지막 테스트라고 볼 수 있죠.

지난 테스트는 5vs5 대전과 밀기 전장, 신규 영웅 소전과 여러 영웅의 리워크 등 다양한 변화를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버워치 2에서 달라지는 PvP 시스템을 처음 즐겨볼 수 있는 버전인지라 씹고 뜯고 즐길 거리가 많았죠. 그 때문인지 이번 테스트 역시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지만, 상대적으로 저번 테스트보다 변화가 크게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체험기는 세세한 부분보다는 굵직한 항목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오버워치 2 베타 테스트는 아직 개발 중인 버전으로 밸런스, UI 등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오버워치 2 베타 테스트의 주인공은 새롭게 등장한 돌격 영웅 정커퀸입니다. 2019년 8월에 시그마가 출시된 이후 약 3년 만에 추가된 돌격 영웅인데요. 오버워치 개발팀은 정커퀸을 두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구상을 시작한 영웅으로 돌격 역할군의 공격적인 면모를 살려 호전적인 플레이 스타일의 정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박력 넘치는 정커퀸

실제로 플레이해본 정커퀸은 수비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아군을 지키는 기존 돌격 영웅과 달리 굉장히 파괴적인 능력을 갖춘 영웅이었습니다. 또한, 로그호그, 레킹볼, 윈스턴처럼 공격적인 능력을 갖춘 영웅과 비교해도 차별화되는 능력을 선보여줬죠.

먼저, 정커퀸의 특징과 기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체력은 425로 돌격 영웅 중 중상위에 속합니다. 주무기는 6발짜리 펌프 연사식 산탄총을 사용하는데 샷건 계열이라 근접해서 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탄 퍼짐이 심한 편이었고 탄착군이 생각보다 좁아서 트레이서, 겐지, 루시우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영웅은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지속 능력으로 아드레날린 촉진이 있는데요. 특정 스킬에 적중 당한 적은 부상 효과를 입으며, 지속해서 피해를 주고 반대로 정커퀸은 부상을 준 대상에 따라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부상으로 입히는 피해랑은 나름 쏠쏠했는데 회복량 자체는 높지 않으므로 정말 위기의 순간에 약간의 유지력을 부여해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 톱니칼을 던져서 땡겨 오고 도륙으로 마무리!

주요 기술 중 하나는 톱니칼입니다. 전방으로 나이프를 던지는데 스킬을 한 번 더 사용하면 다시 회수할 수 있죠. 토르가 묠니르를 회수하는 느낌으로 보시면 될 듯합니다. 단검에 적중 당한 적은 부상 효과와 함께 회수할 때 살짝 끌려오는데 로드호그의 그랩처럼 내 앞으로 무조건 끌고 오는 것은 아니고 끌려오는 거리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대신 그랩보다 더욱 먼 거리의 적도 끌고 올 수 있으며, 쿨타임이 짧아 자주 사용할 수 있죠.

또한, 투사체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속도가 생각보단 느려서 먼 거리의 적을 자유롭게 맞추긴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굳이 적을 맞출 필요없이 적당한 곳에 던져두고 적이 지나갈 때쯤 회수해서 여러 명을 긁는 방식으로 써도 좋았습니다.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정커퀸의 숙련도에 영향을 줄 듯싶습니다.

두 번째 주요 기술은 도륙입니다. 정커퀸이 1초 정도 힘을 모은 뒤 전방으로 도끼를 휘둘러 적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죠. 이 역시 도끼에 적중 당한 적은 부상 효과를 입습니다. 타격 범위는 넓은데 타격 길이가 은근 짧아서 꽤 가까이 근접해야 맞출 수 있었습니다. 대신 한 대라도 맞추면 부상 효과를 포함해서 꽤 큰 피해를 줄 수 있는데요. 체력이 낮은 트레이서 같은 영웅은 도륙 한 방에 체력이 약 25 정도만 남아서 도륙 후 빠른 근접 공격으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 지휘의 외침으로 체력과 이동 속도를 올려 순간적으로 접근해보자

지휘의 외침은 광역 버프 기술입니다. 정커퀸이 큰 소리로 함성을 질러 4초 동안 체력을 200 증가시키고 범위 내에 있는 아군의 체력도 100 증가, 이동 속도 30% 증가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해줍니다. 주로 위급한 상황에서 생존용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 사용했죠. 기술의 적용 범위가 루시우의 버프보다 넓은 20m로 설정되어 있어 굳이 아군을 맞추려고 의식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다만, 쿨타임이 11초 정도라 정말 주요한 순간에 쓰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대망의 궁극기는 살육입니다. 정커퀸이 제자리에서 약 1~2초 동안 도끼를 빙글빙글 돌리다가 전방으로 약 25m 돌진하면서 범위 내에 있는 적에게 부상 효과와 치유 억제 효과를 부여해주죠. 순간 돌진 거리도 길고 범위도 상당히 넓어서 이니시 용도로 사용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종합해보자면 정커퀀은 중장거리보단 근거리 교전에 초점이 맞춰진 영웅이었습니다. 가까워질수록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산탄총과 도륙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덩치 큰 돌격 영웅을 손쉽게 요리할 수 있었고 거리가 가까울수록 톱니칼을 맞추기도 편하니 주요 공격 혹은 지원 영웅을 쏙쏙 골라서 빼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기존에 진영 붕괴에 최적화된 윈스턴과 레킹볼과 다른 방식으로 적진을 붕괴시킬 수 있죠. 특히, 광역 버프 기술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아군을 지원할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이니시에 최적화 된 궁극기 살육

다만, 순간적으로 적진에 돌진할 수 있는 기술이 궁극기 뿐인데 게이지를 채우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몸을 지킬 수 있는 보호막이 없어 적진에 빠르게 침투하기 어려웠습니다. 지휘의 외침으로 이동 속도를 올리고 접근을 하면 생존기를 미리 사용하는 꼴이니 자칫 목숨이 위험할 때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죠. 숙련도 문제일 수 있겠으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기존 돌격 영웅과 운영 방식이 다르다 보니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영웅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사에서 언급했듯 굉장히 호전적인 영웅은 분명해 보입니다. 진영 붕괴와 적절한 킬캐치 능력으로 한타에서 큰 존재감을 뽐낼 수 있으니 앞으로 다양한 영웅과의 조합을 통해 색다른 전략을 기대할 만할 듯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번 테스트에서 해볼 수 있었던 소전이 솔저: 76과 살짝 비슷한 느낌의 영웅이었다면 정커퀸은 기존 돌격 영웅과 결이 다른 스타일의 영웅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적과의 거리를 재면서 톱니칼을 계속 던지고 샷건도 쏘고 달려가서 도륙을 쓰다 보니 손이 꽤 바쁘더군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은근 많아 더욱 재미가 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알록달록한 색상의 파레이소

한편, 신규 영웅의 추가 외에도 브라질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점령/ 호위 전장 파레이소와 콘솔 플레이어 지원 등이 있습니다. 파레이소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주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건물마다 브라질 특유의 색상 조합을 섞어 꽤 화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죠.

맵의 구조는 실외와 실내로 나뉘는데요. 외부는 골목이 많고 길이 좁은 편이라 장거리 교전보단 중거리에서 자주 교전이 일어났습니다. 반면. 실내는 디귿자 구조로 되어 있는데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고지대를 먼저 점령해주면 수비팀 입장에서 유리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파레이소는 루시우의 고향이자 주로 활동하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맵 곳곳에서 루시우의 특징이 담긴 구조물이나 심볼 등을 찾아볼 수 있었으며, 특정 방에는 루시우의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도 있었죠. 전체적으로 엄폐물이 많고 맵이 짧아서 빠른 교전을 통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맵이었습니다.

▲ 누가 봐도 루시우의 작품 같다

▲ 루시우의 작곡은 여기서 이뤄질까

전투 중 게임의 진행 상황과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점수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게임 내 정보를 꽤 세부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아군 플레이어의 궁극기 게이지와 처치, 도움, 죽음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피해와 치유, 경감 등 전투적인 정보 역시 제공해줍니다.

또한, 오브젝트 기여 시간과 명중률, 보유 스킬을 사용한 킬 횟수 등도 보여주므로 이러한 수치를 통해 현재 내가 전투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죠.

자칫하면 게임에서 팀원 간의 정치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정보지만, 경쟁이 중요한 게임이라면 이러한 객관적인 수치 제공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숙련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쓰이지만 않는다면 실력 향상에 꽤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로 현재 인터페이스는 베타 테스트 기간 중에 언제든 수정될 수 있으니 오버워치 2가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는 것만 알아두면 될 듯합니다.

▲ 예전보다 세세하게 전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은 자유 경쟁 모드입니다. 이번 테스트는 돌격 1, 공격 2, 지원 2의 고정된 조합이 아닌 플레이어끼리 자유롭게 진영을 조합할 수 있는 자유 경쟁 모드를 제공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돌격 5 혹은 공격 5 조합도 가능한 것이죠. 초창기 오버워치의 대혼란 한타를 다시 느껴볼 수 있었으며, 그때보다 영웅도 많아져서 그런지 다양한 전략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개발팀은 과거 인터뷰에서 자유 경쟁 중 특정 진영으로 쏠리면 밸런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이러한 양상을 관찰하고 앞으로 균일한 밸런스를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추후 어떤 방식이든 밸런스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지만 자유경쟁과 역할고정 두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으니 이 역시 기대할 만할 것 같습니다.

오버워치 2는 7월 19일까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뒤 오는 10월 5일부터 시즌 1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시즌 1은 소전, 정커퀸을 포함한 3명의 신규 영웅과 6개의 신규 전장, 다양한 스킨과 새로운 BM 등이 적용될 예정이죠. 다시 활발한 업데이트와 소식 전달을 약속한 오버워치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기대 이상의 재미, 정커퀸과 함께 베타 테스트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