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블리자드 게이머들의 대축제인 2022 블리자드 철인 3종 하계 대회(이하 철인 3종 대회)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철인 3종 대회는 2020년부터 벌써 3회 차를 맞이했는데요. 매번 빠지지 않는 핵심 해설진이 있습니다. 바로 블리자드 게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김정민-황규형 해설입니다.

지금은 오버워치 리그의 중계진으로 주로 활동 중이지만, 블리자드 게임 전반에 관한 애정은 따라올 수 없는 분들입니다. 평상시라면 프로 경기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전문 해설가였다면, 이번 인터뷰에서는 오버워치 뿐만 아니라 블리자드 게임과 대회를 진정으로 즐기는 팬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블리자드 게임과 대회에 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두 해설은 이번 철인 3종 대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Q.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먼저 부탁할게요!

김정민 해설 : 안녕하세요. 지금 오버워치 리그 중계를 하는 김정민 해설입니다.

황규형 해설 : 오버워치 리그 중계를 맡은 '용봉탕' 황규형 해설입니다.


Q. 다양한 블리자드 프로리그 해설에 철인 3종 대회까지 맡게 됐어요. 오랜 시간 동안 블리자드와 함께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정민 해설 : 아무래도 저희가 꾸준히 블리자드 게임을 해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서로 간에 이런 시너지가 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죠.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하는 분들 소식도 저희가 계속 접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지속성과 연관성, 두 가지가 모두가 작용합니다. 그렇게 블리자드와 좋은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황규형 해설 : 저는 일단 블리자드 게임은 모두 즐겁게 했습니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 게임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블리자드의 배틀넷 앱만 깔아도 그 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죠. 재미있는 게임이 워낙 많고, 또 스타크래프트처럼 추억으로 남는 게임도 있어요. 그런 점들이 저는 좋다고 봅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한 철인 3종 대회를 모두 해설을 했는데요. 철인 3종 대회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요.

김정민 해설 : 다른 이벤트 방송들과도 차별화가 돼 있죠. 아무래도 한 명이 하나의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게임들도 플레이를 해야 하잖아요. 그들이 다른 종목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어떤 대회보다도 더 많이 볼 수 있답니다. 바닥부터 시작해서 누가 더 많이 올라가는지가 눈에 확 띄거든요.

그런데 각 팀마다 종목별로 잘하는 사람이 한 명씩 있어요. 팀마다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까 잘 가르쳐줄 수 있고, 또 따라가기도 좋아요. 처음에 대회를 했을 때는 선수들이 어떻게 잘 따라올지 걱정스러웠는데, 오히려 이런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다른 행사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쇼케이스만 보더라도 하스스톤 게이머들이 대표적인 피지컬 게임인 오버워치를 하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이런 점들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죠.

황규형 해설 : 종목이 다양하게 있잖아요. 게임 하나가 하나의 종목이 되는 것도 다른 대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매력입니다.

그리고 연습하는 과정이 재미있어 보여요. 앞서 오버워치를 힘들어했던 사람들이 본인의 주 종목으로 넘어가게 됐을 때, 오히려 본인이 다른 팀원에게 가르침을 줘야 하는 상황이 돼요. 서로 입장이 바뀌게 되니까 그런 부분을 매력 있게 볼 수 있죠. 경기 준비 과정부터 결과까지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정민 해설 : 단순히 말해도 이렇게 지속성이 있는 대회가 많지가 않아요. 이런 행사들은 해마다 열리죠. 그런데 지속성이라는 게 결국 시간이 흘러서 명예로 연결되거든요. '이번 시즌 중에는 이 종목을 할 것 같은데, 블리자드 철인 3종에서 결국 하네'와 같은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대회에서 누가 우승을 했는지와 같은 스토리를 시청자분들이 다 알고 있거든요. 누가 소위 '유관'이고 '무관'이며, 어떤 종목에서 계속 준우승만 하는지 말이죠. 이런 스토리가 계속 쌓이고 있는 과정이에요.


Q. 이전 철인 3종 경기에서 선수들이 각각 본인을 표현하는 슬로건이 있더라고요. 중계진 두 분의 해설을 표현해보자면?

김정민 해설 : 블리자드 게임은 제 인생과 같아요. 살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평생을 이렇게 함께하고 있죠. 전 스타1 프로게이머로 일을 시작했잖아요. 그러다가 해설 제의가 와서 스타크래프트로 시작해 하스스톤-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오버워치-스타2까지 e스포츠 종목은 모두 했죠. 지금은 디아블로 행사도 참여하고 있어요. 그런 것처럼 나중에 제가 나이가 더 들어서 과거를 돌아봤을 때, 제가 더 고맙게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블리자드와 그런 부분에서 깊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황규형 해설 : 제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김정민 해설=블리자드입니다(웃음).

제 해설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자면 '몰입'입니다. 저는 그게 억지로 '텐션'을 조절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경기에 빠지다 보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 철인 3종 대회 7/5 오버워치2 쇼케이스

Q. 오늘 오버워치 2 쇼케이스 해설을 하면서 선수들의 실력을 직접 봤는데요. 어떤 선수의 플레이를 가장 기대/우려하고 있나요.

김정민 해설 : 가장 걱정되는 건 '플레임' 이호종 선수입니다. 동시에 기대도 큽니다. 한 분야에서 잘나갔던 프로게이머가 다르긴 하거든요. '무뉴뉴', '윤조이'님은 작년에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이번에도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하면, 연습을 더 많이 한 사람이 잘하는 티가 날 것 같습니다.

오버워치 쇼케이스에 참가한 선수 중에는 '류제홍'을 뽑을 수 있죠. 오버워치하면 '류제홍'이었던 시기가 존재했잖아요. 세계 최고의 오버워치 프로게이머였기에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류제홍'이 스타를 너무 못해요(웃음).

황규형 해설 : 저는 쇼케이스에 참가한 10명 중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윤조이'님입니다. 조금 다른 의미로 분위기 메이커는 확실한 것 같아요. 팀원들이랑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분위기메이커가 확실해요. 그리고 복명복창을 잘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윤조이'님이 시간이 지나면서 스펀지처럼 게임하는 법을 흡수한 다음에 기초만 다질 수 있으면 큰 기대를 걸어 봅니다. 오버워치 쪽에서는 조금 밑에 있는 매물이지만, 그래도 성장 가능성을 봤을 때 괜찮다고 봅니다.

반대로 걱정되는 건 '푸사'님이에요. 물론 '푸사'님이 3,000점 정도의 오버워치 실력이 있고, 아나-소전 등을 하는 걸 보면 영웅 폭도 넓더라고요. 그런데 단기간에 맞추기엔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원들에게 이런 저런역할을 시켰을 때 결과가 안 좋으면 흔들릴 수 있거든요. 그러면 '푸사'님이 붕 떠버리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서 걱정됩니다.


Q. (김정민 해설에게) 최근 유튜브 영상 중에 ‘김정민의 초대석!’이라는 콘텐츠로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인터뷰했는데요. 초대석에 초대하고 싶은 선수가 있으실까요?

김정민 해설 : 아직까지 본업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 깊게 생각을 못해봤어요. 아는 지인들이나 가까운 사람들과 주로 하고 있어요. 유튜브에도 관심은 많지만 힘을 많이 주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많은 분들을 부르고 싶어요.

특히, 프로게이머를 더 초대하고 싶네요. 저는 프로게이머에 관한 관심이 정말 많습니다. 그들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조명하고, 또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요.


Q. (김정민 해설에게) 이번 대회는 이전 철인 3종 경기보다 스타 종목의 선수 간 밸런스를 많이 신경 쓴 것으로 보이는데요. 밸런스 조정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요.

김정민 해설 : 대회를 여러번 해봐서 그런지 밸런스 안배가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죠. 그중에 조금 더 잘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플러리', '철면수심'님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분 모두 하스스톤을 잘하는데, '플러리'님은 오버워치도 나쁘지 않아요. 오버워치도 플레티넘이나 다이아까지 랭크를 올렸다고 들었어요. 어쨌든 팀 움직임을 따라다닐 능력이 있어요. 최상위권과 함께하면 게임 속도가 달라서 따라다니는 것조차 버겁거든요.

스타에서도 밸런스 패치가 이뤄지는데, 과거보다 더 쉬워지고 있어요. 이제는 저희가 참가자들의 실력을 거의 다 아니까요. 밸런스가 앞으로도 100% 맞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인챈트에서 그런 부분을 잘하거든요. 어떤 선수를 뽑아서 밸런스 패치를 하는 것에 전혀 걱정이 없습니다.



Q. 이번 대회에서 오버워치 2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나요?

김정민 해설 : 쇼케이스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니까 대부분 오버워치2를 거의 다 몰라요. 게임이 조금 바뀐 게 아니라 지금 완전히 뒤집어진 상태입니다. 그래도 스트리머 분들이 게임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일주일 정도 후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생길 거예요.

아직 배우는 단계라서 그런지 근본이 없는 조합들이 나와요. 탱커는 한 명으로 줄어들면서 개념이 달라졌는데, 다들 온종일 탱커만 때리고 있더라고요. 힐러를 먼저 끊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 것들이 아주 귀여웠습니다. 영웅들도 대규모 리모델링이 돼 오버워치2에 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해요. 얼핏 보면 오버워치1과 비슷해 보이는데, 깊게 들어와 보면 공부하거나 배워야 할 게 상당합니다.

황규형 해설 : 철인 3종 경기에서 오버워치는 특히 팀마다 전문가를 한 분씩 데려와요. 지금 프로로 뛰고 있는 선수나 코치진에게 조언을 받죠.

어려운 점은 속도감을 살리는 거예요. 쇼케이스 경기처럼 뒷 라인에서 힐을 지원해주는 루시우와 같은 영웅들이 힘겨워하더라고요. 이런 분들이 빠른 속도를 잘 따라올 수 있을지가 걱정됩니다. 그리고 메인 탱커가 이전과 많이 다르거든요. 기존 오버워치1에서 탱커를 조금 잘했더라도 오버워치2에서 그대로 했다간 힘들어할 겁니다. 뭐 딜러는 신 나요. 그냥 막 싸우다 보면, 캐리가 되니까 상관 없죠. 이제 탱커-힐러 쪽 역할에 적응하는 분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Q. 두 분의 경우 3종목의 게임 플레이도 가능한데, 철인 3종 선수로 나오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김정민 해설 : 저한테 물어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제가 봐도 저는 최상급 매물이에요(웃음). 스타는 그래도 제가 프로게이머 출신인데, 잘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제가 하스스톤 전장도 꽤 하거든요. 세 종목 모두 잘할 자신이 있긴 합니다. 가끔 시청자들도 제가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만, 저는 중계하는 게 훨씬 더 재미있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요.

황규형 해설 : 전장을 포함해서 세 종목 모두 하면 할 수 있어요. 오버워치 쪽은 이론적인 부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피지컬적으로는 저도 좀 힘들거든요. 20대 때는 물론 가능했겠지만, 이제 30대 중반이다 보니까 피지컬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저는 나가보고 싶긴 해요. 스타도 재미있게 보고 즐겼던 세대고, 전장이나 스타의 연습을 도와주는 전문가분이 있으면 잘 따라갈 자신이 있거든요.



Q. 중계진 분들의 합이 좋다는 평가가 많아요.

김정민 해설 : 오랫동안 봐서 그런지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죠. 사실, 저희도 오랜만에 보는 겁니다. 한 두달 전에 합동 프로그램을 했는데, 합이 크게 바뀌지 않아요. 이런 게 호흡이고 오랫동안 해온 사람들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로 좋게 잘하고 있다고 봐요.

황규형 해설 : 저는 원래 개인 방송으로 시작해서 과거 인벤 방송국을 거쳐 OGN 오버워치 APEX 무대까지 갔어요. 중계라는 것을 제대로 배우게 된 것은 오버워치 APEX 시절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정소림 캐스터와 김정민 해설님에게 '캐리'를 당한 거죠.

김정민 해설 : 그때도 '용봉탕' 해설은 정말 잘했어요. 그리고 오래하다 보면 서로 알게 모르게 호흡이 좋아지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이번 블리자드 철인 3종 대회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부탁해요.

김정민 해설 : 이렇게 큰 대회를 조직하려면 제작진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힘들거든요. 관리하는 게 진짜 고생이 많습니다. 블리자드와 후원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이런 대회를 저희끼리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이렇게 큰 대회가 있다는 것, 그리고 후원해준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대회도 이제 3회 차가 되면서 스토리가 많이 쌓이고 있어요. 어떤 팀들이 소위 '유관' 행동을 하면서 우승으로 향하는지 보이거든요. 저희 역시 매물을 보면 바로 알아요. 이번 참가자는 어느 정도인지 전투력 측정이 거의 됩니다. 아직까지 안 본 분들이라면, 이번 철인 3종 대회부터 시작해서 오버워치2까지 많은 관심 가져줬으면 합니다. 스타나 전장, 오버워치2를 잘 몰라도 저희가 잘 가르쳐 드릴 테니까 믿고 시청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황규형 해설 : 철인 3종 경기의 진짜 큰 순기능은 각 스트리머의 팬분들이 많이 오는 겁니다. 스트리머분들이 오버워치2를 안 해본 분들도 많은데, 이번에 방송에 참가해 오버워치2가 이렇게 바뀌었다고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오버워치2를 해보거나 사랑해 줄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오버워치 팬들이 전장이나 스타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블리자드 게임들끼리 순기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분들이 이번 대회를 사랑해줬으면 해요. 이런 대회를 많이 해서 모든 종목, 모두가 다 같이 잘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