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가 6번째 국외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이번에 환수된 문화재는 보록(寶盝)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27일, 한국의 집에서 왕실 유물인 보록을 공개하고 환수 경위와 경과 등을 설명했다. 보록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으로, 당시 문화와 생활 양식을 확인할 수 있어 자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 또한, 많은 이가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 제작한 것이 아닌, 왕과 왕비를 위한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된 만큼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이기도 하다.

이번 환수 유물 보록의 경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정보를 입수, 소장자를 설득하는 과정과 전문가들의 평가 및 실견을 거쳐 매입에 성공했다. 유물은 영국 법인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후 판매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재단은 조선왕실의 문화재인 보록의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하였으며, 소장자에게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설득한 끝에 국내로 들여올 수 있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 설득과 국내 환수 절차 전반을 지원했다.

▲ 최응천 문화재청장

보록을 공개하는 자리에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양세현 한국 퍼블리싱 사업 총괄과 구기향 사회환원사업 총괄, 문화재청의 최응천 청장과 채수희 문화재활용국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김계식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 문화재 환수에 대해 "앞으로 활발한 연구를 통해 보록의 인장의 주인이 누구인지, 언제 제작된 것인지 등은 연구를 통해 밝혀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외문화재 환수에 도움을 주는 라이엇 게임즈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라이엇 게임즈와 함께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위한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오늘은 참 행복한 날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IP를 통한 힘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이렇게 우리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한지 만 10년이 지났다. 문화의 힘을 믿고 진행하는 일이다. 플레이어 한 분 한 분이 프로젝트 뒤에 서있다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록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존호, 시호, 휘호를 새긴 금보, 옥보를 보관하는 작은 궤를 말한다. 인록은 세자나 세자빈의 금인, 은인, 옥인을 보관하는 것을 이르며, 주록은 보록, 인록과 같은 크기와 형태로 인주통을 담도록 한 것이다.

이번에 환수된 보록의 가장 큰 특징은 어보를 보관하는 상자로서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보록은 임진왜란 이후 1600년대부터 순종대까지 300여 년에 걸쳐 같은 형태로 꾸준하게 제작된 공예품으로,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었기에 궁중 공예품의 양식 및 재질 변화와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환수 보록은 모서리를 모싸개로 장식했고, 뚜껑과 몸통을 연결하는 경첩의 아래쪽이 길고 동사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하나의 낙목에 배목 두 개를 달아 잠금장치를 마련하였다. 보록 내부에 무문 명주를 사용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록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보록과 인록, 주록은 보록은 주칠, 인록은 흑칠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모두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서다. 시대별 양식의 차이가 있을 뿐 형태는 모두 같다. 보록 제작 관련 문헌에 따르면 재제작, 수리 등을 통해 많이 교란되었음을 알 수 있다. 관련해서는 향후 꾸준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금번 환수된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회를 통해 8월 중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해당 전시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를 지원한 3종의 유물이 이미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꾸준히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으로 환수된 문화재는 2014년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2019년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 그리고 이번 보록까지 총 6점이다.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의 경우, 문화재가 유통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나 매입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없기에 민간 기업의 지원 사례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문화재청과의 협약을 통해 꾸준히 문화재 환수 및 활용을 위한 지속적 지원을 해왔다.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재 환수 과정에서 경매 및 구매에 대한 예산을 지원하며, 석가삼존도의 경우 갤러리를 후원하기도 했다. 구기향 총괄은 20억 원이 조금 넘는 기금을 환수를 위해 별도로 할당 및 준비했고 6점의 문화재를 환수하는 데 10억 원 이상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국외 문화재 환수 외에도 라이엇 게임즈는 왕실 유물 보존처리 및 학술연구, 4대 고궁과 왕릉의 보존처리, 이상의 집 등 근대 문화 유적 보존관리를 지원하고 문화유산 분야 인적 자원을 후원하는 등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외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부 금액은 누적 68억 7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플레이어 중심이라는 라이엇 게임즈의 철학에 따른 것으로, 대표적 놀이 문화인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기업이기에 우리 문화의 뿌리인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다. 실제로 라이엇 게임즈가 운영한 역사교실과 캠프에는 지금까지 청소년 및 게임 플레이어 5,300여 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라이엇 게임즈는 카르마라는 명칭 하에 글로벌에 맞춘 다양한 사회 환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이러한 문화유산 관련 환원 사업은 타국에서 스터디를 할 정도로 유일한 케이스다. 초반에는 아리 판매 금액을 비롯해 인게임 아이템과의 연결이 기부의 시작이었으나, 현재는 긴 시각으로 매해 사회 환원 기금을 따로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