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윈드'에 처음 입성했던 순간은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경험이다. 성문 뒤 놓인 거대한 동상들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게임 속에도 건축물이 있다. 단순 배경으로만 봤던 게임 속 건축물을 실제 건축가의 시선에서 보고 싶었다. 유현준 건축가에게 연락 전에는 실제 건물을 짓는 사람이 게임 속 건물에 관심이 있을까 싶었다. 기우였다. 유현준 건축가는 오래전부터 가상공간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고, 자신만의 철학을 확고히 만들어냈다.


유현준 건축가의 눈으로 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

가상공간 얘기 전에, 'WoW'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었다. 스톰윈드나 오그리마가 건축가의 눈엔 어떻게 보일까.

= '스톰윈드' 상징색은 파랑, '오그리마'는 빨강으로 되어 있다. 보통 파란색은 문명사회, 빨간색은 악당으로 규정하는 색으로 쓰인다. 색깔로 공간을 구분하는 게 가장 유용하니 게임에 반영된 듯하다. 색깔로 선과 악을 나누고 내 편과 적을 구별하는 건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정치판도 그러하니까. 색을 게이머에게 주입하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호드 유저라면 빨간색이겠지. 나는 빨간색이고, 스톰윈드는 파란색이니 죽여야 하는 대상으로 구별되는 거다. 사람을 가르는 아주 쉽고도 원초적인 방법이다.

스톰윈드는 돌을 쌓아 올릴 기술이 있는 문명국가, 오그리마는 별다른 건축물이 없는 유목 민족 국가를 나타내려 한 거 같다. 오그리마를 이룬 오크는 훈족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유럽인들에게 훈족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떻게든 방어해내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적이었다. 그러한 역사관이 게임 내 도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위) 오그리마, (아래) 스톰윈드

게임사가 호드와 얼라이언스를 나눌 때, 동서양 문명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책상 위에서 양측으로 나눠 정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서양 이미지들이 얼라이언스 도시를 이루게 되고, 동양 이미지로 호드가 만들어졌을 듯하다.


현실의 건축 의도가 게임에서도 나타난 게 있을까?

= '스톰윈드'에 들어서면 동상이 유저를 제일 먼저 맞이하게 되어있다. 아마도 유저는 압도적인 동상에 매료될 것이다. 과거 이집트 벽화를 보더라도 왕이나 왕비는 크게 그리고, 노예는 작게 그린다. 크기가 클수록 신분이 높다. 대중들은 무의식중에 동상의 주인공을 따르게 된다. 제작자는 동상을 통해 무언의 압력을 주기도 하고. 게임에 나타난 동상은 현실의 복제판이라고 할 수 있다.

▲ "시선이 몰리는 곳에 권력이 있다"

내가 제시한 '공간과 권력의 1 법칙'은 사람의 시선이 몰리는 곳에 권력이 있다는 거다. 요즘 시대의 권력은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나 유튜브 구독자 수에 비례한다. 인스타그램이 없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결국 사람의 시선을 가장 많이 모으는 방법은 신전을 높게 만들거나, 권력자가 신전에 서 있지 않아도 대중들이 계속 보게끔 동상을 세우는 거다. 동상은 24시간 그 자리에 계속 있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동상을 곳곳에 세워 시선이 모이게끔 하면서 동상의 주인공이 권력자가 된다. 윗동네 북한이 많이 쓰는 원시적인 방법이기도 하고.

'썬더블러프'는 봉우리 위라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곳에 지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인간 역사를 보면 베네치아 경우가 떠오른다. 서로마에 있던 사람들이 훈족 침략 때문에 도망가야 했다. 당시 그들은 훈족 기병대가 물에 취약한 점을 생각해 섬으로 피신했다. 섬은 사람이 살기 비효율적인 곳이지만, 적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도 해야 한다.

▲ 도시 형성 이유에 피난이 있었다는 점에서, 썬더블러프와 베네치아는 유사하다

봉우리는 도시가 형성되기 힘든 곳이다. 살펴보니 이 도시를 만든 타우렌은 켄타우로스의 위험에 벗어나기 위해 봉우리 위에 도시를 지었다더라. 봉우리와 섬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기본 원리는 그대로 적용됐다 볼 수 있다.

도로에서도 양 진영의 문명 차이가 엿보인다. '와우' 내 도시와 도시 사이가 길로 연결되어 있다. 과거 유명한 길 중에는 '다리우스 왕의 길'이 있다.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도시가 연결된 길이 필수다. 왕이 명령을 내리면, 파발마를 타고서 제국 끝까지 빠르게 갈 수 있어야 하니까. 과거 제국이 열심히 길을 만든 이유는 파병과 세금을 위해서였다. 제국 외곽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중심부에서 빠르게 군대를 보내 제압해야 하니까. 또 외곽에서 수도로 세금을 보내기 위해서도 잘 가꿔진 길이 필요하다. 또 세금을 보내기 위해서는 바퀴가 필요하다.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야 기후에 상관없이 오갈 수 있다. 마차 바퀴가 비 내린 도로 위에 빠지면 안 되니까. 도로가 포장됐다는 것은 기후에 상관없이 군사를 보내고, 세금을 걷을 수 있다는 문명국가의 상징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톰윈드는 오그리마보다 문명적으로 더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가상공간에 대한 유현준 건축가의 생각

이제 가상공간 얘기를 해보자. 저서 '공간이 만든 공간'의 마지막 장이 '가상 신대륙의 시대'라는 주제였다.

= 결국, 건축가들이 가야 할 곳은 가상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심을 두고 있다. 가상공간에 관심은 90년대부터 있었다. MIT에서 공부할 때 쓴 논문 주제가 '실제 세계와 사이버 공간을 통합할 수 있는 이론'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내 이론을 구현하기엔 개발 기술이 아직 걸음마 단계였다. 그땐 건축가들이 가상공간에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나중에서야 나름대로 나온 가상공간이 싸이월드 내 방 꾸미기 정도였으니까.

게임 속 공간에도 건축물이 많다. 그 건축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보니,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 그 건축물을 그릴 때 전문 건축가의 자문을 받았는지 물어보니, 그건 또 아니었다. 황당한 일이다. 실제 대형 게임 하나에 수백억 원이 쓰여진다. 비용 면에서 웬만한 빌딩을 짓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의 게임도 있다. 게임사가 열심히 도시를 꾸몄는데, 엉망이면 안타깝지 않겠나.

▲ 르 코르뷔지에와 그의 건축물(출처: 프랑스 관광청)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중 하나인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이전에 쓰던 재료와 다른 철근과 콘크리트를 잘 사용해 최고의 건축가로 거듭나게 됐다. 르 코르뷔지에는 새로운 기술을 빨리 습득했기에 새로운 건축을 할 수 있었다. 가상공간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 개발 기술을 완전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살펴보고 있다.


인터뷰 전 유명 MMORPG, 오픈월드 게임 이미지 몇 개를 보여드렸다. MMORPG는 현실 사회와 가장 닮아있는 장르라 생각한다. 그 속에도 여러 건축물이 있다. 건축가의 소감이 궁금한데.

= 건축가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솔리드한 오브젝트(건축물)'에 중점을 두고 보는 건축가, 또는 그 오브젝트들이 만들어내는 외부 공간들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축가다. 내 경우엔 후자다.

기존 게임 속 공간은 그냥 이미지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중세시대 성이나 도시 이미지 몇 개를 두고서 재편집한 정도의 느낌이다. 앞서 말한 건축가 유형 중 전자처럼 개별 이미지나 도시를 멋있게만 보이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유저가 게임 속 공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할지까진 깊이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내가 추구하는 도시 계획과는 다르다. 공간으로 경험을 유도하기보다는 그냥 멋을 위한 작품으로 보인달까.


'심시티'나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할 거 같다.

= 개인적으로 게임을 별로 하지 않았다. 취향 문제인데, 게임은 현실에 비해 우연성이 너무 적다. 게임사는 나름대로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거처럼 꾸며놓았지만, 결국에 하다 보면 프로그래머의 꼭두각시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심시티' 시리즈와 같은 시티 빌더 게임도 건축물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속적인 흥미로 이어지진 않는다. 신처럼 게임 속 건축물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어도, 거기서 끝나기 때문이다. 도시라는 공간이 재밌는 이유는 남이 있어서다. 천만 명의 시민이 사는 서울은 천만 명의 작가가 있는 것과 같다. 한 명의 개인인 나는 다른 9,999,999명의 작가와 살게 된다. 그런데 게임의 작가는 현실 도시와 비교하면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러한 현실과의 괴리감이 너무 느껴져서 지금의 게임은 재미가 없다.

내 관점에서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발생하는 이벤트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오픈월드 싱글게임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맞붙는 격투 게임이 훨씬 더 자유도가 높은 셈이다. 그러면 격투게임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더 자유도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백 명, 천 명, 그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발생하는 이벤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 유현준 건축가 관점에서 자유도는 이용자 수에 비례한다

좋은 가상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 건축가 입장에서 최고의 디자인은 문제 해결의 결과물이 디자인으로 나오는 게 가장 훌륭한 디자인이다. 가상공간은 현실과 조건이 다르고, 이용자의 상태도 다르다. 달라진 조건과 환경에서 훌륭한 구조물이란 무엇일지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가상공간 개발엔 제약이 없으니 마음껏 만들고, 그래서 현실 건축의 '해결하는 디자인'이 없지 않나 생각이 든다.

= 맞다. 가상공간에선 하나의 큐브 위에 엄청난 건축물을 세울 수 있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구조물이다. 현실에서 100의 무게를 버티는 게 상식이던 구조물을 디자인과 방법을 개선해 120까지 견디게 하면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한다. 가상공간은 공간과 중력 제약이 없으니, 디자인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지게 된다. 실제로 현실 건축에서 공사비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되면, 의외로 오히려 이상해지는 경우가 있다.

몸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은 공간이다. 그런데 가상공간에 들어가는 순간 몸이 없어진다. 조건과 목적이 달라지니 기존의 건축 상식으론 제대로 된 가상공간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현실을 똑같이 옮겨놓은 가상공간을 이용하면, 의외로 어색한 이유다.


좋은 가상공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

= 전 세계 인구가 머지않아 100억 명을 돌파할 것이다. 지구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100억 명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을까? 화성을 개척하는 것도 미래 이야기다. 당장 100억 명이 서로의 공간을 해치지 않고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메타버스가 좋은 방법이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메타버스를 아직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못 박는 망치로 쓰는 정도다.

우리는 이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재 가상공간의 선두주자인 게임사가 기존 방식으로도 큰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게임 속 공간 활용을 지금 정도로만 하는 것은, 가상공간의 가능성을 제약한다고 본다. RPG(판타지) 원류라 할 수 있는 '톨킨'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 "게임 속 공간 활용을 지금 정도로만 하는 것은, 가상공간의 가능성을 제약한다고 본다 "

부에 따라 사람이 현실과 가상공간으로 갈릴 거란 우려도 제시했었다.

= 어쩌면 그렇게 구분되는 시대는 이미 왔을 수도 있다. 부자는 현실에서 골프를 치고, 가난한 사람은 가상현실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에는 현실과 가상공간이 부에 따라 나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가상공간을 개발하지 않는 게 가난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가난한 사람도 충분히 즐겁게 이용할 수 있고 부자도 가상공간에 들어와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기술을 가지고서 가상공간을 인간이 현실에서 못하는 욕망을 쏟아낼 수 있는 하수구 정도로만 쓴다는 게 안타깝다. 하수구화가 심해지다 보니, 외부에서는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우리 기업이 이미 할 수 있는데, 해본 적이 없기에 어떻게 하는지 모를 수 있다. 붕어는 어항 크기만큼 크고,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박아 키우면 성장해서도 일정 범위를 못 벗어난다고 한다. 우리의 게임산업도 지난 몇십 년 동안 되게 많은 변화가 있는 거 같지만, 결국 어항 크기나 말뚝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한 거 같다. 기존의 성공 공식을 벗어나, 룰을 파괴하는 순간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메타버스,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메타버스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인터넷 소통 발전은 1단계 텍스트에서 2단계 이미지, 3단계 개인을 투영한 아바타로 진화한다고 본다. 메타버스는 아바타를 통한 소통이라 생각한다. 현시점에서 메타버스 유행은 이제 3단계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가상공간에서 어떠한 흥미와 이벤트를 느낄 수 있느냐이다. 요즘에는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과 같은 게임 엔진이 매우 좋아져 현실 같은 가상공간을 만들 수 있겠더라.


지금은 한풀 꺾였지만, 최근까지 메타버스가 열풍이었다. 협업하자는 제안이 많이 왔을 텐데.

= 같이 메타버스를 만들자고 하는 사람은 많았다. 그런데 얘기를 해보면 기존 사고방식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못했다. 궁극적으로 게임적인 요소가 없어도 메타버스에 가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 항상 이해가 안 가는 게 메타버스에 재밌는 게 있다고 홍보하는 거다. 나는 그게 싫다. 왜 메타버스를 게임의 전유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게임은 메타버스가 가진 가능성 중 10% 정도밖에 안 된다고 본다.

'재미가 없으면 상업성이 없어서 운영이 안 된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맞는 말이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때리고, 죽이고, 남은 이기려는 거 외에는 제공할 게 없었을 테니까. 이제 기술 발전으로 현실의 경험을 가상공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면, 남녀노소 누구나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테면, 가상공간에서 멍때릴 수도 있어야 한다?

= 맞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공간 자체가 이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니까. 뭔가 하기 위해 메타버스에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제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 가려는 사람처럼, 현실 건축가에서 메타버스 건축가로 분량을 조금씩 옮기려고 한다.

1989년에 처음 캐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1년 반 정도 쓰다 때려치웠다. 당시에는 차라리 현실에서 스케치하는 게 컴퓨터로 하는 것보다 나았다. 사람의 상상력을 컴퓨터 기술이 따라가지 못했던 때다. 이제는 다르다. 그동안 컴퓨터도 발전하고, 프로그램도 나아지면서 사람의 상상력을 충분히 풀어낼 만큼 기술이 진보했다. 가상공간의 발전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개발 기술력이라면 나 같은 사람도 이제 좀 할 게 있겠구나 싶다.

예전부터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가상공간에 사용자 자유가 없으니, 전체주의자들이 장악했던 세계나, 교회가 권력을 갖던 때와 다르지 않다. 재밌는 서비스 전제로 게임이나 메타버스를 만드니, 가상공간의 잠재력이 제한된다. 지금까지 나온 게임이나 메타버스가 가상공간의 전부일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유현준 건축가가 만들려는 메타버스는 어떤 모습일까?

= 전 세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인종들이 찾아오는 공간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도시 맨해튼에는 전 세계 다양한 민족과 인종들이 모인다. 그전에는 파리가 그러한 공간이었고. 19세기 파리와 20세기 뉴욕과 같이 가상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한 인종들을 모을 수 있느냐에 핵심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기업이 만들려는 메타버스도 과거 싸이월드에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 수준의 성공을 거두려면, 해외 사람이 찾아와 이용하게끔 해야 한다. 그게 우리나라가 메타버스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내 기준에서 선진국 기준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내가 만든 라이프 스타일을 쓰게끔 하면, 그게 선진국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양의 양복, 미국인이 만든 비행기 등 해외의 것들을 사용해왔다. 그러한 우리가 21세기에 메타버스 시티를 만들고, 거기에 외국인들이 들어와 쓰게끔 하면, 그때 비로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고 본다. 그러한 메타버스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