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데 아직 중학생이에요. 아직 대입은 멀었지만, 고등학교를 일반인문계로 가는 게 나을까요?" -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은데 1순위로 희망하는 학교는 구단을 운영하지 않고, 2순위 학교는 멀어서 고민하고 있어요." -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고등학교 3학년 B군


일요일 오후,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질문들이 게임코치아카데미 홍대점에서 나왔다. 이날 게임코치아카데미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e스포츠 학과 대입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여느 대학교 진로 상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설명회 내용은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어느 대학에서 하고, 무엇을 가르치며, 졸업 이후에는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였다.

교육부 조사에 의하면 프로게이머는 초등학생이 선망하는 직업에 2020년 5위, 2021년 7위를 차지했다. 프로게이머가 되는 청소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e스포츠 학과는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청소년의 '플랜B'가 될 수 있다.

e스포츠 산업은 프로게이머와 함께 리그 운영사, 방송사, 언론사, 관중과 소비자, 후원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업 생태계는 e스포츠 교육기관, 대회, 관련 직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기관은 프로게이머 지망생과 코치 지망생을 가르친다. 관련 직업은 전문 캐스터, 샘플 디자이너, e스포츠 행정가, 데이터 분석가, e스포츠 에이전트 등이다.

▲ 게임코치아카데미 이승훈 원장

이승훈 원장은 "e스포츠 산업 규모 성장에 따라 대학은 e스포츠 학과를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냉정하게 평가해 대학 내 e스포츠 학과는 아직 토대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에 이 원장이 e스포츠 학과 진학을 추천하는 학생 유형은 두 가지다. 첫째는 20살이 넘어서도 프로게이머 도전을 이어가고 싶은 학생이다. 대학팀 선수로 활동하며 프로게이머 진출을 이어가는 경우다. 둘째는 선수 외 활동으로 e스포츠 산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이다.

e스포츠 학과가 있는 학교는 전남과학대학교, 호남대학교, 수성대학교, 국제대학교, 오산대학교, 조선이공대학교, 신구대학교, 우석대학교,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등이다. 학교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으나 전공은 보통 프로게이머 전공, e스포츠 산업 전공, e스포츠 방송 전공으로 나뉜다.

△프로게이머 전공은 대학팀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프로게이머를 계속 꿈꾸는 학생에게 적합하다. 학생들은 대학에 있는 연습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e스포츠 산업 전공은 마케팅, 대회 기획과 운영, 팀 매니지먼트 등을 배울 수 있다. 대학과 연계된 지자체 및 기업과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e스포츠 방송 전공은 실제 방송 장비를 다루며 실습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 "e스포츠 산업 전문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학에서의 공급도 늘어나는 추세다"

손에 꼽히는 학교는 전남과학대학교다. 이 원장은 "지리적으로 아쉬울 수도 있으나 퍼포먼스는 가장 좋다"라며 "가장 먼저 e스포츠 학과를 만든 학교여서 졸업생들이 이미 산업에 진출한 경우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교수진이 타 학교 대비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장에서는 e스포츠 학과 진학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고등학교 학업은 포기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이 원장은 "누구든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라며 "e스포츠 학과 진학은 프로게이머를 준비해나가는 과정에서 '플랜B'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e스포츠 학과는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했을 때 하고 싶은 분야를 계속 이어 나갈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코치나 감독 등 e스포츠 관련 직업에 대한 마땅한 교육 과정이 없는 상태다. 이 원장은 "e스포츠 학과에 진학하면 관련 직업 교육 기회를 조금씩 만들어갈 수 있다"라며 "대학에 간다고 무조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배우고 협업할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 '발로란트'를 플레이하는 수강생

이 원장은 앞으로 e스포츠 종목 중 '발로란트'를 다음 세대의 게임으로 꼽았다. 보통 초등학생, 중학생이 즐기는 게임을 주목하게 되는데, 요즘 학생들이 '발로란트'를 많이 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보통 e스포츠는 청소년 시기에 했던 게임을 이어 하는 경우가 많아 '발로란트'가 다음 세대의 게임이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중학생이라면, 이 원장은 "현실적으로 일반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은 추천하지 않는다"라며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에 학교에서 겉도는 학생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게임코치아카데미는 8월 14일 부산센텀점에서 대입 설명회를 이어간다. 전채성 e스포츠 교육사업 이사는 "게임코치 개원 이후 약 2천여 건의 상담과 국내 e스포츠 학과 진학 1위를 달성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고자 이번 설명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라고 전하며, "국내외 10개 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성사된 게임코치 추천과 특전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