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캐나다에 위치한 EA스포츠 벤쿠버 캠퍼스에서는 전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FIFA23의 정보를 공개하는 프로듀서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사진 촬영 및 녹화가 금지된 채 비공개로 진행된 쇼케이스가 마무리된 이후, 짧은 시간동안 발표를 맡은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EA스포츠 FIFA 팀에서 약 15년간 근무해 온 칸초 도스코프(Katcho Doskov) 게임플레이 디자인 디렉터는 인벤과 약 10여 분 남짓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FIFA 시리즈 개발에 대한 열정, 그리고 축구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 칸초 도스코프(Kantcho Doskov) EA스포츠 게임플레이 디자인 디렉터


■ FIFA23 새롭게 도입된 드리블 가속도, 세계 최고 선수 '손흥민' 참고해 만들었다

전작인 FIFA22에서 하이퍼모션 도입으로 한차례 혁신을 이룬 만큼, 바로 다음 작품에서 또 한 번 변화를 일으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무엇이었나.

= FIFA 팀에 몸담은 지만 15년째가 되었는데, 매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친구들도 다들 FIFA를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일을 잘 못한 게 된다 (웃음).

우리는 FIFA을 즐기는 커뮤니티로부터 수많은 피드백을 전달받고 있고, 게임을 최대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머신러닝 기능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머신러닝을)게임 속 더 많은 부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작에도 머신러닝이 사용되긴 했지만, 아주 작은 부분에서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쇼케이스에서도 설명했듯 당신이 상대방의 공격을 막는 수비(Jockey) 상황과 테크니컬 드리블링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촬영한 실제 축구 경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투입됐다. 실제 프로 축구 선수들을 촬영해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으니, 당연히 게임 속에서도 수비하거나 드리블할 때 더 좋은 비주얼을 보여줄 것이다.

하이퍼모션2로 개선되면서 6,000여 개에 가까운 모션캡쳐 애니메이션이 추가됐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남성 여성 선수들의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 부탁한다.

=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양 쪽 모두 높은 테크닉을 보유한 프로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갖지 않지만, 성별에 따른 동작 대부분이 달라보이도록 나누고자 했다. 이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6,000개의 애니메이션 중 상당 부분이 여자 선수들에게 할당되었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변함에 따라서, 패스나 수비 택틱 등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 드리블 턴이나 패스, 슈팅 시 더욱 반응적으로 바뀌었다. 그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조종하지 않는 선수들의 포지셔닝 또한 하이퍼모션2와 머신러닝에 기반해 더욱 사실적으로 개선했다. 공격을 수비하는 측면에서 공을 막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게 개선되어, 박스 밖에서 아무렇게 쏘는 슛이 효과적이기는 기대하기 힘들것이다.

이번 작품은 스케일도 그렇고, 더 많은 이용자를 포용하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를 위한 개선 사항에는 어떤것들이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 FIFA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거나,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숙련자를 위한 '트레이닝 센터' 기능이 준비됐다. 개인적으로, 트레이닝 센터가 정말 멋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일반적인 '튜토리얼'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닝 센터는 게임 초반에 여러가지 동작을 알려주는 미니게임 같은 형식으로 동작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플레이어가 해야 할 일은 실제 경기를 하듯 자신의 팀을 고르고, 게임을 플레이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화면 옆에 작은 목표가 팝업되는데, 예를 들면 '패스 다섯 번으로 슈팅과 연계하기' 등이나, 특정 버튼을 눌러보라는 식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하나씩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거기에 더해, '트레이닝 센터'는 플레이어가 경기를 하면서 만들어내는 크고 작은 실수를 감지하는 역할도 맡는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목표로 한 것과 다른 곳으로 공을 보낼 경우, 이를 감지해 보다 정확하게 패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또 한 예는 슈팅 상황에서 공을 너무 세게 찼을 때, '트레이닝 센터'는 게임을 잠시 멈추고 정확하게 슈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보여줄 것이다.

이처럼, 튜토리얼 없이도 실제로 게임을 경험하면서 궁금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알려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기에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걱정 없이 즐겨보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물론, 해당 기능은 옵션에서 켜고 끌 수 있다.


콘솔보다 PC의 보유량이 더욱 높은 한국에서는 전작의 PC버전이 하이퍼모션을 지원하지 않는 점에 아쉬워한 게이머들이 많았다.

= 이번 FIFA23은 PS5와 Xbox 시리즈 X, 그리고 PC에서도 하이퍼모션2을 지원한다. 그 덕분에 차세대 콘솔과 같은 게임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으며, 크로스 플랫폼도 가능해졌다. 개인적으로도 꽤나 큰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에서 골키퍼의 성능이 향상됐다는 칭찬을 받은 반면, 심판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존재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가?

= 이번 발표회를 통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일년 내내 심판 관련 내용만 담당해 온 엔지니어가 있을 정도로 해당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일년 내내 경기의 규칙과 심판 AI의 의사 결정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모두 그의 일이었던 것이다. 현실 축구에서도 날이 갈수록 오프사이드에 대한 판정이 계속 명확해지는 것처럼, 우리도 이런 부분까지 현실과 닮은 경험을 전달하고자 한다.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파울에 대한 부분인데, 가끔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파울 판정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FIFA23에서는 잘못된 파울 판정이 나타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고, 거기에 더해 우리는 심판에게 일종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 또한 고안하고 있다.

심판에게 성격을 부여한다니?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 실제 축구 경기에서도 보면 다른 이들보다 더욱 엄격한 심판일 때도 있고, 또는 그 반대일 경우도 있지 않나. 이런 부분에서도 현실성을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옵션을 추가했다.

좀 더 규칙에 엄격한 심판의 판정을 원한다면 설정에서 엄격한 심판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그 반대로 좀 더 여유로운 판정을 선호한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다. 이용자들에게 심판의 성격을 선택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선보인 기능 중 어떤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궁금하다.

= 개인적으로는 새롭게 등장한 '파워 샷'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를 사용해 실제로 득점을 할때 정말로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게다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아도 정말 강력한 슈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저번에 한 번은 내가 찬 파워 샷을 골키퍼가 막더니, 공에 실린 힘이 너무 강력해서 바로 떨어뜨리더라. 그 뒤 내 스트라이커 한 명이 공을 득점으로 연결했던 적도 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슈팅 기술이지만, 실제로 사용하기 전에 충분히 많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슈팅을 준비하는 동안 상대가 공을 빼앗기 쉽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뷰 전에 시연장에서 써 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 되더라. 파워 샷 잘 하는 팁 같은 게 있을까.

= L1과 R1버튼을 함께 누르고 슈팅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파워 샷을 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키는 정확히 조준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준은 버튼을 누르기 전이나 후에 잠시동안 할 수 있고, 몇 번 시도해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골을 넣었을 때 기분도 정말 좋을것이다.

▲ FIFA22 당시 손흥민의 모습

한국에서 온 매체를 대표해, 손흥민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오버롤은 얼마인지, 전작보다 많은 컷신에 등장하게 될 것인지 등... 한국 팬들을 위해 이야기해 달라.

= 비록 이번 작품에서의 그의 오버롤 점수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손흥민이 전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선수중 하나라는 것만은 알고 있다.

사실, FIFA23에 새로 도입된 테크니컬 드리블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그는 모두를 드리블로 제치고 득점을 해내는, 폭발적인 드리블 실력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인 만큼 새로운 드리블 시스템이 그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FIFA 팬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드린다.

= 개인적으로, 박지성과 베르바토프가 뛰던 시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내가 가장 좋아했던 팀이었다. 물론 내가 불가리아 사람이라 그 콤비를 좋아했던 것도 있지만(웃음). 이번 작품에 전설적인 박지성을 FUT 히어로로 선보이는 만큼, 한국에 계신 FIFA 팬 여러분도 많은 관심을 받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