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의 하프라이프 시리즈는 출시될 때마다 게임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프라이프는 FPS 장르에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을 접목했고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AI와 사운드, 그리고 WASD라는, 현대 FPS 장르의 표준이 될 조작체계를 정립하면서 당시 게임 업계의 찬사를 받았다.

하프라이프2 역시 마찬가지다. 그 당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레벨 디자인 역시 더욱 정교하게 구현했으며, 여기에 더해 탈것과 중력건 등 여전히 생소했던 물리엔진을 게임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보여주며, 다시금 FPS 장르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의 FPS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그랬던 하프라이프 시리즈는 하프라이프: 알릭스(이하 알릭스)를 통해 다시금 VR 게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아케이드, 캐주얼 VR 게임이 대부분이었던 당시에 VR 게임의 최적화된 조작체계, 레벨 디자인,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면서 하프라이프 시리즈가 그러했던 것처럼 VR 게임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알릭스였던 만큼, 이후 알릭스를 기반으로한 많은 VR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하프라이프2: VR' 역시 그런 MOD 프로젝트 중 하나다. 소스VR 모드 팀(SourceVR Mod Team)이 개발 중인 이 MOD는 하프라이프2를 완벽하게 VR로 구현하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게임의 기본적인 스토리텔링과 레벨 디자인은 하프라이프2를 따르지만, 조작체계는 알릭스의 것을 따르는 식이다.

실제로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단순히 시점을 VR로 구현하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닌 알릭스처럼 양손의 컨트롤러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물건을 쥐고 던지거나 총을 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동으로 무기를 재장전한다든지 양손으로 무기를 쓰는 등 원작 하프라이프2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능들 역시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라고 개발팀은 덧붙였다.

'하프라이프2: VR'은 9월 공개 베타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베타 버전에서는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의 모든 것들을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완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스VR 모드 팀은 "향후 더 많은 에피소드를 추가할 것이며, 무기 시스템 역시 VR에 어울리게 새롭게 뜯어고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 VR 게임에 어울리도록 움직임 등도 개선할 방침"이라고 향후 로드맵을 소개했다.

게임은 스팀에 하프라이프2를 보유한 게이머들에게 무료로 배포 예정이다. 다만, 스팀에서의 최종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밸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개발팀은 9월까지 밸브가 승인할 경우 스팀 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팀이 아닌 다른 플랫폼으로의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