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북미지사인 닌텐도 아메리카가 연이은 노동 환경 이슈에 이어 이번에는 성추문에 휩싸였다. 닌텐도 아메리카는 이에 해당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 전문 매체 코타쿠는 닌텐도 아메리카의 전 게임 테스터와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차별과 성희롱에 대해 보도했다. 코타쿠는 10명의 계약직 테스터와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닌텐도 아메리카와 이와 계약해 계약직원을 공급하는 에어로텍(Aerotek)의 상황과 경험담을 실었다. 특히 10년 동안 제품 테스터로 일한 한나(가명)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회사 내에 뻗친 차별과 성희롱 문화에 대해 집중했다.

한나는 닌텐도의 오랜 팬이었지만,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경험을 나열했다.

회사에는 여러 직원이 매신저 팀즈를 통해 가벼운 농담이나 밈을 주고받는 'The Laughing Zone' 채널이 존재했다. 하지만 한 남성 번역가가 그룹에 합류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당 직원은 닌텐도의 대표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샤미드가 '왜 인간과 성행위를 가지기 적당한 포켓몬인지'에 관해 작성된 레딧 게시글을 그룹 채팅창에 게시했다. 또한, 대화 주제가 원신으로 바뀌자 그는 원신 속 캐릭터인 페이몬의 이미지를 게시하고 캐릭터의 어려 보이는 외모와 성격 등에도 불구하고 성적 매력이 느껴진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나는 해당 내용을 에어로텍 측에 보고했고 회사는 그에게 성희롱에 관한 교육 이수를 명하는 선에서 사건을 정리했다. 앞서 한나의 속옷 색상에 대해 언급한 계약직이 해고 처리된 것과는 다른 처사였다. 훗날 한나는 성희롱을 한 직원이 닌텐도 아메리카의 직원이었음을 알았다. 그녀는 분명한 잘못을 지적했음에도 계약직인 자신은 정규직원을 어떻게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한나는 한 남성이 계속해서 그녀에게 심각한 농담을 일삼았지만, 그가 다른 모든 이들과 친분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해당 발언을 지적하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군다고 말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금 차별도 있었다. 한나는 닌텐도 아메리카와 9년간 일한 후 테스트 부서의 후배 남성 계약직원이 시간당 19달러를 받는 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그녀는 16달러를 받고 있었다. 이후 그녀는 연봉을 시간당 임금 18달러를 받을 때까지 수 주 간 노력해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코타쿠는 다른 여성이 더 높은 임금을 받는 다른 회사로 떠나겠다고 말할 때까지 6년간 같은 기본임금을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정규직 전환 역시 쉽지 않았다. 코타쿠는 닌텐도에 계약직 직원이 닌텐도 아메리카의 정규직 전환이나 계약 갱신과 관련해 명시적인 목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닌텐도 아메리카에서 테스터로 근무한 발레리는 정규직 전환에 관해 매니저에게 물었지만, 지표로 명시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특정인과 시간을 많이 보내라는 식의 답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테스터였던 한 직원은 승진하는 것은 보통 남성들이고 함께 슈퍼볼을 보는 친구들로 이런 친분을 승진의 이유라고 돌려 말했다.

이 외에도 상급자의 부적절한 접근, 성적인 발언,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이 언급됐다.

에어로텍은 2021년 에어로텍, 애스턴 카터, 악텔런트 등 3개 브랜드로 회사를 나눴으며 그 중 애스턴 카터 측은 닌텐도 아메리카와 계속 협력, 인력 업체로 계약직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미국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 NLRB)는 닌텐도 아메리카와 애스턴 카터에 관해 민원을 접수한 바 있다. 닌텐도의 고객 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던 이들은 계약직원에 관한 자유로운 해고 조항, 장기간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직원, 노조 결성 논의에 대한 강압적 태도, 징계성 해고 등이 4월과 8월 이루어진 민원을 통해 나왔다.


코타쿠의 발표 이후 더그 바우저 닌텐도 아메리카 사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체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내부 메시지를 통해 알게 된 주장 모두를 조사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나온 주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따로 설명하기도 했다.

2019년 닌텐도 아메리카의 새 사장이 된 더그 바우저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차별적 문화가 밝혀진 이후 이런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