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선수다. 주위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한 조언이나,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영감 같은 것을 포함해서, 팀의 성적과는 관계가 없는 외부 관계자들에게도 성실함, 근면이 포함된 프로 의식을 계속 상기시킨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시작을 여전히 기억한다. 선수들과 게임단이 지켜야 할 규정이나, 계약 관련 규칙들은 당연하게도 부실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선도 모호했다. 프로라서 성실하게 연습하고 모범적인 게임 플레이를 한다기보단, 원래 성격이 그러해서 프로다워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게이밍 마인드가 만들어질 때 데뷔해서 의식을 발전시키고, 지금까지도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현재 LCK에서 활동하는 7~8년 차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은 전부 그런 유형이다. 게임단 관계자들에게 '데프트' 김혁규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하면,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칭찬을 쏟아낸다. 처음에는 본인 팀의 에이스 선수이니까,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넘어갔는데, 그게 10년째다. 물어보지 않더라도 들리는데다가, 전 소속 팀의 관계자들이나 선수들, 동료들도 칭찬 일색이다.

가장 공통으로 게임에 대한 자세를 치켜세운다. 10년간 탑 프로게이머로 지내다 보면 가지는 것도 많아지고, 게임 외의 생각도 많아진다. 그것을 얼마나 잘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프로게이머의 수명도 달라진다. '데프트' 김혁규의 진짜 재능은 데뷔 때부터 칭송받은 피지컬이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를 인생의 제1비중으로 계속 가져가는 꾸준함이 아닐까 싶다.

'데프트' 김혁규의 DRX는 고생 끝에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시즌 전부터 '데프트' 김혁규의 LCK의 마지막 시즌이 아닐까 했던 걱정도, 최근 인터뷰에서 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서, 내년에도 뛸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 그건 미래의 문제고, 지금 당장 DRX는 LCK 4번 시드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월드 챔피언십을 시작한다.

4대 리그 시드 팀들을 위아래로 배치한다면 DRX는 탑독이 아니다. DRX의 '쏭' 김상수 감독은 정규 시즌 막바지에 스크림이나 대회 성적이 모두 좋지 않았으나,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오히려 먼저 경기하는 편이 기회라고 얘기했다. '데프트' 김혁규 역시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8강 위로 가기 힘들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그러나, DRX와 '데프트' 김혁규에게는 시간이 있다. 작년 스프링 시즌의 '데프트' 김혁규는 경기당 평균 2.5데스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죽는 원거리 딜러였다. 그러나 그다음 해 봄에는 아시안게임 대표 원거리 딜러 후보로 선정될 만큼 경기력 반전이 가능한 선수다. 리더십과 직업 정신, 경험은 이미 만렙이다. 7번째 월드 챔피언십 진출의 경력은 LCK에서 단 두 명을 위한 기록이다. 아직 라스트 댄스를 추기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