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뭔가 이렇다 할 게임이 없습니다. 기자야 한 게임에 정착해서 진득하게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라 그러려니 하지만 주변에서도 게임 불감증 현상을 여실히 겪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동네 친구 녀석들과 삼삼오오 피시방으로 집결해 할만한 게임을 20분 동안 뒤적거리다 지쳐 유튜브를 본다던지 죄다 개인 플레이로 빠지니까요.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으로 일심동체 되는 건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렇다 보니 집에서도 은근 사양이 낮은 고전 게임을 자주 플레이하는데, 한창 고사양 게임을 즐길 땐 굉음을 내며 열일하던 그래픽카드의 위상은 온데간데없고 평온하게 LED만 슬쩍슬쩍 보여주는 사양이 빵빵한 PC를 물끄러미 보고 있자면 낭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줄곧 합니다. 고액 연봉 타먹는 고급 인력 뽑아놓고 당장 일감이 없어 노는 걸 보니 배가 살살 아파오는 악덕업주의 마인드와 같죠.
최근엔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서 다운그레이드의 기회를 날카롭게 잡고 있습니다. 기자의 게임 리스트 사양을 빠르게 파악, 신형 메인스트림이면 적당하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각종 매체나 커뮤니티에서 4000번대 차세대 라인업에 대한 루머가 일파만파로 떠도는 추세로 '존버'를 권유하는 주변인이 여럿 있지만 메인스트림 출시는 너무 머나먼 얘기기도 하고 국내 정식 출시 때 초기 가격도 미지수이기 때문에 3000번대를 고수하는 것이죠. 당장 4000번대가 나오더라도 3000번대의 현역 딱지는 향후 몇 년간 유지되기도 하고요.
특히 RTX 3060과 3060 Ti의 실성능이 몹시 궁금합니다. 어지간한 고사양 게임이 아닌 이상 최적화가 잘 된 게임이라면 RTX 3060으로도 60 프레임은 거뜬히 방어가 되니 문제 없겠습니다만 기자의 게임 목록 중 발로란트만큼은 240 이상의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뽑아줘야 하기 때문에 테스트가 절실합니다. 마침 사무실에 뒹굴고 있는 RTX 3060 Ti로 업무를 빙자한 성능 파악으로 궁금증을 해소해볼까 합니다.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
제품 시리즈: NVIDIA Geforce RTX 3060Ti
쿠다코어 갯수: 4864개
부스트클럭: 1770MHz
인터페이스: PCIe 4.0 x 16
메모리 용량 및 속도 : 8GB GDDR6X / 14000MHz
최대 지원 해상도: 7680 x 4320 @60hz
출력 단자 : DP 1.4a 단자 x3 / HDMI 2.1 단자 x1
권장 파워 용량 : 650W
전원 단자 : 8핀 x1 + 6핀 x1
제품 크기 및 무게 : 278 x 131 x 51 (mm, L/W/H) / 1007g
어째 흐름이 기자의 사심 채우기 프로젝트 같은데 제품 소개는 해야겠죠. MSI의 게이밍 X 라인업은 라이트닝 - 트윈/트라이프로져 - 아머 - 벤투스로 구성됩니다. 이 제품은 팬이 2개이며, 트윈프로져에 해당해 동 라인업 대비 높은 평을 받는 제품입니다.
특히 해당 제품에 적용된 MSI의 독자적인 쿨링 기술인 '트윈프로져8'은 트윈프로져1부터 거듭하며 발전했습니다. 그래픽카드에 똑같이 붙어있는 2개 혹은 3개의 팬이 모두 동일할 것이라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입니다. 천천히 살펴보면 미세한 디자인을 시작으로 풍압, 팬 속도 조절, 저소음 등 업체만의 갖가지 기술이 포함되어 완벽한 그래픽카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또한,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이하 MSI RTX 3060 Ti LHR)은 LHR(Lite Hash Rate)가 적용되어 채굴값인 해시 레이트(Hash Rate)를 의도적으로 낮춰 채굴에 패널티를 준 제품입니다. 한창 채굴 광풍으로 여러 이슈가 생겼었는데 이 제품은 채굴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성능 테스트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 성능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그램은 벤치마킹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3DMark'를 사용했으며, DX11 기반 파이어스트라이크 노말, 익스트림 그리고 DX12 타임스파이 노말, 익스트림을 구동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테스트는 발로란트, 오버워치, 메트로 엑소더스,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를 진행했으며, 발로란트와 오버워치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 보며 실성능을 측정했고 메트로 엑소더스 인핸스드 에디션는 자체적으로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툴을 이용해 성능을 측정했습니다.
인게임 옵션은 최고사용 혹은 가장 높은 울트라 옵션이며, 4K 해상도 오버워치를 제외하고 나머지 게임은 FHD(1920*1080)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오버워치의 경우 FHD(1920*1080) 해상도에서 300 프레임이 결과로 나와 4K 해상도로 높인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 테스트 PC 사양 정리 | |
CPU | 인텔 코어i9-12세대 12900K |
쿨러 | PROLIMATECH ARTISTS 3r |
메인보드 | MSI MAG Z690 토마호크 WIFI |
VGA |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 |
RAM | 삼성전자 DDR4 8GB PC4-19200 * 2 |
저장장치 | Apacer Pancer (120GB)(OS) WD BLUE SN550 M.2 NVMe (500GB) |
케이스 | 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
3DMark
발로란트
오버워치
메트로 엑소더스 인핸스드 에디션
먼저 발로란트는 데스매치를 진행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빈번하게 모여 전투하는 맵 중앙에서 가장 낮은 프레임을 보였습니다. 표현할 텍스쳐가 상대적으로 적은 좁은 통로나 벽면을 바라볼 땐 240 프레임을 거뜬히 넘었으나 5명이 모여 거점을 공격할 경우 200 프레임 언저리가 기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테스트에 사용된 설정은 전부 높음 옵션이나, 물질 품질과 세부 묘사 품질은 그래픽 작업이 높으므로 프레임 확보를 위해 옵션 타협을 추천드립니다.
오버워치는 렌더링 스케일 100%, 매우 높음 옵션입니다. FHD 해상도를 설정했으나 300 프레임을 계속 유지하여 4K로 해상도를 높여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래픽카드에 최대한의 부하를 주기 위해 거점에서 12명이 모여 지속적인 전투를 실시했으며, 여러 궁극기를 사용해 다양한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스킬을 사용하지 않을 땐 평균 110 프레임이 측정됐으나 자리야, 라인하르트의 방벽으로 인한 굴절 효과가 표현될 때는 90 프레임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금 더 사양을 높인 게임으로 넘어가 메트로 엑소더스 인핸스드 에디션 테스트도 진행했습니다. 위 2개의 게임과 다르게, 게임 내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빌트인 벤치마크로 옵션을 높음으로 설정했습니다. 높음 프리셋은 RTX 3070을 권장하지만 테스트 결과 평균 86, 최대 126, 최소 44 프레임이 측정되며, 이 정도면 60 프레임 환경에서 나름 할만한 수준이 아닐까라고 생각됩니다.
마무리
차세대 라인업 출시 전 루머가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그래픽카드 시장은 출시 시기를 으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차세대 제품 구매를 위해 많은 유저들이 3000번대 구매보다는 다음 세대인 4000번대로 눈길을 돌립니다. 하지만 엔비디아 특성 상, 하이엔드, 플래그십 모델부터 출시하므로 메인스트림 유저라면 내년, 늦으면 내년 말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결국, 당장 메인스트림 급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면 RTX 3060과 3060 Ti로 선택지가 좁혀지는데 RTX 3060을 가성비라고 칭하기엔 약간 애매한 감이 있습니다. 12GB의 높은 VRAM은 게임보다는 작업 혹은 채굴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RTX 3060과 3060 Ti 간의 게임 성능 차이가 월등히 나기 때문이죠. 몇푼 더 보태서 상위 제품을 산다는 소리가 여기에 딱 들어 맞게 되는 겁니다.
느긋하니 기다리실 여유가 있다면 40 시리즈를 기대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벌써 루머들이 심상치 않죠? 다만 그래픽카드 대란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제품 가격도 출시가에 근접한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현재,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를 고민하고 있다면 MSI 지포스 RTX 3060 Ti 게이밍 X D6 8GB 트윈프로져8 LHR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