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8일로 '원신'이 2주년을 맞습니다. 2020년 9월 28일 글로벌 출시된 원신은 호요버스의 노하우로 빚어낸 고퀄리티 카툰렌더링 그래픽으로 자아낸 높은 자유도의 오픈월드 매력적인 캐릭터, 원소 반응과 캐릭터 교체를 활용한 독특한 전투 메커니즘에 크로스플레이까지 지원하면서 출시 초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죠. 첫해부터 글로벌 매출 6천만 달러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출시 당월 플레이스테이션 이달의 게임에 선정되고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올해의 게임,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GOTY 후보로 노미네이트되는 등 유저뿐만 아니라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었습니다.

여타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 게임에 비해 늦은 업데이트 기간인 6주 단위 업데이트를 선보인 데다가 업데이트마다 다소 평은 달라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모험을 제공하면서 2021년 3월에는 모바일 게임 최단기 10억 달러 매출 돌파, 지난 5월에는 모바일만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000억 원) 매출 돌파 등 성과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죠. 여기에 2021년 더 게임 어워드 베스트 모바일 게임 수상 등, 매출뿐만 아니라 평단의 호평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요.

어느덧 티바트의 일곱 지역 중 네 번째 지역, 수메르까지 추가된 '원신'이 그간 어떻게 변해오고 어떤 업데이트와 이벤트들로 유저들을 맞았는지, 그리고 그간 공개된 것을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도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 CBT에서 완성된 기반을 한층 더 다듬고, 새로운 시스템과 서브 지역까지 보여준 1.X 버전


앞의 넘버링이 바뀌기 전까지 약 10개월 가량의 '원신'은 CBT에서 이미 선보였던 '몬드'와 '리월'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다듬어가는 단계였습니다. 1.0버전은 CBT에서 이미 선보였던 원소도가니 이벤트를 비롯해 클레 픽업까지 기존의 콘텐츠를 테스터가 아닌 일반 유저들 모두에게 풀어가면서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수준이었죠. 물론 그 단계에서 콘솔 오픈월드의 자유도를 느낄 수 있는 필드와 원소 반응 전투 등 기반이 이미 확고히 잡혀있었고, 초보적이긴 하지만 각종 탐험 요소들을 PC, PS뿐만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면서 유저들의 시선을 끌기엔 충분했습니다.

모바일 기준으로는 다소 늦은 6주 후에야 1.1 업데이트가 진행된 데다가 신규 지역 같은 요소가 추가되지 않아 유저들 사이에선 불만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농축 레진이나 도시 평판 레벨, 포켓 워프 포인트, 공명석 등 편의성 패치가 그때부터 적용되면서 '원신'이 더욱 발전하는 기틀이 마련됐습니다. 리월의 스토리도 '계약'이라는 테마에 맞춰서 마무리지어졌고, 앞으로의 이야기에 여러 복선과 암시를 남긴 '돌아오지 않는 꺼진 별' 이벤트가 진행되면서 앞으로의 전개에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 이젠 농축 레진 없는 원신은 상상할 수 없지만, 2년 전엔 악으로 깡으로 했었죠

그리고 1.2에 들어서는 신규 지역 '드래곤 스파인'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지역과 그에 맞는 기믹의 힌트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몬드와 리월 사이에 있는 이곳은 마룡 두린이 토벌된 곳으로, 1년 내내 만년설이 뒤덮인 산악지대입니다. 그 컨셉에 맞게 한빙 게이지라는 새로운 기믹이 추가됐습니다. 일정 시간 이상 불을 쬐지 않으면 한빙 게이지가 올라가고, 게이지가 끝까지 찬 상태로 계속 있으면 체력이 지속적으로 소모되는 형태로 추운 지역을 모험하는 느낌을 묘사했죠.

그 뒤에 두 번에 걸친 업데이트는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기보다는 명절과 계절에 맞춘 대형 이벤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 틀을 잡는 시기였습니다. 1.3버전은 CBT에서 이미 선보였던 '해등절'을 선보였지만, CBT에서 이미 나왔던 것들을 기반으로 몇 개 추가된 양상이라 아쉽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등장한 디펜스형 미니게임인 '기관디펜스'는 당시 플레이타임이 길고 단조롭다는 피드백을 받아, 이후 여러 이벤트에서 나올 때마다 개선을 거치곤 했죠.


▲ 혹한의 추위 그리고 아름다운 설경이 기다리고 있는 '드래곤스파인'

▲ 그 뒤에 이어진 해등절은 CBT에서 여러 요소가 추가되긴 했지만, 아쉽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피드백을 받아 '윈드블룸 축제'에서는 미니 게임의 종류를 늘리면서도 한 판 한 판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구성해서 부담을 줄였죠. 거기에 이벤트 재화를 모으면 연주에 활용할 수 있는 '바람의 노래 하프'로 교환할 수 있게 하면서 연주에 관한 유저의 니즈도 충족시켰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가면서 CG 등 수집요소도 획득 가능한 '초대 이벤트'가 이때부터 추가됐고요. 이밖에도 농축 레진 최대치 상향 및 레벨 진행이 어려운 유저를 위한 월드 레벨 하향 기능 추가 등,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면서 대형 업데이트 전 한 번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1.5버전에서는 리월편 이후의 이야기와 리월의 역사를 조금 더 훑어볼 수 있는 마신 임무와 함께 하우징 시스템 '속세의 주전자'가 추가됐습니다. 그와 함께 예전에는 아무리 쳐도 반응이 없던 일부 나무에서 재료가 드랍, 이를 파밍해서 각종 가구를 만들어 꾸밀 수 있게 됐죠. 과일이나 꽃도 염료 가공 레시피로 추가되면서 그간 익숙하게 돌아다닌 필드를 새롭게 재료를 찾아서 돌아다니는 맛이 생겼습니다.

▲ 그 다음에는 빠르게 각종 시스템 최적화 및 편의 기능 개선과

▲ 하우징 시스템 '속세의 주전자'까지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점차 그것도 익숙해질 무렵에 추가된 1.6버전은 2.0의 사전답사라 할 수 있었습니다. 섬 지형인 이나즈마에서 자주 쓰게 될 '파도 배'에 대포 기믹 등, 2.0버전에서 보게 될 요소들이 미리 보였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이나즈마 출신 '카에데하라 카즈하'가 픽업으로 등장하고 그 육성 재료인 바다불로초와 필드 보스 꼭두각시 검귀를 미리 선보이면서 이나즈마의 육성 재료나 새 보스 기믹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선보인 이벤트 한정 맵 '금사과 제도'는 높은 콘텐츠와 이벤트 밀도로 유저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결국 1.6 버전 종료 후 폐쇄됩니다. 그 뒤로 1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여름에 다시 문을 열면서 티바트의 여름을 상징하는 곳이 되긴 했지만요.

▲ 스킨까지 입고 여름 기분을 만끽 중이신 진간...아니 진 단장님. 그런데 저기, 뭔가 대사가 무시무시한데요?

▲ 이제는 원신의 여름 상징이 되어버린 '금사과 제도', 파도 배 시스템이 처음 나온 구간이기도 합니다



■ 새로운 기믹에 낚시와 농사까지 선보인 '이나즈마', 메인퀘의 아쉬움을 달랜 서브퀘들


번개의 신이 다스리는 곳이자 막부 시절 일본을 모티브로 한 국가, '이나즈마'의 추가와 함께 원신은 큰 변화를 맞습니다. 10개월만에 새로 추가된 이곳은 타국과 교류를 일절 끊은 '쇄국령'과 신의 눈을 몰수하는 '안수령'이 내려져있어 쉽게 갈 수가 없죠. 물을 얼려서 가도 쇼군의 번개가 방해하고, 그 방해를 뚫고 가더라도 시스템의 눈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방법은 딱 하나, 고운각 남동쪽에 있는 사조성호에 가서 이나즈마 입장 퀘스트를 진행해야 하죠. 그렇게 해서 이나즈마의 입구인 '이도'에 도착해도 그곳을 벗어나기까지 여러 퀘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그렇게 진입하게 된 이나즈마는 총 여섯 개의 섬으로 구성된 지역입니다. 그 중 2.0버전에서는 나루카미, 칸나즈카, 야시오리까지 선보이고 그 뒤에 2.1버전에서 와타츠미, 세이라이까지 다섯 개의 섬을 선보였죠. 그리고 마지막 지역인 츠루미는 2.2버전에 가서야 추가됩니다. 대부분이 번개의 신이 다스리는 땅인 만큼, '번개'를 테마로 한 새로운 기믹을 선보이면서 모험이 한층 더 풍부해졌습니다. 이전에는 높은 곳에 가려면 바람을 타고 올라가거나 절벽을 직접 기어올라야했다면, 이제는 번개의 씨앗을 얻어서 뇌극을 타고 빠르게 이곳저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이 생겼죠.

더군다나 2.0버전에 와서는 하우징에 필수인 농사, 2.1버전에는 낚시가 추가되면서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재미도 더 추가됐습니다. 낚시는 비록 물고기의 쓰임새가 여러 아이템 교환이나 연못에 풀어놓는 고기를 낚는 정도이긴 하지만, 낚시로 교환 가능한 무기 '어획'이 2.1버전에서 플레이어블로 추가된 라이덴 쇼군에게 좋은 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라이덴 쇼군을 보유한 유저라면 눈길이 끌릴 수밖에 없었죠.


▲ 오픈월드하면 빠질 수 없는 농사와 낚시까지, 한층 더 콘텐츠가 풍성해졌습니다

▲ 2.0부터 추가된 뇌극, 이제는 이거 없이 깡 등반은 못해버리는 몸이 되어버렸다

리월 메인스토리가 1.1버전에서 끝난 것처럼 이나즈마의 메인퀘스트도 2.1버전에서 일단락됩니다. 쇄국령에 안수령이 내려졌던 이나즈마인 만큼, 그간의 지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됐습니다. 사람들이 대규모로 전투를 벌이는 장면 묘사가 거의 없던 이전과 달리, 막부군과 반군이 맞붙는다거나 용광로가 이상해져서 금방이라도 폭발할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묘사되는 등, 한층 더 무거워진 분위기가 이어졌죠.

그렇게 이야기를 통해서 2.0버전에 막부의 지배력이 미치는 세 섬을 우선 제시한 뒤, 그 다음에 나머지 지역을 조금씩 풀어가는 구도는 잘 제시했지만 정작 그 메인 퀘스트는 다소 맥이 풀리게 끝난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2.0버전에서 쌓아두었던 여러 갈등의 고리나 떡밥, 그리고 곳곳에 있었던 이나즈마 관련 기록들이 유야무야된 상태에서 2.1버전이 끝나버렸기 때문이죠.


반면 서브퀘스트는 그런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 정도로 충실한 것이 2.0버전 이후부터 눈에 띄게 바뀐 부분입니다. 2.0버전만 하더라도 각 섬의 대표퀘스트라 할 수 있는 신성한 벚나무 대액막이, 타타라 모노가타리, 오로바시유사만 보더라도 어지간한 마신임무 뺨칠 분량에 더욱 발전한 기믹들과 퀘스트 동선, 그리고 자잘자잘한 부분까지 잘 짜여진 설정이 엿보였습니다. '이나즈마'라는 곳에 어떤 일이 있었나 그 편린들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재미도 있었고요.

▲ 2.0 서브퀘스트 백미 중 하나인 액막이 퀘, 신규 유저라면 길다고 스킵하지 말고 꼭 끝까지 보시길

2.1버전은 메인 퀘스트 이후 축월절 이벤트로 주무대가 잠시 리월로 옮겨갔지만, 해등절에서 부족했던 점을 대폭 개선하면서 호응을 얻었습니다. 리월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총출동하고, 리월의 역사와 특징을 잘 담아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모험하며 즐기는 이야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거든요. 이후 2.2버전에 와서 새로 나온 츠루미섬의 월드 임무부터 점차 비극적인 이야기도 느낌있게 풀어가는 구조가 갖춰지기 시작했습니다.

▲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던 축월절 이벤트

▲ 멸망한 이후 안개가 자욱해진 츠루미섬, 그곳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아라타키 이토와 츠루미섬의 필드 보스 '황금늑대왕'이 2.3버전에 추가된 이후, 2.4버전에서는 이나즈마 내 또다른 신규 지역 '연하궁'이 드러나면서 와타츠미섬을 다스렸던 오로바스와 그의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신전쟁 전후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해등절 이후 찾아온 2.5버전에 와서는 이나즈마편의 후일담 격인 라이덴 쇼군 전설 임무 2막이 추가되고, 다소 아쉽게 마무리됐던 이나즈마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게 되죠.

2.6버전의 카미사토 아야토 전설 임무에서도 다소 어수선했던 봉행 및 가문 사이의 이야기가 대략 정리되면서 다소 급하게 끝낸 듯한 메인스토리의 아쉬움을 달래기엔 충분했습니다. 마신전쟁의 업장과 후유증, 그리고 켄리아와 관련된 떡밥과 수메르와도 연결이 된 신규지역 '층암거연' 관련 이야기를 2.6버전에서 2.7버전까지 풀어내면서 500년 전 그리고 과거 티바트에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해하면서 앞으로 스토리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죠.

▲ 와타츠미섬 아래 깊은 곳에 자리잡은 신규 지역, 연하궁

▲ 층암거연 퀘스트 컷씬은 한 번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워서 아예 따로 업로드해줄 정도로 손꼽히는 장면이었죠

그렇게 새로운 걸 추가하는 와중에 나선비경 편의성 개선이나 UI 최적화, 성유물 필터링, 장식 일괄 조작 등 소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만 하죠. 아울러 PC, 모바일, PS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고 하긴 했지만 2.0버전부터 PS-PC/모바일 계정이 연동되면서 본격적으로 크로스플레이 게임으로서 거듭나게 됐습니다.



■ 놀라운 모험이 기다리는 '수메르', 업데이트 주간도 일시적으로 짧아진 풍성한 시기

▲ 그간 꾸준히 6주 단위로 즐거움을 주던 원신이었지만, 업데이트 연기라는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원신'이었지만, 악재가 다가오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상하이 전체가 봉쇄되면서 어쩔 수 없이 업데이트가 연기된 것이죠. 2.8버전 업데이트가 연기된 거긴 하지만, 유저들은 그 뒤에 있을 수메르 업데이트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메르는 그간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원소, '풀'이 핵심인 구간이라 그 메카니즘부터 어떻게 구현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죠.

2.8버전에서 6주 동안 다시 금사과 제도를 배경으로 새로운 모험과 퍼즐, 그리고 각 캐릭터별 스토리를 풀어낸 뒤, 딱 업데이트 시기에 맞춰서 내놓은 '수메르'는 그런 의구심을 단번에 녹여내기엔 충분했습니다. 그간 풀 슬라임이 불 원소에 반응하는 정도만 보여줬던 '풀' 원소를 그간 다소 성능이 좋지 않았던 캐릭터들에 시너지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낸 모습부터가 인상적이었죠.

▲ 풀 원소가 플레이어블로는 처음 등장한 만큼, 업데이트 전 그에 대한 소개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 크고 울창하고 험난한 우림 지형이 곳곳에 있지만


▲ 뇌극 풀 버전에 스태미나를 채워주는 씨앗까지, 험난한 지형지물을 극복할 다양한 요소들이 뒷받침됐습니다

활성, 촉진, 발산, 개화, 만개, 발화, 연소 등 겉으로 보기엔 다소 어려운 문구들이지만, 요약하자면 타 원소에 반응하면 씨앗을 뿌리거나 혹은 활성 상태 이후 추가로 원소 피해가 이어지면 추가로 대미지를 주는 방식입니다. 또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우면서 성장한다는 풀 원소의 느낌을 살린 오브젝트와 이를 활용한 필드 기믹도 한층 풍성해졌죠. 이나즈마에서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던 '뇌극'을 풀의 나라 버전으로 바꿔서 적용하거나 절벽 곳곳에 스태미나를 채워주는 씨앗을 두는 등, 방대해진 맵을 이동할 때 불편하다는 유저 피드백을 기존 시스템을 응용해서 개선했습니다.

고대 중동과 인도에서 모티브를 따온 수메르 지역은 3.0버전은 숲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이후 3.1버전에서는 사막과 연관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3.2버전에 가서야 메인 퀘스트가 일단락되죠. 그렇게 구성한 이유는, 아마 이나즈마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메인퀘스트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3.0버전에 드러난 것만 하더라도 이미 프롤로그 PV를 통해서 던진 떡밥을 계속 곱씹으면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추리하게끔 만드는 구성이었으니까요. 여태까지 각 지역마다 신이 지배적인 위치나 위상을 지닌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다가 '허공'과 '꿈'이라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이전까지 쓰지 않았던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녹여내면서 한층 더 풍부한 연출력을 보여줬죠.

▲ 뭔가 장르가 바뀐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 갑자기 벌어진 이상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지난 16일 공개된 3.1 특별 방송에서는 수메르의 또다른 떡밥, '적왕'과 그 문명이 깃든 사막 지역의 비밀이 예고되면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모래 언덕과 풍화된 돌, 그리고 낮과 밤에 따라서 달라지는 기믹과 오아시스, 그리고 사막에 사는 독수리와 독전갈부터 오래된 문명의 기계 창조물까지 색다른 느낌을 줄 각종 요소들이 소개됐거든요. 뿐만 아니라 1.1버전부터 이나즈마 스토리까지 다양하게 등장했던 '스카라무슈'가 재등장을 예고하고, 공식 만화에서 등장했던 우인단 집행관 '도토레'가 얼굴을 비추는 등 그간 원신을 계속 플레이해왔던 유저라면 바로 스토리를 확인하고 싶게끔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업데이트 주기도 3주간 연기됐던 것을 메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5주로 조정, 기존보다 한 주씩 앞당겨져서 적용됩니다. 그래서 오는 9월 28일이면 3.1버전을, 11월 2일에는 3.2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죠. 그리고 3.3버전은 12월 7일에 적용됩니다. 특히 3.3버전에서는 원신의 캐릭터와 각종 요소들을 TCG로 풀어낸 미니 게임 '일곱 성인의 소환'을 예고하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일곱 성인의 소환의 모든 카드는 게임 내 콘텐츠로 획득할 수 있으며, PVP 보상은 없지만 친구와 대전은 가능하죠.


▲ 뭔가 오버테크놀로지스러운 사막의 유적이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1.1, 2.1에 이어 또다시 등장한 스카라무슈, 과연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 온, 오프라인으로 다방면으로 접근한 '원신' 앞으로 어떤 꿈과 모험을 보여줄까?

▲ 2019년 지스타 현장, 이때 한국어 더빙 버전을 처음으로 시연했습니다

호요버스는 전작 '붕괴3rd' 때부터 지스타 및 코믹월드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원신이 출시되기 1년 전인 지스타 2019에서는 붕괴3rd와 원신으로 참가, 한국어 더빙이 추가된 시연 버전을 현장에서 공개하기도 됐죠.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는 어려워졌지만, 대신 유튜브를 통해서 1주년 기념 글로벌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번에도 수메르 추가 및 2주년을 기념, 온라인 콘서트가 예고되어있죠.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편, 코로나19의 위세가 점차 누그러들기 시작한 2021년말부터 드래곤스파인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이벤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팬들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 및 콜라보들이 활발해졌습니다. 먼저 올해 4월 부산 엑스 더 스카이 전망대에서 원신 콜라보를 개최했고, 뒤이어서 티머니복지재단과 함께 '2022 대중교통 아이디어 공모전'을 4월 29일부터 5월 20일까지 진행한 뒤 경복궁역 메트로 미술관에서 6월 15일부터 6월 25일까지 선정된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했죠. 원신의 캐릭터와 각종 요소들이 '대중교통'이라는 테마와 어우러져서 웹툰과 영상, 포스터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400종의 작품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이 직접 제작한 게임 내 소품도 전시하면서 팬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 부산 엑스 더 스카이 콜라보 이벤트를 시작으로


▲ 티머니복지재단과 함께 대중교통 아이디어 공모전까지 진행했죠

뿐만 아니라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세빛섬에서 '원신 2022 여름축제'를 개최했죠. 2차 창작 부스와 푸드트럭, 포토존, 기념품샵과 콜라보 카페까지 '원신'의 요소로 가득 채운 축제에서는 무더운 여름날에도 행사장 일대에 3만 명이 방문하는 등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세빛섬 수용 인원 제한을 넘어선 나머지 첫날에 입장 인원을 내보내고 재정비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뒤에는 서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에 실물로 구현한 워프 포인트를 깜짝 배치하는 이벤트도 진행했습니다.



▲ 세빛섬에서 진행된 원신 2022 여름축제 현장. 첫날엔 심지어 수용 인원 제한이 넘어가서 재정비가 필요했다고

그리고 서브컬쳐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꿨던 '애니메이션화'가 드디어 지난 16일 발표됐습니다. 제작사로는 페이트/스테이 나이트 헤븐즈필 극장판과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유포테이블이 선정됐고, 단편이 아니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예정이죠. 3.1 특별 방송에서 공개된 PV에는 몬드로 추정되는 배경이 애니메이션에 맞춰 새로 제작된 모습과 여행자 남매 그리고 페이몬의 작화가 공개됐지만, 아쉽게도 애니메이션 방영 일정 및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이 언급된 데다가 샘플로 나온 퀄리티가 좋은 만큼, 과연 '원신'의 세계를 어떻게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낼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동안, '원신'은 이렇듯 게임 내외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꾸준히 제공해왔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기엔 지면과 스크롤의 압박에 지칠 정도였죠. 더군다나 게임 내 업데이트의 개요는 이미 출시 전부터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다는 게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게임 내 7개의 원소와 이를 관장하는 7명의 신, 그리고 7개의 지역까지 이미 프롤로그 PV를 통해서 드러난 데다가 1년 단위로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아직 수메르가 한창 남았긴 하지만, 그래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1년 단위로 꾸준히 새로운 지역이 나온 걸 보면 다음 지역에 대해서도 추론할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의 도리겠죠. 프롤로그 영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음 지역은 '폰타인'이 될 텐데, 대표 캐릭터들의 복식이나 여태까지 게임 내에서 나온 각종 기계나 설비, 장난감, 사진기 등과 연관지어보면 산업혁명시대 영국풍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지혜는 '지혜'의 신의 적이고, 지식은 무지의 바다를 떠다니는 미끼야. 아카데미아의 학자들이 아둔한 행동을 부추겨도 신의 지혜는 말이 없어"라는 예고처럼 흘러가는 수메르의 메인퀘스트를 봤을 때, '정의'와 '법정 다툼'이 언급된 폰타인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기도 하죠. 그간 예고와 달리 폰타인편에서 본격적으로 '천리'가 언급됐으니, 여행자 남매를 갈라지게 만들고 켄리아를 멸망시킨 '천리'에 대한 떡밥도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볼 법도 합니다.

▲ 2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까 이때 이미 예고됐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 PD가 직접 작년 GDC에서 나머지 4개 지역 추가에 4년 걸린다고 했고 수메르 추가에 1년 걸렸으니

▲ 1년 뒤에 폰타인에선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그렇게 콘텐츠가 쌓이면서 한편으로는 신규 지역 캐릭터의 성장 문제나 이미 지나가버린 이벤트를 신규 유저들이 다시 해볼 방법이 사실상 없는 등 여러 문제들이 조금씩 언급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벤트를 하고 안 하고에 따라서 스토리 스크립트가 달라지기 때문에 메인퀘스트가 붕 뜨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초보 유저가 몬드나 리월이 아닌 다른 지역 캐릭터를 뽑으면 그 지역을 가기 전까지는 육성 재료를 수급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콘텐츠의 양이 방대하게 쌓인 만큼, 그것을 후발주자들이 조금 더 소화하기 쉽게 다듬어가는 것도 '원신'의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시적으로, 혹은 주 단위로 살펴보면 원신은 상당히 갱신이 늦고 무언가 허전해보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앞서 훑어본 것처럼, 두세 달 단위 혹은 연 단위로 살펴본 원신의 변화는 꽤 방대했습니다. 2021년 GDC에서 차이하오위 PD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 나머지 지역 추가까지 4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그 뒤로 1년이 지나 수메르까지 추가됐으니 앞으로 3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과연 어떤 모험의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원신을 즐기는 것도 또다른 재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