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정부의 메타버스 진흥에 대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대기업 네이버의 뒷배가 되어 준 것이다"라며 "게임사가 새로운 콘텐츠를 메타버스라며 게임산업법 적용을 하지 말아 달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이미지: 국회방송

22일 류호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가 무엇인지 질의했다. 류 의원은 네이버 제페토 내 야구 게임과 일반 야구 게임 비교 영상을 틀며 둘의 차이를 한 총리에게 물었다. 한 총리는 "하나는 메타버스 같은 거 같고, 다른 하나는 그냥 사이버에서 하는 게임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에 류 의원은 "메타버스 같은 게임은 무엇인가"라고 다시 질의했고, 한 총리는 확신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류 의원은 "둘 다 게임이다"라며 "메타버스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고, 말을 어렵게 하지만 게임 요소가 동일하기에 디자인 폼만 다를 뿐 다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류 의원의 "메타버스 내 게임물은 게임법 적용받지 않고, 일반 게임물은 게임법 적용받는 이유를 아는가"라는 질의에 한 총리는 "게임은 약간의 중독성을 걱정하기 때문에 등급분류 등 심사받도록 하는 기능이 강하게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게임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으로서 다른 용도도 있기에 더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 의견에 류 의원은 "정부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대기업 네이버의 뒷배가 되어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제페토 내 야구 게임, 컴투스의 'MLB 9이닝스 22'

류 의원 주장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메타버스 내 게임물에 대해 게임산업법 적용 예외를 요구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반대했다. 국무조정실이 최종적으로 과기부 의견을 들어준 것에 대해 류 의원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류 의원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메타버스는 4차 산업 일부로서 정부가 기술 육성을 지원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정부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류 의원은 "그렇다면 게임사가 새로운 콘텐츠를 메타버스라며 게임산업법 적용을 하지 말아 달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만약 이런 틈을 노려서 음란성·폭력성이 포함된 불법 게임물이 메타버스 내에 생기게 되더라도 법적 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와 연동된 카지노나 포커 같은 게 만들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연내에 문체부와 과기부 등 유관부서와 충분히 협의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도록 하겠다"라며 "첨단 산업에 있어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규제를 통해 억제하는 것에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류 의원 지적을 이해하면서도 형평성 있게 보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류 의원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방법이 있다"라며 "메타버스 안에 게임존을 설정하고, 거기에서 등급분류를 받도록 하자"라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