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자극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피파 시리즈의 최신작 피파 23은 피파의 마지막 시리즈가 맞다. 그니까 더 풀어서 얘기해보자면,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게임 명칭 라이선스(사용권) 연장 계약이 불발되어 앞으로는 피파라는 이름이 들어간 축구 게임 시리즈를 보지 못한다는 것.

게임만 그대로면 상관이야 없지만, 93년 피파 인터내셔널 사커부터 시작된 약 29~30년의 피파 역사가 마무리된다는 것이 괜스레 섭섭해진다. 아직까지 정해진 이름은 없지만, 피파하실?에 이을 입에 착 붙는 네이밍이 나올지도 궁금하기도 하고.

이렇게 됐든, 저렇게 됐든 게임은 똑같으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넘어가서 이번 피파 시리즈의 최신작 피파 23은 전작에 비해 바뀐 요소들이 꽤 다양하다. 새로 나온 하이퍼모션의 최신 소프트웨어인 하이퍼모션2부터 여자 클럽 축구 그리고 여러 기종과 호환할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까지.

▲ 피파 23 쇼케이스가 진행된 강남 포탈 PC방,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꽤 보인다

EA에서 피파 23의 출시를 앞두고 피파 23 쇼케이스를 열어 미디어 기자들과 인플루언서 그리고 피파를 사랑하는 유저들 250여 명에게 게임을 미리 공개하며 새로 바뀐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 현장에는 이번 피파 23 FUT HERO로 선정된 前 축구선수 박지성도 함께했다.

▲ 사전 게임 플레이는 포탈 PC방 내 미디어 캡처존에서 진행했다


■ 전작 하이퍼모션에서 업그레이드된 하이퍼모션2는 어떨까?


이번 피파 23은 전작 하이퍼모션을 이은 하이퍼모션2 테크놀로지를 도입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선수들의 모션을 세세하게 구현했다. 실제 축구 경기를 통해 모션 캡처를 하고, 딥러닝을 이용하여 다양한 상황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다.

위험에 따라 변화하는 슈팅의 메커니즘이나 세트피스 상황의 프리킥이나 코너킥 그리고 페널티킥까지 많은 점들이 변화되었다. 추가로 원래는 콘솔에만 있었던 이 하이퍼모션 테크놀로지는 이번에 하이퍼모션2로 업그레이드되며 PC 플랫폼에서도 호환된다.

▲ 드리블도 직접 모션 캡처를 진행한다

▲ 프리킥도 똑같이 진행!

▲ 근데 직접 해보니 좀 어렵더라

▲ 코너킥도 동일하게 모션 캡처가 모두 진행되었다

하이퍼모션2 테크놀로지는 전체적인 모션을 캡처하기 위해 엑소슈트를 입고 11 : 11 매치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움직임이나 슈팅 모션, 드리블 등 다양한 장면을 담아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에 특정상황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경기에서도 적용되는 자연스러운 장면들이 하나둘 담겨 더 실제 같은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막는 골키퍼의 손가락이 뒤로 조금 꺾인다거나 슈팅하는 선수의 다리가 흔들리는 등 현실적인 장면이 담긴다. 필자가 전체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해봤을 때 느낀 점은 확실히 그래픽 부분에 있어서도 좀 더 향상 되었고 인게임 체감도 확 달라진 느낌이었다. 이외에도 신기했던 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하이퍼모션2 테크놀로지로 구현되는 증강 현실을 리플레이를 통해 세부 정보와 함께 알려준다는 점.

▲ 아무리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 최신 콘솔 기기와 PC, 구세대 콘솔 기기까지? 크로스플레이도 알차게 이용하자!


피파 23부터는 최신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 그리고 PC 플랫폼과 모두 교차 플레이 가능하며, 구세대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도 서로 교차 가능하다. 또한 PS5와 엑스박스 원은 크로스플레이는 불가능하지만, 등록한 선수들이나 아이템 등은 입찰 및 구매 가능한 장점이 있다. PC와 스위치는 개별로 이뤄져 있다.

결론적으로는 PC 플랫폼과 최신 콘솔 기기가 크로스플레이가 되어 구세대 콘솔 기기는 메리트가 없어졌다. 또한 피파 내에서 유저풀이 넘사인 PS5 이외의 타 플랫폼 매칭은 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게임을 아예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 FUT(FIFA Ultimate Team) 모드, 꽤 익숙할걸?


피파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드, 사실상 메인 컨텐츠라고 봐도 무색하다. 피파 11부터 시작된 피파 얼티밋팀 모드는 각종 축구 게임이나 특히 국내 피파온라인을 즐겨본 유저라면 알 수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선수 혹은 스탯이 좋은 선수 등으로 나만의 팀, 나만의 스쿼드를 꾸려 대결하는 모드다.

단순히 팀만 꾸리는 것은 또 아니다. 키트나 배지 혹은 경기장과 그 안의 거대한 현수막(티포) 그리고 전체적인 테마까지. 이외에도 축구공이나 세레머니, 잔디패턴, 응원가 등 다양하게 커스텀 할 수 있다. 이는 나만의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 스쿼드 내 선수 정보를 볼 수 있다

▲ 상세한 능력치까지 볼 수 있으며

▲ 케미에 중요한 국대와 소속팀도 확인할 수 있다

▲ 더 자세한 능력치도 확인 가능!

과거의 레전드 선수들과 현재의 선수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이 있는 아이콘 선수들부터 전작부터 시행된 FUT HERO 선수 그리고 현역 선수들까지 다양하다. 이번 FUT HERO에는 박지성 선수가 발탁되었고, 전작부터 FUT 앰버서더로 활동한 손흥민 선수도 이번 시리즈의 FUT 앰버서더로 발탁되었다.

▲ 아아.. 국뽕이..

▲ 2스택까지..!

▲ 한국의 영원한 두 캡틴의 만남! (출처 : EA 스포츠 코리아)



■ 펩 과르디올라, 클롭, 콘테? 이젠 실제 감독으로 활동하자

▲ 멀리서 봐도 콘테

▲ 실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피파 23의 커리어 모드에는 전작에서 도입된 선수 커리어 모드와 감독 커리어 모드가 그대로 진행된다. 대신 이번에 크게 바뀐 것은 감독 커리어 모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까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명장들로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이번 피파 23에서는 실제 감독을 선택하여 팀을 운영할 수 있다.

▲ 직접 본인이 감독이 되어

▲ 새내기 감독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로 추가된 이적 시장 협상에서는 협상에 대한 평가를 남겨주는 시스템과 협상 긴장도를 나타내주는 긴장도 미터기가 추가되었다. 긴장도 미터기는 이전 구매 협상 과정에 뜬금없이 결렬되는 협상의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협상 이후 오버페이를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 등급별로 나눠주는 시스템도 생겼다.

▲ 꽤 편리했던 플레이어블 하이라이트 기능, 수비 하기 귀찮을 때 쓰면 괜찮겠다

▲ 전 골만 넣고 싶어요

이외에도 선수를 매각할 시 즉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나 장기적으로 대체 가능한 유망주 보유 여부를 알려준다. 그리고 재밌는 기능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플레이어블 하이라이트 기능. 결정적인 장면에만 개입하고 나머지는 시뮬레이션으로 플레이하여 편의성과 몰입도 면에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진지한 표정의 펩

▲ 노르웨이산 디카프리오를 보니

▲ 기분이 좋아졌다

▲ 거기에 위에서 설명했던, 협상 관련 등급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호갱 방지


▲ 선수 커리어 모드의 3가지 개인성

감독 커리어 모드는 다 이야기했으니, 선수 커리어 모드를 이야기해보겠다. 선수 커리어 모드에서 크게 변화한 점은 바로 선수 개인성이다. 이 선수 개인성에는 이단아나 하트비트 그리고 거장까지 총 3가지의 유형이 등장한다.


이단아의 경우 자신의 성취를 중요시하며 스타성이 강하고 호화로운 삶을 추구한다. 하트비트는 개인적인 성취에 비해 팀을 위하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호하고 이타적인 삶을 추구한다. 거장은 인지도나 돈처럼 외적인 성취감보다는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달성하는 것에 집중하는 유형이다.

▲ 고유 능력치도 확인할 수 있다



■ 최초로 도입되는 여자 클럽 축구


엥? 원래 여자 축구 있었는데. 맞다, 전작만 살펴봐도 여자 축구 국가 대표팀을 볼 수 있다. 이번에 바뀐 다른 점은 바로 대표팀이 아닌 여자 클럽 축구라는 것. 잉글랜드 FA 여자 슈퍼 리그와 프랑스의 디비지옹 1 페미닌, 두 개의 리그가 추가되며 최초로 국가대표가 아닌 여자 클럽 프로팀들이 등장한다.

조금 아쉬울 것 같았던 여자 클럽 축구 모드도 직접 해보니 꽤 속도감 있는 전개에 놀랐다. 몸싸움이나 드리블 속도 측면에서도 체감될 정도로 훨신 좋아졌으며, 전체적인 속도도 빨라진 느낌을 받았다. 추가로 이번 피파 23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 남자 대표로는 킬리안 음바페가 여자 대표로는 샘 커가 표지를 장식했다.

▲ 표지를 장식한 킬리안 음바페와 샘 커


▲ 피파 23 여자 축구 팀 플레이 영상



■ 여러 모드와 함께 즐기면 더 재밌다


피파에는 FUT 모드가 사실상 메인 컨텐츠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다른 여러 요소를 섞은 모드들도 꽤 인기가 좋다. 그 중에서도 길거리 축구를 구현한 스타일리쉬 끝판왕 볼타 모드를 예로 들을 수 있겠다.

▲ 피파 23 볼타 모드 플레이 영상

공수의 빠른 전환과 시원시원한 전개에 아케이드성을 가미한 볼타 모드는 3:3, 4:4, 5:5로 나뉘는데 우리가 흔히 봐왔던 풋살의 형태라고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쉽겠다. 기존의 팀 스쿼드를 플레이하거나 친구를 초대해 플레이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아바타를 커스텀해 경기하는 방식도 추가되었다. 필자도 이 볼타모드를 꽤 재밌게 즐기는 플레이어 중 한명이다.


또한, 이번 카타르 월드컵 개최 시기와 맞물려 피파 월드컵 모드에는 카타르 월드컵과 피파 여자 월드컵 호주, 뉴질랜드가 추가된다. 물론 이것도 이번 피파와의 계약이 불발 되어 시리즈 마지막 월드컵 DLC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 요소부터 디테일한 면까지 챙긴 피파 23


▲ 드로잉 직전 공을 받는 모습도 인게임 내에서 보여준다


더 현실감 있는 경기장은 잔디를 무릎으로 쓰는 세레모니를 하거나 넘어졌을 때 마모되는 잔디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이외에도 종잇장 같았던 관중들의 디테일도 더 살아났으며, 슈팅이 네트에 꽂힐 때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도록 새로운 3D 텍스처를 사용했다.

▲ 네트가 물결치는 모습

▲ 무릎으로 쓸어내리는 세레모니를 하면

▲ 이렇게 경기장 내 잔디가 마모되는데

▲ 인게임 내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 더욱 올라간 관중 퀄리티

▲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보이는 매치데이 관련 영상

경기 시작 전 경기장 안팎의 장면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같은 큰 경기를 앞두고 여러 축구팬들의 함성소리나 웅성거리는 소리로 높은 에너지와 기대감을 조성하고 재미를 고조시키는 매치데이 시스템이 새로 적용된 것.

직접 2시간 가량 여러 모드를 진행해보고 즐겨봤다. 이전 피파 22를 리뷰했을 때도 느꼈지만, 확실히 축구 게임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결국 차고, 넣고, 막는 게임이니까.

근데 이번 피파 23은 그래픽도 그래픽인데, 그러한 요소들을 디테일한 면으로 채우고 여러 컨텐츠로 무장하여 꽤 만족스러운 피파 시리즈였다. 최신작이지만, 마지막이기도 한 피파 23. 앞으로도 더 발전 된 모습으로 나타나주길 바라며 이번 체험기를 마친다.

▲ 피파 23 사전 플레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