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메타버스' 키워드로 다뤄졌던 소식들을 모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여 전달 드립니다. 너도나도 말하지만 아직도 막연하게 느껴지는 '메타버스', 그래도 관련 소식을 계속 듣다 보면 점차 윤곽이 명확해지지 않을까요? 인벤 월간 기획 '메타버스 이모저모'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2022년 9월 '메타버스' 키워드 뉴스

■ 가능성의 발견,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이나 커뮤니티, 홍보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되며 아직까지도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메타버스가 사회공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지난 6일, 싱가포르에 위치한 스모블러 스튜디오(Smobler Studios)가 120만 달러(한화 약 17억 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기업은 VR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로, 동시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회 공헌 사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120만 달러의 자금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북미 등 여러 지역에서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육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스모블러 스튜디오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식료품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와 연계하여 NFT 아트 경매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아세안 지역에 메타버스 캠퍼스를 설립해 저비용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식으로 가상 공간을 활용한 사회 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단순히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식으로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와 사회공헌 활동은 향후 어떤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DMM, 언리얼5로 만드는 새로운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드 메가 시티' 발표


일본에서 검은사막, 데스티니 차일드, 배틀그라운드 등 여러 한국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 DMM이 지난 9일, 새로운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전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프로젝트의 명칭은 '미드 메가 시티(Mid Mega City, 이하 MMC)'로, DMM 그룹이 직접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전담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에는 언리얼 엔진5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MMC 개발을 주도하는 스튜디오 헤드인 모토하시 프로듀서는 "사람의 본능이나 감정에 솔직하게 응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성과 기술을 반영하여 DMM 그룹에서 서비스 중인 여러 사업에 더하고,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메타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MMC 프로젝트 발족 소식과 함께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또 하나의 지구와 놀이터의 창조', 그리고 '누구나 보고 싶은 미래'라는 홍보 문구를 함께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가 정확히 어떤 형태로 전개될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 약 150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 중인 DMM의 메타버스이기에 '게이머에게 더 가까운 메타버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넥슨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함께 모이는 공간, '넥슨 타운' 오픈


지난 15일, 넥슨은 모바일 버추얼 월드 커뮤니티 플랫폼인 '넥슨 타운'의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넥슨 타운은 넥슨의 여러 게임 IP를 활용하여 구현한 가상의 세계에서 유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게임 속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하지만 시범 서비스에서의 넥슨 타운은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비노기 등 여러 넥슨 게임 속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에 공개된 여타 메타버스 플랫폼들과 큰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넥슨은 추후 각 게임 속 상징적인 맵과 공간들을 순차적으로 추가하고,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여러 게임을 서로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구성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넥슨 타운이 통합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게 되면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게임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는 등 더 자유롭게 넥슨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넥슨의 넥슨 타운은 당장 대략적인 그림조차 공개되지 않은 DMM의 '미드 메가 시티'보다 훨씬 더 가깝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게임 특화 메타버스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넥슨 타운이 한 때의 트렌드에 기대는 실험 단계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활로를 찾아 넥슨의 모든 게임을 아우르는 허브가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 더 나은 접근성이 메타버스를 완성시킨다, 퀘스트2에 대항하는 새로운 VR HMD 'PICO4' 공개


오늘날에는 전문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PC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몰입을 위해서는 VR HMD의 사용이 권장된다. 현재까지는 중저가의 저렴한 가격에 무선 VR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 퀘스트2(이하 퀘스트2)가 거의 유일한 선택지였으나, 앞으로는 여기에 하나의 대안이 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VR 기업 PICO(이하 피코)는 지난 22일, 신형 VR 헤드셋인 'PICO4'를 공개했다. PICO4는 퀘스트2처럼 독립형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VR HMD로, 퀘스트2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XR2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으나 무게는 퀘스트2보다 200g 이상 더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기기 무게는 물론, 디스플레이 역시 2,160x2,160으로 퀘스트2보다 앞서는 사양을 갖췄다.

아직 정확한 국내 출시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서 공개된 해외판의 가격으로 보아 PICO4는 퀘스트2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전망이다. 더 가벼운 무게, 더 좋은 성능, 거기에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PICO4는 철옹성 같던 퀘스트2의 집권 체제를 위협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PICO4의 정확한 한국 출시일과 가격이 밝혀지는 10월 4일에 명확해질 전망이다.



■ 인적 드문 심야의 편의점, 이제 가상의 점원 아바타가 접객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 '로손(LAWSON)'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편의점에서의 접객을 실제 현장 직원이 아닌 '아바타'가 대신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로, 여태까지의 접근법과는 다른 방향성의 메타버스의 활용인 셈이다.

지난 22일, 로손은 아바타 사업 전문 기업인 'AVITA 주식회사'와 협업을 발표하고, 편의점 서비스에 '아바타 접객'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바타를 활용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장소, 연령, 성별, 신체적 핸디캡에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바타 접객의 업무 형태는 최근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버츄얼 유튜버'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로손 점포 내에 설치된 아바타를 자신의 집, 혹은 근무지의 PC로 원격 조작하여 접객, 판매 촉진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식이다.

로손은 2023년 안에 일본 내 10개 이상의 로손 점포에 50명 이상의 아바타 워커를 투입할 것이며, 2025년에 이르러서는 1,000명 이상의 아바타 워커가 육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손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지금은 인터넷 방송에서나 볼 수 있는 VR 아바타를 추후엔 일상 속 다양한 환경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디를 가든 실제 사람 대신 가상의 아바타가 손님을 맞이하는 환경, 이것이 정말 현실성 있는 근미래의 메타버스 세상이 아닐까.


■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첫 번째 '메타버스 대사관' 됐다


한국과 이스라엘 수교 60년을 기념하여 국내 첫 번째 '메타버스 대사관'이 구축됐다. 메타버스 속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은 양국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인 '파빌리온'과 이를 둘러싼 정원 형태로 구성됐으며, 파빌리온은 실제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박물관' 형태로 구현됐다. 이용자들은 대사관 내부 갤러리에서 이스라엘과 한국 수고 60년의 역사를 관람하고, 해로운 행사 소식을 접하거나 다른 대사관 방문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아키바 토르(Akiva Tor) 대사는 "새롭게 조성된 메타버스 공간이 히브리어나 한국어, 케이팝, 판소리 등을 함께 공부하는 토론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방문하여 이스라엘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계속 관리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 EU 유럽위원회, "메타버스 규제 방안 고려 중"


지난 14일,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가 2023년에 준비해야 할 우선 사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메타버스'가 언급됐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가상 공간의 사적 독점을 막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정책의 중심이 되는 규제 법안인 '디지털 시장 법안'과 '디지털 서비스 법안'을 메타버스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들은 아마존과 메타 등 미국의 IT 대기업이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제 강화책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식을 주장한 유럽위원회의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위원은 "단일 플레이어가 공공 공간의 열쇠를 독점하거나, 그 조건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며, 메타버스가 상호 운용이 가능한 표준에 근거하여 개발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도난 당한 명화들, 메타버스에서 만난다


렘브란트의 유일한 바다 풍경화인 '갈릴리 바다의 폭풍', 마네의 '토르토니 카페에서' 등, 세상에는 도난 당한 명화가 여럿 존재한다. 미술관의 관리에서 벗어나 더는 볼 수 없게 된 이러한 명화들을 메타버스 속에 마련된 갤러리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브라질의 테크 기업인 Compass UOL은 도난당했거나 실종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최초의 메타버스 전시회인 '더 스톨른 아트 갤러리'의 운영을 개시했다. 갤러리에서는 카라바조와 세잔, 반 고흐, 마네, 렘브란트의 도난 작품 5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사용자는 VR HMD를 착용한 뒤 작품을 감상하고, 동시에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Compass UOL의 로겐바흐 대표는 갤러리를 가상 수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소개한 여러 사례들과 더불어, '더 스톨른 아트 갤러리' 역시 VR 기술과 메타버스를 더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존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이 메타버스를 만나 현실이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분명히 인상적인 경험이다. 메타버스라는 키워드 자체에 부정적인 시선이 짙어진 요즘, 사회에 공헌하는 더 다양한 시도들을 접할 수 있게 되길 바라본다.

▲ 메타버스와 만난 명화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