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테일즈'만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패키지 게임 못지않은 어드벤처 요소와 탄탄한 스토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자동 진행 방식이 자주 보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수동 조작의 재미를 살린 가디언 테일즈만의 스테이지 설계는 차별화된 매력으로 다가왔죠.

이 때문에 출시 초부터 꾸준히 모바일 게임보다는 콘솔 패키지 게임에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스테이지 퍼즐이 꼭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연상케 하기도 했으니까요. 이러한 유저의 바람이 먹혔던 걸까요. 콩 스튜디오는 가디언 테일즈의 스위치 버전 출시를 공개하며, 콘솔 시장의 진출을 알렸습니다.

출시 초기부터 가디언 테일즈를 즐겼던 유저로서 이번 스위치 버전의 출시를 꽤 기대했었습니다. 모바일에서 불편하게 느껴진 조작감을 스위치 버전이라면 충분히 해소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10월 4일 정식 출시를 앞둔 가디언 테일즈 스위치 버전은 모바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보여줄 수 있을까요? 개발사를 통해 사전 체험 버전을 받아 미리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 풋풋한 새내기 기사로 돌아갈 시간

먼저, 게임 플레이 소감을 말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스위치 버전은 많은 유저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모바일 버전과 독립된 게임으로 출시됩니다. 즉, 모바일 버전과 스위치 버전 간의 데이터 연동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따라서 기존 유저가 스위치 버전을 즐기고자 한다면 다시 처음부터 계정을 생성하고 캐릭터를 육성해야 합니다.

이는 가디언테일즈가 글로벌 서비스 중인 게임이고 국가마다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인터뷰에서 퍼블리셔 문제로 복잡한 관계를 하고 있고 따라서 기존 유저가 스위치 버전을 즐겨도 이를 위한 특수한 보상의 지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위치 버전은 월드 7과 다양한 단편집, 미궁, 궤도 엘리베이터, PvP, 길드 레이드 등의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유저들의 진행 상황에 따라 콘텐츠 업데이트의 밸런스를 잘 고려해서 운영해 나갈 예정이죠.

개발사도 언급했지만 실제로 해본 스위치 버전의 콘텐츠는 모바일 버전과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스위치 버전만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가 전혀 없죠. 이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커피(스테미너)를 소모해서 스테이지에 입장하기, 캐릭터 및 무기 뽑기, 상점 이용 등 게임의 구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체험은 플랫폼의 차이가 게임 플레이에서 어느 정도의 재미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살펴봤습니다. 확실히 이 부분에서는 모바일 버전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조작의 편리함 그리고 시야 개선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페이스 크기도 조절되어 쾌적한 시야를 제공한다

조작부터 얘기하자면 스마트폰에서는 가상 터치 버튼을 손가락으로 누르게 되는데 아무래도 화면을 가려서 눌러야 하니 생각보다 수동 조작이 편리하진 않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이 장시간 그립하기에 적합한 형태도 아니고 화면도 작은 편이라 오랫동안 플레이하면 금방 피로해질 수 있죠.

그에 반해 스위치는 조이콘이라는 컨트롤러를 통해 화면을 가릴 필요없이 캐릭터를 조작할 수 있고 물리 버튼이라 잘못된 터치로 조작이 꼬일 걱정도 없었습니다. 캐릭터 조작 이식도 굉장히 잘 된 편이라 불편함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었죠. 모바일에서는 별도의 조이스틱을 사용해야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조작감을 스위치 버전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셈이니 확실한 장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TV에 연결해서 게임을 하면 대형 화면에서 아주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작은 화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세밀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었죠. 게임 플레이는 똑같지만 이런 플랫폼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편리함은 게임의 재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 항상 작은 화면에서 하다가 큰 화면에서 해보면 느낌이 색다르다

가디언 테일즈는 스테이지에서 전투 외에 퍼즐이 차지하는 영역도 꽤 큰 편인데 조작하기 편하다 보니 이를 더욱 수월하게 깰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바뀐 탓인지 확실히 모바일보다는 장시간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조작을 조이콘으로 해결해야 하는 점은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가령, 캐릭터창에서 장비를 바꾸거나 각성에서 노드 업그레이드를 할 때가 그러했죠. 스위치는 자체적으로 터치를 지원하는 디바이스입니다. 여러 게임이 이러한 스위치의 터치를 활용해서 게임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죠.

그에 반해 가디언 테일즈는 오직 조이콘에 의한 조작만 지원했습니다. 여러 항목을 눌러야 하는 창에서는 움직일 수 있는 별도의 커서를 만들어서 원하는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해뒀죠. 앞서 언급했던 각성창을 예시로 든다면 모바일 버전에서는 터치 몇 번으로 빠르게 노드를 확장할 수 있지만, 스위치 버전은 조이콘으로 커서의 위치를 반복해서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러한 조작의 아쉬움은 확장할 노드가 많아질수록 시간도 오래 걸리고 또 지루해져서 게임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터치를 막을 생각이었다면 버튼마다 단축키를 넣어둬 커서를 움직이는 방식보다 편리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집니다.

▲ 전투 외 인터페이스에선 커서로 움직이는 방식이 생각보다 번거롭게 느껴진다


한편, 가디언 테일즈 스위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스위치 버전은 모바일과 동일하게 프리 투 플레이로 서비스가 이뤄집니다. 일반적인 콘솔 패키지 게임처럼 싱글 플레이가 메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버전처럼 온라인 플레이로 이뤄지는 것이죠. 이는 가챠 시스템과 길드 레이드, PvP 콘텐츠를 지원하는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디언 테일즈 스위치를 즐기기 위해선 반드시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여야 합니다. 즉, 집 밖에 나가서 게임을 하려면 스마트폰에 테더링으로 연결하거나 와이파이 연결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게임 플레이 중간에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다면 모바일 버전과 마찬가지로 서버에 연결할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게임에서 튕기게 됩니다.

이는 휴대용 디바이스로서 스위치의 이점을 전혀 살릴 수 없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 오직 집에서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만약 평소에 와이파이를 연결하지 않고 스위치를 즐기던 유저라면 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인 이상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하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스마트폰에서도 인터넷 연결이 끊어져 있다면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손쉽게 인터넷 연결을 유지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여러 절차를 걸쳐야 하는 스위치인지라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 그래도 연결이 끊기기 전의 상황을 저장해뒀다 곧바로 이어서 할 수 있게 해뒀다

전체적으로 스위치 버전은 기존에 게임을 즐기던 국내 유저보단 콘솔에 더욱 익숙한 글로벌 유저를 타겟으로 한 게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모바일과 스위치의 연동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으며, 스위치만을 위한 특별한 콘텐츠가 없으니까요. 기존 유저라면 지금까지 쌓아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위치 버전으로 넘어갈 이유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평소에 스위치를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고 가디언 테일즈를 깊게 안 했던 유저라면 한 번 즐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프리 투 플레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가디언 테일즈는 메인 스토리만 즐겨도 충분히 제 몫을 하는 게임이 될 테니 말입니다.

▲ 콘솔 유저를 위한 스위치 확장에 의미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