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드' 강건모(좌), '젤리' 손호경(우)

이수르스의 '애드' 강건모와 '젤리' 손호경이 이번 대회 일정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멕시코 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2022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인 만큼, 홈 경기를 펼쳤던 LLA의 이수르스 게이밍에 현지 팬들의 많은 관심이 모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은 단 1승만 거둔 채 뼈아픈 탈락의 고배를 삼켰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차지하면서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이수르스 게이밍의 마지막 경기 승리 후, '애드'와 '젤리'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Q. 경기 승리 소감은?

젤리: 그래도 전패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경기였는데, 도중에 멘탈이 흔들려서 좋지 않은 플레이가 나왔다. 그래도 마지막에 다들 잘 해줘서 다행이다.

애드: 오늘마저 지면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1승을 건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롤드컵 일정이 마무리됐다. 경기해보니 어땠나?

젤리: 늦가을까지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재밌었다. LCK나 LLA 모두 리그 내에서만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다른 지역 팀들의 색다른 플레이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애드: 롤드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정작 와서는 준비하느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Q. 이번 일정을 소화하면서 인상깊거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젤리: 어제 RNG전 끝나고 '웨이' 선수의 그레이브즈를 보면서 정말 잘한다고 느꼈다. 당시 내가 노틸러스를 플레이 했는데, Q스킬로 당기고 바로 궁극기를 연계하려고 했는데 그 짧은 타이밍에 바로 연막으로 내 궁극기 활용을 막더라. 당하면서도 '정말 이게 되나?' 싶었다.

애드: 연습과정에서 여러 팀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강팀과 스크림을 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사이공 버팔로가 기억에 남는다. 한타 때 공격력이 좋더라. 사이공 버팔로 정도면 MAD와도 비등하다고 생각한다.


Q. 오늘 경기에서 닐라가 등장했다. 닐라를 상대해보니 어땠나.

젤리: 리턴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중반에 게임을 굴리는 픽인데 뚜렷한 장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닐라를 상대로 렐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Q. 닐라의 어그로 핑퐁에 고전하는 느낌도 있었다.

젤리: 원래 우리 조합이 상대가 뭉쳐있거나, 위치 선정 실수를 하면 다같이 들어가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막상 경기 내에서는 팀원들이 먼저 들어가기 망설이더라. 그래서 내가 먼저 들어가는 쪽을 택했는데, 이렇게 상황이 흐르다보니 렐보다는 확실히 싸움을 걸 수 있는 아무무나 교전에 강한 레오나가 더 좋았을 것 같다.

애드: 상대 조합이 마오카이와 나르, 그리고 단단한 아이템 빌드를 섞은 닐라에 유미와 빅토르로 조합을 완성했다. 우리 쪽이 성장이 더 좋다보니까 닐라보다는 빅토르만 잡으면 이긴다고 생각했다.


Q. 두 선수 모두 LCK에서도 활약한 경력이 있고, '애드'는 LPL에서의 경험도 있다. 타 리그와 비교했을 때 LLA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젤리: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는 팀들마다 턴 계산이나 심리전이 통용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런 계산이 잘 먹히지 않는다. 플레이 중에 혼자 머리를 쓰고 계산을 해도 쉐도우 복싱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플레이가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느낌도 있다. 포지션 특성상 스스로 이니시에이팅을 걸어야 할 때가 많은데, 그래서 전보다 이니시에이팅 각을 더 잘 보게 된 것같다.

애드: 경기장이 고산 지대에 있어 고산병의 위험이 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잘 느껴지진 않았다. 플레이스타일은 메이저 리그들을 제외하면 각 리그마다 특색이 뚜렷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이너 지역 팀들은 대부분 공격적인 플레이를 통해 승리를 따낸다. 그런데 롤드컵에 오면 리그에서 느끼지 못하던 체급 차이를 느끼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더 잘 적응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Q. 플레이-인 스테이지 첫 날 코로나 이슈로 인해 '애드'가 자가격리로 경기를 진행했다. 현장 상황이 여러가지로 좋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런 점이 경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나?

젤리: 실제로 '애드'에게 들은 건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격리 때문에 호텔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현장 분위기에서 오는 특유의 긴장감 같은 것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 정도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애드: 실제로 코로나 때문에 몸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경기 첫 날 아침 9시 쯤 검사를 받고 다시 잠을 자려고 하는데 12시 쯤 다시 검사를 받으러 갔다. 낮은 확률로 코로나 양성이 의심된다고 해서 격리를 하게 됐는데, 그러다보니 잠을 제대로 자기 어려웠다. 중간에 수시로 PCR 테스트를 받느라 푹 잘 수 없어서 수면 부족이 가장 힘들었다.


Q.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젤리: 우리가 4패를 하면서 시작했는데, 팀의 설계나 팀워크가 부족했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피드백만 이루어지고 큰 틀에 대한 발전이 없었다. 메이저 리그나 분발하고 있는 다른 마이너 지역의 플레이를 다같이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애드: 크게 배워가는 것이 없다고 느껴서 조금 아쉽다. 각 나라에서 잘 하는 선수 들이 오기 때문에 기대가 컸지만 연습 과정에서 많이 만날 수 없었다. 마이너 지역의 팀들은 여러번 만나봤지만, 메이저 팀들과 경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쉽다.


Q. 마지막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젤리: 늦은 새벽, 이른 아침부터 힘들게 봐주시느라 정말 고생하셨고, 마지막에는 승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도 LLA에서 뛰게 된다면 롤드컵에 다시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애드: 경기할 때마다 응원해주셨던 LLA 팬분들에게 감사하고, 이른 새벽부터 경기를 지켜봐준 LCK 팬들에게도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공존한다. 다음이 있다면 좀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