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위쳐(이하 위쳐)'는 '안제이 사프콥스키'의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미디어 믹스들을 일컫습니다. 한국에서는 폴란드의 개발사 CDPR(CD PROJEKT RED)이 3부작에 걸쳐 개발한 위쳐 게임 시리즈로 유명하죠. 특히 최종장인 '더 위쳐3 : 와일드 헌트'는 4천 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위쳐' 시리즈와 로스트아크의 콜라보레이션이 11월 23일 시작됩니다. '로스트아크'와 '위쳐'는 사뭇 다른 게임입니다. 콜라보레이션에 입문하는 아크라시아 모험가들을 위해 '위쳐' 시리즈, 그중에서도 '위쳐 3 : 와일드 헌트'의 세계관을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 위쳐 게임 시리즈와 소설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쳐 게임 스토리 진행 전이라면 주의해 주세요.

▲ 위쳐 공식 사이트 캡처




■ '위쳐'가 뭔가요? 위쳐 세계관 간단 요약

콜라보레이션이 예고된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CDPR이 제작한 게임 위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게롤트 사가의 마지막 게임입니다. 궨트 : 쓰론브레이커처럼 게롤트가 등장하는 다른 게임들도 있긴 하지만, 게롤트의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콜라보레이션 이전에 주요 캐릭터들의 스토리를 알고 싶다면, 위쳐 3 : 와일드 헌트 게임만 즐겨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게임 내 문서 등으로 이전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고, 주요 캐릭터들의 상세 내용이 대부분 3편에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세 내용이 궁금하다면 1~2편 게임을 모두 즐기면 좋습니다.

-괴물 사냥꾼, '위쳐'

'위쳐'란 마녀를 뜻하는 '위치(Witch)'를 남성형으로 바꾼 위쳐 세계관 내 단어(Witcher)입니다. 단어의 뜻에서 보이듯 위쳐는 판타지 세계관에 흔히 등장하는 '마 검사', 즉 마법을 쓰는 검사와 비슷한 직업입니다. 위쳐 세계관에서 마법사와 여마법사(소서리스)는 위쳐보다 막강한 힘을 가진 경우가 많기에 그보다는 한 단계 낮은, 간단한 마법을 쓰는 검사에 가깝습니다.

위쳐는 일종의 개조 인간입니다. 인간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특별한 약물로 강화한 사냥꾼들입니다. 위쳐들은 인간보다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티저 영상 보이는 '게롤트'의 외형적(노란색의 찢어진 동공 등) 특징은 모두 인간을 위쳐로 개조하는 시술(풀의 시험)의 부작용입니다. 세계관 내 다른 위쳐들도 게롤트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생식 능력이 없습니다.

개조 인간인 '위쳐'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괴물'들 때문입니다. 먼 옛날 일어난 '천구의 결합'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위쳐 세계의 여러 차원이 하나로 합쳐졌고, 괴물과 인간, 엘프 등 다양한 종족이 하나의 세계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폰', '카타칸'처럼 인간보다 강력한 짐승들이 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했고, 한 마법사에 의해 개조 인간인 '위쳐가' 탄생하게 됩니다. '위쳐'는 유전자 변이를 통해 인간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대가를 받고 괴물들을 사냥하는 것을 업으로 삼게 됩니다. 괴물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일종의 현상금 사냥꾼인 셈이죠.

돈을 받아야만 괴물 사냥을 해주는 위쳐는 일반 시민들에게 혐오와 질투를 받고 있습니다. '감정이 없는 괴물'. 위쳐를 흔히 표현하는 말입니다. 다른 비인간에 속한 종족처럼 위쳐도 인간이 아닌 취급을 받으며 시민들에게 질타를 받습니다.


▲ 마법을 쓰며 괴물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검사, '위쳐'(궨트 게임 캡처)

-어딘가 뒤틀린 위쳐의 스토리...'의외성의 법칙'과 운명

게임 위쳐하면 스토리가 빠질 수 없습니다. 스토리는 위쳐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지닌 '위쳐' 시리즈지만, 게임을 해 보면 어딘가 비장하고 씁쓸한 느낌을 주는 스토리가 많습니다. 지나가는 주민을 구해줬는데, 사실 그 주민은 마을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이었고 주인공의 선택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위쳐 세계에서는 분명 올바르게 보이는 선택을 내렸는데도, 스토리가 이리저리 꼬이면서 안타까운 결말로 흐르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을 보여주는 설정이 바로 '의외성의 법칙(Law of Surprise)'입니다. 위쳐 시리즈에서 의뢰인이 위쳐 혹은 은혜를 준 사람에게 보상 대신 "집에 도착해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을 달라"고 요구하면, 의뢰인은 그 보상을 반드시 줘야 합니다. 이를 거부하면 큰 화가 닥친다고 합니다. 의외성의 법칙으로 가치 없는 것이 선택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자식이나 중요한 물건이 운명의 선택을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평범했던 의뢰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되기도 합니다.

위쳐의 스토리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향해 도전하며 발버둥 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위쳐 시리즈의 주인공인 '게롤트'와 '시리'도 그렇습니다. 시리는 게롤트에 의해 두 번이나 '의외성의 법칙'으로 선택된 '운명의 아이'로 두 사람은 이를 거부하기도 하지만, 결국 부모 자식 이상의 관계가 되어 서로를 보호하게 됩니다.


▲ 운명으로 엮인 두 주인공...'게롤트'와 '시리'(공식 사이트 캡처)


-위쳐 3 : 와일드 헌트 시점의 이야기

게임 스토리를 요약하면 위쳐 세계관의 모든 세계는 '백색 서리'에 의해 멸망할 예정입니다. 백색 서리는 엔트로피처럼, 모든 세계를 멸망으로 이끄는 예정된 운명입니다. 백색 서리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차원으로 이주하는 것뿐인데, 이것은 한정된 고대 혈통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그 능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 위쳐 3: 와일드 헌트의 '시리'입니다. 게임 전반부가 '시리'를 쫓는 게롤트의 여정이라면, 후반부는 고대 혈통을 얻고자 시리를 쫓는 와일드 헌트와 도망치는 게롤트 일행의 모험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모험가의 선택에 따라 세계의 운명이 변하게 됩니다.


▲ '위쳐 3: 와일드 헌트'와 콜라보레이션이 예고된 로스트아크



■ 위쳐의 두 연인과 단델라이온, 시리까지! 위쳐 콜라보의 등장인물들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서는 위쳐 3: 와일드 헌트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시리즈의 주인공인 게롤트와 시리 외에도 예니퍼와 트리스, 단델라이온까지 굵직한 인물 5명의 등장이 확정됐습니다. 졸탄 치베이나 베스미어 등 다른 인물들이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5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 게롤트

「나는 포탈이 싫어」

위쳐 시리즈의 주인공, 위쳐 하면 떠오르는 이름인 게롤트입니다. '리비아의 게롤트'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며 별명은 '하얀 늑대'입니다. 위쳐가 되는 시험인 '풀의 시험'을 통과하고 추가 시술을 받아 노란색 동공과 하얀색 머리칼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100년 이상 살아온 인물이지만, 위쳐 시술로 인해 30~40대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위쳐 중에서도 손꼽히는 검사로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무력으로 여성, 그중에서도 여마법사와 관계를 맺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위쳐 시리즈의 상징이기도 한 가슴의 펜던트는 '늑대' 교단 위쳐의 상징으로 괴물을 감지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롤트가 등에 차고 있는 두 자루의 검은 각각 은 검과 강철검으로 은 검은 괴물을 상대할 때, 강철검은 인간을 상대로 뽑습니다.

게롤트는 냉소적인 태도와 무뚝뚝한 표정으로 유명하지만,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위쳐 3: 와일드 헌트 시점에서는 '운명의 아이'인 시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있으며, 시리에게는 부모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 원작 게임의 '게롤트(왼쪽)'와 로스트아크의 '게롤트(오른쪽, 공식 사이트 캡처)'

▲ 드라마판에서는 헨리 카빌이 위쳐로 분하기도 했습니다


- 시리

시릴라(시리)는 닐프가드 국왕 에미르 바 엠레이스의 딸이자 인간과 엘프 혼혈의 피를 가진 인물입니다. 라라 도렌이라는 고대 엘프의 혈통을 가지고 있어 마법사, 인간, 엘프 등 온갖 세력의 노림을 받습니다. 고대 엘프의 피를 가진 자는 '차원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롤트 일행이 아크라시아 세계에 넘어온 것도 티저의 등장한 의문의 모코코 인형 또는 시리의 능력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강력한 능력으로 인해 시리는 어린 시절부터 도망자 생활을 해왔습니다. 공주의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모국 신트라가 몰락한 뒤로 오랜 길거리 생활을 해왔기에 왕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위쳐 3 : 와일드 헌트 시점에서도 시리는 '백색 서리'에 멸망할 위기에 처한 고대 엘프 집단, '와일드 헌트'에게 쫓겨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신세입니다.

긴 방랑 생활로 인해 욕설도 서슴지 않으며 직설적인 성격에 욱하는 행동력이 있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인 게롤트와는 두 번이나 의외성의 법칙으로 엮인 사이로 아버지와 딸에 가까운 관계입니다. 게롤트의 연인 예니퍼와 트리스 또한 시리를 돌봐주는 어머니의 위치에 있습니다.


▲ 로스트아크 티저에 등장한 '시리'

▲ '시리'는 차원을 넘나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궨트 게임 캡처)

- 예니퍼와 트리스

위쳐치고 준수한 외모에 후천적 불임인 게롤트는 여성(마법사) 편력이 화려한 편입니다. 게임과 소설에 등장하는 게롤트의 연인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도 게롤트와 가장 가까운 연인들은 역시 '예니퍼'와 '트리스'겠습니다. 로스트아크로 비유하면 '니아'와 '샤나', '에아달린'과 '사샤'처럼 라이벌격 히로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캐릭터들입니다.

트리스 메리골드는 온화한 성격의 여마법사로 소설보다는 위쳐 게임 시리즈에서 유명한 메인 히로인 중 한 명입니다. 리비아에서 치명상을 입고 기억을 잃은 게롤트를 극진히 보살피며, 연인 관계로까지 발전합니다. 위쳐 3: 와일드 헌트 시점에는 수배당해 노비그라드에 숨어 있으며, 비인간 종족을 규합하여 탈출을 꽤하고 있습니다.

벤거버그의 예니퍼는 당찬 성격의 여마법사로 게롤트와 오랜 시간 연인 관계로 지냈습니다. 까칠한 성격에 야망이 가득한 인물이지만, 게롤트가 지니에게 예니퍼와의 사랑을 소원으로 빌며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한때는 시리, 게롤트와 함께 부부와 같은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위쳐 3: 와일드 헌트 시점에서는 닐프가드의 국왕 에미르와의 모종의 계약을 맺고 궁정 마법사 지위까지 올라 시리를 쫓고 있습니다.


▲ 위쳐 시리즈의 히로인 '벤거버그의 예니퍼'

▲ 또다른 히로인 '트리스 메리골드'

▲ 위쳐 게임에서 두 히로인과 '게롤트'의 모습(공식 사이트 캡처)


-단델라이온

앞선 두 캐릭터가 게롤트의 연인들이라면, 단델라이온(야스키에르)은 게롤트의 친구입니다. 그는 로스트아크의 '바드'와 같은 음유시인으로 게롤트만큼이나 화려한 여성 편력을 가지고 있고, 각종 사건을 일으키거나 문제를 배가시키는 난봉꾼입니다.

게롤트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예니퍼, 트리스, 시리와 다르게 단델라이온은 특별한 전투 능력이 없습니다. 그는 개그 캐릭터이자 인기 있는 음유시인으로 게롤트의 모험담을 노래로 만들어 낮은 신분의 위쳐인 게롤트를 유명 인사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 훌륭하게 재현된 로스트아크의 '단델라이온'

▲ 실제로 이런 이미지입니다(궨트 게임 캡처)



■ 콜라보에서 어떤 적들이 나올까? '위쳐' 시리즈의 적들

'위쳐' 시리즈에는 수많은 적들이 나오지만, '위쳐 3: 와일드 헌트'로 콜라보를 한정하면 생각보다 나올 대표적인 적들이 많지 않습니다. 위쳐 시리즈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명백한 악역 캐릭터는 드뭅니다. 인물들을 선악으로 판단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악으로 묘사되는 캐릭터는 와일드 헌트의 수장 '에레딘' 정도밖에 없습니다.

- 레셴

괴물 사냥꾼 위쳐의 주적은 괴물이고, 게임도 이와 비슷하게 다양한 괴물을 상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위쳐 시리즈의 괴물들은 다른 게임 콜라보레이션에도 등장한 적이 있는 만큼, 제법 유력한 후보들입니다.

이중 '레셴', '고대 레셴' 괴물은 캡콤의 게임 '몬스터 헌터:월드' 콜라보레이션에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위쳐 시리즈 게임에서 비중 있는 괴물은 아니지만, 비슷한 방식의 콜라보레이션 전례가 있으므로 제법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몬스터 헌터식 콜라보레이션이 나온다면 가능성은 작지만, '가디언 토벌' 등에서 레셴을 만나볼 수도 있겠습니다.


▲ 위쳐3의 '레셴(왼쪽, 공식 사이트 캡처)'과 게임 궨트의 '레셴(오른쪽, 궨트 게임 캡처)'

▲ 몬스터 헌터에 깜짝 출연한 전적이 있다(몬스터 헌터 게임 캡처)


- 그리폰 등 다양한 괴물들

위쳐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괴물들입니다. 그리폰, 무덤할망, 넥커, 바라칸, 아라카스 등 다양한 형태의 괴물들이 게임에 나옵니다. 다만 보스급으로 등장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인상이 대부분이고, 다수를 상대하는 하급 괴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메인 모험 퀘스트나 이벤트 던전 등에서 기대가 됩니다.


▲ '위쳐3 : 와일드 헌트'의 괴물들(공식 사이트 캡처)

▲ 위쳐 시리즈의 괴물 '바라칸'과 '아라카스(궨트 게임 캡처)'


- 위쳐 시리즈의 인간형 적들

위쳐 시리즈의 인간형 적들도 있긴 합니다. 게롤트를 손쉽게 압도하는 강대한 적으로 묘사되는 '빌제포츠', 초월자이자 베일에 싸인 신적 존재인 '군터 오 딤', 벨렌 지역의 괴물 '크론', 시리를 쫓는 와일드 헌트의 '에레딘' 등입니다. 다만, 직접 등장하기에는 다양한 스토리 요소들이 많아 쉽게 나오기 어려운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이런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위해서는 관련 배경 설정이나 스토리 설명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차원을 넘을 수 있는 시리 일행과 비교하면 차원을 여행해 오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온다면 와일드 헌트와 그 세력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빌제포츠(왼쪽)'와 와일드헌트의 '에레딘(오른쪽, 궨트 게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