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발로란트 챔피언스는 대한민국 발로란트 이스포츠 역사가 한 단계 발전한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대한민국 발로란트 프로 팀인 DRX VS가 전체 3위라는 대단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인데요. 미국과 유럽이 강세인 발로란트 이스포츠에서 아시아 팀인 DRX VS가 3위에 오른 건 많은 대한민국 발로란트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줬습니다.

22일 광주광역시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 위치한 광주 이스포츠 경기장에서 아마추어 선수를 위한 실력 향상 프로그램 광주 이스포츠 시리즈(이하 GES)가 진행됐습니다. GES 프로그램에서는 2022 발로란트 챔피언스 역사의 주역, '스택스' 김구택 선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택스' 선수는 발로란트의 다음 세대를 위해 프로 생활을 하며 알게 된 여러 노하우를 토크쇼를 통해 전달해줬습니다.

토크쇼가 끝난 후, '스택스' 선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스택스' 선수는 이 인터뷰를 통해 발로란트에서 좋은 선수는 어떤 선수인지 자세하게 설명해줬습니다. 또한, 내년 발로란트 씬에서 '스택스' 선수가 가진 포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Q. 오늘 광주 이스포츠 시리즈 아시아 프로그램에서 토크쇼 가지셨잖아요. 프로 지망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셨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예전에 젠지 이스포츠 아카데미 학생들 앞에서도 강연을 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와 똑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는 1세대 발로란트 프로게이머잖아요. 저의 강연을 들은 친구들은 2세대, 3세대를 달리는 이들이어서 뭐랄까 조금 신기하게 느꼈어요. ‘내가 이런 걸 하게 되는구나’, ‘벌써 이런 말을 하게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오늘 토크쇼에서 나눴던 이야기들 중에서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도 해주셨잖아요. 오늘 나눈 이야기 중에 특별하게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프로 선수가 되기 전까지는 아무 팬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니까 진짜 땅바닥 끝에 서있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발로란트라는 종목에 어느 정도 기회가 열려 있잖아요.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 진짜 열심히 해야하고, 아니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고, 잘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를 꿈꾸시는 분들이 모두 화이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오늘 토크쇼에서 한 이야기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 선수지만 인성이 좋지 않은 경우, 실력은 평균이지만 인성이 뛰어난 선수 중에서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 선수를 고르셨는데요. 추가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CS:GO에 유명한 선수가 있어요. 인성은 정말 좋지 않은데 실력 하나는 정말 타고난 선수였어요. 그런데 그 실력 때문에 범접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너무 잘해서 실력 하나만으로 살아남는다는 느낌이었어요.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런 친구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많이 나오지 않을 경우이고, 저화 함께 토크쇼를 한 ‘글로우’ 코치의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글로우’ 코치님은 좋은 선수는 ‘물음표를 가진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어요. 혹시 이 말뜻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물음표를 가진 사람은 항상 궁금한 게 많아요.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런 걸 궁금하다는 건 게임이 재미있다는 거잖아요. 게임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팀에 들어갔을 때, 감독님이나 코치님의 피드백을 그저 ‘네네’ 답만 하면 안돼요. ‘왜요?’ 라는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이럴 때 저는 이런 선택을 했는데, 다른 선택지가 있었는지 물어보는 게 중요해요. 그런 생각과 고민을 하면 실력이 늘 수 있어요.

결국은 자기의 생각이 제일 중요합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말해주는 걸 자기가 이해해야 되요. 그걸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점점 어려워져요.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맞춰 가는 겁니다.


Q. 발로란트가 한국 이스포츠 씬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국제대회에서 타 지역과의 실력 차이는 여전히 크다고 느끼는데요. 이번 발로란트 국제대회에서 그 한계를 조금 깼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계는 여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인재 풀도 확실히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적은 편이에요. 계속 잘하는 선수가 나와야 다른 선수들도 자극을 받아 성장하거든요.

저희는 FPS 게임은 발로란트가 거의 처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그런 한계를 깨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최소한 3년에서 4년 정도는 걸릴 것 같아요.

3, 4년이 지나면 대한민국 발로란트 씬도 다른 지역들과 비슷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어느 정도 고착화되는 부분이 있을 거고, DRX도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있어서 국제대회에서 이런 성적이 나온 거거든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총만 잘 쏜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저는 FPS가 피지컬이 정말 중요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피지컬보다는 전략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시나요?

저는 총을 잘 쏜다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잖아요. FPS 게임의 선수가 되려면, 총을 잘 쏘는 피지컬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되는 거죠. 그 이상의 차이를 만드는 건, 브리핑이라던지, 전략 같은게 중요합니다.


Q. DRX는 올해 발로란트 국제 대회인 2022 발로란트 챔피언스에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거둔 유의미한 성적이라서 내년의 목표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일단은 당연히 우승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 꿈이기도 한데요, 아직까지 발로란트 세계대회에서 어떤 아시아팀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어요. 매번 서양 팀들이 우승하는 걸 저지하고 싶고, 아시아 지역의 첫 번째 챔피언으로 저희 DRX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자신과 DRX를 응원해주는 팬들과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 마디 전해줄 수 있을까요?

강연을 하는 건 매번 재미있고 신기해요. 하지만 강연 들으러 오신 분들이 저의 강연에 만족을 하지 못하셨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생각을 많이 하고 말하는 편이 아니라 현실에 마주했을 때, 그때 생각해서 말하는 편이라서요. 미래를 짜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원하는 답변을 들으시지 못하셨을까봐 염려가 되네요.

저를 응원하시는 팬들에게는 서로가 조금 농담도 많이 하고 같이 노는 경향이 있어요. 이제는 어떻게 보면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만나고 하니까요. 응원해주시는 것에 항상 감사드리고 지금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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