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매직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생존 FPS, '디스테라'가 지난 11월 24일 스팀에 얼리액세스 출시했다. 국내에서 슈팅 게임의 주류인 배틀로얄, 매칭 기반 FPS와 전혀 다른 오픈월드에 크래프팅을 기반으로 한 생존 게임에, 마이너한 소재인 SF를 채택한 만큼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에 최초 공개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알파테스트에 베타 테스트만 4번, 그리고 스팀 넥스트 페스트와 FGT까지 포함하면 8번까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다방면으로 피드백을 받고 '디스테라'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한 시도를 이어왔다.

파이널 테스트에 지스타 시연까지 마친 이후 얼리액세스에 돌입, 그 첫발을 내딛은 '디스테라'는 그간 크래프팅 생존 게임치고는 복잡하지 않은 채집과 제조 방식, 그리고 초반부터 NPC 및 타 유저와 총격전을 벌이는 빠른 전투 페이즈를 특징으로 내세운 게임이다. 그간 여러 차례 테스트를 통해 생존과 슈팅의 밸런스를 잡아온 '디스테라'가 어느덧 얼리액세스를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 다소 늦게 시작한 후발주자 입장에서 무사히(?) 생존할 수 있을지 뛰어들어보았다.

게임명: 디스테라(Dysterra)
장르명: 크래프팅 생존 FPS
얼리액세스 개시일: 2022. 11. 24
리뷰판: 얼리액세스 빌드
개발사: 리얼리티매직
서비스: 카카오게임즈
플랫폼: PC
플레이: PC



세상이 망해도 기계팔만 있으면 먹고는 산다


디스테라의 무대는 먼 미래에 대재앙으로 파괴된 지구다. 맨틀 부근에 '테라사이트'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발견되었는데, 그걸 과하게 채굴하다가 결국 지각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버렸고, 인류는 결국 우주정거장 '오로비스'로 피신하게 된다. 그렇지만 오로비스에 가서도 에너지원은 필요했고, 테라사이트를 채굴할 인원을 선발해서 보내거나 때로는 오로비스에서 추방시킨 뒤 일정량 이상의 테라사이트를 채굴해오면 복귀시켜주는 제도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감이 왔겠지만, 이 게임 내에서 유저들은 '추방자'다. 말이 좋아서 개척이지, 실제로는 우주 정거장 '오로비스'에서 어떤 연유로 인해서 포드에 강제로 넣어진 채 사출당한 상태다. 게임 시작부터 라디오그램으로 그런 내막을 대강 알려주지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됐나는 알 수 없이 그렇게 내던져진 채 게임이 시작된다.

▲ 눈 떠보니 포드에 실려서 지구로 떨어진 상황

▲ 일단 이거부터 분해해서 재료부터 모으고 생각하자

일단 그런 걸 신경쓰기보다는 자신이 타고 온 포드를 해체해서 재료를 얻은 뒤, 그걸로 생존할 최소한의 수단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고 추방자하면 흔히 떠오르는 죄수들이 섬에서 배틀로얄을 벌이거나 수용소에서 척박하게 지내는 구도는 아니긴 하다. 다만 조금만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가면 지구에 남아있는 경비 로봇부터 지구에 잔류해 오로비스에서 파견 혹은 추방된 사람들을 약탈하려 달려드는 하이에나단까지 뒤통수를 후려치려고 달려들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디스테라의 초반 생산 테크트리는 여타 생존 게임에 비해 굉장히 빠르고 쉬운 편이다. 채집이나 분해, 수집 이런 모든 것이 다 처음부터 F키만 누르면 나머지는 기계팔이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보통은 부랴부랴 돌과 나무를 줍고 돌도끼부터 시작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겨우 딱총 하나 얻는 게 생존 게임 아니던가. 혹은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기 떨어진 걸 급히 주우러 가야지만 확보할 수 있는 귀한(?) 자원이다. 그러나 가제트 만능팔 못지 않게 사기적인 기계팔로 몇 번 슥슥 주변의 폐기물들을 정리하다보면 총기 재료는 금방 나온다.

▲ 아잇 깜짝이야, 작년 테스트만 생각하고 펀치 날렸는데 총기도 초회 기본 지급으로 바뀌었을 줄은

▲ 어지간한 잡동사니들은 다 채집 가능하다. 모르겠으면 비전 스캔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군다나 탐색 기능인 '비전 스캔'으로 채집물을 찾아볼 수 있으니, 생존 게임 초보들도 적응하기는 어렵지 않다. 보통 생존 게임에서 초보 유저들이 가장 헤매는 게 재료 찾기와 재료를 캐는 도구를 만드는 것 아니던가. 물론 고급 재료부터는 다소 번거로운 공정을 거쳐야하긴 하지만, 그 공정도 완성 재료의 i 아이콘만 누르면 테크트리와 필요 재료들이 바로 뜬다. 그걸 구하러 가는 과정은 별도지만, 어쨌거나 뭐가 필요한지는 알고 그걸 캐는 행위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 시도 자체는 초반에도 쉽게 할 수는 있는 셈이다.

또다른 특징은, 작년 테스트만 해도 목마름 수치가 있었지만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치면서 그 수치도 없애버렸다는 점이다. 즉 게임 내에서는 체력, 포만감, 배터리 이 세 가지 수치만 어느 정도로 유지하면 생존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예전에는 물통을 만들어서 물을 담거나, 혹은 폐건물에 있는 수도꼭지를 무조건 찾아가야 했지만 그런 번거로움을 줄이고 다른 쪽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라디오를 통해 여러 미션이 전달되는 것도 여타 생존 게임과는 다른 포인트였다. 첫 시작부터 오로비스라는 귀환 포인트가 제시되고, 거기서 추방당했지만 돌아갈 수 있다는 단서까지 제시했으니 꼬박꼬박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맥락은 이미 짜여진 상태이긴 하다. 테스트 단계에서부터 그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초보들이 디스테라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튜토리얼을 설계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는 단순히 채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적과 교전 및 루팅의 기초 단계까지 이어가면서 전체적인 얼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기본적인 건 제작대에 안 가도 바로 조치 가능하고

▲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미션 보고 대략적으로 계획을 짜보자


▲ 기계팔과 함께면 누추하지만 거처도 금방이다. 저런 기계팔이 실제로 있었다면 집수리도 금방일 텐데...



빠르게 안착, 바로 전투로 뛰어들고 생산에 돌입하는 크래프팅 FPS


디스테라는 방향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던 극초기 알파테스트, 1차 CBT 단계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계에서는 유저들이 빠르게 정착 및 생존에 성공하게끔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맨 처음에 '디스테라' 알파, 그리고 1차 CBT를 했을 때는 밤만 되도 깜깜한데 불을 피울 방법도 마땅히 없어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어디 헛디뎌서 낙상 입기가 일쑤였으니까. 그런 마당이니 낮에 최대한 사냥하고 뭘 해둬야만 추운 밤을 겨우 버틸 수 있고 아무 정보도 없이 묵묵히 살아남아야 하는, 그런 생존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은 꾸준히 다듬은 끝에 라디오만 듣고 그 지시대로만 따라도 당장 어디 가서 굶어죽거나 깡통 로봇들한테 맞아죽을 걱정은 없게끔 설계가 완성됐다.

생존 게임에서 가장 큰 과제가 '생존'인데, 그 과제를 쉽게 완화했으니 어찌보면 싱거울 수 있겠다. 척박한 환경에서 일단 살아남는 법부터 배우는 게 생존 게임의 진입장벽이면서도 묘미이기 때문이다. 이를 완화한다는 건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이런 문제를 디스테라는 '전투'로 풀어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 다른 생존 게임은 현대 화기를 만드는 것부터가 쉽지 않지만 디스테라는 다르다. 주변에 널브러진 자동차나 폐건물에 들어가서 잠깐 훑어보면 일반 무기를 만들 재료는 차고 넘친다. 중간중간에 깡통 로봇들이 몽둥이 들고 뒤에서 후려치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게 처음에는 뭐지 싶어서 살떨리지만, 나중에는 좋은 무기 재료들이죠 모잠비크 드릴 따다당하면서 잔해들을 채집하는 게 루틴이 되어버린다.

▲ 좀만 지나면 위잉 소리가 들리자마자 바로 칩 캘 생각부터 든다

작년 테스트까지만 했던 입장에서는 그 뒤로 고급 단계까지 나가기 위해서 더 심층 지역으로 가다가 지칠 때가 많았다. 탈것이 있긴 하지만 그걸 만들려면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가야 하고, 그러려면 일단 걸어서 그 지점까지 먼저 도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피드백을 그간 여러 차례 받은 결과, 위험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수리만 하면 금방 사용할 수 있는 탈것들이 마련됐다.

더 빠르게 위험도가 높은 지역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으니 이전과 달리 금세 중무장한 적들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게끔 그 페이즈가 빨라졌다. 전투도 그만큼 달라질 필요가 있었다. 권총이나 돌격소총도 쓸만한 무기긴 하지만, 방패를 들고 전진하는 돌격병을 앞세우고 뒤에서 총질하는 적들을 빠르게 제압하려면 2% 부족한 무장 아니던가.

▲ 저격수 따위 별 거라고 생각했다가 헤드샷 맞고 황천갈 뻔 ㅂㄷㅂㄷㅂㄷ 아니 저길 어떻게 지나가나 싶었지만

▲ 원래 차량은 초반에는 분해하는 것만 나왔었는데, 이게 빨리 나올 줄은

▲ 경사도 잘 올라가는 힘 좋은 탈것이 초반부터 뒷받침되니 든든하다

그래서 제작대로 투척 무기까지 빠르게 빌드업할 수 있도록 테크를 끌어올렸고, 전투 스킬인 '프로토콜' 제작까지도 한 단계 앞당기면서 더 치열한 전장에 빨리 진입하게끔 했다. 기초적인 단계에서도 체력 회복부터 실드, 기동, 점프까지 유틸성이 한 층 높아진 만큼 이전처럼 단순히 쏘고 엄폐물 뒤에 숨었다 다시 쏘는 그런 전투에서 좀 더 변수와 액션이 더 추가됐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적에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더군다나 전투 중에도 제작을 미리 눌러두면 탄약이나 회복물자가 계속 충원되니, 재료만 충분히 챙겨두면 물자가 부족해서 전투를 못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붕대를 감거나 주사를 놓을 때는 무방비 상태라 위험하긴 하지만, 어디 숨어서 회복한 뒤에 빠르게 전투를 재개하는 패턴이 중단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게 싸우다가 갑자기 다른 플레이어 혹은 적 지원병의 기습을 받아죽을 때도 종종 있긴 하다. 그때 소실되는 재료가 아까워서 전투를 신중히 하는 것이 생존 게임의 일반적인 양상이지만, 디스테라는 앞서 말했듯 테크트리 올리기가 쉽고 재료도 구하기가 쉬운 편이라 사망 리스크가 굉장히 적은 편이다. 물론 재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복귀하는 도중에 기습받으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그만큼의 재료 자체를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그래서 한 번 싸워서 리트하는 그런 플레이가 가능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도 죽을 거 같거나 망한 거 같으면 빨리 리트하라는 편의 명령어도 있으니, 빨리빨리 테크 올려서 전투 벌이고 안 되면 다시 하는 그런 플레이 방식은 개발진이 의도한 것인 듯하다.

▲ 급할 때는 힐링 프로토콜로 긴급치료하고

▲ 채집과 전투로 쌓이는 스킬 포인트로 능력도 올리다보면

▲ 이렇게 잠긴 상자도 열 수 있...아니 70%인데 실패라니? 다행히 배터리 없어도 채집은 되니 망정이지

▲ 그래도 차량 해킹은 성공했으니 주인이 접속하기 전에 빨리 튀자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치고 얼리액세스로 나온 '디스테라'의 방향성은 이처럼 명확하다. 생존의 기반은 빠르게 다지고, 전투로 바로 돌입하면서 더 발전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전투 중심의 크래프팅 FPS로 설계한 것이다. 실제로 테스트 단계에서도 점차 재료를 쉽게 구해서 전투로 바로 뛰어가게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얼리액세스에 와서는 더욱 그 틀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생존 및 발전을 위한 채집, 생산이라는 요소가 전투에만 가려지는 양상은 아니었다. 일단 필드에 완제품이 떨어져있는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자기가 직접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스토리'를 도입해서 채집과 생산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가 되고 있다. 어쨌거나 유저는 추방자고, 오로비스로 다시 돌아가려면 테라사이트를 목표량까지 채굴하고 전송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구는 지금도 불안정해서 게임 시작 후 한 140일 정도 뒤면 지표면 전체를 뒤덮을 만한 대규모 재난이 예고되어있으니, 살아남으려면 탈출하는 게 최우선이다.

물론 다른 대안도 있긴 하다. 아직 지구에 하이에나단이 남아있는 것처럼, 그 축적한 물자들로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한 여러 시설을 점거하는 것이다. 실제로 맵을 보면 다양한 시설들이 보이고, 그 시설들의 통제권을 쥐면 기후를 변화시키거나 지진을 일으키는 등 여러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그런 시설들을 단체로 차지해서 지구에서 주도권을 쥐고 최후의 생존자로 남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인 셈이다.

▲ 테라사이트를 꼬박꼬박 납세해서 생존 티켓을 받고 탈출하느냐

▲ 그 테라사이트로 장비를 제작해 시설들을 하나하나 점거하고 지구에서 터를 잡느냐는 유저의 선택이다

이론상 현재 디스테라는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각각 이점이 있게끔 설계가 되어있다. 테라사이트를 꼬박꼬박 전송하면 그 전송한 테라사이트를 화폐처럼 사용해서 여러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다. 한편 테라사이트를 안 내고 발전에만 온전히 전념한 뒤 시설을 점거하면 그 시설로 자기를 위협하는 세력을 제압하는 광역 스킬들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어느 한 쪽에만 치중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의무도 딱히 없다. 필요에 따라서 두 플레이 스타일을 오가다가, 서버 상황에 따라 최후의 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선택을 해도 무방할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얼리액세스 초기인 만큼 그런 큰 그림이 어떻게 귀결될지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이제 막 생존에 뛰어들은 유저들도 있고, 초반에 시작한 유저층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이제 슬슬 주요 거점을 레이드하기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서버마다 상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중간중간 채팅창을 보면 저거너트 같은 전설급 몬스터를 잡다가 사망하는 사례들이 몇 번 보이고 있는 정도라, 현 상황에서 그 단계까지의 전체적인 그림을 말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설계를 보면 디스테라는 캐주얼한 생존과 빠르고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투라는 방향성은 이제 확고히 굳힌 모양새다. 고급 테크트리에 대한 건 머리로 인지는 하고 있었고 방법은 알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빨리 도전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일이 정비해서 길을 닦아놨기 때문이다. 탈것도 빠르게 선보이고, 전투로 끌어들이기 위한 초반 미션도 다듬은 데다가 목마름도 없애고 상태 이상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도 최소화했으니 말이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100% 이론처럼 흘러가지는 않았다. 생존이 쉽다고 이야기했지만 중간중간 갑자기 가혹한 환경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미션도 나오고, 적 기지로 진입하고 싶은데 문이 굳게 닫혀있어 개구멍 같은 걸 찾아 빙빙 돌다가 프로토콜로 점프해서 들어가는 동안에 포탑과 경비병의 집중사격 맞고 빈사 상태가 되는 일도 있다. 물론 그 뒤에 부활해서 다시 시체에서 자원 회수하고 도망가는 것 자체는 쉽지만,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어보이는 라디오 미션 사이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다소 의외라고 할까.

▲ 아깐 몰라서 죽었지만, 이제 알았으니 시체 물자 회수하고 도주다 나중에 강해져서 돌아오마 ㅂㄷㅂㄷ

그렇지만 가혹한 환경에서 버티는 법부터 일일이 배워야 하는 여타 생존 게임에 비하면, 이 정도는 그냥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긴장감도 없다면 채집 제작해서 테크트리를 올리고 여러 도구를 만들어야 할 당위성이 떨어질 테니 말이다. 그보다는 최적화 같은 문제가 더 시급할 테지만, 예전 테스트에서 SSD가 아니면 아예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였던 걸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확실히 더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리액세스에, 아직 한 사이클도 미처 끝나지 않았으니 '디스테라'가 현재 어떤 게임인지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생존 MMO의 샌드박스 요소보다는, 전투를 더 강조한 만큼 더 빠르고 쉽게 생존하고 바로 전투로 뛰어들게 만들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내고자 하는 방향성은 확실히 보인다. 그렇게 설계한 사이클이 제대로 흘러가는지 볼 만큼 궤도에 오르려면 조금 더 시일이 지나야하겠지만, 적어도 국내에서 마이너한 나머지 시도가 극히 드물었던 SF에 크래프팅 생존을 내세운 FPS가 그 비전을 제시하면서 첫 발을 내딛은 것 자체가 큰 의미 있는 일 아닌가 싶다. 그간 여러 차례 테스트로 담금질하면서 개선하고 발전한 모습도 체감이 되는 만큼, 얼리액세스 동안 개선을 쭉 이어가면서 정식 출시 때 그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