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박형택 상무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박형택 상무가 '2022년 게임콘텐츠 신흥시장 오픈포럼'에서 게임산업 투자현황과 투자유치 준비를 주제로 6일 강연을 진행했다.


박 상무 소개에 따르면, 투자자 관점에서 게임은 문화콘텐츠와 디지털콘텐츠 사이에 있다. 정부 부처에 비교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이에 게임이 놓여 있다. 이는 두 조합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을 기회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두 조합 모두 게임은 주된 투자처가 아닌 셈이다.


투자 경향은 투자자마다 다르다. 박 상무는 자신의 기준으로 투자 경향을 소개했다. 최근 게임 투자 경향은 100억 원 이상 대작과 30억 원 미만 저예산 게임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중견 게임사가 50억~70억 원 내외의 게임을 개발하려고 하면, 비교적 투자에서 소외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시장 분석 측면에서 중견 게임사는 대작과 경쟁하게 된다. 투자자는 중견 게임사에 투자하길 기피할 수 있다.

박 상무는 10개 게임사에 투자하면, 한 푼도 못 건지는 경우가 절반이라고 전한다. 그렇기에 글로벌 직접 서비스를 계획하는 게임사에 투자 관심이 더 간다. 게임이 성공했더라도 중간에 퍼블리셔가 껴있다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투자 시장 전체로 보면, 게임에 대한 투자는 매년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전체 투자액은 2014년 1조 6천억 원에서 2021년 7조 6천억 원으로 37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게임 투자액은 35% 증가에 그쳤다. 이에 박 상무는 "게임산업이 투자유치에 있어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투자받길 희망하는 게임사를 위해 IR 노하우를 전했다. IR(investor relations)는 기업이 투자자 또는 주주를 위해 경영상황과 재무상황, 업적활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다. 소극적 의미로 투자 유치 활동으로도 쓰인다. 박 상무는 IR에 대해 "투자 유치는 기업이라는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라며 "게임사 대표는 자신의 게임을 파는 게 아닌, 회사를 파는 것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게임사가 투자자에게 △꿈이 그리는 미래에 대한 동의 △대표 또는 팀이 꿈꾸는 꿈의 구현 능력 △외부 환경에 따른 꿈의 실현 가능성 △꿈의 실현이 만들어 줄 수익성 △투자 수익을 회수할 방안의 현실성 △상호 신뢰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게임사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라, 투자자고 보고 싶은 걸 보여줘야 한다"

박 상무는 게임사가 투자 유치 준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단순히 개발 비용, 제작 비용, 홍보 비용의 필요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업의 관점이다"라며 "투자자 관점에선 왜 투자해야 하는가를 게임사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게임사가 투자 유치를 위해 현금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때 게임사 대표는 개발자가 아닌, 경영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 유치를 받으면 금액을 1년 단위로 나누고, 다시 월간 단위로 쪼개서 얼마를 어디에 쓸 것인지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게임사는 명확한 데이터를 통해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 박 상무는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는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부족한 근거로 제시된 가설은 설득력이 없다"라고 전했다.

게임사가 투자자와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 상무는 투자에 있어 검증하는 일이 40%라면, 사후 관리하는 일이 60%라며 "보통 길면 6개월 안에 투자 유치를 결정하는데, 이후 짧으면 2년, 길게는 5년에 걸쳐 사후관리를 한다"라고 신뢰 유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아울러 게임사가 개발에 집중하고 싶다면 투자받지 않길 권했다. 투자자는 PD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CEO에 투자한다. 예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게임사는 약 3개월마다 투자자에게 현금 흐름과 개발 현황을 공유해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기 힘들고 투자자 보고에 힘이 쏠린다. 박 상무는 "어떤 게임사 대표는 투자 유치가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투자받지 않았을 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상무는 투자 유치 제안 발표 때 △투자자와 싸우지 마라 △IR 자료를 발표용으로만 만들지 마라 △IR은 설득의 과정이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사 대표 관점에서 투자 심사 담당자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다. 이에 자신이 만든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담당자와 논쟁을 벌일 수 있다. 박 상무는 "심사 때 설득이 필요한 것이지 논쟁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논쟁에 이겨도 설득하지 못하면, 투자는 받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IR 자료는 발표용과 제안용을 별도로 제작하거나, 문서만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담당자가 발표가 끝난 뒤에 또 자료를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게 좋다. 박 상무는 "IR 자료에는 발표 내용 없이 문서만 보더라도 어떤 내용인지 이해될 수 있을 정도로 작성하는 게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R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정보만 나열하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만 나열된 IR 발표는 설득력이 없다"라며 "제품의 필요성에 대한 논리적 흐름과 투자 수익에 대한 논리적 흐름에 따른 발표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근거에 따른 가설을 설득하고, 검증 과정에 동의받는 게 투자 유치 활동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