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시각의 동물이다.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 그러니까 오감(五感)을 통해 어떤 물체의 정보를 얻을 때 시각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체의 형태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색상까지 구별하여 심리 상태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 시각은 오래전부터 여러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시각을 과학과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독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갈테니 글의 분위기를 반전 시켜보자. 자칫하면 저명한 교수님이 속사포로 뱉어내는 학계의 전문 용어가 남발하고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처럼 분량이 장황해질 테니까.

단편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색을 구별하며, 물체의 첫인상을 파악한다. 이 이론에서 착안한 재밌는 실험 결과도 있다. 영국의 한 매체는 성인남녀 2360명을 대상으로 '첫 데이트 호감 옷 색상'을 조사했는데 여성은 빨강, 남성은 회색의 옷을 입어야 커플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남녀 모두 노란 옷을 입었을 때 비호감인 것으로 조사됐다. (내가 이래서...)

▲ DIY 고인물의 작품 감상하고 가자
사진 출처 - snipeyHAHA Youtube

사람이건 제품이 됐든 간에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보고 난 첫인상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외형이 잘 빠진 건 둘째치고, 색상이 첫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 그러니까 IT 하드웨어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호불호를 가를 수 있는 IT 하드웨어 제품도 마찬가지다.

IT 하드웨어 제품들의 색상은 어떠한가. 모니터, PC 케이스, 다른 구성품 할 것 없이 검은색이 대부분이며, 공대 감성 그득한 은색으로 포인트를 약간 주는 게 일반적이다. 몇 년 전부터 일명 '화이트 감성', 흰색 계열의 제품들이 시장에 하나 둘 등장하거나 몇몇 특이점이 온 제품들이 대놓고 화려함을 자처하기도 하고.

시장에서의 수요가 적으니 특정 색상으로 통일하여 주변기기나 PC를 빌드 하는 건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편이며, 색조합이나 깔맞춤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기존 무채색 PC 빌드들과 디자인적으로 불협화음을 내기도 한다. 가끔 금손의 장인들이 실력을 발휘하여 멱살 잡고 이를 완성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 하 진짜 소유하고 싶다 (키보드를)

개인용 주변기기 전문 기업 로지텍은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여 최근 자사의 제품들을 다양한 색상을 적용하거나 특정 IP와 콜라보 하여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알록달록한 색상은 물론이요, 아기자기한 파스텔톤의 오로라 에디션, AOS 장르 대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K/DA 콜렉션 등.

로지텍은 기존 인기 하이엔드 제품을 여러 색상으로 재출시 하기도 한다. 화이트, 블랙, 핫핑크 색상에 이은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레드(이하 지슈라 레드)가 여기에 속한다. 검/흰이야 무채색 색상으로 무난함을 보이지만 분홍색이나 빨간색은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끔 한다. 지슈라 레드의 첫인상이 "예쁘다"일 정도였으니까.

지슈라는 로지텍의 게이밍 G 시리즈 중에서도 PRO 라인업에 속하며, 괜찮은 그립감과 뛰어난 성능으로 프로게이머들에게도 극찬을 받는 마우스다. 또한, 로지텍 지슈라는 지프로(G PRO) 무선 버전 일명 '지무선'에서 비타공으로 무게를 대폭 낮춘 버전으로 성능 만큼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 다음 색상은 뭘까 은근 궁금해진다




제품 스펙 및 외형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RED

  • 연결 방식 : 유선 / 무선
  • 센서 : 옵티컬(광) / HERO 25K
  • 스위치 방식 : 옴론 스위치
  • 무게 : 63g
  • 마우스 크기 : 125 / 63.5 / 40(길이, 너비, 높이, mm)
  • 색상 : 핑크 / 화이트 / 블랙
  • 최대 감도 : 25,600 DPI
  • 폴링레이트 : 1,000Hz
  • 가속도 지원 : 40G
  • 보증기간 : 2년
  • 케이블 길이 : 1.8m
  • 기타 기능 : 매크로 설정 / G Hub 및 Powerplay 호환

  • ▲ 로지텍의 검빨이라니, 설렌다



    ▲ 마우스, 무선 리시버 등과

    ▲ 유선 케이블, 사용 설명서, 미끄럼 방지 스티커, 설명서 등이 포함됐다

    ▲ 손과 마우스가 닿는 부분에 붙일 수 있는 미끄럼 방지 스티커

    ▲ 표면이 거칠어 손에 땀 많은 사람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 유선 모드로 사용이 가능하다

    ▲ 케이블도 빨간색이면 유선도 쓸 법한데 이 부분은 아쉽다

    ▲ 무선 리시버

    ▲ 피트가 포함된 마우스 하단 뚜껑

    ▲ 고혹적인 빨간 마우스

    ▲ 옆에서 보니 빨간 스포츠카가 떠오른다

    ▲ 대칭형 끝판왕 마우스라 봐도 무방하다




    ▲ 가벼운 무게가 지슈라의 특징!

    ▲ 무게를 낮추기 위해 마우스 휠 부분 또한 경량의 흔적이 엿보인다

    ▲ 마우스 하단부

    ▲ 하단 뚜껑을 살짝 누르면 교체가 가능하다


    ▲ 동글 보관이 가능한 수납 공간, 파워플레이까지 지원한다!

    ▲ 피트가 부착된 뚜껑을 장착하면 마우스를 더 브레이킹하게 쓸 수 있다


    ▲ 동글을 리시버에 끼운 모습


    ▲ 팜그립

    ▲ 클로그립

    ▲ 핑거그립

    ▲ 기자는 팜그립을 선호하지만 지슈라는 모든 그립에 어울리는 전천후 마우스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성능, 지슈라 레드


    ▲ 기자의 손 크기는 18/10/10cm이다

    지슈라 레드, 손이 작은 편인 기자와 궁합이 좋았다. 63g에 125mm / 63.5mm / 40mm(길이, 너비, 높이)의 무게와 크기를 가졌다. 평소 90g대 마우스를 써서 마우스를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으나 이후에는 오히려 기존에 쓰던 마우스가 무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역체감이 왔다.

    특히 그립감은 대칭 마우스 중에서 견줄 만한 제품이 없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등 높이, 간섭이 전혀 없는 매끈한 디자인 등 지슈라에 완벽하게 적응만 한다면 이보다 더 나은 대칭형 마우스는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동안 지무선 시리즈는 일반 게이머를 걸쳐 프로 게이머에게까지 무수한 선택을 받은 제품으로, 결과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 오죽하면 슈퍼 라이트가 출시하자마자 차세대 제품으로 갈아타려는 유저들로 인해 품절 대란이 일어났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 로지텍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용 소프트웨어인 G HUB를 다운 받을 수 있다


    ▲ PC와 연결된 PRO X SUPERLIGHT RED

    ▲ 배터리 사용량, 프로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설정창

    ▲ 단계 별 DPI 조정 및 폴링레이트 설정

    ▲ 키맵핑 또한 가능하다

    ▲ 게임 별 설정으로 여러 설정값을 저장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마우스 외형, 무게 말고도 높은 성능 역시 하이엔드 제품에 일조한다. 센서부터 살펴보면 로지텍 25K 히어로 센서가 적용되어 최대 25,600 DPI 설정과 더욱 세밀한 트래킹이 가능하다. 또한, 최대 10배 높은 전력 효율을 보여 로지텍 고유의 '무선 맛집'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지켰다.

    또한, 로지텍 무선 충전 패드 파워플레이(PowerPlay)와 호환되어 실시간으로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무선 마우스의 최대 단점은 충전 및 방전에서 오는 불편함인데, 파워플레이를 활용하여 게임 도중에도 충전이 가능하니 이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다.

    ▲ 로지텍 무선 충전 마우스 패드 POWERPLAY




    성능과 멋까지 잡은 지슈라 레드


    고혹적인 빨간색. 모든 색상은 원론적으로 그 상징과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빨간색은 흔히 사랑과 정열 등 추상적인 의미로 될 수 있으며, 타오르는 불꽃, 우리 몸속에 흐르는 피와 같이 강렬한 성격의 뜻을 담고 있다. 특히 빨간색은 620~750 나노미터 파장으로 다른 색상의 파장 길이에 비해 긴 편이라 유독 우리 눈에 더욱 집중된다. 그렇기에 똑같은 물체라도 빨간색을 입힌다면 느낌이 정반대로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빨간색 마우스는 커스텀 도색 마우스가 아닌 이상 수요가 거의 없다시피 한데, 이건 좀 결이 다르다. 로지텍의 하이엔드 마우스에 빨간색을 입히다니, 고급 스포츠카와도 같은 아우라가 물씬 나더라. 빨간색 지슈라는 정말이지 구매 후 스포츠카 전시장과 같이 마우스를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전시 해놓고 싶다는 구매 욕구를 지하방에서 옥탑방까지 끌어 올렸다. 로지텍은 핫핑크 부터 시장에서 좀 처럼 보기 힘든 색상의 제품을 출시, 다소 과감한 시도를 하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는데, 이번에도 통했다.

    무엇보다 압권인 점은 '성능'이다. 최신식 센서, 가벼운 무게, 호불호 적은 디자인, 최고의 무선 효율 등. 단점이라곤 클릭 이슈 빼고는 딱히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검은색, 하얀색 마우스는 어느새부터 식상하고 멋지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면 성능 좋고 수려한 빨간색 마우스,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레드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