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올해에도 월드오브워쉽에는 여러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특히 올해 등장한 신규 트리들은 프랑스 대형 순양함 트리를 제외하면 다들 극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게임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정규 트리와 별개로 프리미엄 쉽에서 OP 함선들이 등장하며, 메타가 조금 지루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꼽고 싶으며, 지금은 다소 줄었지만 잠수 유저들이 폭증한 사태도 기억이 납니다.

기자 역시 한해동안 꾸준히 워쉽을 즐기면서 여러가지 트리를 건드려봤고, 무기고에서 신규 함선을 구입하기도 했는데, 올 한해 업데이트에 대한 짧은 평가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즐겨탔던 함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지나고 보니 올해 업데이트는 꽤 풍족한 편이었다




올해 완성시킨 트리는?

올 한해동안 10티어까지 완성시킨 트리는 독일 순양전함 트리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시아 서버를 플레이하는 이상 독일 전함에 대한 인식이 좋을래야 좋을 수 없었고, 1차 전함 트리를 이미 다 올린 상태에서 부포 전함에 대한 검증을 마쳤기에 딱히 타고자 하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랭크전이나 소수 교전 상황에서 슐리펜을 만나고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부포가 아무리 강해봐야 심리적 압박만 주지 실 대미지는 그리 높지 않다는 제 상식을 송두리째 파괴시켜준 트리였죠.

오히려 꽤 실용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어뢰 무장은 막상 써보니 계륵에 가까운 물건이었고, 실제로는 부포 사거리 내에 어떻게든 상대 함선을 집어넣고, 죽어라 따라가면서 탱킹하는 것이 메인이었죠.

물론 일반적인 무작위 전투 모드에서는 사거리와 주포 화력 문제로 여전히 좋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접근하기가 수월한 랭크전이나 소수 이벤트 교전에서는 패왕급의 함선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무작위 전투 위주로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추천하기 애매하지만, 랭크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올리더라도 후회하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 사실 최근에 완성시킨터라 랭크전에서는 얘한테 맞기만 했다



구입한 프리미엄 함선 평가

올해도 많은 무기고에서 많은 쇼핑을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것은 블랙 프라이데이 때 구입했던 메사추세츠 블랙과 알래스카 블랙입니다.

두 함선 모두 명품 함선이자 랭크전 주요픽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직접 몰아본 결과 알래스카는 왜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지 알게 해준 함선이었고, 메사추세츠는 다들 그렇겠지만 부포 세팅을 통해 미전함의 부포맛이 어떤지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둘 다 크레딧 팩터도 훌륭하고,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함선입니다.

다만 알래스카는 현재 메타가 장거리 고폭 메타라 접근 성향을 띄고 있는 특성상 힘든 편이고, 오히려 메사추세츠가는 10티어 방만 가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 8탑방에서는 막을자가 없는 레벨인건 과거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 여전히 좋은 함선이지만 현 메타가 웃어주지 않는 알래스카


다음으로는 역시 랭크전을 대비하여 구입한 5티어 영국 프리미엄 전함 애진코트가 있습니다. 이번 랭크 시즌에서 브론즈 구간은 5티어 함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땅히 쓸만한 함선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저티어 부포 패왕 전함이라는 애진코트가 눈에 띄였고, 그대로 무기고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실버 랭크로 올려준 1등 공신 중 하나이자, 저티어 전함이 가장 답답해 할 구축함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인 함선입니다. 물론 랭크전같이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탈 일은 없는 녀석이지만, 가끔 재미용으로 탈만한 함선임은 분명합니다.


▲ 강력한 부포로 지근거리에 붙은 구축함을 견제할 수 있었다


반대로 사기전에 기대감은 높았지만, 타고 나서 평가가 미묘해진 함선은 미국 8티어 프리미엄 순양함 샌디에이고가 있습니다. 처음 기대한 것은 8티어 미니 오스틴이었지만, 실제로는 불못지르는 애틀랜타였죠. 장갑이 두꺼운 전함이 맞라인 상대라면 팔이 빠져라 쏴도 실제 딜량은 처참하게 나오는 가슴 아픈 상황이 그려집니다.

그래도 기본 사거리가 15km로 꽤 안정적이고, 탄속도 미경순 5인치포답지 않게 빠른데다, 상대 함종에 따라서는 버스트 딜이 가능하기에 밥값은 해주는 함선이라 생각합니다.


▲ 8티어 오스틴을 기대하면서 샀지만 불 못지리는 애틀랜타였다



올해 신규 트리 평가는?

올 한해 업데이트 된 신규 트리는 일본 경순양함 / 영국 순양전함 / 프랑스 대형 순양함 / 이탈리아 구축함 / 범아시아 순양함까지 총 5개 트리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사기적으로 느껴졌던 트리는 프랑스 대형 순양함이며, 가장 최악의 트리라 생각되는 것은 일본 경순양함입니다.

프랑스 대형 순양함 트리는 초기에는 긴 재장전 시간과 물장갑의 구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대형 순양함치고는 믿기지 않는 기동력과 민첩함으로 (구)앙리 4세의 재림이 생각나게 하는 카이팅을 선보이며, 단숨에 장거리 고폭탄 메타의 일원으로 활약하게 되었죠.

대형 순양함 트리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앙리4세보다 피탐지도 훨씬 작으며, 선회반경도 훨씬 좁습니다. 무엇보다 엔진 부스터를 사용하여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탄을 흘리는 것이 가능하기에 자리만 잘 잡으면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프리딜을 할 수 있습니다.


▲ 기자는 1차 트리도 올리지 않았기에 마르세유는 보유하지 않았다


반대로 일본 경순양함 트리는 굉장히 미묘한 포지션입니다. 장거리 일제사를 통한 화재 및 어뢰 스패밍이 콘셉트지만, 정작 주포 화력이 강하지도, 어뢰 성능이 압도적이지도 않습니다.

어뢰 탄막을 형성하고 싶다면 동년도에 나온 범아시아 순양함이 훨씬 나으며, 주포의 성능은 사거리만 길 뿐, 재장전 시간이 12초~15대에 달해 DPM이 떨어지는 묘한 구성입니다. 사전 운용 기간에 7티어까지 몰아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보이는 트리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장거리 화재가 목적이라면 자오도 있고, 아즈마도 있고, 요시노도 있는데 굳이 이 트리를 타야할까 싶네요.

통계 사이트에서 살펴봐도 승률도 최하위에 평균 딜량도 매우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전 운용 기간에는 보통 고승률 함선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성능이 나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작위 전투뿐만 아니라 소수 교전인 랭크전에서도 압도적인 힘을 발휘 못해 향후 어떤식으로 상향이 될지가 궁금하네요.


▲ 이 트리 답은 있는걸까? 상대할 때도 무섭다고 느낀적이 없다


그리고 영국 순양전함 트리도 꽤 성공적인 트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속도 빨라진 영전함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실제로 만나면 주포의 화력도 강력하고 기동력도 매우 빨라 항상 밥값을 해준다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단순히 멀리서 불만 지를뿐인 기존 1차 트리보다 훨씬 다양한 플레이를 제공하기에 기자 역시 내년 목표로 꼭 올릴 트리 중 하나입니다.


▲ 승률과 평균 딜량, 경험치까지 모두 최상위권을 기록한 영국 순양전함


범아시아 순양함 트리는 매판 팀원이나 상대 조합에 따라 대박이거나 쪽박이거나 둘 중 하나인 도박적인 트리라고 생각합니다. 타는 유저간의 숙력도 차이도 천차만별이고, 구축이나 레이더쉽이 맞라인에 오면 큰 힘을 쓰기도 어렵습니다. 승률과 딜량이 최하위권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박 아니면 쪽박뿐이다! 도박사의 심정으로 바라보게 되는 범아시아 순양함


이탈리아 구축함 트리는 처음에는 너무 해괴한 콘셉트라 혹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데, 계속 타다보니, 생각외로 초보 친화적(?)인 트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매판 함재기가 항모뿐만 아니라 키어사지까지 날아다니고, 잠수함까지 왔다갔다하는 환경에서 괜히 아무것도 못해보고 폭사 당하는 것보다 배기식 연막과 비상용 엔진 추진기로 뭐라도 해볼수는 있더라고요.

기존의 파울로 에밀리오처럼 근접 죽창을 넣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모품의 쿨타임에 맞춰 적절히 일방적인 딜교를 해주고 빠지는식으로만 운영해도 밥값을 할 수 있다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의외로 항모가 활약하는 상황에서 다른 구축함보다 운용하기 편했습니다.


▲ 괴상망측한 트리라 생각했지만, 구축함은 승률이 모든 것을 증명하는 함종이다


무기고 함선 구입 내역

강철쉽은 시키시마를 진수했고, 다음 쿠폰이 들어오는대로 메클렌부르그를 뽑을 예정입니다. 시키시마를 먼저 구입한 이유는 일단 510mm 주포의 사운드를 체감해보고 싶었고, 최근 함재기가 너무 많아져 어떻게든 대공이 좋은 전함을 구입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꽤 괜찮은 대공을 보여주기에 야마토보다 만족스럽지만, 역시 포문수가 아쉬울때가 많아 아직은 핸들링 연습이 좀 더 필요한 단계입니다. 무엇보다 대공이 좋다고 한들 현재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함재기는 더 괴물들이라 크게 체감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당장 승률을 생각하고 강철 전함을 고른다면 아무래도 메클렌부르그가 좀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 아직은 적응 단계라 뭐라 하긴 힘들지만, 강철 주고 산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석탄쉽은 스페인 10티어 구축함 알바로 데 바잔과 네덜란드 10티어 구축함 트롬프를 구입했는데, 이중 트롬프는 사실 석탄이 아니라 현찰 + 자유 경험치 조합으로 구입했습니다.

알바로 데 바잔은 무난하게 탈 수 있다는 느낌으로 앞으로도 종종 애용할 것 같지만, 트롬프는 생각외로 실망이 큰 함선입니다. 일단 본인이 주도적으로 무엇인가 할 수 없는 타입의 구축함이며, 핵심인 공습은 숙련도와 별개로 전장 상황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대로 써먹지도 못합니다.

아군 항모가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섬을 끼고 접근하는 전함이나 맞은편 섬의 순양함의 뚝배기를 부술때는 신나지만, 본인이 스팟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어뢰 없고 더 둔해진 시마카제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속도라도 좀 빨랐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개성 하나는 넘치기 때문에 산것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멋모르고 자유 경험치 + 현금 조합으로 구입했다는 것이 화날뿐이네요.

이외에도 연구처에서 뱀파이어Ⅱ를 구입했고, 꿀잼 함선으로 타고 다니는 드루이드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금화 함선은 블랙 프라이데이 때 알래스카와 메사추세츠를 구입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 상황만 받쳐주면 꿀잼 함선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뢰 없는 시마카제다



가장 많이 활약해 준 함선은?

스탈린 그라드와 프로이센이 올해 가장 만족감을 준 함선입니다. 둘 다 10티어 랭크전에서 맹활약을 해줬고, 승률도 각자 65%, 63%로 높았습니다.

스탈린 그라드야 맨날 보이던 OP 강철쉽이니 당연히 승률이 좋겠지만, 의외인 것은 독일 1차 전함 트리의 프로이센입니다. 트리에 통일감을 주기 위해 대선제후가 강제(?)로 프리미엄쉽이 되었고, 그 자리를 대신하여 들어온 함선인데, 20초대 재장전 시간을 지닌 18인치 주포 8문으로 모든 설명이 끝납니다.

덕분에 기대딜량은 대선제후를 압도하고, 대선제후의 여전한 탱킹력에 부포까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짧아진 재장정 시간을 생각해서 완전히 주포 세팅으로 밀고 가도 되고, 부포 세팅을 해도 밥값이 가능합니다. 여러모로 대선제후의 답답함에서 많이 바뀐 성공적인 업그레이드라 볼 수 있습니다.


▲ 대선제후의 그림자조차 생각나지 않게 만드는 강력함!


가장 많이 탄 함선이라면 역시 무사시가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9탑방에서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죠. 그외에는 최애 구축함이 된 할란드가 있으며, 순양함 중에서는 항모에 시달릴 때마다 힐링하기 위해 탄 영국 8티어 프리미엄 함선 체셔가 있습니다.

올해의 콘셉트는 항모에게서 살아남기, 그리고 함재기 갈아버리기가 있으며, 극대공 세팅도 여러번 시도했을 정도로 항모의 영향력이 무시무시했습니다.

할란드가 고승률을 기록하게 된 이유도 함재기에 대한 저항력 때문이며, 시마카제의 승률도 꽤 많이 올렸는데, 역시 20km 어뢰를 선택하여 함재기로부터 자유로워졌기 때문입니다.


▲ 어느덧 최애 구축함이 되어버린 할란드, 작년에는 그로조보이였다


▲ 어떻게 타도 승률이 나오는 것을 보면 사기가 맞다


올해 가장 흉악한 함선은?

개인적으로 메타를 완전히 바꿔버렸다고 생각되는 함선 중 하나로 영국 10티어 항공모함 몰타를 꼽고 싶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항모간의 상성이나, 적어도 수상함들과의 수싸움이 있었는데, 몰타는 그런 심리전마저 무시하고 딜을 욱여넣는 항모입니다.

재정비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과 조준이 쉽다는 점, 전체적으로 초보라도 몰기 쉽다는 점이 합쳐져 공방을 난장판으로 만든 주범이 되었습니다.

이 항모의 가장 악질(?)인 점은 초보라도 딜을 뽑을 수 있게 만들어서, 본인이 항모를 잘 타는 것이 아닌가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예 딜각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패배하는 그림만 보이는 다른 항모보다 타기 쉽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덕분에 자신의 패배를 객관적으로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죠. 당연하지만 숙련자가 잡으면 더 끔찍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항모 인구수를 늘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뿐만 아니라 공방에서 장거리 저격 메타의 심화를 앞당긴 주범이라 생각되며, 잠수함보다 더 끔찍한 함선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향후 미국 하이브리드 함선 출시와 더불어 내년에 있을 함재기 공격 방식의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 딜량만 보고 초보들이 계속 타게 만드는 동력을 제공한다는 점이 괘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