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 토토가 오는 2024년 LCK에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인벤은 취재를 통해 국민체육진흥공단, LCK 법인(이하 LCK), 그리고 한국이스포츠협회가 2024년 LCK 스프링 스플릿부터 이스포츠 토토를 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올해 안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해 스포츠토토(국민체육진흥투표권)에 이스포츠 종목을 편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체육진흥 기금 조성을 위해 운영하는 국가정책사업이다. 스포츠토토는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하여 운동경기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환급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체육 진흥을 목적으로 다양한 시설 및 체육 관련 지원에 사용된다.

이스포츠 종목의 스포츠토토 편입은 이스포츠 업계에서 꾸준하게 이야기된 주제다. 이스포츠 업계는 프로 선수의 연봉이 몇 년 째 크게 상승했지만, 게임단의 수익은 상대적으로 늘지 않아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스포츠가 스포츠토토에 편입된다면, 투표권 발행으로 조성된 기금이 프로게임단의 선수 육성, 마케팅 사업 등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 이종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 본부장

이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코로나로 인해 프로 스포츠 경기가 지속해서 취소되면서 스포츠토토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이스포츠 종목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온라인으로 경기가 지속되었고, 국민체육체육진흥공단도 자연스럽게 이스포츠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신규 종목 발굴 및 관심 제고 등 다양한 부수 효과도 기대되었다.

이스포츠 토토 종목으로 가장 먼저 논의된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입지를 완벽하게 물려받으며 세계적인 이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리그인 LCK는 2012년 3월부터 지금까지 11년째 개최될 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LCK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스포츠 종목으로 스포츠토토에 편입되는 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LCK 관계자는 “롤드컵 등 글로벌 행사를 포함하면 라이엇게임즈는 이스포츠에만 연간 수천억 원을 사용한다”라고 말하며 “이스포츠토토로 마련된 기금이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발전에 사용된다면 라이엇 게임즈에도 긍정적”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는 국민체육진흥투표권의 발행 주최 단체로 직접 참여할 수 없다. 국민체육진흥투표권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공익사업이다. 또한, 발행 주최 단체는 모두 공공기관인 각 종목의 스포츠협회이다. 따라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라이엇 게임즈는 공익사업의 주최 단체가 될 수 없다.

▲ 김철학 한국이스포츠협회 사무총장

국민체육진흥공단과 LCK는 한국이스포츠협회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준회원이자 이스포츠 종목의 대표성을 가진 단체이다. LCK 법인은 2024년부터 한국이스포츠협회와 함께 LCK를 공동으로 주최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이스포츠협회는 체육진흥투표권의 주최 단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스포츠 종목이 스포츠토토를 편입될 경우, 국민체육진흥공단과 LCK 법인, 그리고 한국이스포츠협회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새로운 종목 발굴을 통한 수익 개선과 MZ 세대까지 타깃 연령대를 확장할 수 있다. LCK는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진흥에 사용되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한국이스포츠협회는 기금 확보로 이스포츠 진흥을 위한 공익사업의 기회를 얻게 된다. 당사자들의 이해가 맞물려 이스포츠 종목의 스포츠토토 편입은 순조롭게, 그리고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스포츠가 스포츠토토에 편입될 경우, 토토로 인한 기금의 사용처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먼저 국내 리그에서 얻은 이익은 프로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사용된다. 지원 대상은 프로 단체 및 게임단이며 게임단은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이나 아마추어 육성 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스포츠토토로 조성된 금액은 국가 기금으로 간주되어 프로게임단은 매년 사업 승인을 받아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MSI, 월드 챔피언십 등 해외 경기를 통해 얻은 이익은 유소년, 아마추어 이스포츠 저변 확대, 혹은 이스포츠 발전을 위한 공익 사업에 쓰인다. 주체 단체는 한국이스포츠협회로 챌린저스 리그 등 아마추어 리그 운영과 공공 이스포츠 행사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이스포츠협회 역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기금 사용에 대한 사업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 이정훈 LCK 사무총장

이스포츠 토토로 얻을 이익은 가늠하기 어렵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라이엇게임즈, 한국이스포츠 협회 관계자 모두 수익 예상이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협회 관계자는 “스포츠토토로 축구 종목이 얻는 배당금이 3~400억, 야구가 150억 원, 배구가 70~80억 원 정도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배당금이 높은 이유는 해외 경기가 포함되어 경기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포츠 토토가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 이스포츠 종목이 기존의 스포츠토토로 편입되었기에 기존에는 없던 주체인 종목사의 권한, 책임 및 의무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스포츠토토가 지속되기 위해선 이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한편, 리그 오브 레전드 외에 다른 이스포츠 종목 추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이스포츠협회 관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은 전 세계적인 e스포츠 대표 인기 종목으로 가장 많은 경기 수와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후보 종목으로 우선 고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e스포츠가 편입된다면 국산 이스포츠 종목 역시 당연히 후보 종목이 될 수 있다. 다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요구하고 있는 주요 요건인 주최단체의 안정적인 대회 개최 보장과 선수, 지도자, 심판 등록 및 말소 권한 보유 및 경기규칙 제∙개정, 공정성 등을 충족시키는 것이 먼저다. 아직 체육진흥투표권 진입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 번에 많은 종목을 모두 우선 고려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단계별로 접근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LCK 법인은 2024년 이스포츠 토토 도입에 대하여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스포츠토토 종목에 포함된다면 LCK의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위해서도 좋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