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컴퓨터 협회(TCA)가 주관하는 대만 비디오게임 박람회, '2023 타이베이 게임쇼'가 오는 2월 2일부터 5일까지 타이베이 난강 전시 센터에서 개최된다. 2020년 코로나19로 취소된 이후 2021년부터 온,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체계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 게임을 소개해왔던 타이베이 게임쇼는 올해부터는 코로나 규제 완화에 힘입어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B2B존을 비롯해 e스포츠 등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확장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Come in Gameverse'라는 슬로건과 함께 메타버스와 비디오 게임, 보드 게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선보인다. 타이베이 게임쇼와 함께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게임 서밋에서는 엔비디아의 스티브 첸 시니어 매니저, 크리스 커크패트릭 유비소프트 수석 테크니컬 디렉터 등 업계 주요 인물과 함께 게임 개발 관련 노하우를 공유한다. 아울러 e스포츠 이벤트와 함께 '아머드 코어6', '아토믹 하트' 등 주요 작품의 신규 정보를 온라인에서도 소개하는 온라인 라이브까지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게임쇼로서의 입지도 다져나갈 예정이다.




■ 200여 개의 게임이 출품, 1년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베이 게임쇼'


그간 타이베이 게임쇼는 1월 말~2월 초에 개최되는 만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쇼로서 자리잡았다. 이번에도 앞서 언급한 주요 작품의 새로운 소식을 온라인으로 공개할 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개발사들의 미출시 신작 발표를 비롯해 '호그와트 레거시' 등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을 사전에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 해리 포터의 세계관을 누비는 오픈월드 액션 RPG, '호그와트 레거시'도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시연해볼 수 있다

특히 게임사가 부스로 참가하지 않은 경우에도, 현장에서 게이밍 기어 브랜드를 통해서 시연을 해볼 수 있을 예정이다. 우선 기가바이트의 게이밍 컴퓨터 브랜드인 AORUS는 캡콤과 협업, 오는 6월 2일 출시 예정인 '스트리트 파이터6'의 시연을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 진행한다. Xbox, 닌텐도 등 콘솔 업체도 참가해 자사 콘솔용으로 출시되는 여러 게임들의 현장 시연 기회를 제공하며, 현장에서는 PS5 콘솔 판매 및 오는 2월 22일 출시 예정인 PS VR2의 예약 판매도 진행된다.

▲ AORUS는 캡콤과 협업, '스트리트 파이터6'의 현장 시연을 자사 부스에서 진행한다

코에이테크모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와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 '제로~월식의 가면~' '삼국지패도' 등으로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한다.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는 삼국지를 재해석한 액션 RPG로, '인왕', '닌자 가이덴'을 개발한 팀 닌자의 신작이다. 지난 9월 도쿄 게임쇼에 출전하면서 데모를 공개, '받아치기'와 '기세'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하드코어 액션을 맛보기로 선보인 바 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3는 메인시리즈 처음으로 주인공이 바뀌지 않고 이어지는 아틀리에 시리즈 신작으로, 전작과 달리 심리스 필드를 채택해 자유로운 탐험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2월 22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최종 브러시업 과정에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3월 22일로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타이베이 게임쇼에서는 예정대로 출품, 현장을 방문한 유저들은 라이자의 아틀리에3의 세계를 먼저 체험해볼 수 있을 예정이다.

▲ 코에이테크모는 삼국지를 재해석한 팀 닌자의 신작 액션,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와

▲ '라이자의 아틀리에3', '제로~월식의 가면~' 등 주요 신작을 현장에서 선보인다

벽람항로의 공동 개발사인 용시 네트워크의 신작, '에테르 게이저'도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한다. '에테르 게이저'는 고퀄리티 카툰렌더링을 앞세운 서브컬쳐 모바일 액션 MORPG로, 3인 태그 방식이 아닌 리더 캐릭터 1인을 주로 조작하되 다른 캐릭터와 연계기 및 깊이 있는 스킬 메커니즘을 내세우면서 특유의 액션을 선보인 작품이다. 지난 12월 국내 CBT를 진행하면서 고퀄리티 액션뿐만 아니라 파밍 피로도를 낮춘 각종 설계의 단면을 보여준 바 있다. 일본 및 글로벌 퍼블리싱은 요스타가 담당한다. 같은 개발사의 작품인 '벽람항로'도 타이베이 게임쇼에 출전하나, '벽람항로'의 대만 퍼블리셔가 니지겐인 만큼 별도의 부스로 참가한다.

2022년 일본 구글플레이 베스트를 기록한 신작, '헤븐 번즈 레드'도 2023년 1분기 글로벌 출시 및 번체자 지원에 앞서 타이베이 게임쇼 무대에 나선다. '에어', '클라나드', '엔젤 비트'로 유명한 Key와 메인 시나리오 라이터 마에다 준, '어나더 에덴'의 개발사 WFS가 합작한 헤븐 번즈 레드는 고전적인 JRPG식 구성에 현대적인 그래픽, 마에다 준 특유의 스타일로 선보이는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선보이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여타 모바일 소셜 게임과 달리 경쟁 콘텐츠나 기간 한정 이벤트가 일절 없어 싱글플레이 감성으로 자신의 페이즈대로 스토리를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에테르 게이저', '헤븐 번즈 레드' 등 2023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서브컬쳐 신작도 참가가 확정됐다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유저를 위한 타이베이 게임쇼 온라인 스페셜 프로그램도 대만 현지 유저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도 배려, 중국어 자막뿐만 아니라 영어 자막도 지원한다. 대만 현지 시각으로 2월 3일부터 4일까지 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온라인 스페셜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유튜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 온라인 라이브에서는 아머드코어6, 아토믹 하트 등 신작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공개될 예정이다



■ 인디 개발사라면 주목, 인디게임 어워드 그리고 인디 하우스


타이베이 게임쇼는 공식 시상식인 '게임스타'뿐만 아니라, 매년 베스트 인디 게임을 선정하는 '인디 게임 어워드'를 별도로 개최하는 등 인디 게임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행사이기도 하다. 인디 게임 어워드는 그해에 최고 이슈가 된 하나의 작품을 꼽는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 오디오, 시각 예술, 디자인, 혁신, 모바일 게임, VR 총 여섯 항목별로 각각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수상하게 된다. 우승작은 TGS 전시 기회와 함께 1,000달러(한화로 약 12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최근 타이베이 게임쇼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는 2020년 2관왕을 달성한 '더 코마2: 혼돈의 자매', 2021년 베스트 디자인상을 수상한 '플레비 퀘스트' 등 국내 게임이 여러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올해에는 35개 국가 및 지역에서 170개 게임이 출품, 15개국에서 총 28개의 게임이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그 중 국내 게임으로는 '오구와 비밀의 숲', '블루 웬즈데이'가 베스트 오디오상에, '마녀의샘R'이 베스트 시각 예술상, 'RP7'이 베스트 디자인과 혁신상에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인디 게임 어워드는 오는 2월 4일 타이베이 게임쇼 특별 무대에서 각 부문별 최종 수상작을 가리고 스페셜 프로그램을 통해서 최종 후보작 및 수상작에 대한 소개가 이어질 예정이다.

▲ 국내 인디 게임 중 4작품이 타이베이 게임쇼 인디 게임 어워드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전시회 내에서 진행되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인 '인디하우스'에서는 전 세계 인디 개발자들이 참여해 100여 종 이상의 게임을 선보인다. 인디하우스에서는 대만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물론,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 인디 개발사의 작품들도 참가하며, 타이베이 게임쇼 기간 중 처음으로 스팀과 연계한 게임 할인 이벤트도 같이 진행된다.

▲ 타이베이 게임쇼에서는 '인디하우스' 부스 지원 및 공식 온라인 방송을 통해 다양한 인디 게임을 알리고 있다

인디 게임의 비중이 큰 타이베이 게임쇼인 만큼 인디 게임 어워드 후보작 외에도 국내 여러 인디 개발사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어졌고, 국내 업계에서도 이를 여러 모로 지원하고 있다. 우선 게임문화재단 및 BIC 조직위원회, 펄어비스가 'BIGEM' 사업에 선정된 국내 우수 인디 게임의 전시 참여를 전격 지원한다. BIGEM 사업에 선정되어 타이베이 게임쇼에 출전하는 올림포스의 '하늘섬', 코구의 '로코 아일랜드', 익스릭스의 '샴블즈', 싱크홀스튜디오의 '오구와 비밀의 숲'가 있다. 이밖에도 엔씨소프트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부스 등을 통해 여러 한국 게임사들이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 대만 현지 유저 및 해외 여러 나라의 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사의 게임을 선보일 기회를 갖는다.

▲ BIGEM 사업 선정작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 인디 게임들이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한다

이밖에도 인디하우스 인근에는 보드게임에 특화된 '보드게임 원더랜드' 존을 따로 편성, 보드게임에 관심있거나 체험하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보드게임 원더랜드 존에는 보드게임을 시연하는 체험존 외에도 보드게임을 직접 제작해보거나 이와 관련해서 여러 개발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작실까지 마련되어있어 보드게임을 좀 더 심도 있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 보드게임 체험과 제작, 소통이 어우러진 공간인 '보드게임 원더랜드'도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 국내 게임이 호응을 얻어온 대만 게임 시장, 타이베이 게임쇼 국내 게임 동향은?


대만 게임 시장은 타 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국내 게임계에서는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장이다.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검은사막 등 국내 게임들이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는 시장일 뿐만 아니라 MMORPG와 e스포츠에 대한 열정 그리고 선호하는 게임 유형까지 국내와 비슷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타이베이 게임쇼 2022 시상식에서 PC 게임 부문 동상과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게임쇼라는 상징도 있던 만큼, 그간 넷마블, 펄어비스 등 국내 여러 기업에서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해 여러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이후로는 다소 소식이 뜸했으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등 국내 게임사들이 신작과 함께 타이베이 게임쇼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중 컴투스는 2021년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개최가 재개되자 자사의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소개하는 온라인 세션 형태로 참가한 것에 이어 이번 2023년에는 B2C 부스에 서머너즈 워 IP 최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로 참가를 결정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의 아시아권 출시를 앞두고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로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그라비티도 대만에서 현재 서비스 중인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의 신규 업데이트를 비롯해 신규 라인업에 대한 소식을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라그나로크 IP가 아닌 신작 '헬로헬', '쉬바 나이트', '네크로보이' 등이 공개된 만큼, 이와 관련된 소식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최근 라그나로크 외에 다양한 신작을 공개한 '그라비티'도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한다

작년 2월 글로벌 출시 이후 대만 서버의 CBT를 진행하며 기대를 모았던 '로스트아크'는 12일 대만 출시 예정이었으나, 11일에 돌연 출시 연기가 발표됐다. 그러나 대만 서버 퍼블리셔인 해피툭이 타이베이 게임쇼에 참가하고, 스마일게이트RPG에서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로스트아크의 타이베이 게임쇼 참가는 퍼블리셔의 재량이라고 밝힌 만큼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대만 서버 출시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을 전할지 여부도 주목할 포인트다.

▲ 12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레 출시 연기가 발표되어버린 로스트아크 대만 서버

▲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 새로운 소식이 전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