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일상의 연속. 집-회사-집-회사를 반복하던 와중 문득 내 가슴 속 어딘가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전투 민족의 피가 흘러나왔다. 시작은 점심시간 동료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화면에 빨려 들어가듯 열중하던 한 게임으로부터 비롯됐다. 근데 요새 모바일 게임은 다 자동으로 나오던데. 도대체 무슨 게임을 그렇게 깊은 탄식까지 해가며 하는 거지.


궁금함에 못 참아 옆으로 화면을 흘깃 훔쳐봤는데, 어딘가 익숙한 멜로디와 유년 시절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게임. 면허가 없던 미성년자 시절 유일하게 필자가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해준 캐주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였다.

지금이야 멀티 경쟁 요소가 섞인 게임들이 몇 트럭은 족히 있을 정도로 넘쳐나지만, 그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에는 현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카트라이더처럼 조작도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스릴 넘치는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또한, 국내에서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가볍게 즐길 수 있기에 접근성도 한층 쉬웠으니 인기도 좋았다.

▲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안 그래도 최근 카트라이더가 서버 종료했다는 글을 보고, 피시방 음료수 내기로 동네 친구와 자웅을 겨루었던 즐거웠던 추억을 회상하며 아쉬움에 잠기던 찰나였는데. 자세히 확인해보니 사라지기는 커녕 카트라이더:드리프트라는 이름으로 더 좋은 그래픽과 조작감을 갖고 되돌아와 리뉴얼했더라. 오버워치와 오버워치2 카스온라인과 카스온라인2와 같은 일종의 후속작 개념처럼 말이다.

또한, 호환성 같은 경우 PC부터 콘솔, 모바일까지 넓혀 플랫폼의 선택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말이 길었는데 여튼, 동료 기자가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니 지루했던 필자의 일상에 의욕이 샘솟았다. 더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카트라이더는 역시 키보드로 해야 제맛인데, 그중에서도 게이밍 키보드로 플레이하는 것과 일반적인 사무용 키보드로 하는 것이 큰 차이가 있을까?라는 생각.

▲ 이 정도 템은 껴줘야 지뢰찾기도 할 만하지 (이미지 출처 : 레딧)

당연히 경쟁게임에서 장비보단 실력의 중요도가 더 높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서도 소위 템빨에 의존도가 큰 필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편이었다.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다'보단, '장인은 이미 좋은 도구를 쓰고 있다'가 요즘 트렌드가 된 것처럼 잘하는 사람이 좋은 제품까지 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길게 말해봐야 소용없다. 이런 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점심시간을 빌려 직접 동료 기자와 일반 사무용 멤브레인 키보드,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를 들고 카트라이더를 통해 대결을 해봤다. 아, 물론 이런 경쟁에 우승 상품이 빠지면 섭섭하니 긴장감을 북돋아 줄 점심 커피를 제물 삼았다.

시작 전,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사실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 vs 기계식 키보드, 무슨 차이일까?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와 키 하나하나가 스위치로 이뤄져 있는 기계식 키보드 그리고 더 나아가 레이저를 통해 인식하는 키보드 등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멤브레인 키보드와 기계식 키보드의 차이에 대해 간단하게 알고 가면 이 글을 보는데 더 수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간략히 설명해보겠다.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 그냥 들어봤을 땐 어려운 단어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무용 키보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요즘은 기계식 키보드도 소음이 적은 적축이나 저소음 적축을 사용해 사무용 키보드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보이지만, 결국 근본 사무용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이 아닐까.


해당 방식은 얇은 플라스틱 막으로 설계된 멤브레인 시트를 이용해 키 입력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내부를 자세히 보면 기본적으로 얇은 플라스틱 막의 멤브레인 시트와 고무로 이뤄져 있는 러버돔이 접점을 맞닿게 해 키 입력을 감지한다.

이는 소재 자체가 다른 방식의 키보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전체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이며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스위치가 눌리는 딸깍 소리가 없어 정숙한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좋다. 대신 단점이라고 하자면 키를 동시에 누를 때 일부 키가 눌리지 않는 일명 키 씹힘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다음으로 기계식 키보드. 확실히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와는 다르게 다양한 종류와 개성을 가진 스위치를 사용해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고 타건감 자체도 남다르다. 이로 인해 과거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 좌측부터 적축, 갈축, 청축 / 스위치마다 각자 입력 지점부터 키압까지 모두 상이하다

PC방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아는 특유의 딸깍딸깍 경쾌한 소리가 나는 청축 스위치를 적용한 키보드부터, 키압이 적고 소음도 기계식 키보드 중 상대적으로 적은 적축 키보드 등 기계식 키보드의 종류도 찾아보면 꽤 많다.

위에서 말했던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의 단점들을 대부분 커버할 수 있다. 요즘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무한 동시 입력을 가능케하는 안티 고스팅 기술부터 색다르고 재밌는 키감, 원하는 대로 스왑하여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스위치까지. 많은 장점을 지닌 키보드라고 볼 수 있겠다.

대신, 기계식이다 보니 방수나 방진처리에는 취약할 수 있고, 특성상 긴 스트로크가 존재해 앞서 말했던 멤브레인 방식에 비해 키보드 자체가 높아 손의 피로도가 빠르게 몰려온다. 물론, 이는 손목을 받쳐주는 팜레스트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다.

결론적으로 멤브레인 방식과 기계식 방식은 각자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적당히 사무 업무용으로만 사용하며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멤브레인 방식도 나쁘지 않으며, 게임을 주로 키보드로 즐기는 유저나 타건 시 키감을 중요시하는 유저에겐 기계식 키보드를 추천한다.


이제 달려볼까?

▲ 기계식 키보드가 있지만, 역시 업무에는 멤브레인을 주로 사용하는 동료기자

필자는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동료 P 기자는 사용하던 그대로 업무에서 쓰던 키보드를 떼어와 사용해보기로 했다. 그 뒤 기계식 키보드를 많이 사용해보지 않은 동료 기자에게 두 키보드의 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바꿔서 한 번 더 플레이 해봤다. 업무에도 게임에도 멤브레인 형태의 기본적인 키보드만 사용해왔던 유저이기에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체감을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 좌 :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우 : 일반 멤브레인 업무용 키보드

필자가 이번 대결에 사용한 기계식 키보드는 높은 반응속도와 여러 기능을 탑재해 게이머들 사이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그리고 동료기자는 일반적인 회사 업무용 보급형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했다.

▲ 자 드가자~ (업무입니다)

▲ 처음은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을 사용한 필자가 스타트를 끊었다

▲ 화려한 드리프트 같아 보이지만 많은 추돌사고가 있었다

▲ 오랜만에 하니까 피가 끓는다

▲ 역시 내기가 걸려있어야..

▲ 잘하진 못했지만 괜히 신기록 달성이라니 기분이 좋아진다 첫판인 건 비밀

▲ 잠깐 비켜봐, P 기자가 멤브레인 키보드를 들고 자리에 난입했다

▲ 간결한 손놀림.. 고수의 향기가 느껴진다

▲ 0.06초 차이로 승리한 필자, 스틸시리즈 게이밍 키보드가 아니었다면 처참했을 미래가 그려진다

▲ 그래서 한 번 동료기자에게도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키보드를 권해봤다

▲ 이것이 기계식?

▲ 더 현란해진 듯한 그의 손놀림을 볼 수 있었다

▲ 멤브레인 키보드는 잊은 지 오래인 듯 보인다

▲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약 2초 정도 단축시킨 모습

▲ 다행이다..

▲ 다음으로 옆에서 지켜보던 또 다른 동료기자가 "답답해서 내가 뛴다"를 시전했다

▲ 평소 아이템전을 즐기는 K 기자

▲ 일반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화려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 그리고 점점 등수가 올라가더니

▲ 손쉽게 1등을 달성해버리는 K 기자 사실상 승리자다

▲ 스틸시리즈 게이밍 키보드와 체감을 비교해보기 위해 멤브레인 키보드도 사용해본다고 한다


▲ 키보드 때문이라고 여러 변명을 늘어놓는 K기자 아무튼 운임

▲ 끝나고 난 후 스틸시리즈 게이밍 키보드에 대한 만족감을 표출했는데 그중에서도

▲ 이 마그네틱 팜레스트가 있어 편하게 게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손목의 부담도 적고 장시간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다

▲ 이제 그만해.. 일하러 가야지


직접 사용해본 기자들의 개인적인 평가는 어떨까



▲ 집에 굴러다니던 기계식 키보드를 선물했는데, 아직까진 멤브레인 키보드를 버리지 못하는 P 기자

P 기자 : 제 책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입사 첫 날부터 기본적으로 보급 받았던 멤브레인 키보드를 아직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본 여러 동료 기자분들이 '이참에 키보드 바꾸는 건 어때요?'라는 말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게임할 때 게임 패드를 사용하거나 주로 게이밍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기는 편이기에 게이밍 키보드를 접할 기회가 크게 많지 않기도 했죠. 근데 이번 카트라이더를 두 키보드(기존 사용하던 멤브레인 키보드, 스틸시리즈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를 두고 바꿔서도 사용해봤는데 확실히 눌려지는 감각부터 경쾌한 타자 소리 등 맘에 드는 요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키보드를 누를 때 바로 컴퓨터에 전달되는 그 속도(반응속도)가 확실히 멤브레인 키보드에 비해 스틸시리즈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가 훨신 빠르다는 게 크게 체감된 것 같습니다. 뭔가 살짝만 눌러도 인식된다라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까요.

▲ 작년에 많은 인기를 얻은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하여튼 전체적인 외관이 예쁘기도 하고 성능도 좋아 만족스러웠던 키보드였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 사고 싶은 것들이 한가득인데, 마음속 장바구니에 제품 하나가 더 추가됐네요. 근데 마지막 판은 무효인가요? (웃음)

▲ 내친 김에 타건음도 확인해보자,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타건 영상




▲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K 기자

K 기자 : 기계식 키보드를 그래도 꽤나 써봤다고 자부하는 편입니다. 근데 오늘 스틸시리즈의 게이밍 키보드인 에이펙스 프로 TKL 2023를 직접 만져보고 게임도 해보니 일반 기계식 키보드에 비해 느낌이 좀 다르더라고요.

▲ 앱을 사용하면 키압을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키의 설정을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는 뭔가 눌릴 때? 너무 무겁기도 하고 인식이 종종 안 될 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은데, 스틸시리즈 기계식 키보드는 적당한 힘만 줘도 빠르게 인식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또 전용 앱을 쓰면 더 가볍게 혹은 무겁게 본인 편한 대로 설정할 수 있더라고요.

▲ 구성품으로 함께 포함되는 마그네틱 탈착식 팜레스트

이외에도, 팜레스트를 사용해서 손목에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계속하여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다 보면 손목이 저려오는 것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 키보드 기본 구성품에 탈부착식 팜레스트가 있어 편의성도 잘 챙겨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해야 할 업무가 있어서 빨리 나왔는데, 다음엔 꼭 오랫동안 사용해보고 싶네요. 아 일하기 싫다는 건 아닙니다. (웃음)



내가 틀린 게 아니었다. 조금 추해 보일 수 있지만 역시 좋은 장비가 최고다. 마지막으로 하찮은 실력의 필자에게 승리를 맛보게 해준 이 모든 영광을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게이밍 키보드에 바치며, 카페에 내려가 가장 비싼 커피를 시키는 걸로 승자의 권한을 누리고 대결의 막을 내린다.

▲ 아메리카노만 먹던 내가 여기선 바닐라 라떼 오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