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범 감독이 18일 광동 프릭스전 승리 후 마련된 인터뷰 자리서 하위권 팀의 속사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풀어놨다. 강팀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챔피언 풀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최우범 감독은 지난 4연패의 과정 속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건 자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만의 연습 루틴이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이거 저거 해보다 대회 기간이 가까워지면, 우리는 상대적 약팀이기 때문에 챔피언 풀을 늘리기보다는 대회에서 쓸 조합을 위주로 연습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브리온은 최근 연습 과정에서 루틴을 따르지 않고 '챔피언 풀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시도했다. 최우범 감독은 "그 과정에서 스크림을 거의 다 지면서 선수들 분위기가 안 좋아졌고, 코치진도 힘들어졌다. 그걸 계기로 우리는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깨달았다. 앞으로도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서 연습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이건 모든 하위권 팀이 갖고 있는 숙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오늘 3세트에서 제리-룰루를 뽑았다. 그러면 원래 케이틀린이 나와야 된다. 근데, 우리는 상대 팀 데이터가 다 있다. 이게 되게 슬픈 거다. 케이틀린을 하고 싶을텐데, 어떤 상황인지 나는 알 것 같았다. 우리도 그런 걸 많이 겪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최우범 감독은 현실적인 한계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게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 같다. 선수들이 대회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내 일이다. 억지로 이것저것 끼워 맞추려 하다 보면 선수들 자신감이 떨어진다. 연습에서도 이겨본 적이 없으니까. 하위권 팀들은 챔피언 숙련도를 올리는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고, 그 과정이 정말 힘들다.

나는 강팀에도 있어봤고, 약팀에도 있어봤다. 확실한 건 챔피언 풀이 많이 다르다. 과정과 기간도 상당히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우리 팀 선수들이 열심히 안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내가 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