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소재의 스타트업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VR 헤드셋을 공개했다. 세계 최소를 표방하는 헤드셋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품명은 큰 화면 너머를 뜻하는 '빅스크린 비욘드(Bigscreen Beyond)'로 정해졌다.

미국의 스타트업 빅스크린(Bigscreen)은 지난 14일, 직접 개발한 VR HMD '빅스크린 비욘드(이하 비욘드)'를 발표했다. 앞서 큰 화면에서 지인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소셜 VR 서비스를 전개해오던 기업이, 자체 기술로 직접 개발한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발표한 것이다.

비욘드는 한쪽 눈 당 2560X2560에 달하는 높은 해상도의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최대 주사율은 90Hz까지, 시야각은 수평 90도, 수직 93도까지 지원한다. 선글라스처럼 날렵한 외형의 헤드셋 본체는 길이 14.3cm, 폭 5.2cm, 무게 127g에 불과하여 '세계 최소'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선전하기에 충분한 스펙을 보여준다. 높은 디스플레이 사양을 지원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PC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유선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빅스크린은 각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형태에 맞는 HMD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맞춤 제작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얼굴의 3D 스캔을 수행하면, 여기에 맞춰 IPD를 조정하고, 각 사용자의 얼굴형에 맞는 최적의 페이스 쿠션을 제작해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빅스크린은 개발사가 직접 사용자의 스캔 정보를 확인하고 맞춤형 쿠션을 제작하기 때문에 주문 및 배송까지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으나, 이러한 작업을 통해 빛샘 없이 콘텐츠에 몰입하여 몇 시간이라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VR 헤드셋'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빅스크린은 각 사용자에 맞춰 '맞춤 제작 쿠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VR HMD'라는 홍보 문구는 매력적이나, 다른 헤드셋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 보면 의문이 드는 편이다. 먼저 VR 콘텐츠를 활용할 때 꼭 필요한 컨트롤러가 기본 구성품에 포함되지 않는다. 비욘드 헤드셋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헤드셋과는 별도로 밸브 인덱스, 바이브 트래커 등 기존 PC VR HMD용 컨트롤러를 따로 구비해야하는 상황이다.

또 사운드 재생을 위한 오디오 스트랩이 별도로 판매된다. 비욘드를 구매하면 28g의 소프트 스트랩이 함께 제공되지만,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는 대신 자체적인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싶다면 별도의 오디오 스트랩을 구매해야 한다.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된 비욘드 전용 오디오 스트랩은 99달러(한화 약 12만 원)에 판매된다.

비욘드의 판매 가격은 999달러(한화 약 129만 원)로 책정됐다.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옵션을 선택해서 필요한 부분만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무선 연결을 일절 지원하지 않는 100만 원을 넘는 VR 헤드셋이 현재의 VR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분명해보인다. 현재 비욘드의 사전 예약이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2023년 3분기 내에 출하될 예정이다.

▲ 컨트롤러는 물론, 오디오 기능 역시 '옵션'으로 빠져있다

▲ 세계에서 가장 작은 VR 헤드셋 '빅스크린 비욘드'는 다가오는 3분기, 미국 시장에서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