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는 1996년 2월 27일 1세대가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 사랑받는 메이저 IP다. 오래전부터 게임을 넘어 애니메이션, 영화, 장난감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IP를 발전시켰으며, 현재는 단순한 게임 IP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포켓몬스터를 직접 접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위치를 사기 전까지는 포켓몬스터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어렸을 적 게임기를 접할 기회가 없어 하지 못한 것 뿐이다. 그 뒤로 성인이 되어 경제력이 생기고 나서야 하고 싶었던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자연스레 스위치 세대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러다 귀여운 것에 사족을 못 쓰는 취향 덕에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추천받았다.

당시 이전 시리즈를 안 해서 미묘한 거부감이 들었으나 블래키와 브리무음, 코산호라는 귀여운 포켓몬을 보곤 고민 없이 포켓몬스터에 입문하게 되었다. 걱정과 달리 귀여운 포켓몬과의 유대감, 흥미진진한 모험, 성장하는 재미, 소소한 도감 채우기, 매력적인 라이벌과 체육관장 덕에 포켓몬스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처음엔 소드로 가볍게 즐기려 했으나, 이내 스냅과 레전드 아르세우스,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이하 브다샤펄), 스칼렛&바이올렛 등 스위치로 출시한 웬만한 포켓몬 게임도 즐겼다.

그러다 문득 지금처럼 스위치를 늦게 입문해서 포켓몬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치가 막 출시된 당시부터 즐겼다면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시리즈를 구매하면 되었지만, 뒤늦게 입문한다면 어떤 시리즈를 구매할지, 어떤 시리즈로 입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하나만 사야 한다면 고민될 게 분명하다.

해외에서는 일부러 한 세대 늦게 게임기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차세대 제품이 나오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경제적인 데다 정보도 많이 정리되어 게임 진행이 편하다고 한다. 아마 한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포켓몬을 늦게 시작한 입장이 쓴다면 더욱 공감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침 지금도 가끔 열리는 세일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스위치를 구매할 수 있으니 최적기라 판단하고 글을 적어본다.


등장 포켓몬스터 종류
같이 모험할 친구가 마음에 드는 것이 가장 중요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포켓몬과의 유대감을 중요시한다. 모험을 떠나고, 배틀을 하고, 체육관장에게 도전하고, 길거리에서 캠핑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포켓몬과 함께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포켓몬이 있는지, 어떤 포켓몬을 키우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시리즈와 버전마다 등장, 포획할 수 있는 포켓몬은 다르다. 버전이 다른 경우 통신 교환을 통해 해당 포켓몬을 가지고 있는 유저와 통신 교환을 하면 되지만, 대부분 유저는 최신 작품이 출시하면 그쪽으로 이동하니 구세대는 포켓몬을 교환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특정 포켓몬은 포켓몬 홈에서 불러올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간단하게 해당 시리즈와 버전에서 등장하는 포켓몬을 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공식 시리즈인 소드&실드와 스칼렛&바이올렛, 리메이크 작품인 브다샤펄은 동일 세대라도 버전에 따라 등장 포켓몬과 포획할 수 있는 전설의 포켓몬의 종류가 다른 점도 주의하자.

한 가지 참고할 사항이 있는데, 현재 8세대 이전의 모든 전설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시리즈는 소드&실드가 유일하다. 물론 DLC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전 시리즈가 없더라도 9세대를 제외한 모든 전설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스타팅, 전설 포켓몬
흥나숭 염버니 울머기

자시안 자마젠타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스타팅, 전설 포켓몬
브케인 나몰빼미 수댕이

디아루가(오리진폼) 펄기아(오리진폼)

아르세우스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 스타팅, 전설 포켓몬
모부기 불꽃숭이 팽도리

디아루가 펄기아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스타팅, 전설 포켓몬
나오하 꾸왁스 뜨아거

코라이돈 미라이돈

▲ 참고로 소드&실드는 DLC를 구매하면 1~8세대에 등장하는 모든 전설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배틀 시스템
게임의 6할을 책임지는 포켓몬 배틀

포켓몬스터를 한다면 플레이 타임의 절반 이상은 배틀로 소모될 것이다. 포켓몬 배틀은 포켓몬스터를 성장시키거나, 새로운 포켓몬스터를 잡거나, 스토리를 진행하는 등 대부분의 진행에 필요한 콘텐츠다. 예전 세대를 해본 유저라면 배틀에 나온 포켓몬의 스피드 개체값에 따라 선공이 나눠지는 평범한 턴제 방식이라 생각할 것이다. 물론 이 기본적인 배틀 시스템은 유지하고 있으나, 세대가 변함에 따라 여기에 추가되는 요소가 있다. 다만 브다샤펄은 4세대 리메이크 작품이라 기존의 배틀 시스템과 동일해 나머지 작품만 설명하겠다.

우선 8세대인 소드&실드부터 설명하자면 다이맥스라는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다이맥스를 사용하면 포켓몬이 거대해지고 외형이 변한다. 거대해진 크기에 걸맞게 기술의 위력이 강력해진다. 여러 상황에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전략적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변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 거대한 모습으로 변하는 다이맥스. 포켓몬의 능력치도 대폭 상승한다. 다만 3턴이 지나면 풀린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여태 출시된 포켓몬 중에서 가장 색이 다른 전투 시스템을 보여주는데 바로 속공, 강공 시스템이다. 레전드 아르세우스 이전의 포켓몬은 기본 개체값에 기술을 통한 스피드 값을 계산해 선공과 후공이 정해졌다. 하지만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기술을 사용할 때 속공 또는 강공, 통상 공격 중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포켓몬이 공격하는 턴이 바뀐다.

속공은 기술의 위력이 줄어드는 대신 행동 순서가 빨라지며, 강공은 기술의 위력과 명중률이 상승하는 대신 행동 순서가 늦어진다. 속공 또는 강공을 사용할 경우 PP가 2씩 소모된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한 번에 여러 마리의 포켓몬을 상대하는 1 대 다수 배틀 시스템도 도입되었다. 아래에서 서술할 시공의 뒤틀림 또는 스토리 진행 중 간혹 하게 된다. 기존 시리즈는 양측 모두 동일한 수의 포켓몬으로 배틀했으나, 신규 배틀 시스템으로 인해 누구를 먼저 공격해야 할지 등의 전략이 필요해졌다.

여담이지만 배틀의 애니메이션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했다. 다른 시리즈는 기술을 사용하면 포켓몬이 공중에서 허우적대면서 적당히 이펙트가 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이런 어색함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개선되었다. 기술 효과가 더욱 화려해진 점도 있어 보는 맛이 쏠쏠하다.

▲ 속공은 피해가 낮아지는 대신 선공을 가져가거나, 연속으로 행동할 수 있다.

▲ 강공은 피해와 명중이 증가하지만 차례가 늦어질 수 있다.

▲ 포켓몬의 애니메이션, 기술 이펙트, 타격감 모두 훌륭한 시리즈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턴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면, 스칼렛&바이올렛은 포켓몬의 타입에 변화를 도입했다. 테라스탈이라는 배틀 시스템은 배틀에 나와 있는 포켓몬을 테라스탈화 시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타입을 테라스탈 타입으로 바꾼다. 이를 통해서 포켓몬의 약점 타입을 상쇄하거나, 기술의 위력을 높이는 등 전략적인 요소로 쓸 수 있다.

테라스탈 타입은 무조건 단일 타입이며 다이맥스와 달리 턴 수 제한이 없다. 또한 테라 레이드를 통해 결정을 모아 포켓몬의 테라스탈 타입을 바꿀 수 있으니 전략적인 배틀을 좋아한다면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레츠고 모드도 빠질 수 없다. 포켓몬을 필드에 꺼내 자동으로 배틀을 진행하는 모드로 배틀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타입의 상성만 파악한다면 큰 피해 없이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어 여러모로 쓸모가 좋다. 획득하는 경험치가 조금 적지만, 빠르게 전투를 끝내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다. 또한 특정 포켓몬은 레츠고 모드에서 걸어야 진화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어 자주 쓰게 될 것이다.

▲ 테라스탈하면 포켓몬의 머리 위에 테라스탈 속성에 따른 모양의 주얼이 생긴다.

▲ 레츠고 모드를 사용하면 포켓몬이 알아서 배틀을 한다.


게임 진행 방식
조금씩 변화를 꾀한 시리즈

여기도 설명할 내용이 많다.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전투 시스템과 콘텐츠를 추가했지만,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고정 쿼터뷰 시점과 선행형 진행, 길에서 눈을 마주치면 포켓몬 배틀을 시작하는 포켓몬 트레이너 등의 방식은 거의 전통처럼 지켜졌다. 하지만 스위치로 발매한 작품은 이런 전통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소드&실드가 이 전통을 타파한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원래라면 풀숲을 돌아다닐 때 야생 포켓몬이 랜덤으로 인카운트 되었지만, 야생 포켓몬의 모습이 필드에서 보이게 되어 포켓몬을 피해 다니거나, 원하는 포켓몬에게 접근해 배틀을 할 수 있다.

와일드에리어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와일드에리어는 포켓몬 시리즈 최초로 자유 시점을 넣은 장소다. 일반 TPS 장르 게임처럼 카메라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으며, 넓이도 넓어 마치 세미 오픈월드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게임 프리크도 해당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와일드에리어에서만 등장하는 포켓몬이 있는가 하면, 키우미 집도 따로 배치해 엔드 콘텐츠를 즐기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 소드&실드부터 풀숲에서 포켓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바뀌었다.

▲ 와일드에리어는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했다. 사실상 다음 작품을 위한 실험인 셈.


이때 쌓은 경험을 토대로 다음 작품인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세미 오픈월드 장르로 개발되었다. 단순 게임의 구성만 바꾼 것이 아니라, 게임의 진행 방식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기존에는 체육관장과의 배틀에서 승리해 배지를 얻음으로써 점차 높은 레벨의 포켓몬도 다룰 수 있게 되었는데,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이 체육관 시스템을 과감히 삭제했다. 대신 배지 시스템을 포켓몬 도감에 도입했다. 도감을 채우면 경험치를 획득하고, 도감 레벨이 상승하면 높은 레벨의 포켓몬도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체육관뿐만 아니라 필드에서 배틀을 걸던 트레이너도 전부 삭제했다. 모험하는 느낌이 다소 희석될 법했지만, 우두머리라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해 콘텐츠의 부재는 느낄 수 없었다. 배틀과 레이드 콘텐츠를 삭제해 싱글 플레이를 중점으로 둔 대신, 버전을 나누지 않아 도감을 채우는 부담이 덜 하며 시공의 뒤틀림 덕분에 희귀 포켓몬도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시공의 뒤틀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작위로 발생하는 콘텐츠로,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포켓몬과 진화의 돌과 같은 희귀 아이템이 드랍된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야생 포켓몬과 배틀을 시작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주인공이 풀숲에 숨거나 아이템을 사용해 포켓몬의 시야에서 벗어나거나, 열매를 던져 포켓몬을 유인하거나, 포켓몬의 공격을 굴러서 피하거나, 뒤에서 포켓볼을 맞춰 허를 찌르면 배틀에서 유리해지는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을 도입해 주인공 캐릭터가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액션이 다양해졌다.

▲ '모험'이 아닌 '포켓몬 조사'로 주제가 바뀌면서 기존 시스템이 대거 삭제되거나 변경되었다.

▲ 자칫 빈약해질 뻔했던 콘텐츠는 우두머리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 포켓몬별 도감 과제를 채우면 도감 레벨이 상승한다.

▲ 도감 레벨이 상승하면 단원 랭크가 상승하면서 레벨이 높은 포켓몬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스칼렛&바이올렛은 완전한 오픈월드로 구성되어 있어 이동에 제약이 없다.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모든 마을이나 지역을 들를 수 있다. 또한 기존에는 NPC 트레이너와 눈이 마주치면 자동으로 배틀을 진행했지만, 이번 작품은 유저가 직접 말을 걸어야 배틀을 시작한다. 이전 작품과 달리 유저가 원하는 방식의 진행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진 셈이다.

또한 기존의 큰 스토리 라인 하나를 따라가는 방식이 아닌, 세 개의 스토리 라인을 원하는 대로 진행할 수 있다. 세 스토리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먼저 진행하거나,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세 스토리 라인은 각각 주제와 등장하는 캐릭터, 진행 방식도 조금씩 달라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 PV에서도 강조하는 '원하는 모험'. 기존 시리즈와는 큰 차별점이 돋보인다.

▲ 레전드 루트와 스타더스트 스트리트, 챔피언 로드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스토리
스토리가 좋으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요즘 게임은 스토리에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 유저에게 전하는 방식이 많이 보인다. 이질적이지 않고 게임에 어울리는 메시지를 담았을 경우 호평을 받지만,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면 반감을 사 혹평을 듣게 되는 것은 물론, 게임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포켓몬스터는 이 균형을 적절히 유지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청춘 드라마 같을 때도 있지만, 너무 가볍지만도 않은 무거운 주제를 담아낸 스토리를 다루기도 한다.

스칼렛&바이올렛은 세 가지의 스토리 라인을 제공하지만 마지막을 위한 구성일 뿐이며, 결국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스토리를 모두 진행해야 한다. 무거운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보다 감동적인 성장물 드라마의 성격을 가졌다. 처음에는 다소 평범하게 진행되지만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밝혀지는 비밀은 주요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며 게임을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본 연출은 시리즈 중 최고라 꼽을 수 있을 만큼 훌륭하며, 만족스러운 엔딩 덕에 완벽한 기승전결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포켓몬스터DP 디아루가&펄기아의 완전판으로 취급받고 있는 'Pt 기라티나'가 리메이크된다면 이 또한 추천하고 싶다. 포켓몬스터Pt 기라티나의 스토리에서 메인 빌런인 태홍은 빌런 캐릭터의 완성도가 훌륭해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해준다. DP 디아루가&펄기아의 리메이크 작품인 브다샤펄이 출시되었으니 Pt도 리메이크 출시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 스칼렛&바이올렛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보는 듯한, 훌륭한 스토리였다.


그래픽
보기 좋은 포켓몬이 애정도 간다.

게임에 있어 그래픽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당연히 최신 작품일수록 그래픽이 좋은 거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겠으나, 포켓몬스터는 예외라고 해두겠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스위치 기종으로 옮겨지면서 여러 변화를 꾀했고. 이에 따라 희생된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그래픽 퀄리티를 꼽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위치에 발매된 작품 중 그래픽이 좋은 시리즈는 가장 먼저 출시되었던 8세대, 소드&실드다. 와일드에리어를 제외하면 고정 시점인 데다, 길목도 좁은 선행형 방식 덕인지 캐릭터 모델링, 배경 그래픽이 좋은 편이다. 이후로 출시된 레전드 아르세우스와 스칼렛&바이올렛은 게임 시스템에 큰 변화를 적용한 만큼 그래픽을 희생한 모습이 눈에 띈다.

다만 캐릭터의 모션은 스칼렛&바이올렛이 자연스럽고 풍부하다. 그도 그럴 게 시리즈 최초로 모션 캡쳐 기술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컷신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을 보면 만화처럼 과장된 액션보다는 담백하면서도 자연스럽고 풍부한 움직임이 많이 돋보인다.

요약하자면 소드&실드는 선명한 색감과 애니메이션처럼 통통 튀는 그래픽이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약간 거친 듯하면서도 명암 표현이 뚜렷한 개성있는 그래픽이며, 스칼렛&바이올렛은 약간 현실적인 부드러운 색감과 모델링, 모션을 볼 수 있지만 텍스쳐의 선명도가 가장 떨어진다.

그래픽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지만,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요소기도 하다. 특히 캐릭터와 유대감이 중요한 포켓몬스터라면 '예쁘게 보인다'는 요소는 무시하기 어렵다.

▲ 약간 딴소리긴 한데, 스칼렛&바이올렛 캐릭터(우)는 기존 시리즈와 모델링이 다르니 참고 바란다.

▲ 브다샤펄은 필드와 배틀 진입 시 모델링이 다른 점도 참고하자.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 NPC 모델링

▲ 필드

▲ 배틀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 NPC 모델링

▲ 필드

▲ 배틀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
▲ NPC 모델링

▲ 필드

▲ 배틀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 NPC 모델링. 스칼렛&바이올렛은 컷신의 모션은 자연스럽고 풍부하다.

▲ 필드

▲ 배틀


온라인 요소
친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요!

포켓몬 교환이나 배틀이라면, 웬만한 시리즈에서 할 수 있지만, 여럿이서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다면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최신작인 스칼렛&바이올렛이 그 주인공으로, 4명의 유저가 함께 모험을 다닐 수 있는 유니온 서클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실 이 시스템은 소드&실드에도 있긴 하지만 현재 온라인 유저가 많지 않다는 점, 와일드에리어에서만 할 수 있다는 점, 특정 유저만 매칭하는 것은 불가능한 점이 걸린다. 그에 비해 스칼렛&바이올렛은 온라인 유저 수도 많고, 어디서든 유니온 서클을 열어 다른 유저나 친구를 초대할 수 있다.

유니온 서클 상태에서 스토리를 함께 진행할 수는 없으나, 각자 따로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 외로 전 지역을 함께 돌아다니면서 야생 포켓몬을 잡아 도감을 채우거나, 서로 포켓몬을 교환하거나, 버전이 달라서 만날 수 없었던 포켓몬을 잡거나, 자신의 포켓몬을 뽐내는 등 기존 포켓몬스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통신 교환은 모든 시리즈가, 통신 배틀은 아르세우스를 제외한 모든 시리즈가 이용할 수 있다.

▲ 스칼릿&바이올렛에서는 코드를 생성해 원하는 유저를 최대 3명까지 초대할 수 있다.

▲ 브다샤펄은 지하대동굴에서만 같이 행동할 수 있다.


추가 콘텐츠
스토리 엔딩 이후에도 즐길 수 있는 요소

브다샤펄은 콘텐츠가 꽤 다양하다. 지하대동굴과 해당화파크, 슈퍼 콘테스트, 상호교류광장이 있다. 우선 지하대동굴은 지하 던전 같은 것이다. 여기서 진화의 돌이나 화석, 수수께끼의 조각 등의 희귀 아이템을 캘 수 있다. 수수께끼의 조각은 해당화파크에서 석판과 교환해 전설의 포켓몬을 부르는 데 사용한다.

슈퍼 콘테스트는 자신의 포켓몬과 포켓볼을 꾸며 심사 위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콘텐츠다. 콘테스트별 승리 시 다음 랭크의 콘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마스터랭크 승리 시 트로피를 획득한다.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으나 지하대동굴의 기지에 장식할 수 있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멀티를 통해 다른 사람과 색다른 대결을 할 수 있어 호평받는 콘텐츠 중 하나다.

▲ 콘테스트에서는 포켓몬의 매력을 뽐낼 수 있다.

▲ 지하대동굴에서는 희귀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 지하대동굴에서 발굴한 조각으로 전설의 포켓몬을 불러낼 수 있다.


소드&실드는 맥스 레이드배틀과 다이맥스 어드벤처가 있다. 맥스 레이드배틀은 필드 곳곳에 있는 붉은 색의 굴에서 진행할 수 있다. 맥스 레이드배틀에 등장하는 포켓몬은 능력치가 매우 높아 타입 상성을 잘 파악해야 하며, 어떤 포켓몬을 다이맥스 시킬지도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다이맥스 어드벤처는 소드&실드의 익스팬션 패스를 구매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맥스 레이드배틀의 연장선으로 보면 편하다. 미리 준비된 포켓몬 중 하나를 빌려 입장할 수 있으며, 총 4번의 배틀을 진행한다. 마지막 배틀에는 8세대 이전 시리즈 전설의 포켓몬 중 하나가 등장한다. 자신을 포함한 4명의 유저 또는 NPC와 함께 진행하며 레이드 도중 총 4번 쓰러질 경우 해당 레이드는 강제로 종료된다.

발매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시리즈다 보니 온라인에 유저가 많지 않다. 비록 유저와 함께하기 어려우나 모든 전설의 포켓몬을 모으고 싶거나,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레이드를 선호한다면 만족할 콘텐츠다.

▲ 거대한 크기만큼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다이맥스 포켓몬과 배틀을 겨뤄보자.

▲ 다이맥스 어드벤처는 총 4번의 레이드를 진행해야 한다. 모든 전설의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시공의 뒤틀림을 꼽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원하는 포켓몬을 잡았거나, 도감을 모두 채웠다면 딱히 즐길만한 요소는 없다.

▲ 도감작을 하기에도, 진화체 포켓몬을 잡기에도 좋은 시공의 뒤틀림


스칼렛&바이올렛은 테라 레이드배틀 꼽을 수 있다. 테라 레이드는 소드&실드의 맥스 레이드배틀과 흡사하며, 최대 3명의 다른 유저 또는 NPC 캐릭터와 함께 특정 포켓몬을 레이드할 수 있다. 테라 레이드배틀에 등장하는 포켓몬은 1~6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신의 성장치에 맞는 레이드를 돌 수 있다. 테라 레이드배틀에 등장하는 포켓몬은 굉장히 강력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타입, 주요 기술에 따라 필요한 포켓몬이 달라져 전략적인 재미도 있다.

특정 기간마다 7성의 특별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온라인에 유저가 가장 많은 시리즈이기도 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고 싶다면 스칼렛&바이올렛이 최적이다.

▲ 최대 4인이 즐길 수 있는 테라 레이드배틀. 맥스 레이드배틀과 달리 실시간 진행된다.

▲ 특별 이벤트로 리자몽, 에이스번, 개굴닌자 테라 레이드 배틀이 진행되었다.


포켓몬과의 교류
단순 게임 캐릭터가 아닌 친구로 대하고 싶다.

키우는 포켓몬과 함께 놀거나, 장난치는 등 교류를 통해 더욱 가까운 관계가 되고 싶을 것이다. 포켓몬은 이전 세대부터 이런 소소한 즐길 거리를 넣어주었으나, 이 또한 시리즈마다 조금씩 달라졌다.

브다샤펄에서는 슈퍼 콘테스트를 할 때 필수적인 포핀을 만들 수 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상호교류광장에서 포켓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데, 일정 거리를 걸으면 포켓몬에게서 열매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열매를 조합해 포핀을 만들 수 있다. 포핀은 넣는 재료와 완성도에 따라 상승하는 능력치, 수치가 달라지며 먹일 수 있는 횟수 제한도 있다.

이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콘테스트에서 포켓몬이 뽐낼 수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적인 포켓몬과의 교류는 없지만, 같이 산책하면서 포켓몬들이 준 재료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만으로 괜히 뿌듯해지고 즐거운 기분이 든다.

▲ 포켓몬과 함께 산책하는 것도 참 좋다.

▲ 다 같이 산책 후 포핀을 만들어 보자!


소드&실드에서는 캠프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소지하고 있는 여섯 마리의 포켓몬과 함께 교류하거나, 카레를 만들어 먹어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다. 그 외로 말을 걸거나, 포켓풀을 흔들어 장난치거나, 공을 던져 같이 놀 수 있다. 대화하면 포켓몬의 생각을 알 수 있는데, 다른 포켓몬에 대해서라든지, 트레이너에 대한 생각 등을 알 수 있어 쏠쏠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따로 캠프를 설치할 순 없으나, 필드 어디서든 포켓몬을 꺼내 같이 다닐 수 있고, 포켓몬과 간단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다른 시리즈와 달리 필드에서 재료를 채집하고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재료를 채집하기 위해 포켓몬을 꺼내는 것도 소소한 교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원하는 포켓몬과 함께 다양한 포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 캠프를 열면 소지하고 있는 포켓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카레를 끓여 먹어 보너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는 포켓몬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스칼렛&바이올렛에서는 소드&실드의 교류 방법을 강화한 느낌이다. 평평한 지역에 피크닉 세트를 차린 뒤 소지하고 있는 포켓몬을 모두 꺼내 놓고 같이 놀 수 있다. 공을 던지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거품 목욕을 시켜주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목욕시켜주면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지만, 목욕을 싫어하거나 특정 부위가 씻기는 것을 싫어하는 포켓몬도 있으니 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샌드위치는 소드&실드의 카레와 비슷한데, 가지고 있는 재료를 원하는 대로 넣거나, 가지고 있는 레시피를 선택해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먹으면 그에 해당하는 버프를 받는다.

▲ 평지만 있다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피크닉.

▲ 더러워진 포켓몬을 깨끗하게 씻겨 주거나

▲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 보너스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마치며
마음에 드는 시리즈를 선택했는가

이처럼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비슷한 듯하지만,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게임성에 맞는 것을 골라 입문해 포켓몬스터란 어떤 게임인지, 어떤 세계관을 가졌는지 가볍게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서 여유롭게 포켓몬스터를 즐기고 싶다, 조금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즐기고 싶다,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눈 것이 싫다, 멋있는 배틀을 즐기고 싶다면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전통적인 포켓몬스터를 즐기고 싶다면 브다샤펄을 추천한다.

만약 좋은 그래픽으로 즐기고 싶다거나, 전설의 포켓몬을 많이 모으고 싶다면 소드&실드를, 여러 사람과 함께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 친구와 함께 모험하고 싶다, 감동적인 스토리를 즐기고 싶다,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를 원한다면 스칼렛&바이올렛을 추천한다.

▲ 자신에게 맞는 시리즈를 찾았길 바란다. 이제 모험을 떠날 차례다!

※ 이미지 원본 출처: 포켓몬 공식 채널 유튜브, 포켓몬 코리아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