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PC TPS '베일드 엑스퍼트'가 출시 전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6일까지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스팀 및 넥슨닷컴 서비스를 추가로 열고 크로스 매칭으로 더 많은 유저 풀을 수용하면서 검증하는 한편, 신규 캐릭터와 맵 그리고 새로운 시스템 추가로 또다른 재미를 유저들에게 어필할 예정이다.

넥슨에서는 파이널 테스트에 앞서 미디어를 초청, 파이널 테스트 빌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미디어 시연회에서는 그간 개발자 노트에서만 언급된 시스템인 건물파괴를 비롯해 유저 피드백을 거쳐 보완된 요소, 새로운 모드 그리고 신규 캐릭터와 맵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 빌드에서 새롭게 추가된 '리타'는 뮤지션 컨셉의 신규 캐릭터로, 라운드 시작시 10초간 이동속도 증가/해당 라운드에서 방탄판 최대치 증가/10초간 이동속도 감소가 랜덤하게 적용되는 고유 렙톤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었다. 다소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방어력이나 속도에서 메리트가 있는 만큼, 좀 더 빠르게 유리한 포지션을 잡거나 근접전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었다.

▲ 파이널 테스트에 추가된 뮤지션 컨셉의 신규 캐릭터, '리타'는

▲ 디제잉을 하는 듯한 시그니처 무브를 활용하면 이속 혹은 텐션이 증가하고

▲ 텐션 게이지가 최대가 되면 이동 속도 증가 및 반동 제어 강화로 빠르게 적을 기동타격할 수 있다

특히 주변 기물을 파괴하거나 적을 타격할 때마다 텐션 게이지가 충전되고, 텐션 게이지가 최대로 찬 상태에서 적을 기절시키면 방탄판을 회복하는 특성도 보유하고 있어 접전 상황에서 한 번 적을 기절시키면 라운드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저력도 있었다. 다만 시그니처 무브는 '이동 속도 상승', '텐션 게이지 상승' 중 랜덤하게 한 개의 효과를 얻는 정도라 다른 캐릭터 대비 효율이 좋지 못하고, 기동력을 활용하기 어려운 대치 상황에서 활약이 제한된다는 단점도 있었다.

최초 캐릭터 선택 이후 진행하게 되는 튜토리얼을 비롯해 UI/UX는 이전 파이널 테스트 대비 변화가 있었다. 우선 튜토리얼은 파이널 테스트 빌드에서 새로 생긴 '알타 시티'에서 진행됐다. 단순히 기초적인 이동법과 파쿠르 액션, 총기 소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식이 아니라 폭파나 파괴 등으로 새롭게 진로를 개척하고 시드를 설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연계해서 게임의 특성을 유저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개선됐다.



▲ 파쿠르, 뒤에서 몰래 접근해 피니시 등 슈팅 외 기본기부터

▲ 오브젝트 및 지형지물 파괴로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등 고급 요소까지 튜토리얼에서 짚고 넘어간다

특히나 '알타 시티'는 베일드 엑스퍼트에서 소개했던 폭파 및 파괴에 의한 지형지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인상 깊었다. 기존에도 모래폭풍이 불거나 혹은 A지점을 파괴하면 그 여파로 주변 환경이 바뀌는 등 플레이에 따라 변화하는 전장을 특징으로 내세웠지만, 알타 시티는 시드를 설치하지 않고도 방어 거점 인근 벽을 폭파해서 새롭게 루트를 개척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벽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폭파 이후 분진이 일어나는 만큼, 적의 시야를 가린 상태에서 스캔탄을 미리 깔아두고 진입하거나 혹은 한 명이 벽을 파괴한 이후 우회해서 적을 치는 등 전략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높아보였다.

반면 시연에서 3대3 폭파 미션으로 진행한 신규맵 '밀밭'과 5대5 폭파 미션으로 진행한 '코리아 타운'은 기존의 다른 맵 대비 파쿠르나 지형파괴를 활용한 전략적인 플레이가 어려운 평면적인 맵들이었다. 대신 주변에 엄폐물을 다수 배치, 구르기로 그 사이사이를 건너뛰면서 접근하는 등 베일드 엑스퍼트만의 또다른 포인트를 살렸다.

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폭파 미션 기반의 슈팅 게임하면 원체 카운터스트라이크가 유명하지 않던가. 그리고 발로란트 등 후발주자도 이를 새롭게 재해석하되 이리저리 필드를 뛰어다니는 유형의 슈팅이 아닌 정적이고 신중한 슈팅을 기반으로 해왔다. 그러나 베일드 엑스퍼트는 파쿠르 액션에 렙톤 그리고 필드 곳곳에 간이 엄폐물을 다수 배치한 데다가 자기장 시스템까지 더해서 좀 더 역동적으로 맵을 누비고 활용하는 전투를 유도했다.

그간 다른 맵에서는 주로 복층 구조로 '베일드 엑스퍼트'만의 기동과 이를 활용한 전투를 유도했다면, '밀밭'와 '코리아 타운'은 단층 맵에서 그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테스트해보는 느낌이 강했다. 밀밭은 맵 대부분의 지역에 밀이 앉은키만큼 자라있다보니 쪼그려서 조용히 움직이는 적을 포착하기 어렵지만, 맵이 작다보니 CQC 상황에서부터 중거리 전투까지 다양한 전투 양상이 나타났다. 중간중간 갑작스레 흙먼지 바람까지 일면 시야가 굉장히 좁아지는데다가 자기장까지 펼쳐지면 전장이 극도로 제한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난전 구도가 펼쳐지곤 했다.

▲ 신규맵 '밀밭'은 앉은 키만큼 자란 밀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쪼그려서 이동하는 적을 놓치기 쉽고

▲ 흙먼지 바람까지 불면 시야가 불량해져서 난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반면 '코리아 타운'은 컨테이너 박스와 입간판, 상가, 트럭 등 엄폐물이 다수 배치되어있어 엄폐물 뒤에 숨어 대기하는 적을 초반에 쉽게 뚫기가 어려웠다. 특히 TPS 특성상 벽 뒤에 엄폐해도 적의 위치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데다가, 방탄 우산을 펼쳐서 엄폐 및 사격이 가능한 신규 무기 UPS를 잘 활용하면 진입로를 꽤 오랜 시간 동안 봉쇄할 수 있어 까다로웠다.

이전의 베일드 엑스퍼트였다면 자기장이 닥치기 전까지 수비를 뚫어내기 어려웠겠지만, 엄폐물을 부수며 전진하는 '캔드론'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구도가 다소 바뀌었다. 모든 엄폐물을 100% 부수는 건 아니지만, 간이 엄폐물 혹은 엄폐물 뒤에 있는 가연성 물체를 터뜨려 뒤에 숨어있는 적에게 타격을 입히는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적이 드론과 이를 발동한 방향에 시선을 집중하는 동안, 우회로로 기동해서 수비 진영을 타격하는 등 또다른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 터렛이자 엄폐물 역할까지 수행하는 UPS를 수비 진영에서 잘 배치해두면 공격 진영에서 뚫기가 까다롭다


▲ 또다른 신규맵 코리아 타운은 비좁은 상점가 도로와 우회로를 끼고 난전이 자주 발생한다

각 요원들의 렙톤 및 특성, 그리고 조합과 대치 구도를 뚫어내는 방법 등 전략성이 강화된 만큼, '진입장벽'에 대한 고민도 한층 깊어질 여지가 있었다. 안 그래도 폭파 미션이 주가 되는 슈팅 게임은 대부분 FPS인데 일부 조준경의 조준 모드를 빼면 TPS로 진행되고 파쿠르 액션과 지형지물 변화 그리고 환경 변화까지 이전에 없던 역동성이 더해진 '베일드 엑스퍼트'가 아니던가. 그런 낯선 요소가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이야기하면 익숙해질 때까지 진입장벽으로 적용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간 개발진의 발표만 살펴봐도, '베일드 엑스퍼트'의 주된 고민 중 하나가 그 진입장벽을 어떻게든 낮추는 것이었다.

기존 맵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내고자 패치를 적용했는지는 시연 단계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대신 슈팅 게임 유저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팀 데스 매치'를 추가해서 베일드 엑스퍼트의 슈팅 감각과 맵 그리고 각 요원의 고유 렙톤과 특징을 복잡한 절차 없이 익힐 수 있게끔 했다. 팀 데스 매치에서도 자기장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유의해서 플레이할 필요가 있었다.

팀 단위가 아닌 혼자서 베일드 엑스퍼트의 맵을 익히고 슈팅을 즐기기 위한 또다른 모드, '쇼다운'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8명의 캐릭터가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배틀로얄 방식에 3라운드제를 도입, 여기에 가장 많이 코인을 모은 사람이 승리하는 규칙을 더한 '쇼다운' 모드는 여타 배틀로얄을 축소시킨 유형에 가까웠다. 그러나 라운드 종료 이후 코인을 얼마나 모았느냐에 따라 다음 라운드에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달라지거나 최종 라운드에서 집계된 코인에 따라 최후의 승자가 갈리는 만큼, 전혀 예상치 못한 누군가가 막바지 역전승을 거두는 묘미도 있었다.

▲ 8명의 플레이어가 3라운드 동안 코인을 뺏고 뺏는 배틀로얄을 벌이면서

▲ 수집한 코인의 양으로 최종 승자를 가리는 신규 모드, '쇼다운'

▲ 이외에도 AI 대전, 팀 데스 매치도 추가됐다

이처럼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베일드 엑스퍼트'만의 새로운 요소들에 유저들이 적응하기 쉽도록, 혹은 또다른 재미를 느끼도록 설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기존에 지적받았던 요소들의 개선 여부도 파이널 테스트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특히 베일드 엑스퍼트는 라운드 시작 전에 팀원의 호흡까지도 고려해서 여러 가지 요소를 설계했지만, 첫 테스트 당시에는 난잡하게 구성됐다는 평을 듣기도 했었다. 아군에게 총을 사서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군에게 직접 코인을 줘서 자신이 원하는 걸 사게 만들거나 혹은 업그레이드로 투자해서 팀원 전체가 이득을 보는 얼개 자체는 좋았지만, UI/UX가 직관적이지 못해서 여러 판 반복해야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달랐다. 먼저 각 총기 종류별로 카테고리가 구분되어있던 것을 크게 두 가지로 묶어버려서 매번 카테고리를 넘기지 않고도 자신이 원하는 총기류를 바로 볼 수 있게끔 구성했다. 또한 하단에 난잡하게 나열해두었던 투척 무기나 전술 가젯도 상위 카테고리에 통합해서 배치, 아래로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카테고리를 넘겨서 바로 원하는 것을 골라서 구매하는 식으로 개선했다.

또한 가방과 주변창도 크기를 확장하고 색의 대비를 확실하게 주어서 눈에 잘 띄도록 하고, 클릭 앤 드래그로 자신이 원하는 걸 갖고 오거나 혹은 아군에게 바로 코인이나 장비를 주는 등 직관성을 높인 것도 포인트였다. 업그레이드도 여러 카테고리로 분산하지 않고 하나로 통합한 데다가 원형 차트가 아닌 수직 그래프 형태로 바꿔서 업그레이드 진행 정도 및 중요도를 한 눈에 바로 알아볼 수 있게끔 변경됐다.

▲ 아군에게 코인이나 장비를 주는 것도 클릭 앤 드래그로 바로 가능

▲ 업그레이드 카테고리도 3개에서 하나로 간소화하고 진행도를 좀 더 확실히 볼 수 있게 바꿨다

물론 복잡다단했던 것을 간소화시켰다는 말은 이전에 설계해둔 전략적인 포인트 중 일부가 소실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기본화기, 특수장비, 전술강화 3개로 나뉘어있을 때는 상황에 따라 팀원과 호흡을 맞춰 빌드를 짜고 업그레이드 테크를 올리는 전략성이 있지만, 일원화하면서 그런 요소는 배제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치면서 유저 피드백을 꾸준히 받은 개발진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그간의 결과물을 과감하게 가지치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번거로운 UI는 다 쳐내고, 유저들이 주로 선택하는 업그레이드로 일원화시킨 뒤 업그레이드를 끝까지 빨리 올리는 주력 포인트 중 하나인 저거너트 해금으로 바로 이어지도록 설계를 다듬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UI 배치도 해당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이 보기 편하게끔 바꿨다. 이전에는 우측 하단에 있어서 조준선과 하단의 미니맵을 번갈아보는 시선 처리가 다소 거슬리는 포인트였는데, 좌측 상단으로 배치하면서 이 부분이 개선됐다. 체력 게이지와 동일한 톤에 조금 작게 표시된 방탄판은 색을 파랗게 바꾼 것에 이어서 크게 표시하고 하단의 무기 정보는 오른쪽 하단으로 밀어내면서 이전의 체력과 무기 정보가 같이 들어와서 처리가 늦어질 수 있는 부분까지 다듬은 디테일도 엿보였다.

이런 인게임 디테일뿐만 아니라 출시를 염두해두고 준비 중인 사항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BM이나 상점이 공개된 것은 아니었지만, 시연 버전에서 현재 개발 중인 각종 의상과 총기 스킨, 치장 요소들을 미리 선보였던 것이다. 테스터로 참가했던 유저를 위한 특전 외에는 획득 방법은 미지수지만, 정장부터 점프수트까지 다양한 의상은 물론이고 키링이나 스티커까지 각종 액세서리가 더해지면서 커스터마이징의 재미도 신경 쓴 모습이었다. 그밖에도 고유 렙톤 외에 공용 렙톤도 다채롭게 추가되면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요원을 세팅하는 재미도 한층 강화한 것도 체감됐다.


▲ 캐릭터 및 무기 치장용 아이템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 렙톤 프리셋창도 코스트와 종류, 효과를 한눈에 보고 세팅하기 편하게 다듬었다

어디까지나 파이널 테스트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들 위주로 미리 시연할 수 있던 자리인 만큼,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의 틀까지 포함해서 베일드 엑스퍼트가 얼마나 개선됐나 100%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간 여러 차례 테스트를 참가해본 입장에서 이번 파이널 테스트 빌드는 베일드 엑스퍼트만의 유니크함은 최대한 살리면서 진입장벽도 낮추는 간소화를 꽤나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것 같다는 인상이 들었다. 그간 테스트에서 간을 보듯이 조율했던 요소들 중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것이나 차별화를 위해서 여타 슈팅 게임의 기본 문법과 어긋났던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파쿠르와 전술 가젯, 업그레이드, 렙톤 그리고 주변 환경을 활용해서 좀 더 역동적으로 공수에 임하는 플레이의 뼈대는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확실했다.

물론 모든 경쟁 게임의 꽃인 경쟁전이 열린 상황도 아니고, 테스트 동안 계속 언급됐던 트롤링이나 비매너 유저 처리에 기존 맵의 밸런스 등 아직 베일드 엑스퍼트가 검증해야 할 부분은 아직도 남아있긴 하다. 그러나 그간 테스트에서 다소 고집스럽게 유지했던 부분들도 파이널 테스트 빌드에서 과감하게 쳐내고 다듬어낸 결단이 보이는 만큼, 이번 테스트 이후 유저 피드백을 거쳐서 출시 버전에서는 어떻게 개선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