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새벽 1시, 디아블로4의 얼리 액세스 베타가 시작되었습니다. 비교적 여유로운 새벽 시간에 시작되었지만, 서버 대기열이 생길 정도로 많은 분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11년만에 등장한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블로4는 어떤 느낌일까요? 초반 부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 드디어 시작된 디아4 베타 테스트! 첫 느낌은 어땠을까?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는 크지 않은 편
캐릭터 및 커스터마이징에 대해

드디어 시작된 디아블로4의 베타 테스트! 어렵게 대기열을 뚫고 캐릭터 생성창에 들어섰습니다. 모닥불 근처에 캐릭터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디아블로2를 연상케 했습니다. 캐릭터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직업 고유의 포즈를 취하는 것 역시 디아블로2와 동일했습니다.

디아블로4는 캐릭터 성별을 선택할 수 있고,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성별이 고정된 디아블로2와, 성별까지만 선택할 수 있는 디아블로3에 비해 발전된 부분이죠. 하지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선택의 폭은 그렇게까지 넓진 않습니다. 몇 가지 주어진 프리셋을 바탕으로, 색상을 정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제법 다양한 프리셋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체형을 비롯한 상세한 설정은 불가능했습니다.

사전에 진행된 개발자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계속 개선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후를 기대해봐야겠네요.

▲ 캐릭터들이 모닥불에 모여있는 모습은 디아블로2와 닮았습니다

▲ 성별 선택도 가능합니다

▲ 주어진 프리셋을 조합하는 구조. 프리셋은 꽤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과거 시리즈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구현하다
그래픽과 게임의 분위기에 대해

디아블로 시리즈의 분위기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밝아졌습니다. 디아블로1의 분위기는 호러 게임 못지 않았지만, 디아블로3에 와서는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죠. 디아블로3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디아블로1과 2가 보여주었던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았습니다.

디아블로4는 예전 시리즈가 갖고 있던 어두운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냈습니다. 분위기 자체도 음산하고, 플레이어의 시야를 제한하여 깜짝 놀라게 하는 상황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몬스터나 캐릭터 디자인 역시 어두운 느낌을 내는 것에 한몫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벤트 연출이었습니다. 특히, 성당 이벤트의 분위기와 묘사는 끔찍한 느낌마저 줄 정도였습니다. '디아블로식 공포'와 분위기를 그리워하셨던 분이라면 꽤 만족스럽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많은 분들이 그리워했던 어두운 디아블로가 돌아왔습니다

▲ 화염이나 번개 이펙트도 너무 밝지 않고 적당했습니다.

▲ 몬스터 디자인도 어두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정교한 컨트롤 요구! 핵 앤 슬래시의 시원함까지
디아블로4의 전투 및 조작감에 대해

디아블로4는 시리즈 전작을 즐기셨던 분이라면 금방 적응하실 수 있습니다. 디아블로 시리즈 특유의 직관적인 조작감은 디아블로4에서도 건재합니다. 조작감에 관해서는 참신함보다는 익숙함이 더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킬 세팅은 디아블로3와 유사합니다. 마우스 오른쪽-왼쪽 클릭에 주 스킬을 넣고, 1234번에 보조 스킬을 세팅하는 구조죠. 이 기사를 작성할 때는 게임 초반 단계였기에, 3개의 스킬만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두 개의 주스킬과 4개의 보조 스킬을 활용하는 구조. 디아블로3와 닮았습니다


디아블로4엔 컨트롤 능력을 요구하는 요소들이 여러 군데에 존재합니다. 특히, 이번 작에서는 스페이스로 짧은 거리를 도약하여 회피할 수 있는데요. 이 회피를 사용하여 범위 공격을 피하고, 적의 포위망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 직업이 마법사라 그런지 섬세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캐릭터가 쉽게 죽어,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특히 보스전은 보다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했습니다.

핵 앤 슬래시의 시원함도 조금은 맛볼 수 있었는데요. 필드를 탐험하다가 발견한 '포격의 신단'을 활성화하여 버프를 받으니, 캐릭터의 공격 속도와 범위가 크게 강화되어 시원하게 적을 쓸어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초반부라 캐릭터 자체 능력만으론 이런 시원함을 느낄 수 없었기에, 신단 버프가 끝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었네요.

▲ 스페이스를 눌러 범위 공격을 긴급 회피할 수 있습니다

▲ 공격 속도와 범위를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포격의 신단. 끝나는게 아쉬웠습니다


반가운 오렌지색 기둥! 처음 획득한 전설 아이템
디아블로4의 장비 및 아이템에 대해

디아블로 시리즈라면 득템이 주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겠죠.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득템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레어 아이템의 옵션을 다양화하고 효율을 높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레어 장비부턴 단순 능력치 증가 외에도 다양한 옵션이 붙어있었는데요. 긴급 회피 충전을 하나 더 올려주는 신발은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플레이도중, 운 좋게 전설 아이템도 하나 얻었는데요. 전설 아이템이 드랍될때만 볼 수 있는 오렌지색 기둥도 디아블로4에 잘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획득한 장비는 원소술사 전용 장갑으로, 이동 불가 효과에 감속 효과가 추가되는 옵션이었죠. 이 장비는 추출을 통해 다른 유저와 거래하거나, 특정 장비에 부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 구르기 스택을 하나 더 올려주는 레어 신발

▲ 전설 아이템 드랍! 반가운 오렌지 기둥도 구현되었습니다

▲ 이동 불가에 감속 효과 추가. 냉기 트리와도 잘 어울리겠네요.


'이제 정신이 좀 들어?' 컨트롤/세팅 고민 없이는 진행 불가!
초반 단계의 던전 및 보스에 대해

저는 이번 베타 테스트 첫 캐릭터로 원소술사를 선택했습니다. 디아블로4에서도 원소술사의 상징과도 같은, 반가운 기술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프로즌 오브(얼음 보주)나 체인 라이트닝(연쇄 번개)같은 스킬들 말이죠. 디아블로2에선 이런 스킬들을 바로 사용할 수 없었지만, 4탄에서는 낮은 레벨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프로즌 오브를 선택했고, 광역 스킬로 시원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난관은 금새 찾아왔습니다. 9레벨쯤 '빛의 초소'라는 던전을 발견, 진입했습니다. 던전 진행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 뒤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위협적이긴 했지만, 프로즌 오브의 광역 대미지와 냉기 속성의 슬로우 효과로 쉽게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보스전이었습니다. 던전 보스 '무리 어미'에서 처음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보스의 움직임도 빠르고, 대미지도 막강했죠. 주어진 포션 네 개로는 공략하기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방심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했지만, 몇 번이나 죽고 말았죠.

▲ 네 번 정도 죽고나니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죽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스킬 트리를 열어 빌드를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빌드 초기화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아, 여러 세팅을 시도해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시도해본 것은 순간이동의 활용입니다. 무리 어미는 상당히 빠른 이동 속도를 갖고 있기에, 히트 앤 런 전략을 사용하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순간 이동의 쿨타임은 너무 길었고, 이 역시 해답은 아니었죠. 다음은 방어 스킬의 활용이었습니다. 얼음 갑옷으로 위협적인 패턴을 넘기는 계획이었는데요. 이 역시 그렇게 효과적이진 못했습니다. '얼음 계열의 대미지가 낮은가?'라는 생각에 화염 스킬로 바꿔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나 스킬 트리를 바꿔 도전했지만, 쓰러트릴 수 없었죠. 그리고 운이 없게도 클라이언트가 튕기고 말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도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 순간 이동으로 도망쳐봤지만 역부족!

▲ 얼음 갑옷 사용도 해답은 아니었다!

▲ 화염 계열 스킬 사용. 채널링 스킬은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것도 오답!

▲ 아쉽지만 서버 이슈로 도전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퀘스트 위주의 진행? 오픈월드가 주는 새로운 디아블로
오픈 월드와 퀘스트, 시스템에 대해

디아블로4는 오픈 월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인스턴스 던전 외의 필드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하게 됩니다. 함께 돌발 퀘스트를 수행하고, 정예 몬스터를 잡을 수 있죠. 이 과정에서 파티를 꾸리는 등, MMORPG처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위주로 진행된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에선 퀘스트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아블로4에서는 퀘스트 위주로 플레이 동선이 결정되고, 상당히 많은 수의 서브 퀘스트도 존재합니다. 이 서브 퀘스트 진행도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도 발생되고, 보상도 얻을 수 있죠. 여기에, 도전 과제 시스템도 존재하는데요. 일반적인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MORPG의 감각으로 재해석되었다는 평가도 들리고 있는 디아블로4.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시리즈는 별 생각없이 전투만 반복하여 진행할 수 있었고, 이런 단순함을 장점으로 꼽는 유저들도 많았습니다. 디아블로4는 서브 퀘스트와 업적 같은 시스템이 추가되어 즐길거리는 늘었지만, 그만큼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아졌다고 할 수 있죠. 이 부분은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마을, 필드에서 다른 유저를 만나는 것은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 도전 과제도 있습니다

▲ 하늘색 느낌표를 지워나가는, MMORPG 느낌의 서브 퀘스트도 다수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