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의 오픈 베타가 한국 시간 28일 오전 네 시에 종료되었습니다. 지난주에 진행되었던 얼리 엑세스 베타와는 달리, 이번엔 모든 유저를 대상으로 하고 드루이드와 강령술사를 포함한 디아블로4의 전직업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디아블로 시리즈의 직업들은 개성이 강해, 직업만 바꿔도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데요. 이러한 특징은 4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유저들은 디아블로4의 다섯 직업을 어떻게 플레이했을까요? 그리고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요?

▲ 오픈 베타에서 플레이한 다섯 직업! 유저들의 평가는?


야만용사 - 초반 평가를 뒤집을 정도?! 대기만성의 근본 근접 딜러

디아블로 근본 근접 딜러 야만용사(바바리안). 이번 디아블로4에서 어김없이 출석했습니다. 간판 기술인 소용돌이(훨윈드)도 게임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고, 다수의 무기를 사용하는 등, 파워업한 모습으로 돌아왔죠. 야만용사는 원래부터 묵직한 타격감과 재미있는 플레이로 정말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직업이기에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야만용사는 결코 호락호락한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디아블로2를 플레이하셨던 분이라면 잘 아실 것 같습니다. 맨땅에서 키우는 근접 물리 딜러의 어려움을 말이죠. 디아블로2에서 세팅이 안된 물리 근접 딜러는 대미지도 약하고 공격 범위도 좁으며, 생존력조차 떨어져 육성 난이도가 높습니다.

디아블로4에서도 비슷합니다. 공격 모션은 호쾌하고, 한 방 한 방 타격하는 이펙트는 묵직하지만 영 대미지가 안 나오죠. 근접 딜러 특성상 몸을 맞대고 싸워야 하는데, 스킬 포인트가 적은 초반 단계에선 금세 녹아내립니다. 기대했던 훨윈드도 초반엔 사용하기 어렵죠. 이처럼 육성 난이도가 워낙 높아, 많은 유저들이 야만용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 않습니다.

▲ 초반 단계의 훨윈드는 못써먹을 정도다


초반 육성이 정말 어려운 야만용사. 하지만 후반 포텐셜만큼은 다른 직업 못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무기를 사용하고, 숙련도가 쌓이면 더 강해지는 '무기고' 특성과 맞물려, 스킬 포인트가 많아지고 아이템 세팅이 갖춰질수록 진면목을 드러냈습니다. 유저들의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했죠.

실제, 위상 세팅이 잘된 분쇄나 선조의 망치 빌드의 화력은 1티어로 평가되는 직업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 초반 단계에서나 물몸으로 고생하지, 내구도를 증가시키는 많은 스킬을 갖고 있어 결국 전직업 가장 튼튼한 직업이 되죠. 오픈 배타 테스트의 최종 보스인 도살자와 1:1로 맞붙어 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이외에 자동으로 적의 대미지를 반사하는 가시 빌드 역시 높은 편의성과 실용성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오픈 베타 테스트는 레벨이 25로 제한되고, 액트1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게임의 극초반단계기에, 지금 시점에서 직업의 성능을 모두 평가하긴 어렵겠죠. 하지만 베타 테스트의 흐름으로 봤을 때, 야만용사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대기만성'형 직업이 될 것 같습니다.

▲ 대미지를 자동으로 반사하는 가시 빌드도 채용률이 높았습니다

▲ 베타 후반부만 되도 강력했던 만큼, 대기만성형 직업인 야만용사


원소술사 - 역시 블리자드의 딸, 모든 면에서 뛰어난 올라운더

원소술사는 디아블로2의 최고 인기 직업입니다. 화력과 범위, 기동성까지, 어느 한 곳 밀리는 점이 없었던 궁극의 올라운더 직업이었죠.

디아블로4 오픈 베타에서도 이 명성은 이어졌습니다. 육성 단계에선 어떤 속성을 선택하든, 넓은 범위와 높은 대미지로 시원시원한 진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야만용사에 크게 데이고 오신 분들은 원소술사의 쾌적함에 '이지 모드를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 혼자만 'Easy Mode'로 플레이하는 원소술사


오픈 베타 최강의 직업인 원소술사.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빌드는 '화염' 중심의 세팅입니다. 정확히는 '히드라'를 메인딜로 활용하는 스킬 트리입니다. 히드라는 엄청난 대미지를 갖고 있고, 소환형이기에 안정적으로 싸울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히드라 소환 개수를 늘려주는 위상까지 장착한다면? 정말 말도 안되는 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오픈 베타 테스트의 원소술사는 화력뿐만 아니라 기동력도 뛰어납니다. 기본적으로 순간 이동을 보유하고 있고, 세팅하면 연속 사용도 가능해 최상급 기동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빠른 파밍은 물론 월드 레이드에서도 편하게 대미지를 넣고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 히드라는 오픈 베타의 'GOAT'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요. 히드라를 중심으로 한 화염 세팅은 강했지만, 나머지 속성은 조금은 애매하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냉기 속성의 안정감은 뛰어나지만 화력이 비교적 부족했고, 감전은 마나 수급 쪽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직 초반 단계라 밸런스 쪽은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음을 감안해도, 원소술사 자체의 스킬트리가 짜임새 있기에 정식 서비스 시에도 좋은 직업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되네요. 블리자드 딸의 광폭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 벽을 넘는 기동성까지! 이번 오픈 베타는 원소술사의 무대였습니다


도적 - 가장 쾌적하다고 평가받는 직업

도적은 활과 검을 사용하는 직업으로, 일반적인 게임에서 민첩 물리 딜러를 담당하는 포지션입니다. 사전에 공개된 플레이 트레일러에서는 재빠르게 이동하며, 활과 단검을 트리키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유저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원거리 딜러와 암살자는 최고 인기 캐릭터기 때문이죠.

얼리 엑세스 단계부터 사용할 수 있었던 도적은, 디아블로4 베타를 쾌적하게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기에,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초반 단계에서도 컨트롤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뛰어난 기동성은 도적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적에게 달라붙는 스킬도 있고, 맨땅에서도 빠르게 연속하여 이동할 수 있죠. 디아블로4는 오픈월드를 채용하여 맵이 넓은데, 오픈 베타에서는 탈 것도 사용할 수 없어 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로그는 이동기가 있어 이런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기도 했죠. 월드 토벌전 아샤바와 같은 기동성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더더욱 유용했습니다.

▲ 디아블로4 최강의 기동성을 갖고 있는 로그


도적은 활과 검의 하이브리드 직업이지만, 스킬 포인트가 부족한 베타 단계에서 이 둘을 동시에 활용하긴 어려웠습니다. 두 빌드 중 하나를 골라 진행해야 했는데, 활을 사용하는 유저도 많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검을 사용하는 근거리 딜러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검 도적의 핵심 스킬인 연타와 회전 칼날은 범위와 공격력 모두 우수해 채용률이 높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공격 속도도 빠르고, 이동기도 많아 시원시원한 플레이도 가능했기에 레벨링과 파밍, 레이드 모두 뛰어난 성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베타 기간엔 활과 검 모두 사용하는 빌드 운영이 어려웠고, 마법 부여나 덫도 한정적인 보조 수단 정도에 그쳤죠. 정식 서비스 시엔 더 많은 스킬 포인트와 위상이 추가될 테니,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네요.

▲ 검 계열은 플레이도 시원시원하고 성능도 좋았다는 평가

▲ 그렇다고 활이 안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강령술사 - 초반 진행, 후반 포텐셜, 직업 편의성 모두 최상급

강령술사는 디아블로2에 처음 등장한 직업으로, 시체와 뼈, 그리고 저주를 사용한다는 독특한 스킬 구성을 갖춰 다수의 매니아층을 보유했습니다. 디아블로4 얼리 엑세스에선 사용할 수 없어 많은 분들이 아쉬워했던 직업이기도 하죠.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강령술사는 수많은 소환물을 이끌고 다니고, 이 소환물이 탱킹 능력도 수행하기에 초반 진행이 굉장히 편안했습니다. 그리고 이 장점은 디아블로4에서도 그대로 구현되었습니다. 강령술사는 초반 육성이 가장 편안한 직업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강령술사의 심볼과 같은 스킬, 시체 폭발의 강력함은 건재했습니다. 저레벨에 사용할 수 있고, 대미지와 범위 역시 뛰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시체폭발은 별도의 자원도 소모하지 않고, 디아블로4의 강령술사는 정말 다양한 루트로 시체를 생성할 수 있기에 사용하기도 정말 편리했죠.

▲ 시체 수급이 편해 연속 시체 폭발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자주 나왔습니다


단순히 육성만 쉬운것도 아니었습니다. 고점 역시 상당히 높았는데요. 위상 중 피 안개 시 자동으로 시체 폭발이 발동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연쇄 폭발처럼 시체를 터트릴 수 있었습니다. 이 빌드는 성능도 강력하고, 재미도 있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원소술사가 이지 모드로 게임한다면, 강령술사는 그야말로 치트키를 쓰고 게임하는 느낌이라고까지 표현되었습니다. 정식 서비스 시 강령술사 어떻게 조정될진 알 수 없지만,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보여준 임팩트가 워낙 강했기에, 정식 서비스 시작일인 6월 6일에도 많은 분들이 강령술사로 스타트하실 것 같습니다.

▲ 많은 분들이 최강의 위상으로 꼽았던 자동 시체 폭발


드루이드 - 혼자만 하드 코어 모드! 하지만 막판에 분위기 반전?!

드루이드는 오픈 베타 기간 동안 가장 뜨거웠던 직업입니다. 한 가지 슬픈 건, 안좋은 쪽으로 뜨거웠다는 거죠. 드루이드는 캐릭터 생성 단계부터 이슈가 있었는데요. 호불호 갈리는 여성 드루이드의 외모와 필드에 늑대 드루이드를 꼭닮은 몬스터가 있는 등 시작부터 잡음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드루이드 자체의 낮은 캐릭터 성능은 베타 기간 내내 화제되었습니다.

야만용사의 육성 난이도가 어려운 편이라면, 드루이드는 그야말로 하드코어 수준이었습니다. 자연 마법과 변신을 사용하는 드루이드였지만, 어떤 스킬도 쾌적함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마법 계열은 발동도 대미지도 만족스럽지 못했으며, 변신 계열은 생존 자체가 어려웠죠. 그 큰 떡대와는 어울리지 않게, 히트 앤 런을 반복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 ?? 성역의 영웅이 될 내가 잡몹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 정말 평가가 안좋았던 자연 원소 마법

▲ 세팅이 안된 변신 드루이드는 생존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너무나도 어려운 성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드루이드. 하지만 많은 분들의 인식과는 달리, 아이템 세팅이 잘된 드루이드의 위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다른 직업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오픈 베타 기간 가장 많은 분들이 선호했던 드루이드의 빌드는 곰 변신 빌드입니다. '쳐부수기'를 핵심 스킬로 사용하는 곰 드루이드는, 튼튼하기도 하고 공격 범위, 대미지 모두 뛰어나 시원시원한 사냥이 가능했습니다. 별도의 컨트롤 없이도 진행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했죠.

오픈 베타 막바지에 들어서 조금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드루이드. 한정된 빌드에서도 제법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정식 서비스에서는 좀 더 픽률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땐 오픈 베타 기간엔 활용도가 낮았던 자연 마법 계열과 동물 친구들의 성능도 높아져, 기획 의도대로 다양한 콘셉트의 드루이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엄청난 화력과 공격범위! 다시는 드루이드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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