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 간 진행된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23'이 막을 내렸다. 지난 몇 년간, 팬데믹의 영향으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마치 거짓인 것 처럼, 올해 GDC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도 커졌다 싶을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로 꾸려졌다.

세션 수만 해도 총 700여 편, 입장에 필수인 백신 인증 패스를 받기 위한 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졌고, 수요일부터 열린 GDC EXPO는 별도의 게임쇼를 방불케 할 만큼 거대한 규모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위메이드는 GDC EXPO의 가운데 거대한 부스를 차려 두고 있었다.

위메이드는 작년부터, 2년째 GDC의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가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내년 참여가 확정되었음을 알렸다. 그리고, 작년의 참여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올해는 GDC에 참여하는 한국 업체도 크게 늘었다. 이전까진 한국 개발사의 세션은 커녕, 현장에서 한국인 자체를 보기가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나름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 2022년 GDC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위메이드의 슬로건

이에, GDC 2년차를 맞이한 위메이드가 올해 행사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리해 보았다.


3일 간, 5개의 세션

올해 위메이드는 GDC 2023에서 총 다섯 개의 세션을 진행했다. 화요일에 진행된 장현국 대표의 세션을 시작으로 목요일에 진행된 패널 디스커션에 이르기까지 3일 간 이어졌으며, 각 세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강연 중의 장현국 대표

1. 게임의 미래: 게임 간 플레이와 그 너머(장현국 대표)
- 위메이드가 그리는 인터게임 이코노미에 대한 대략적 소개와 미르 시리즈의 서비스 케이스를 기반으로 토크노믹스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었다. 이날 강연은 별도의 PPT 없이 발표로만 이뤄졌다.

2. 25개 이상의 WEB 3 게임 출시 후 얻은 교훈(서원일 사업개발부문장)
- 현재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된 24종의 게임(1종은 온보딩 예정)을 서비스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토크노믹스의 시작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를 3세대로 구분한 분류법이 인상깊었다.

3. 게임의 블록체인 게임으로의 변화(서일구 창의실장)
-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 플레이'를 구성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 토큰 경제, 마켓플레이스, 게임파이,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일반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이 되어가는 과정과 이 단계에서 위믹스 플레이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4. FAN TOKEN, A JOINT BLOCKCHAIN ECONOMY BUILT BY CREATORS AND FANS(Myrtle Sarrosa, 크리에이터)
- 위믹스 플레이의 첫 번째 팬 토큰 발행자이자 크리에이터인 머틀 사로사의 강연으로, 위믹스 플레이의 게이머, 그리고 팬들과 함께 블록체인 경제를 구축한 경험 및 소감에 대해 공유했다.

5. TRANSFORMATION 101: LAUNCHING YOUR OWN BLOCKCHAIN GAME ON WEMIX PLAY(서원일 사업개발부문장, 서일구 창의실장, 김욱섭 해외사업부실장)
- 위메이드의 마지막 세션이자, 위메이드의 임직원들이 모여 진행한 토론. 패널 디스커션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패널이 의견을 내뱉는 자리이며, 관객들의 참여도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이 많은 해외 개발자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서 진행되었다.

▲ 장현국 대표 외에도 서일구 창의실장, 서원일 사업개발부문장 등이 세션을 진행했다



GDC EXPO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위메이드는 GDC EXPO에 거대한 부스를 마련했다. GDC EXPO는 일반 게임 쇼와 달리 게임 개발자, 업계 관계자가 주요 관객이기에 게임 개발사보다는 플랫폼, 퍼블리셔, 엔진 개발사 등이 주로 부스를 유치하는 편인데, 위메이드는 눈에 띌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부스를 만들었다.

올해 위메이드가 내세운 슬로건은 'Life is Game' 말 그대로 삶이 곧 게임이라는 의미로, 게임 간의 경제 연결인 '인터게임 이코노미', 그리고 가치 보존을 통해 실물 경제와 연동되는 블록체인 게임의 의의를 함축한 문장으로 보였다.

현장을 방문한 참관객 수는 작년 대비 꽤 상승한 느낌. 작년의 경우 팬데믹의 여파가 미처 채 가시기 전이었기에 전체 참관객 수가 적어 단순 비교는 어려우나, 이를 감안해도 올해 위메이드의 부스는 꽤 붐비는 편이었다.

▲ 팬데믹의 영향이 가시지 않아 비교적 한산했던 작년의 위메이드 부스



장현국 대표 간담회

▲ 간담회를 진행 중인 장현국 대표

별개로, GDC 2023의 열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22일 수요일에 장현국 대표는 현장을 방문한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간담회에는 게임 전문지 뿐만 아니라 경제지와 일간지 등 다양한 성격의 매체가 참여했으며, 장현국 대표는 약 1시간 30분 동안 모든 질문에 거부 없이 답변했다.

작년 말, 거래 정지라는 대참사를 겪은 만큼 간담회의 시작은 꽤 긴 입장발표로 시작되었다. 작년의 행적에 대한 장현국 대표의 말을 요약하면, "이미 지나간 일이나 극복했으니 괜찮다" 정도. 여전히 장현국 대표는 본인이 바라보는 미래에 대해 강철같은 신념을 보여주었으며, 작년 한 해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준비해 둔 새로운 요소와 사업 방향들을 올해부터 펼쳐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별개로,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4월 중 출시 예정인 '나이트 크로우'가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덧붙였다.

장현국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한 해 실적이 좋지 않은 건, 올해부터 시작할 다양한 사업 및 신규 요소들을 위해 씨앗을 뿌리는 시기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DAU, 커뮤니티, 위믹스Fi에 이르기까지 위메이드는 올해 다양한 파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보다 고도화되고 안정감 있는 토크노믹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잠시 처음으로 돌아오면, 금년 GDC는 블록체인 및 웹3 게임 산업에는 꽤 이중적인 한 해였다.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들이 현장을 찾았고, 작년보다 훨씬 더 성황리에 진행된 행사에서 많은 만남을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대한 집중도의 비중은 작년 대비 많이 낮아진 모습이었다. 아마, '챗GPT'라는 현 IT 산업 최고의 핫이슈가 불과 몇 달 전 일이었고, AI가 실제 산업에 활용될 정도로 발달하면서 일시적으로 관심의 무게추가 쏠린 탓일 것이다.

남은 것은 올해의 성과, 그리고 내년 GDC에서의 모습이다. GDC 2023의 모든 행사에서, 장현국 대표가 끊임없이 언급한 내용이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재미없다는 것은 오해이며, 블록체인은 결코 게임을 재미 없게 만들지 않는다"

이 말 자체에서 논리적 결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의심하는 이유는, 이것이 오해라는 걸 설득할 만한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마다 재미의 기준은 다르지만, 대다수 게이머와 공감대를 이룰 만큼 재미있는 게임의 모습은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니까.

때문에, 몇 년 전부터 계속 이야기해온 바대로 게이머를 설득할 수 있는 게임의 구현은 위메이드, 그리고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있어 가장 급하면서도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위메이드는 올해의 성장을 약속했고, 내년 GDC에 다시 등장하리라 선언했다. 그 때가 오기 전에, 게이머들의 공감대라는 자물쇠를 열 열쇠를 단조해내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