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리니지 넥스트'를 위해 다장르 신작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엔씨소프트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김택진 대표가 의장 자격으로 회사 사업현황을 주주들에게 보고했다. 연결재무제표 승인 등 사전 안내된 부의안건은 모두 통과했다.

김택진 대표는 주주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체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해였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엔씨소프트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전사 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미래 생존을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사 관점에서 비용합리화로 수익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엔씨는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견고하게 구성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3년 엔씨는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과 차별화된 재미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라며 "'쓰론 앤 리버티'와 비(非) MMORPG 신작 4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씨는 지난해 위기를 경쟁사와 큰 격차를 벌릴 기회로 전환하려 노력했으며, 현재 위기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라며 "올해 엔씨는 총력을 기울여 미래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지속할 수 있는 성장기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사업 관련, 엔씨웨스트와 엔씨아메리카로 분리된 점에 대해 김 대표는 "사업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빅컴퍼니와 제휴 관계를 맺으며 사업을 진행하는 팀과 한국에서 만들어진 게임을 서비스하는 팀으로 효율화를 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게임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김 대표는 윤송이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중심으로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그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특히 게임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사람 의도만으로 영상과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시대에, 게임업계는 이렇게 큰 기술적 변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생존 문제에 직면했다"라고 우려했다.

관련해 엔씨는 윤 CSO 주도로 인공지능 기술을 10년 넘게 준비해 왔다. 김 대표는 "윤 CSO가 최근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직접 발표하고, 국제협력관계를 이끄는 등 회사의 성장과 개발에 책임을 갖고 일했다"라고 강조했다.

가족 경영 지적에 대해 김 대표는 "윤송이 CSO, 김택헌 CPO(최고퍼블리싱책임자) 누구도 경영권을 바탕으로 하는 주식 소유가 없다"라며 "그들은 일반 경영 멤버로서 똑같이 평가받고, 똑같이 보상받는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를 포함해 경영진 모두 보상을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고, 투명한 결정을 바탕으로 ESG 모범기업으로 뽑혔다"라고 덧붙였다.

윤 CSO와 김 CPO 역할에 대해 김 대표는 "리니지W가 성공한 데에는 윤 CSO가 주도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에 접목한 덕이 컸다"라며 "아울러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김 CPO 주도로 이뤄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씨는 1인지배행위를 하지 않고, 일부 경영진이 지배하지 않는 회사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한 주주가 엔씨가 확률형 아이템 등 단기 매출에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원신'처럼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매력적인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택진 대표는 "나도 원신을 좋아한다"라고 운을 떼며 "원신은 엔씨가 크게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준 좋은 게임이라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원신 글로벌 서비스를 보며 배운 것이 많다"라며 "앞으로 나올 게임들이 다양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창세기전', '어스토니아스토리' 등 고전 IP를 엔씨가 수익에 상관하지 않고 재개발해달란 요청에 "엔씨 임직원이 워낙 게임을 좋아해서, 내부적으로 관련 얘기를 해본 적은 있다"라며 "그러나 각자 IP 소유자가 있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보고는 있다"라고 답했다.

엔씨가 현금성자산을 M&A 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단 주주 제안은 홍원준 CFO가 답했다. 홍 CFO는 "엔씨 M&A 전략은 저인망, 가장 밑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아직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반드시 좋은 성과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엔씨 자산 운용에 김택진 대표는 "개인적으로 게임산업 본질은 흥행업임을 잊지 않고 있다"라며 "어쩌면 엔씨는 운이 좋아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다른 게임사의 경우 후속작을 내지 못해 망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도전할 기회가 없다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개발자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개발비를 축적하는 게 기본적인 내 생각이다"라며 "그 외 자산 운용은 전적으로 CFO 판단에 맡기는 게 엔씨 경영 철학이다"라고 소개했다.

재무 상황 관련, 홍원준 CFO가 엔씨웨스트와 엔트리브소프트는 현재 강력한 개혁 작업이 진행 중이라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전략에 대해 홍 CFO는 "일반적인 자사주 처리가 아닌, 전략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올해 내로 전략를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