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위 본체 VS 책상 아래 본체 당신의 선택은?

우리는 난제 속에 산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날 때부터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듣던 만국 공통의 난제. 기자만 하더라도 당장 앞으로 다가온 점심으로 짜장인가 짬뽕인가 고뇌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결국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짬짜면으로 타협을 보는 찝찝함을 매번 되풀이한다.

IT 하드웨어 팬들 사이에도 만연한 난제가 있다. 과연 PC 본체는 책상 위인가, 책상 아래인가. 여기에 또 사용자 기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이른 바 '컴퓨터 국룰 위치'가 첨예하게 갈린다. 당연하게도, 정답이 없기에 PC 본체 위치 선정의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매끈한 아크릴 혹은 강화 유리 속 빛나는 RGB LED를 감상하기 위해, 크고 아름다운 PC 케이스를 버티지 못하는 책상을 위해, 먼지와 발열, 소음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그게 아니라면 뾰족한 이유 없이 '항상 두던 그 자리'가 될 수도 있겠지.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본체 위치는 어디인지 댓글로 남기는 건 어떨까.

위치 선정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지만 특히 PC 빌드 규모가 영향을 크게 미친다. 예를 들어 하이엔드 구성을 추구할 경우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커스텀 수냉 유무 등 높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부품들로 미들타워 이상, 혹은 빅타워가 강제된다. 기껏 비싼 돈 들여 맞춰놨는데 모니터와 나란히 해 감성을 즐겨야지, 책상 밑에 놓아 뜨끈한 발난로로 쓰기엔 조금 아깝지 않은가.

특히 그래픽카드 크기에 제약을 받는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만 봐도 그렇다. 어느 순간 크기가 야금야금 커지더니 30 시리즈부터는 대놓고 BFGPU, 다른 의미로 '뭐 같이 큰' GPU라고 불리며, 40 시리즈에선 이마저도 우습게 만드는 크기와 무게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뭔가 스케일이 남다른 천조국 감성과 딱 떨어지는 대목이랄까.

이렇듯 PC 하드웨어에 부는 대형화의 바람은 언제나 거세다. 하지만 이를 역행하는 유저들도 있다. 다다익선, 거거익선이 PC 빌드에 유리하다지만 소형화를 고수하는 강력한 매니아층. 화려함 보다는 깔끔하고 담백한 미니멀 디자인을 추구하며, 작지만 알찬 스몰 폼팩터(Small Form Factor), 일명 SFF 빌드가 떠오르고 있다.


SFF 빌드는 케이스 자체가 소형이라 부품 크기가 작을수록 유리하다. 수요가 적은 탓에 애초에 작은 사이즈의 부품은 높은 값을 자랑한다. 각 부품 간의 간섭이나 유격 등을 고려하고 호환성을 따지면 난도는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 커스텀 수냉을 곁들인 튜닝 시스템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한 하드웨어 지식을 필요로 해 일반인이 입문하기 굉장히 어려운 분야로 평가받는다.

보통 쉬운게 아닌 SFF 빌드, 브랜드 완본체 PC로 눈을 돌린다면 보다 쉬운 지름길이 될 수 있다. HP의 프리미엄 게이밍 브랜드 빅터스(VICTUS)가 선보인 HP 빅터스 15L가 그러하다.

제품명 15L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15L(리터) 부피에 불과하다. 제품 크기는 15.5 x 29.73 x 33.7(cm)으로 정확히는 15.5L 부피가 된다. 무게는 6.31kg으로 성인 남성이 거뜬히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제품 설명


  • HP 빅터스 15L
  • CPU: 인텔 코어 i5-13400F (기본 클럭 : 2.5GHz / 최대 클럭 : 4.4GHz)
  • 그래픽카드: NVIDIA 지포스 RTX 3060 Ti
  • 메모리: 8GB DDR4-3200 LO-DIMM x 2 (16GB)
  • 저장장치: M.2 512GB
  • 전면 단자 : USB Type-C x1 / USB Type-A x4 / 오디오 콤보 잭 x1
  • 후면 단자(백패널): USB Type-A x4 / HDMI v2.0 x1 / 기가랜 x1 / 오디오 포트 x3 (5.1 서라운드 사운드)
  • 후면 단자(그래픽카드): HDMI 2.0 x1 / DP 1.4 x3
  • 네트워크: 유선랜 / 무선랜 / 블루투스
  • 크기 : 15.5(W) x 29.73(D) x 33.7(H) cm
  • 무게 : 5.96kg
  • 운영체제: 윈도우 11 프로

  • 먼저 SFF 빌드에 걸맞게 작은 크기가 눈에 띈다. 크기가 작은만큼 속에 있는 부품 구성이 부실하거나 행여 공간 여유 없이 내용물을 욱여넣지 않았을까란 걱정을 했지만 케이스 덮개를 열어 보니 의외로 공간이 넉넉했다. 수냉 시스템이나 그래픽카드 지지대 등 보조 부품을 집어 넣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만 그래픽카드, 하드 디스크, SSD 등 윗세대나 제품 자체의 체급을 올릴 여지는 있어 보인다.

    푸짐한 포트 구성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미니 PC 특성 상 케이스 전면에 딸린 USB 포트가 아예 없거나 많아봤자 한 두개에 지나지 않는데 HP 빅터스 15L는 USB Type-C 1개와 USB Type-A 4개를 지원한다. 단순함과 깔끔함을 추구하여 전면 포트를 과감히 뺄 법도 한데, 작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외형 자체는 작으나, 내부 구성은 알차다. 18MB L3 캐시를 탑재한 인텔 코어 i5-13400F CPU와 RTX 3060 Ti가 탑재됐다. 인텔 코어 i5-13400F는 기본 2.5GHz로 작동하지만 작업에 따라 최대 4.4GHz 클럭에서 작동하며, RTX 3060 Ti는 4864개의 쿠다 코어로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은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 AAA 게임도 옵션 타협을 통해 플레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작은 사이즈인데 비해 내부 구성은 은근 여유가 있다




    제품 외형


    ▲ HP 빅터스 15L 외형, 실물로 보면 정말 미니미하다


    ▲ 사진으로는 체감이 안되니 회사에서 사용 중인 미들타워 케이스와 비교해봤다


    ▲ 전면에는 빅터스 마크, 여러 USB 포트가 위치한다




    ▲ RGB LED를 지원하는 빅터스 마크


    ▲ USB Type-C 1개와 USB Type-A 4개, 오디오 콤보 잭으로 구성됐다


    ▲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옆면


    ▲ 반대쪽에는 거대한 통풍구가 존재한다


    ▲ 후면도 살펴보자


    ▲ HDMI 2.0 1개와 DP 1.4 3개를 지원하는 RTX 3060 Ti


    ▲ 책상 위에 올려두고 사용하기 안성맞춤이다








    ▲ 하이퍼엑스 주변기기와 검빨 감성을 이뤄봤다










    HP 빅터스 15L 성능 테스트


    ▲ CPU-Z를 통해 확인한 HP 빅터스 15L 성능

    HP 빅터스 15L 인텔 코어 i5-13400F CPU와 RTX 3060 Ti가 탑재된 모델이다. 인텔 CPU 외에도 AMD 제품이 탑재된 버전이 따로 존재하며, 구성에 따라 저장 장치 용량이 달라지니 이 점 참고 바란다.

    하이엔드 스펙까지는 아니지만,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은 무리 없이 구동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특히 i5-13400f의 경우 B660 메인보드와 RTX 3060 Ti 조합으로 국민 오버클럭이 가능하며, 게임 퍼포먼스를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다.




    3DMark

    ▲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 29,362점

    ▲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그래픽 스코어 13,875점

    ▲ 타임 스파이 그래픽 스코어 11,259점

    ▲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그래픽 스코어 5,466점


    ※ 게임 스크린샷 내 CPU 명칭 표기 오류가 있습니다. i5-12400f -> i5-13400f로 참고 부탁드립니다.


    오버워치 2

    ▲ 오버워치 2 그래픽 설정

    ▲ 그래픽 프리셋은 최상으로 설정했다

    ▲ 대기실에서 게임 시작을 기다리는 팀원들 - 189 프레임



    ▲ 여러 스킬이 난무하는 장면에는 프레임이 148까지 떨어졌다






    리그오브레전드

    ▲ 캐릭터 렌더링 표현이 적은 리쉬 상황에는 높은 프레임이 나왔지만

    ▲ 라인전으로 돌입하니 200 언저리의 프레임을 보였다

    ▲ 다행히도 165 우주 방어에 성공한 모습




    배틀그라운드

    ▲ 오버워치와 마찬가지로 FHD 해상도 설정, 높음 그래픽 프리셋이다

    ▲ 배그 180 프레임이라니 감동적이다

    ▲ 가즈아!!!!



    ▲ 배그 역시 144 프레임 이상으로 나름 선방한 모습이다

    테스트는 벤치마킹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3DMark'가 구동됐으며, DX11 기반 파이어 스트라이크 노말과 익스트림 그리고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DX12 타임 스파이 노말과 익스트림을 실행하고 결과를 얻었다. 게임 플레이 테스트는 오버워치 2,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를 진행했다. 게임의 해상도는 FHD(1920*1080)이며, 가장 높은 인게임 프리셋 옵션으로 설정했다.

    가장 먼저 테스트를 진행한 3DMark는 DX11 기반 파이어 스트라이크 노말과 익스트림으로 각각 29,362점, 13,875점을 기록했다. DX12 기반 타임 스파이 노말은 11,259점, 익스트림은 5,466점을 기록했다.

    게임 성능 또한 매우 높은 옵션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FHD 해상도 기준으로 인기 게임 3종을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6대6 난전을 유도한 오버워치 2에서는 평균 156 프레임을 보였으며, 롤은 189 프레임, 배틀그라운드는 155 프레임으로 확인됐다. 참고하여 옵션을 낮추거나 높혀 사용자 모니터 주사율 혹은 해상도를 맞추면 되겠다.



    작지만 알찬 미니 PC, HP 빅터스 15L


    HP 빅터스 15L은 미니멀 인테리어 디자인에 적합한 미니 PC다. 대기업 완제품 PC라면 투박한 디자인의 탱크 같은 PC라고만 생각했으나, 작디 작은 PC를 책상 위에 올려 놓으니 주변 기기들과 특히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쿵 저러쿵 전부 떠나서, 한마디로 이쁘다.

    본 리뷰에서는 인텔 기반 CPU가 탑재된 검은색 PC를 사용했지만, AMD CPU 구성의 흰색 케이스 제품도 따로 준비됐으니 순백의 화이트 감성을 지향하는 유저에게는 눈을 돌리는 걸 추천한다.

    작다고 성능이 나쁘지도 않다. 이 제품은 인텔 코어 i5-13400F CPU와 RTX 3060 Ti가 탑재되어 메인스트림 급의 게이밍 성능을 갖췄으며, 적절한 옵션 타협만 있다면 고사양 게임도 충분히 돌릴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HP라는 대기업의 빵빵한 A/S는 덤.

    불필요한 것을 최소화하고, 사물의 본질만 남기는 미니멀리즘 문화에 맞게, 단순히 성능만 따지는 것보다는 심플한 디자인과 작은 크기를 우선 순위로 둔 유저라면 HP 빅터스 15L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