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배경으로 한 SF라는 소재. 여기에 PC 기반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이라는 장르까지 근래 국산 게임에서 함께 만나기 어려운 둘을 한 게임으로 선보인 투바이트의 '스페이스 기어즈'. 투바이트가 지난 4월 간담회 이후 본격적인 플레이 테스트를 앞두고 유저들을 만났다.

투바이트의 게임 개발사인 펜타피크 스튜디오는 11일부터 나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플레이스엑스포를 통해 게임의 실제 모습을 팬들에게 공개했다. 특히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시연 기기가 존재해 짧은 호흡의 PC RTS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략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시연 버전은 게임의 큰 세 가지 틀인 메인 기지와 캠프, 월드까지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화성 테마포밍의 전초기지가 되는 메인 기지는 슬롯처럼 미리 정해진 공간에 건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자원 자체가 다양하게 나뉘어 있고 메인 기지에서 건설을 통해 자원을 사용하는 형태다. 일종의 SLG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광물은 월드에서 이루어지는 전투를 통해서도 상당 부분 수급이 가능했다.

캠프는 안드로이드 부관의 안내와 함께 게임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아직 많은 콘텐츠가 담기지는 않았지만, 게임의 핵심이 되는 메크도 확인 할 수 있다.

▲ 메인 기지는 소셜 게임처럼 슬롯에 건물을 두고 이를 통해 자원을 얻는 식, 이번 버전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았다

메크는 전투에 직접 참여해 전투를 벌이는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강력한 메크의 획득이 게임 승리에 중요한 키가 된다. 이들은 설계도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제작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일정 자원을 투자하면 개발이 시작된다. 시연 버전에서 제공된 메크 설계도는 제작에 5분이 걸렸는데 월드에서 전투를 한 게임 플레이하니 완성이 마무리될 정도로 전투 텀은 짧았다.

제작된 메크에는 각자 이름이 있어 외형이나 기본적인 특징은 같지만, 메크마다 세부적인 패시브에 차이가 있다. 즉 이미 획득한 메크도 꾸준히 다시 제작해 더 좋은 성능을 가진 기체로 바꿔나가며 성장과 자원 사이클을 구성한 셈이다.

▲ 메크 획득은 직접 제작, 완성품의 수치가 달라 반복 제작이 필요하다

메크 생산을 위한 자원은 전투를 통해 수급한다. 행성 전체를 구역별로 나눠 보여주는 월드에서는 다양한 레벨 대의 전장이 그려지고 이곳에서 전투를 펼칠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전투에 참여하는 스쿼드는 총 4개의 메크로 구성된다. 다만, 이들은 개별 유닛이 아니라 일종의 부대 단위로 이루어져있다. 전장에 투입된 종류 자체는 4종이지만, 실제로 전투를 펼치는 유닛의 수는 4개 부대로 훨씬 더 대규모 전투를 담아내게 된다.

전투에 미리 유닛을 포함하는 형태에서 알 수 있듯 유닛은 따로 생산하지 않아도 전장에 곧장 투입된다. 번거로운 자원 채집이나 생산 고민 없이 전투와 전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클래시로얄로 대표되는 모바일 전략처럼 조작 요소가 낮은 건 아니다. 오히려 유닛 1개만 다루는 MOBA 장르 게임에서 유닛 여러 기를 조작하는 느낌으로 개별 조작에 더 신경 써줘야 했다.

▲ 유닛은 크게 정해진 포메이션에 맞춰 이동, 대기한다

조작의 요소가 늘어난 데에는 크게 스킬의 활용과 포메이션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선 포메이션은 말 그대로 유닛, 그러니까 메크 부대의 진형을 그린다. 기본 이동 시 정해진 포메이션에 맞춰 자리를 잡아 움직인다. 메크마다 2개의 포메이션이 있어 이를 바꿀 때마다 부대의 진형도 달라진다.

단순히 부대의 진형 외에도 포메이션에 따라 메크 부대는 서로 다른 스킬을 사용한다. 전투 중 W를 눌러 포메이션 스킬을 발동하는데 포메이션이 바뀌면 이 스킬도 바뀌어 상대에 따라 어느 정도 능동적으로 스킬을 활용해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다.

포메이션에 따른 스킬 외에도 메크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리더 스킬도 존재한다. 리더 스킬에는 순간적인 능력치 상승이나 방어 스킬 등이 존재해 전투 상황에서 순간적인 대응을 요구한다.

결국 플레이어는 총 4개의 부대 리더 스킬과 포메이션에 따른 스킬 2종 등 12개의 스킬을 사용하게 되며 포메이션 변경까지 고려하며 플레이해야 한다. 여기에 다른 플레이어의 유형이나 스킬, 전황 상황까지 함께 고려하다 보면 플레이어의 조작 요소가 적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 여러 스킬 활용과 포메이션 변경이 중요한 전투

대신 전장 자체가 좁고 부대끼리 조우하는 시기도 빨라 그만큼 전투 순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닛을 돌리거나 유닛 특성을 살려 유리한 지형을 잡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전투 상황을 어떻게 만들고 유리하게 끌고 나가는지가 승리를 위한 핵심이다.

이미 지난 발표회에서도 나온 내용이지만, 유닛간의 구분이 어려운 점은 아직 남아있다. 대신 선택한 유닛의 강조는 어느 정도 분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내 유닛과 적군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 개발사가 개선을 예고했던 만큼 이 부분 역시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투가 화려하지만, 전장이 작고 전체 유닛도 적은 편이라 베타 버전임을 감안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으로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했다.

유닛의 속도감도 이동 자체는 느리지만, 유닛끼리 조우했을 때의 전투 템포는 빠른 편이다. 이에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걸 구경할 때보다는 실제 플레이에어서의 속도감과 긴장감은 더 높은 편이었다.

한번 전장에 참여한 메크는 수리 요구치가 일부 쌓이게 되는데 수리 시 일부 자원이 소모됐다. 이게 자동으로 조금씩 사라진다면 여러 스쿼드를 돌리는 방향으로 구현될 테고 포인트만으로 이루어진다면 쓸모없는 유닛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자원 순환을 통한 경제 요소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 포메이션마다 공격방식, 스킬도 달라진다

스페이스 기어즈는 이번 플레이엑스포 시연 이후인 오는 6월 2일 스팀을 통해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한다. 보통 개발 빌드와 시연 버전이 따로 진행되는 만큼 투바이트 측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발표회 이후 RTS 실력자들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만듦새를 끌어올린 빌드가 있는데 이번 플레이엑스포 버전에서는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에서였다.

다만 국내 시장에 RTS 출시 자체가 적은 상황에서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의 소중한 기회인 만큼 팬들의 시연과 설문조사를 통한 피드백을 적극 받는다는 계획이다. 또 플레이 테스트까지 남은 기간은 짧지만, 모인 피드백을 폭넓게 반영해 많은 유저들이 체험하는 빌드의 완성도를 한 차례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