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국내 인디 개발사를 만나볼 수 있는 플레이엑스포.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개발사가 있었다. 미래 조선을 배경으로 화려한 검술 액션을 선보이는 뉴코어 게임즈의 '데블위딘: 삿갓'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발사지만 이미 해외에서 에픽 메가그랜트 지원 작품으로 선정되거나 인디 게임 콘테스트에서 수상하는 등 개발력을 입증받은 곳이기도 하다. 국내 PC 및 콘솔 시장의 시장의 활성화를 열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뉴코어 게임즈의 이만재 대표와 이상진 TA, 김승호 UI 개발자, 정다경 프로그래머를 만나 여러 얘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 좌측부터 정다경 프로그래머, 이만재 대표, 김승호 UI 개발자, 이상진 TA


Q. 뉴코어 게임즈는 어떤 뜻을 갖고 설립된 개발사인가?

이만재 =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 팀에서 8년 동안 있었다. 당시에 대규모 조직에서 유닛으로 활동하다 보니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게임을 만들기 어려웠다. 그래서 주도적으로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창업을 결심했다. 2020년에 회사를 설립했는데 초기에 3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22명까지 늘었다.


Q. 2023 플레이엑스포에는 어떤 목적을 갖고 참가했나. 관련해서 소감도 듣고 싶다.

이만재 = 저희가 게임을 공개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게임을 알리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오는 6월 19일부터 스팀에 넥스트 페스트가 시작되는데 그때 1시간 분량의 데모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올해부터 얼리 엑세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여러 피드백을 받고자 한다.

사실 저희가 만드는 장르가 국내에서 엄청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좋아해주는 분도 많지만 다른 장르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그래서 한국 내에서도 이런 장르의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고 저희 게임의 재미를 인정해주는 분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생각을 갖고 참가한 것도 있다.

김승호 = 참관객 중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깨기 위해 열의를 불태우는 분들이 있었다. 현장에서 우리 게임을 재밌게 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만든 게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확실히 이런 행사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Q. 현재 개발 중인 데블위딘: 삿갓는 어떤 게임인가?

이만재 =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삿갓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처음 게임을 개발할 때 김삿갓을 모티브로 시작했다. 스토리에서도 김삿갓에 대한 오마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며, 그의 일대기 일부를 스토리에 녹여 냈다.

게임은 가상의 조선이 계속 이어져 미래가 된 것을 배경으로 담고 있다. 그래서 조선의 복식을 베이스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게 특징이다. 김삿갓은 원래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우리 게임의 주인공인 김립은 검을 잘 다루는 검사로 설정했다.

미래 조선 세계는 처음에는 굉장히 풍요로운 세상이었다. 그 이유가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거대한 쐐기가 등장했는데 이를 이용해 문명을 이룩했고 발전한 상태다. 그런데 사실 쐐기는 연옥에서 지상과 연결하기 위해 보낸 차원문 역할을 하는 것이고 지구의 에너지를 계속 빨아들이고 있던 상태였다.

결국 연옥과 지상의 경계가 무너졌고 이로 인해 악귀화된 자들이 등장하면서 혼란스러운 세상이 도래했다. 우리의 주인공인 김립은 검은 쐐기의 핵을 제거하기 위해 탑에 들어가게 되는데 첫 장면이 이렇게 시작된다. 이후 스토리는 게임을 하면서 직접 봐주길 바란다.



Q. 장르를 생각한다면 척준경과 같은 무인이 어울릴 것 같은데 많은 역사 속 인물 중에서 김삿갓 설화에 주목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만재 = 김삿갓의 많은 에피소드를 보면서 방랑하는 삶이 멋지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검술 액션 게임이고 주인공인 김립은 호위무사라 원래의 김삿갓과 비교하면 캐릭터성이 좀 다르긴 하다. 다만,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는 캐릭터와 유유자적하는 캐릭터의 특징을 잘 조합하면 충분히 개성 있고 멋진 주인공이 탄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Q. 다른 횡스크롤 액션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해서 차별화 포인트가 궁금하다.

이만재 = 게임 개발에서 집중한 R&D는 검술 액션이다. 횡스크롤 게임 중에서 검술 액션 게임을 재밌게 구현한 것을 찾아봤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에 어울리는 게임을 찾을 수 없었다. '카타나 제로'가 가장 비슷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달랐다.

결국 횡스크롤에서 진중한 검술 액션을 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를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고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이점이 타 횡스크롤 게임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Q. 3D와 달리 횡스크롤은 입체적인 액션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나.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자 했나?

이만재 =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이를테면 몬스터 사이즈마다 충격량을 다르게 구현하기 위한 기반도 포함됐고 검을 휘두를 때 공격의 강도에 따라 충격량과 피드백이 다르다. 타격감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

또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단순히 때리고 막고 치는 게 처음에는 재밌을지 몰라도 반복되면 피곤하거나 지루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집중 액션이라는 것을 넣었다. 정확한 순간에 막거나 피하면 특수한 액션이 발동하는 시스템이다. 후반에 가면 한 단계 더 발전한 초집중 액션이 나오는데 이에 관한 정보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보통 메트로배니아 게임은 공격하는 게 단순한 과정을 거치고 몬스터의 패턴 역시 하나의 기믹과 가까운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저희는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다양한 방법과 공략이 존재하게끔 각각의 몬스터를 설계하고 있다.



Q. 액션 게임이라면 플레이어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조작감도 중요하지 않나.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이전 행동이 끝나야 다음 액션을 펼칠 수 있어서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모션 스킵 등의 기능을 넣지 않은 이유가 있나?

이만재 = 사실 굉장히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어떤 액션을 할 때 중간에 탈출하기 위한 동작을 바로 할거냐 혹은 동작이 끝날 때까지 지연을 줄 것인지를 두고 내부에서 몇 차례나 반복 테스트를 했었다.

일반적인 2D 게임은 버튼을 누르면 즉시 탈출 액션을 하도록 설계가 된 경우가 많고 트리플 액션 게임은 대부분 액션이 끝난 다음에 발동한다. 저희가 초반에 몬스터 행동이 다양하지 않을 때는 바로 탈출하는 방식이 괜찮았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몬스터가 반응하도록 발전하니 해당 방식으로 했을 때 난이도가 너무 쉬워졌다. 위기 상황마다 바로 탈출을 해버리니 막 지르는 공격의 효율이 너무 좋아졌다.

그래서 큰 기술을 사용할 때 소비와 리스크를 함께 수반하는 게 결과적으로 맞지 않냐라고 현재로선 판단하고 있고 그렇게 설정 해놓은 상태다. 다만, 액션이 끝났을 때 끊는 타이밍은 내부에서도 미세 조율을 계속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 목표다.



Q. 게임 플레이를 해보니 단순히 검만 쓰는 게 아니라 총도 쏘는 것 같다.

이만재 = 총이란 게 멋있지 않나. 사실 오랫동안 총 게임을 개발했으니 주변에서 왜 총 게임을 만들지 않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총을 디자인 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멋있어서 넣게 됐다. 총은 전투 외에 탐험에서 특정 지역을 돌파하는 열쇠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총 자체의 위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사용에 제한을 뒀다.


Q. 전체 플레이 타임은 몇 시간 정도로 예상하나? 또 플레이엑스포에서 체험 가능한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

이만재 = 오직 게임 엔딩만 보기 위해서 달리면 16시간 정도고 반대로 사이드 이벤트와 숨겨진 아이템을 찾으면서 즐긴다면 30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처음에는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후반에는 메트로배니아 방식으로 전환되어 탐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현재 플레이엑스포에서 즐길 수 있는 데모 버전은 보스전만 담고 있다.


Q. 언리얼 엔진4로 개발됐는데 현재 그보다 상위 엔진인 5가 등장하지 않았나. 나중에라도 5로 포팅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다경 = 안 그래도 지금 언리얼 엔진5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만재 = 거의 모든 준비는 마무리 됐다. 다만, 다가올 넥스트 페스트 준비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당장은 전환하지 않고 있다. 해당 이벤트가 끝나면 즉시 언리얼 엔진5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상진 = 언리얼 엔진5로 전환되면 당연히 모든 부분에서 향상된 그래픽을 제공할 수 있다. 그래픽 아트 소스나 성능이 훨씬 좋기 때문에 무조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출시 때는 지금보다 더 향상된 연출과 그래픽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Q.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 예정인데 각 플랫폼마다 최적화와 특징을 살리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정다경 = PC를 기본 베이스로 포팅 중인데 아직은 프레임 드랍이 있지만 차차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이만재 = 현재 모든 콘솔 플랫폼 포팅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에 개발 키트를 다 확보한 상태고 아직은 포팅이 초기 단계라 여러 플랫폼에서 돌려보면서 진행 중이다. 스팀 얼리 엑세스는 PC만 출시할 예정인데 정식 출시는 모든 플랫폼에 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다.



Q. 게임 플레이를 해보니 이펙트가 정말 화려하고 멋졌다. 다만,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수록 눈이 피로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진 = 저희가 준비한 데모 버전이 보스전밖에 없어서 화려해보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이펙트 밸런스를 맞춰뒀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으므로 출시 전까지 계속해서 개선하고자 피드백을 받고 있다. 실제 참관객 중 몇몇 분이 이펙트에 대한 의견을 줬는데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잘 조절해 나갈 예정이다.


Q. 액션 게임은 인터페이스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플레이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정보를 잘 전달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지 궁금하다.

김승호 = 일반적으로 횡스크롤 게임은 죄측 상단에 체력바를 배치하는 등 고정적인 형태가 있다. 저희는 플레이어의 위치와 플랫폼의 높이 등을 고려해서 인터페이스 위치를 조정했다. 가령, 플랫폼이 대체적으로 바닥에 위치하다 보니 유저들이 시선을 빨리 찾아갈 수 있도록 위치를 고민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그리고 배경과 세계관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그래픽 조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픽으로 세계관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유저에게 확실한 정보가 전달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색감과 형태를 지속적으로 조절했고 출시 전까지 최적의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계속 작업해나갈 예정이다.



Q. 첫 작품으로 아이엠좀비라는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지 않았나. 계속해서 모바일 게임을 내는 게 아니라 PC 및 콘솔 시장으로 목표를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이만재 = 세 명이서 창업을 했는데 당시 셋이서 합을 맞춰본 적도 없고 자금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 합을 짧게나마 맞춰보자는 취지로 고민하다 로그라이크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당시 초기 기획부터 완성까지 6개월 만에 작업을 끝냈었다. 얼른 만들어서 합을 맞춰보고 앞으로 계속 할 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간이라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PC 및 콘솔 게임으로 목표를 바꾼 이유는 저의 로망이었다. 한국에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 성장한 회사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저희가 시장을 열고 이쪽 개발자를 많이 육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희의 원대한 꿈이 반영되어 있다고 봐주길 바란다.


Q. 마지막으로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나게 될 참관객과 출시를 기다리고 있을 게이머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이만재 = 현재 많은 분량을 공개하지 못했는데 오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을 해보고 많은 의견 남겨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콘텐츠를 공개할 때마다 많은 관심 바라며, 쓴 소리도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더욱 재밌는 게임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

정다경 = 게임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기술과 몬스터가 추가됐고 점점 액션이 재미있어진다는 걸 많이 느꼈다. 유저들도 저희 게임을 하면서 액션과 쾌감을 느꼈으면 하며, 또 그런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

김승호 = 정말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쓴 소리도 대환영이니 얼마든지 해주길 바란다. 추가로 인터페이스 개발자다 보니 세세한 부분도 잘 개선해서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

이상진 = 부스를 방문해준 많은 참관객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재미있게 즐겨주시더라. 현장의 생생한 반응을 직접 확인하니 더욱 개발에 몰두해서 더 뛰어난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