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4 오픈런을 앞둔 게이머가 고려해야 할 부분? 직업 선택, 중요하다. 모두가 동등한 스타트 시점에 밑천이 없는 상황 때 귀천은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이니까. 강인한 체력과 멘탈 역시 중하다. 살인적인 대기열에 맞서 장기전까지 치를 수 있어야 하며, 서버 혼잡을 나타내는 에러 코드가 난무하더라도 부처와 같은 인내심을 지녀야 한다. 적어도 렐름다운과 에러 코드 37 사태를 경험한 나는 그렇다.

여건이 좋지 않다면 필히 선행되어야 하는 요소로는 PC 사양이 있겠다. 이를 무심코 간과했다간 게임 근처에도 얼씬도 하지 못한다. 게임 그래픽을 강제로 낮춰 야만용사를 찰흙용사로 둔갑시킨 지난날을 떠올리자니 차기작은 꼭 쾌적한 환경에서 돌려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혀져만 간다.

너무 걱정부터 앞설 필요는 없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대목은 디아블로 시리즈를 포함한 블리자드 게임들은 대체적으로 중하옵에 발군의 최적화를 보인다는 점이다. 앞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발표한 디아블로 4의 최소사양 인텔 i5-2500K CPU, GTX 660 그래픽카드만 보더라도 그렇다. 약간의 옵션 타협만 첨해주면 10년은 족히 넘은 제품으로도 디아블로 4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 찰흙블로3, 그래픽을 내주고 프레임을 취했던 그 시절 (사진 출처: 디아블로3 인벤)

이에 반해 디아블로 4 풀옵션이 요구하는 사양은 의외로 인색한 편이다. 디아블로 4 권장 사양은 인텔 i5-4670K CPU, GTX 970 그래픽카드로 은근히 만만해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FHD 해상도, 60hz 주사율에 부합하는 기준일 뿐이다. 해상도, 그래픽 옵션, 주사율이 높아질수록 그래픽 부하는 가중된다. 더군다나 오늘날의 모니터는 고해상도, 고주사율에 대형화까지 이루어져 게임 개발사가 내건 권장 사양을 상회하는 수준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렇기에 이번 시간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인 RTX 4070 Ti를 가져왔다. 여기서 잠깐, 디아블로 4에 RTX 4070 Ti는 투머치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것이다. 맞다, 적절한 옵션 타협만 있으면 하위 제품뿐만 아니라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로도 얼마든지 돌릴 수 있으니까. 허나 조금 더 멀리 바라보자는 의미에서 아예 풀옵션까지도 커버가 가능한 하이엔드 급 제품들로 준비했다.


  • COLORFUL iGame 지포스 RTX 4070 Ti Ultra OC D6X 12GB White
  • 제품 시리즈: NVIDIA Geforce RTX 4070 Ti / AD-104-400 4nm
  • 쿠다코어 갯수: 7,680개
  • 부스트클럭: 2,745MHz
  • 인터페이스: PCIe Express Gen 4 x16
  • 메모리 용량 및 속도 : 12GB GDDR6X / 21Gbps 192-Bit
  • 최대 지원 해상도 및 최대 모니터: 7680 x 4320 / 4개
  • 출력 단자 : DP 1.4a 단자 x3 / HDMI 2.1a 단자 x1
  • 권장 파워 용량 : 750W
  • 전원 단자 : 16핀 x1 / 13+3 전원부
  • 제품 크기 및 무게 : 334.5 x 149.7 x 60.2 (mm, W/L/H) / 1.62Kg
  • 제품 가격 : 1,335,660원 (기사 작성일 기준 인터넷 최저가)

  • 테스트 및 게임 플레이에 앞서, 해당 제품과 제조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컬러풀(COLORFUL) iGame 지포스 RTX 4070 Ti Ultra OC D6X 12GB White (이하 컬러풀 RTX 4070 Ti 울트라 화이트)다. 컬러풀은 1995년 설립된 이래 다양한 PC 시스템과 노트북을 선보이며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이다. 특히 그래픽카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데 불칸, 넵튠, 어드밴스, 울트라, 토마호크 EX 등 성능과 디자인에 따라 여러 네이밍을 나눴으며, 소위 '옆간지'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불칸(VULCAN) 라인업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컬러풀 RTX 4070 Ti 울트라 화이트.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화이트 감성이 묻어난다. 화이트라고 새하얀 그래픽카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베이스는 화이트지만 슈라우드 부분에 홀로그래픽 디자인을 적용하여 깔끔함에 우아함까지 제시한다.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보이는데 "그래픽카드 수직 장착을 위해 태어난 녀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 COLORFUL iGame 지포스 RTX 4070 Ti Ultra OC D6X 12GB White

    이 제품은 4나노 공정을 사용하여 제조된 7680개의 쿠다코어와 2745MHz의 부스트클럭을 가지며 GDDR6X 12GB VRAM과 총 4개의 모니터에 연결할 수 있다. 6개의 6mm 히트파이프와 3슬롯 히트싱크 그리고 100mm 트리플 팬으로 쿨링 시스템을 구성했다.

    컬러풀 그래픽카드는 토마호크 EX를 제외한 모든 라인업에서 '원키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패널 단자 윗부분에 조그마한 버튼은 원키 오버클럭 버튼(One-Key Overclock)으로 그래픽카드 부스트 성능을 끌어올린다. 비활성 시 베이스 2310Mhz, 부스트 2610Mhz, 원키 부스트 2745Mhz로 한 번의 클릭으로 최대 성능을 낼 수 있다.

    본 테스트는 별도의 그래픽카드 오버클럭 없이 순정 상태에서 진행됐다. 또한 하이엔드 구성을 지향하는만큼, 다른 부품들도 풀세팅으로 구성해봤다. 테스트 PC의 자세한 성능은 아래 표를 참고해주기 바란다.

    ▲ 컬러풀 RTX 4070 Ti 울트라 화이트 디자인(클릭 시 커집니다)


    ◈ 테스트 PC 사양 정리
    CPU인텔 코어i9-13세대 13900K
    쿨러MSI MEG 코어리퀴드 S360
    메인보드CVN Z790M FROZEN D5 V20
    VGACOLORFUL iGame 지포스 RTX 4070 Ti Ultra OC D6X 12GB White
    RAMBattle-AX Redline DDR5 16G 6000 x2
    저장장치마이크론 Crucial P5 PLUS M.2 NVMe (1TB)
    파워 ASUS ROG THOR 1200P2
    케이스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메인코스로 들어가기 전에, 애피타이저 3DMark부터 맛을 보자. 그래픽카드의 깡성능을 측정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고 상위 제품이나 전세대와 비교하여 성능을 어림짐작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왠만한 하이엔드 뺨 칠 정도의 구성이니 점수가 더 궁금하기도 하고. DX11 기반의 파이어스트라이크 노말, 익스트림, 울트라 DX12 기반 타임스파이 노말, 익스트림 점수는 어떨까.

    ▲ 파이어 스트라이크 노말 47,123점

    ▲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25,862점

    ▲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 13,029점

    ▲ 타임 스파이 21,995점

    ▲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 10,687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래픽 스코어는 47,123점, 익스트림은 25,862점, 울트라는 13,029점이 측정됐으며, 타임 스파이 그래픽스코어 21,995점, 익스트림 10,687점이 측정됐다. 타임 스파이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1.8배에 가까운 성능 향상이 이루어진 걸 보면 DX12 기반 API에서 약진이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제 디아블로 4 테스트로 넘어가보자.

    ▲ 디아블로 4 그래픽 설정

    ▲ 디아블로 4 그래픽 세부 설정

    ▲ 그래픽 설정별 프레임 *DLSS OFF (클릭 시 커집니다)

    해상도는 FHD 1920x1080, QHD 2440x1440, 4K 3840x2160 세 가지로 설정했고, 그래픽 세부 설정은 인게임 매우 높음 프리셋을 사용했다. 여기에 최대 프레임 상한을 400으로 둬 사실상 그래픽 부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최대치로 높혔다. DLSS 설정은 비활성화/활성화 번갈아 가며 프레임을 측정했다.

    먼저 FHD 해상도에 매우 낮음 프리셋 상황에서 400 프레임을 기록했다. GPU 부하율이 81%로 최대 프레임에 도달한 것을 보면 고민 없이 옵션을 높여도 된다. 동일 옵션에서 그래픽 세부 설정만 매우 높음으로 바꾸자 338 프레임으로 뚝 떨어졌다. 40% 사용률에서 머물던 VRAM 또한 93%로 치솟았으며, GPU 부하율도 96%로 껑충 올랐다. 일단 GPU를 갈구기엔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QHD 이상 해상도로 올리니 프레임이 점차 낮아졌다. QHD 해상도는 228 프레임, 4K 해상도 환경은 116 프레임이 측정됐다. 아쉽게도 4K + 매우 높음 설정에서 144Hz 유지는 실패했다. 전투씬 혹은 컷씬에 돌입하면 프레임이 더욱 떨어지니 이를 참고하길 바란다.

    ▲ 하지만 엔비디아 DLSS 설정을 사용한다면?

    RTX 40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DLSS 3다. AI 추론을 활용하여 그래픽 성능을 최적화하고 더 많은 프레임을 확보하는 DLSS 3는 RTX 40 시리즈 GPU를 필요로 한다. DLSS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며, DLSS 기술의 수요가 높아지자 경쟁사들도 비슷한 기술을 하나둘 씩 내놨다.

    한마디로 낮은 제품 성능으로도 높은 결과치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더 정교하게 개선하고 지원 게임을 대폭 늘리는 등 DLSS를 향한 관심과 투자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목), 엔비디아는 이번 디아블로 4 서버 슬램에 DLSS 3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될 또 다른 디아블로 4 서버 슬램 혹은 정식 서비스에 영구적으로 DLSS 3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RTX 40 유저들은 수혜를 톡톡히 보게 된다.

    ▲ DLSS 옵션을 켜니 비로소 풀옵션이 가능해졌다 (클릭 시 커집니다)

    DLSS 3 기능 사용, 미사용 차이가 확연히 크다. 4K 해상도, 그래픽 세부 설정 매우 높음 프리셋 기준으로 DLSS 3을 끌 때 124 프레임이 측정됐지만 같은 화면 기준으로 DLSS 3를 고성능으로 설정하면 199 프레임으로 약 65% 향상된 수치를 보였다.

    본 테스트에서는 그래픽카드에 부하를 주기 위해 프레임 제한을 최대치인 400으로 뒀지만 사용자 모니터 스펙에 따라 제한을 둬서 비교적 낮은 VRAM과 전력을 소모하는 전략도 있다. 높은 프레임을 내면서 그래픽카드 부하를 낮추고 싶다면 DLSS 3와 프레임 제한을 적극 활용해 보자.

    높은 프레임은 확실히 메리트가 있으나, 업스케일링 기능의 단점도 존재한다. 새롭게 생성된 프레임이 상황에 따라 약간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점과 DLSS 3 기능은 RTX 40 시리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컬러풀 RTX 4070 Ti 울트라 화이트를 통한 디아블로 4 풀옵션 게임 플레이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를 바란다.

    ▲ 컬러풀 RTX 4070 Ti 울트라 화이트 디아블로 4 게임 테스트

    예상대로다. 저해상도, 저주사율 등 낮은 그래픽 환경에서 최적화만큼은 발군이다. 적당한 해상도와 주사율을 갖춘 모니터를 사용 중이라면 현역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고해상도 및 고주사율 환경의 최적화는 약간 아쉽다 할 수 있다. 고해상도 및 고주사율 환경으로 눈을 높인다면 메인스트림보다 한 단계 높은 퍼포먼스 성능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할 것이고 보다 여유롭게 설정하거나 아예 풀옵션으로 넘어간다면 하이엔드 구성을 추천하겠다.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은 메모리 영역이다. 옵션별로 메모리 사용률이 천차만별이며, 풀옵션 기준 VRAM은 인게임 일정 구간에서 11GB를 사용하며, 평균 8GB을 사용할 정도로 비정상적이다. 딥러닝, AI, 영상 작업 등 특수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게임 이용으로 12GB VRAM을 초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아직 베타 기간이라 그런지 디아블로 4는 타 게임 대비 높은 메모리 사용량을 보이며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정식 서비스 시기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고용량의 VRAM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