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블리e스포츠 소속의 정지훈(애더) 선수는 10,131달러(약 1,356만 원)의 대회 상금을 획득하였으나 게임단으로부터 이를 정산받지 못했다.

문제는 계약서였다. 정지훈 선수의 계약서에 상급 지급 시기와 방식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게임단 측은 계약서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계약서 자체가 정지훈 선수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성되어 명백한 불공정 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상헌 의원의 설명이다.

이상헌 의원은 게임사인 크래프톤의 책임도 절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크래프톤은 게임단이 적절한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수시로 감독할 수 있다. 필요하면 게임단에 서류 제출도 요구할 수 있고, 게임단과 선수의 계약서 사본을 제출받아 검토하기도 한다.

▲ 기블리e스포츠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이러한 권한을 갖고도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심지어 기블리e스포츠에 매년 수천만 원의 지원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이상헌 의원은 “기블리e스포츠에 문제 시정을 요청했으나, 선수와 원만하게 합의했다고만 할 뿐 명확한 지급 시기는 답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크래프톤이 진정으로 이스포츠 선수의 권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즉각 기블리e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e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이상헌 의원은 “문체부도 표준계약서 제작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활용 실태와 보급 문제도 살펴야 한다”라면서 “또 다른 불공정 계약으로 피해를 본 선수가 있다면 언제든 이상헌 의원실로 연락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은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감독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이슈가 처음 인지된 이후, 종목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계약 당사자인 양측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를 시도했다"라며 "이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이슈가 원만히 해소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단과 선수 간의 계약 내용과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감독을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하 이상헌 의원 주장 전문.



e스포츠계에 있어선 안될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블리e스포츠 소속으로 활동중인 '애더' 선수의 일입니다.

애더 선수는 기블리e스포츠소속으로 있던 2021 당시 프레데터 2021 종합 2위, PCS4 2021 종합 2위, PGC 2021 종합 13위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세 대회에서 10,131달러의 상금도 획득하였습니다.

문제는 애더 선수가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 상금을 전혀 정산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는 애더선수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듣고 내용을 자세히 확인해보았습니다.

게임단 측은 계약서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선수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성되어 있습니다. 계약서의 내용을 자세하게 공개하기는 어려우나, 상금 지급 시기와 지급 방식 등 세부요건도 매우 두루뭉술하게 쓰여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명백한 불공정 계약입니다.  참고할 제도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저희 의원실 보좌관이 과거 성안하였던 'e스포츠 표준계약서법'이 3년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이후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표준계약서의 내용을 따라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블리e스포츠는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나아가 불공정한 내용으로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이를 관리, 감독해야할 크래프톤에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게임단과 선수 계약시 계약서 사본을 제출받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크래프톤과 게임단간 맺는 '팀 참가 계약서'를 살펴보면 '팀은 팀소속 선수와의 계약 및 법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팀소속 선수에게 상금 배분 등을 비롯한 금원을 지급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크래프톤은 이 문제를 게임단에 적극적인 지적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크래프톤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게임단에게 매년 얼마의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올해는 5,000만원입니다. 그런데 크래프톤은 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로도 이 게임단을 프로공인게임단으로 선정하여 현재까지도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즉 상금지급과 임금체납 문제가 있는 게임단에 계속해서 매년 수천만원의 지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게임단이 적절한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수시로 감독할 수 있고 필요시 관련 서류의 제출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문제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책임을 방기한 것입니다. 만일 크래프톤이 e스포츠 선수의 권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즉각 이 지원을 중단하고 e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소하십시오.

문화체육관광부도 표준계약서를 만들었으니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실제 현장에서 표준계약서가 활용되고 있는지, 불공정한 계약은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전, 저는 크래프톤을 통해 기블리e스포츠측에 이 문제를 시정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게임단은 '선수와 원만하게 합의하였다.'라는 답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명확한 지급 시기를 약속하지 않고 있습니다.

불과 3년 전, e스포츠 선수 불공정 계약 논란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런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이 문제를 그대로 두면, 우리나라 e스포츠는 불공정한 계약이 다시 만연하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문제를 바로 잡겠습니다. 아울러 혹시 불공정한 계약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의원실로 연락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