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중인 VR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CROSSFIRE: Sierra Squad, 이하 시에라스쿼드)'의 시연 빌드가 금일(2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일반 대중들에게 최초로 공개됐다. 시에라스쿼드는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의 PS 팝업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시연공간은 오는 4일까지만 운영된다.

시에라스쿼드는 스마일게이트가 자사의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하기 위해 준비 중인 첫 번째 프로젝트다. 1세대 판타지 작가로도 유명한 이상균 총괄 디렉터의 지휘 아래 약 30명의 국내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여 개발 중이며, PS VR2 헤드셋의 여러 최신 기능들이 게임에도 적극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4K HDR 고해상도 그래픽과 헤드셋 진동, 아이 트래킹, 듀얼센스 트리거 대응 기능 등이 있다.

시에라스쿼드의 시연 버전은 지난 3월, 미국에서 개최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2023)에서 최초로 공개된 바 있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참관객들은 시연 버전을 먼저 플레이해볼 수 있었으나, 해외에서 진행되었던 행사 특성상 실제로 해당 빌드를 접해본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PS VR2로 즐길 수 있는 신작 VR 게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국내 게이머들을 위해, 스마일게이트와 SIEK가 특별히 오프라인 시연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국내 미디어 관계자들에게도 한발 앞서 시연 빌드의 체험 기회가 제공되었다. 오래간만에 등장한 국산 VR 게임인 것도 반가웠지만, 시연 빌드에서부터 앞서 PS VR2 플랫폼으로 출시된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과 견줄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어 여러모로 기대감이 차오르는 시연이었다. 관련 소감은 지난 GDC를 통해 한차례 소개된 적이 있으니, 현재 시점까지 공개된 시에라스쿼드의 여러 디테일을 미리 정리해보았다.


'시에라 스쿼드'는 어떤 게임?
20시간 이상의 볼륨으로 채워진 VR 코옵 아케이드 밀리터리 슈터


▲ 시에라스쿼드 이상균 개발 총괄

시에라스쿼드의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상균 디렉터는 "과거 오락실에서 재미있게 즐기던 체험형 슈팅 게임의 최신형 버전을 만들고자 했다"며 게임의 기획 의도를 소개한 바 있다. 현시대의 VR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상호작용과 최신 기능들을 담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의 감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슈팅감과 타격감 등 액션 게임이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기본기까지 충실하게 담아낸 작품이 바로 '시에라스쿼드'라는 것이다.

개발팀에서 내세우는 시에라스쿼드의 특징은 지능을 가진 적들과 대결하는 '전략 슈터', 친구와 함께 멀티로 즐길 수 있는 '코옵 슈터', 스마일게이트의 VR 아트 기술이 집약된 'AAA 그래픽', 그리고 VR 초보자도, 베테랑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게임플레이'까지 총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시에라스쿼드의 전략성은 '수준 높은 인공 지능'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게임 속에는 AAA급 콘솔, 온라인 슈팅 게임급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적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각각 메타-AI로 연결되어 전황을 살피고, 플레이어와 전략적으로 교전하게 된다. 실제로 게임에서는 헤드샷을 노리는 플레이어에 반응해 고개를 숙이거나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는 적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력전과 섬멸전, 저격전, 급습, 실내 수색 등 다양하게 벌어지는 전투 상황, 박격포와 RPG, 미니건 등 강력한 위력을 가진 40여 종의 무기, 그리고 개발팀의 VR 노하우가 집약된 전장 밸런스 역시 게임의 전략성을 더해주는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 VR 게임이지만, 멍청한 표적을 그저 마구잡이로 쏘는 방식 대신 '전략적 플레이'를 살렸다

혼자만 즐기고 끝내는 스토리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더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시에라스쿼드의 매력 중 하나다. 싱글 콘텐츠인 스토리 미션을 클리어한 뒤에 2인 코옵으로 플레이하는 스쿼드 미션과 4인 코옵을 지원하는 호드 모드까지 즐기면 게임의 전체 플레이 볼륨은 25시간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만약 자신이 함께 코옵 플레이를 즐길 지인이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쉬움'부터 '매우 어려움'까지 약 다섯 개로 구분된 난이도 선택 기능이 제공되므로, 약 20시간 분량의 콘텐츠가 담긴 스쿼드 미션 콘텐츠를 혼자서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친구와 미리 파티를 맺지 않더라도 온라인 매칭 기능이 제공되니,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더 손쉽게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원래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혼자서 클리어하는 것이 더 멋진 법이다

시에라스쿼드의 개발팀은 "스마일게이트의 VR 아트 기술이 모두 집약된 작품"이라며, 절제된 연출과 깊은 미장센, 납득할 수 있는 과장을 담아 AAA급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시에라스쿼드 이전에도 포커스 온 유, 로건, 파이널 어썰트까지 총 세 개의 VR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개발팀이 이번엔 'PS VR2'라는 월등한 성능의 하드웨어를 통해 그간의 노하우를 담아낸 셈이다. 특히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며 오랫동안 쌓은 FPS 연출 노하우까지 더해져 신작 시에라스쿼드에는 AAA급의 그래픽 퀄리티가 구현될 수 있었다.

VR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저부터 베테랑 게이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폭 넓은 게임 플레이는 세분화된 난이도 구분과 다양한 게임 모드를 통해 구현됐다. 기본적인 게임 구조를 익히며 혼자서도 슈팅 게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스토리 캠페인', 그리고 친구와 함께 두 명이서 더 다양한 전장을 탐험할 수 있는 '스쿼드 미션'은 상대적으로 VR 초보자들을 위한 콘텐츠에 가깝고, 더 사실적이고 어려운 극한의 도전을 추구하는 유저들에게는 '리얼리즘 모드'와 '호드 모드'가 제공되는 식이다.

이처럼 시에라스쿼드는 다양한 게임 모드와 난이도 설정, 총기 커스터마이제이션, 리더보드 시스템 등 인게임 요소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게임 플레이를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게임의 다양한 옵션을 조작할 수 있으니, VR을 처음 배우는 사람부터 VR 게임의 더 다양한 매력을 맛보고 싶은 이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워서 도중에 놓아버릴 걱정은 없을 것


VR 전문가들이 만든 노하우의 집약
생각보다 더 깔끔하게 잡아낸 VR 멀미, "출시 이후에 추가 업데이트로 더 편안한 게임될 것"



실제 시연 버전을 플레이하며 느낀 소감은 '정식 출시 버전이 기대된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사실 시에라스쿼드의 시연 행사에 참여하기 전에 PS VR2로 'AAA급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을 먼저 플레이했기에,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비교적 덜한 상태였다. '국내 개발사에서 만드는 VR 슈팅 게임'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떠올릴 수 있는 어떤 정형화된 이미지가 머릿속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실제로 플레이해본 시에라스쿼드는 머릿속에 박혀있던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실전 노하우가 잘 반영된 전략적인 VR 슈팅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단순히 표적에 두고 총알을 난사하는 평범한 아케이드 슈팅 게임이 아닌, 여러 장비와 모션의 활용으로 '사실적인 밀리터리 액션'이라는 느낌이 생생히 전해졌다. 수류탄의 핀을 뽑아서 투척하는 기본적인 모션부터 조준점을 유지하기 위해 양손 파지를 유지해야 하는 점, 커스터마이징 파츠를 구매해서 붙이면 그 비주얼이 그대로 표시됨과 동시에 바로 능력을 체감할 수 있게되는 부분까지 디테일한 요소 하나하나가 감동을 주고 있었다.

체험 전에 가장 우려했던 것은 'VR 멀미' 부분이었다. 보통 VR 게임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이동 방식을 지원하여 멀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편인데, 시에라스쿼드에서는 오직 조이스틱을 활용한 기본 이동 방식만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시에라스쿼드는 빠른 이동과 시점 전환이 이뤄지는 게임 플레이에서도 놀라운 수준으로 VR 멀미를 억제하고 있었다. 시연 버전은 제자리 걷기나 텔레포트 이동 등 멀미 방지를 위한 별도의 옵션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으나, 그럼에도 15분 가량 진행된 시연 동안 단 한번의 멀미 없이 편안한 시연이 가능했다.

▲ 기본 이동부터 조준, 시점 전환까지 움직임이 많이 요구되지만, 멀미는 생각보다 적은 편

현장에 함께한 개발팀 관계자는 포비티드 렌더링과 터널링, 스냅턴 기능을 제공하여 유저가 자신에게 맞는 시점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멀미 방지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미리 세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재 개발팀 내부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팔을 앞뒤로 저어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제자리 걷기' 이동 방식도 시도해보고 있다며, 출시 이후에는 멀미를 막는 더 다양한 옵션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체험해본 미션은 1~2개 스테이지에 불과했으나, 앞으로 공개될 정식 버전을 기대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분량이었다. 40여 종에 달하는 총기를 하나씩 사용해보며 여러 파츠를 붙여 개조해보는 과정 자체도 즐거웠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이 더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기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시연이었다.

▲ 사용하는 장비에 따라 다른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시에라 스쿼드 2023년 여름 출시
"2024년에는 '스탠드얼론' 버전도 출시할 것"



스마일게이트에서 만드는 VR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는 크로스파이어라는 익숙한 이름을 빼고 완전한 신작으로 소개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앞서 PS VR2 빌드로 공개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는 전세계 게이머들의 호응을 모았고, 게임은 이제 정식 출시만을 앞두고 있다.

시에라 스쿼드는 올 여름 PC VR과 PS VR2 플랫폼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을 예정이다. PS5 콘솔과 PS VR2를 따로 구매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퀘스트2와 같은 VR HMD를 PC와 연결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셈이다. 오직 PS VR2 전용으로 출시됐던 몇몇 독점 타이틀과 달리 접근성이 높은 것도 시에라 스쿼드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에라 스쿼드 개발팀은 2023년 여름에 게임을 정식으로 출시한 이후, 곧바로 시에라 스쿼드의 스탠드얼론 버전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2024년에 스탠드얼론 버전이 정식 출시되면, 이때는 번거로운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도 잘 만들어진 밀리터리 슈팅 게임를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