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도스 게임 좀 해봤다 하는 게이머라면 아마 이 게임 다들 한 번쯤은 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낚시는 해본 적도 없건만, 게임에서는 제법 잘 나가는 낚시꾼이 될 수 있었던 그 게임, '낚시광' 말이죠. 이렇다 할 서사도 없고 눈을 화려하게 하는 연출도 없는 낚시 시뮬레이션이었건만,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던 건지 날밤을 지새우면서까지 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한 추억을 가진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이 지난 26일,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위메이드플러스에서 개발한 웹3 낚시 게임 '월드 피싱 챔피언십'이 그 주인공입니다. 위메이드의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Wemix Play)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낚시 게임으로 특유의 손맛에 P2E 요소가 더해진 게 특징이죠. 이미 시장에 있는 수많은 낚시 게임 중에서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과연 어떤 식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을지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법상 아직 서비스되지 않아 글로벌 버전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앞서 '낚시광'에 대한 얘기를 살짝 했었지만, '월드 피싱 챔피언십'의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시뮬레이션보다는 아케이드성이 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다양한 낚시 방법을 연구하고 어종에 따라서 떡밥이나 미끼, 낚싯대를 다르게 쓰는 그런 류의 게임은 아니라는 거죠. 낚시를 위한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을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심플하면서도 직관적인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바로 낚시 숙련도를 통해서 말이죠.

낚시 숙련도는 모바일 MMORPG에서 전투력으로 통칭되는 요소입니다. 즉, 낚시 숙련도가 높을수록 더욱 다양한 어종을 더 쉽게 낚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레벨을 올리는 동시에 더 좋은 장비 등을 마련하고 업그레이드해서 낚시 숙련도를 올려야 합니다. 장비라고 했지만, 복잡하거나 할 것도 없습니다.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는 낚시 장비(낚싯대), 타고 갈 보트, 끝으로 함께하는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앵글러(Angler) 3가지가 전부이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메인이 되는 건 낚시 장비입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메인 무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낚시 장비는 기본적으로 낚시 숙련도가 높을뿐더러 루어 내구도 역시 낚시 장비에 따라 달라지기에 가장 먼저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히 높은 등급일수록, 그리고 강화 수치가 높을수록 낚시 숙련도와 루어 내구도 역시 높아지죠. 다만, 이러한 업그레이드가 마냥 쉬운 건 아닙니다.

좋은 낚시 장비일수록 많은 재화가 필요하기에 초반에는 다른 것들로 낚시 숙련도를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게 바로 보트와 앵글러입니다. 보트는 다양한 파츠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파츠를 장착하거나 강화해서 낚시 숙련도를 올릴 수 있는데 인게임 플레이만으로도 파츠를 모으기 충분할뿐더러 재화에 대한 부담감도 덜합니다. 그만큼, 낚시 숙련도 역시 낮은 편이죠. 전형적인 보조 장비에 가까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앵글러의 역할도 있어야겠죠. 앵글러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장착하는 스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앵글러는 낚시 숙련도를 비롯해 스킬, 그리고 투어전문효과라고 해서 다양한 능력치를 지니고 있는데 우박을 비롯해 낙뢰, 고래를 소환하는 기상천외한 스킬까지 다양한 스킬들을 지니고 있어서 물고기와의 힘겨루기에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렇다고 스킬이 전부인 건 아닙니다. 스킬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기 때문이죠. 일종의 패시브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투어전문효과가 바로 그것입니다. 일반데미지 +30%, 잡아채기데미지 +30% 등 저마다 다양한 투어전문효과를 지니고 있기에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앵글러들을 조합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손맛을 느끼고 싶다면 잡아채기데미지를 강화하는 앵글러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희망한다면 일반데미지를 강화하는 앵글러로 구성하는 식입니다. 빌드나 메타를 앵글러를 통해 구현한 셈입니다.

낚시하는 방법 역시 장비 구성만큼이나 심플합니다. 정통파 낚시 게임이라면 캐스팅부터 찌의 움직임, 릴을 감을 때 힘의 가감, 낚싯대를 당길지 놓을지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월드 피싱 챔피언십'에서는 원하는 어종인지와 더불어 언제 스킬을 쓰는 게 효율적일지 정도만 신경 쓰면 됩니다. 릴 버튼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한 모습이죠.

▲ 살다 살다 고래가 낚시를 도와줄 줄이야

그렇다고 손맛을 간과했다는 건 아닙니다. 캐스팅 과정에서 강렬한 진동과 더불어 물고기의 힘을 빼기 위해 각종 스킬들을 연사하거나 등의 액션을 통해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제법 나쁘지 않은 손맛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더해 물고기가 수면 위로 튀어 올랐을 때 스와이프 액션과 수면으로 떨어졌을 때 타이밍을 맞춰서 릴 버튼을 터치하면 추가타를 넣는 식으로 해서 짜릿한 손맛을 극대화합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히 할 점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나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케이드성이 너무 강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통파 낚시 게임들이라고 하면 어종, 낚시 환경에 따라 채비 역시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높은 등급의 낚시 장비 하나만 있으면 끝이기에 순수한 의미에서 '낚시'를 즐기는 게임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죠.


이러한 아쉬움을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P2E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덜어낸 모습입니다. 낚시의 손맛, 그 부족한 부분을 P2E로 메꾼 셈이죠. '월드 피싱 챔피언십'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메인 토큰이라고 할 수 있는 펄을 모아서 스케이팅하는 방식이죠. 이를 위해선 우선 펄을 모아야 합니다.

펄은 펄 도감이나 리워드 보상을 통해 조금씩 얻을 수 있는데 당연히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펄 도감을 채울수록 얻을 수 있는 펄 역시 한계에 달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어느 정도 펄을 모았다면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펄이 필요하지만, 잡은 물고기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모아 랭킹에 들고 선착순으로 대어를 잡으면 추가 보상으로 펄을 받을 수 있기에 사실상 펄을 벌기 위한 메인 콘텐츠로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펄을 모았다면 토크노믹스를 위해 이를 스테이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케이팅하게 되면 펄 지분에 따라서 '월드 피싱 챔피언십' 게임 토큰인 코랄이 누적되며, 이를 보상으로 수령할 수 있게 되죠. 사실상 코랄만 위믹스 플레이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만큼, 수익화를 위해선 반드시 스케이팅해야 하는 셈입니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펄 스테이킹에 쓰이는 펄은 즉시 데드 월렛(Dead Wallet)으로 이동되기에 이후 반환 및 언스테이킹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 수익화를 하기 위해선 펄 스테이킹을 한 후 이자로 코랄을 수령해야 합니다

어차피 스테이킹용으로만 쓰이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펄의 역할은 스테이킹 말고도 또 있습니다.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낚시를 할 때마다 피로도 개념으로 연료가 소모됩니다. 당연히 게임을 더 많이, 오래 하기 위해선 그만큼 연료도 많아야 하죠. 재화로 연료를 살 수도 있지만, 펄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스팅이 그것으로 보유 중인 펄을 적립해 연료 회복 최대 개수와 회복 시간을 단축하는 게 가능합니다. 더욱이 펄 스테이킹과 달리 펄을 자유롭게 회수할 수 있기에 부담도 없습니다.

펄 스테이킹 보상으로 얻게 되는 코랄의 쓰임새는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P2E의 핵심인 수익화로 위믹스 플레이를 통해 거래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가장 중요한 쓰임새인 셈이죠. 다른 하나는 블랙펄 교환입니다. 앵글러 강화나 룰렛 등에 쓰이는 고급 재화로 코랄 교환으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앵글러를 강화하면 챔피언십 대회에서 더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곧 더 많은 펄을 얻게 되는 것으로 연결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서 토큰이 일정량 소비되도록 함으로써 토크노믹스의 밸런스를 맞춘 셈입니다.

▲ 다양한 방식으로 토큰을 소모하도록 함으로써 토크노믹스의 밸런스를 맞춘 모습

'월드 피싱 챔피언십'의 펄 스테이킹 방식은 노력여하에 따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체계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E, 그리고 토크노믹스로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죠. 하지만 웹3 게임으로 본다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웹3라는 새로운 방식에 어울리는 새로운 게임이 아닌, 기존에 서비스했던 게임에 P2E 요소를 추가하고 약간의 개선을 한 게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월드 피싱 챔피언십'은 웹3 게임으로서의 재미보다는 P2E로서의 완성도를 더 추구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2E 게임으로서 이 선택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가 없다면 그냥 게임이라는 형태의 채굴 프로그램에 불과할 뿐이죠. 체계적인 토크노믹스를 구축한 만큼, 이제는 게임으로서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길 바라봅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