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시장에서 '급 나누기'는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사실 우리가 먹는 식품이나 때때로 인적 자원에도 등급이 매겨지는 걸 보면, 더 큰 범주에도 들어맞는 얘기기도 하지만 제품 성능이 숫자로 수치화돼고, 오차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전자기기 업계에서 등급 구분은 필연적입니다.

마케팅 용어도 여러 가지로 쓰입니다. 엔트리, 메인스트림, 퍼포먼스, 하이엔드, 플래그십 등. 누가, 그리고 어떤 기준에 의해 획일적으로 등급을 가른 건 아닙니다. 보급형, 일반형, 고급형에서 조금 더 세분화하여 통용되고 있을 뿐이죠. 세 가지 등급은 모든 브랜드의 기본기이자 밑거름이 되는 보급형부터 시작, 평균적인 성능으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반형을 거쳐 사용자 목적에 맞는 기능을 추가하여 부족함 없는 전문가급 성능을 가진 고급형으로 마무리됩니다.

게이밍 헤드셋으로 예를 들어볼까요. 44년의 전통, 헤드셋 외길을 걷는 미국의 게이밍 기어 업체 터틀비치의 '스텔스' 라인업은 편안한 착용감과 무선 방식이 특징인 헤드셋으로 보급형 스텔스 600, 일반형 스텔스 700으로 구성이 됐죠. 하지만 고급형의 부재로 어딘가 허전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이전의 스텔스 라인업에는 특출나게 뛰어난 성능이라든지, 기발한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 따로 없어 2% 부족한 미완성 라인업의 느낌을 줬죠.


이에 최근 터틀비치는 신제품, 스텔스 프로(Stealth Pro) 제품을 내놨습니다. 스텔스 프로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용으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는데, PC, MAC,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과는 완벽하게 호환이 됩니다. 스텔스 500의 기능은 물론, 폼쿠션 합성 피혁, 냉각젤 주입 메모리폼 에어로핏(Aerofit), 블루투스 등 기존 스텔스 600의 특징을 그대로 차용함과 동시에 이전 등급 대비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며,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을 탑재한 스텔스 라인업의 끝판왕의 면모를 보입니다.

또한, 교체식 듀얼 배터리 시스템이 추가됐습니다. 이어컵 내부에 위치한 배터리는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고, 완충 시 12시간 이상 지속됩니다. 배터리 팩은 2개가 동봉되어 1개를 사용하는 도중에 다른 1개를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배터리 트랜스미터(충전독)은 충전 역할 외에도 2.4GHz 무선 연결과 급속 충전 기능을 지원합니다.

기사 작성일 기준으로 스텔스 프로의 가격은 39만 9천 원입니다. 고급형 게이밍 헤드셋답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스텔스 프로가 먼저 발매된 해외의 경우 329.99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어 국내 출시가는 45만 원 이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저렴하게 나왔거든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헤드셋 외길 업체, 터틀비치의 신제품 스텔스 프로는 어떤 모습일지 리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제품 정보 및 외관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헤드셋 유형: 무선 오버이어 게이밍 헤드셋
연결방식: 무선 2.4GHz / 블루투스 5.2 (범위 최대 15m)
호환기기: PS4, PS5, PC, MAC, 닌텐도 스위치
드라이버: 네오디뮴 50mm Nanoclear 드라이버
노이즈 캔슬링: 가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주파수 응답: 10Hz - 22kHz
마이크 유형: 단방향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 주파수 응답: 100Hz - 8kHz
마이크 감도: -22dbFS/Pa(붐) / -26dBFS/Pa(내장형)
크기: 182 x 173 x 87(mm)
무게: 413g (마이크 포함) / 396g (마이크 제외)
가격: 39만 9천 원 (기사 작성일 기준)


▲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PS 버전이라 파란색+검은색의 포장입니다

▲ 박스 후면에는 제품에 대한 특징이 적혀있습니다

▲ 여는 방식의 포장이군요

▲ 구성품은 배터리 트랜스미터, 마이크, 헤드셋, 파우치, 품질보증서, USB-C to A 케이블로 이루어집니다

▲ 스텔스 프로 헤드셋

▲ 배터리 트랜스미터 스테이션(충전독)

▲ USB-C to A 케이블

▲ 마이크

▲ 헤드셋 파우치

▲ 품질 보증서

▲ 헤드셋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비닐 제거, 쾌감 +1)




▲ 터틀비치 로고가 각인됐습니다


▲ 왼쪽부터 USB-C 포트, 마이크 음소거, 전원, 블루투스 버튼입니다

▲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우측 LED 표시등이 점등됩니다

▲ 이어컵에 보이는 터틀비치 로고, 단순 장식용이 아닙니다

▲ 로고를 누르면 음소거가 됩니다

▲ 50mm 네오디뮴 드라이버, 듀얼 내장 마이크가 장착됐습니다

▲ 반대쪽 이어컵엔 터틀비치 브랜드명이 인쇄됐으며

▲ 그 아래에 위치한 뚜껑을 뚜따(?)하면

▲ 마이크 장착이 가능합니다

▲ 이어컵을 자세히 살펴보면 홈이 있는데

▲ 가볍게 들어올리면 진짜 뚜따가 됩니다

▲ 내장된 배터리가 보이는군요

▲ 배터리 교체가 매우 간단합니다

▲ 두툼하다 못해 거대한 저 이어패드를 보시죠

▲ 손가락이 파묻힐 정도의 쿠셔닝입니다

▲ 폼쿠션 합성 피혁 덕분에 아무리 꾹꾹 눌러도

▲ 금방 복원됩니다

▲ 검은색 도넛이 생각나는 두툼한 이어패드였습니다

▲ 헤드프레임 부분의 패드도 푹신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 헤드프레임 길이는 좌, 우측 각각 4cm 씩 조절 가능합니다

▲ 프레임 양측 관절부는 90도까지 회전이 가능합니다

▲ 배터리를 포함한 스텔스 프로의 무게는 400g으로 측정됐습니다

▲ 내구성 및 견고함을 간단하게 테스트해볼까요

▲ 헤드프레임이 매우 유연하고 장력이 꽤 강합니다

▲ 아무리 비틀어도 끄떡없습니다 (※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 다음은 탈착식 붐 마이크를 볼까요

▲ 유연하게 휘어집니다

▲ USB-C to A 2개가 동봉됐습니다

▲ 트랜스미터 스테이션 (쾌감 +2)

▲ 트랜스미터 스테이션은 2.4GHz 무선 연결을 제공하며, 충전 스테이션 역할을 합니다

▲ PS/PC 선택 슬라이드, USB-A 충전 포트, C타입 연결 포트가 제품 후면에 위치합니다

▲ 전원을 연결하면 LED가 점등됩니다

▲ 어딘가 수상한 검정색 봉투

▲ 품질보증서 및 사용설명서가 포함된 봉투였습니다...

▲ 헤드셋 파우치, 벨벳 소재고 내부에 주머니가 있어 수납에 용이합니다

▲ 40만 원 짜리 헤드셋이라 막 굴릴 수가 없어..

▲ 이런 포인트 좋습니다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소프트웨어 소개 및 제품 사용


▲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전원을 켜고 연결할 장치와 블루투스 연결을 해줍니다

▲ 연결 확인

▲ 터틀비치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용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합니다

▲ 터틀비치 오디오 허브

▲ 연결할 장치와 페어링 됐다면 소프트웨어가 장치를 자동으로 인식합니다

▲ 저음과 고음,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 등을 설정할 수 있고

▲ EQ 조절도 가능합니다

▲ 사용자 편의를 위한 설정 또한 존재합니다

▲ 단축키 모드

▲ 스텔스 프로는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며, 모바일 환경으로도 소프트웨어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동료기자에게 줘봤습니다

▲ 노캔 때문에 아무리 불러도 대답조차 안하던 K기자

▲ 눈에 힘주라고요

▲ 우측 이어컵의 휠을 회전하여 볼륨을 조절하거나 로고를 클릭해 음소거할 수 있습니다

▲ 몇 번 죽으니 그제서야 팀과 소통하려는 K기자

▲ 육두문자를 걸쭉하게 뱉어내는 K기자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총평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를 3일간 써보며 느낀 점은, "이게 바로 돈값 하는 하이엔드 헤드셋이구나"였습니다. 고급형 헤드셋에서만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신선함을 맛봤거든요. 자체적인 높은 성능에 대한 만족감은 물론이고요.

기존에 사용하던 보급형, 일반형 무선 게이밍 헤드셋은 대개 USB 충전형인데 비해,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는 교체식 듀얼 배터리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타사 고급형 헤드셋에도 간간히 보이는 방식인데, 적응기만 거치면 이쪽이 오히려 더 편합니다. 제품 사용과 동시에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니까요. 게임 도중에 USB를 통해 충전을 한다면, 그게 어디 무선이랍니까. 그런 의미에서 스텔스 프로는 선을 일절 쓰지 않는 진정한 무선 헤드셋이 아닐까 싶네요.

헤드셋 성능은 어떤가요. 네오디뮴 50mm Nanoclear 드라이버, 가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등 헤드셋 본연의 뛰어난 성능을 비롯하며, 한 단계 아랫 등급인 스텔스 600에 비해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가졌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튜닝을 통해 베이스 부스트, 노이즈 게이트, 보컬 부스트 등 좌우 사운드를 사용자 입맛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었습니다. 게이밍 헤드셋 영역에서만큼은 1등급이라고 표현이 되겠네요.

디자인 면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호평을 주고 싶습니다. 먼저 새로운 외형. 기존 스텔스 600이나 700에서 보여줬던 넙데데한 디자인보다 간결하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같은 라인업인데도 불구하고 외형에 변화를 줬다는 건 "보급형이나 일반형과는 결을 다르게 하는 고급형 제품이다"라는 뜻이 엿보였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일반인이나 안경 착용자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메모리폼 쿠션이나 ProSpecs 기능을 빼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고요.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무게가 되겠습니다. 396g 무게로 경량 헤드셋을 찾는 분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교체식 배터리를 내장한다는 것과 경량보다는 내구성과 신축성에 초점을 맞춘 프레임과 두툼한 이어패드가 적용됐다는 걸 고려하면 이런 무게는 어느 정도 수긍이 됩니다. 여담으로 기존 1년이라는 짧은 국내 보증 기간도 흠이었는데, 6월 7일 기준으로 보증 기간이 2년으로 변경됐다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텔스 시리즈 자체가 고급형 헤드셋인데 그 라인업 중에서도 하이엔드에 부합하니, 가격에 대한 이견은 없다고 평가됩니다. 여러 고급 기능을 탑재하며, 끝판왕 급의 게이밍 헤드셋을 찾는 분에게 터틀비치 스텔스 프로 헤드셋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