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제 꺼야." 어린 시절 친구가 귀에 못 박히도록 얘기한 단어가 생각난 컴퓨텍스 현장의 쿠거 부스.

학교가 아닌, 더 어린 유치원생의 추억 중 또렷한 게 있다. 어릴 적 해외 출장이 잦은 아버지를 둔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한 날은 그 친구가 독특한 장난감을 가져와서 "얘들아, 이거 외제 꺼야(거야)"라는 얘기를 한 스무 번은 넘게 했던 것 같다. 외제 꺼라 조심히 만져야 돼, 외제 꺼라 더 예쁜 것 같아 등으로. 그냥 미국에서 만들어진 장난감이라고 얘기했으면 알아들었을 텐데 지금과 마찬가지로 내 머릿속엔 그리 많은 단어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땐 '외재'라는 사람이 만든 장난감인 줄 알았다.

나 어렸을 땐 미국산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Made in Germany"만큼 믿음의 로고원산지도 없더라. 차도, 화장품도, 그 외 모든 분야에서 말이다. 그리고 더 재밌는 건 독일 브랜드라고 하면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특히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일은 잘 없지만, 제품이 뭔가 이상하면 괜히 "이건 의미가 있을 거야"라는 얇은 색안경도 낀 채로 말이다.

상표나 이름에서 다가오는 신뢰, 그것보다 믿을만한 것은 없다. 물론 과하면 탈이 나는 법. 무조건적인 비난 혹은 과한 애정만 아닌 수준에서 관심을 갖는 것, 처음엔 얼굴이 달아오를 만큼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흔하고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더라.

그렇기에 컴퓨텍스 현장에서의 COUGAR(쿠거) 부스를 자꾸 돌아보게 되었나 보다. 독일의 게이밍 주변기기 및 PC 관련 부품 전문 브랜드인 쿠거는 모국뿐만 아니라 로고 또한 눈에 돋보이는 주황색의 시그니처 색상에 외형도 눈길 한 번 더 가는 동물, 우리나라에선 퓨마로 불리는 형상을 채택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최한 컴퓨텍스 현장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쿠거 부스를 사진으로 담아봤다.

▲ 부스 정면에서는 쿠거의 다양한 케이스들이 반겨줬다.

▲ 유독 눈에 들어오던 밀리터리 콘셉트의 케이스. 독일 군복도 이런 패턴이던가?

▲ 부스 우측 측면에는 쿠거의 게이밍 의자를 바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 이 의자, 외형 자체는 크게 돋보이지 않으나

▲ 자체 쿨링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 눈에 띄었다.

▲ 쿠거에서 취급하는 파워서플라이도 직접 볼 수 있었다.

▲ 쿠거의 시그니처 색상을 채택한 파워와

▲ 요즘 핫하다는 화이트 감성의 꽃, 흰색 파워서플라이까지!

▲ 중앙에는 쿠거의 게이밍 기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 "로봇이세요?". 콘셉트 확실한 쿠거의 마우스


▲ 한 쪽에는 쿠거의 공랭 및 수랭 쿨러가 전시되어 있었다.


▲ 영롱하다..

▲ 자주포를 연상케하는 커스텀 PC.


▲ 트렌드는 존중해야 한다. 요즘 눈에 띄게 수요가 많은 화이트 감성의 의자와 책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 부스를 떠나려는 순간, 내 발목을 붙잡던 게임존.

▲ 이름만큼 파격적인 '쿠거 터미네이터 게이밍 의자'. 실제로 보니 더 멋졌다.